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63)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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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관 공터.
내가 지방에서 올라온 하사품을 몇 대의 수레에 가득 담고 사신관을 직접 찾으니 명나라 사신이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주상 전하를 뵙습니다.”
몇 대의 수레에 호피를 비롯한 금은보화가 가득해서 그런지 내게 거만했던 명나라 사신이 공손해졌다.
호피는 금강산과 지리산에서 잡은 것이고.
금과 은은 개발된 광산에서 나온 것인데 김제 금광과 정선 금광의 금 채굴량이 엄청나다.
이게 내가 내린 어명이고.
채굴되는 금과 은은 거의 내탕고로 흡수됐고.
그래서 인수대비의 친정 가문인 한 씨 문중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좌승지가 내게 말했었다.
[그 2할도 국채로 회수하라.]나는 국채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국채라고 하셨나이까?] [임금이 보장하는 문서가 국채다.]한 마디로 나는 불만이 가득한 한 씨 문중이 더 불만에 증폭하도록 금괴를 회수하고 종이 쪼가리를 준 거다.
[금을 상납하고 국채라는 문서를 받는다면 한 씨 문중의 불만이 증폭할 것입니다.] [불만이 증폭하면 무슨 짓을 할까?] [주상 전하, 의도적으로 한 씨 문중 아니 외척들에게 불만이 쌓이게 만드시려는 겁니까?] [그게 이유라면 이유고 과인은 조선에 화폐 유통을 활성화할 것이다.]한양 밖에는 여전히 물물교환이 대부분이다.
국력을 발전시키려면 통화의 유통이 원활하고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명나라도 지전을 사용했지.’
원나라도 그랬다.
그러다가 위폐가 대량으로 만들어져서 망했다. 그러니 나는 바로 급진적으로 조선의 화폐를 지전으로 채용할 생각은 없다.
구상했던 은본위제를 곧 실행할 생각이고.
그런 은본위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은을 왕실 내탕고에 보관되어 있어야 한다.
사대부들을 조지고 나면 그다음은 왕실과 연결된 외척을 쳐내야 한다. 그리고 외척을 쳐낸 후라면 마지막으로 종친부를 쓸어버려야 한다.
‘도대체 종친이 얼마나 많은 거야.’
이러면 안 되는 거다.
[주, 주상 전하.] [과인이 태종 대왕이 되는 거야.]태종 대왕은 자신의 처가를 왕권 강화를 위해서 토사구팽 시켰고.
3명의 처남을 사사해서 본처의 눈에 피눈물을 나게 했다. 그런 후에 자기 아들인 세종 대왕의 처가도 그냥 갈아버렸다.
나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는 거다.
“왕께서는 낙마하시었다고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명나라 사신이 왔을 때 배웅을 나가지 않으려고 말했던 핑계를 지금 내게 거론하는 명나라 사신이다.
“다리가 거의 다 나아서 이렇게 칙사를 보러 왔소. 하하하!”
이러면 뭐라고 하겠는가.
“황공하옵니다.”
역시 받아 챙길 재물이 있으면 사람이 공손해지는 법이다.
‘열어 놓은 궤짝 안이 번쩍거리니까.’
명나라 사신은 저 많은 금과 은이 어디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더 많은 금과 은을 강탈할 방법을 생각할 거다.
‘하지만.’
이미 명나라는 국운이 다했다.
그걸 명나라 황제와 명나라 신하들만 모르고 있다는 것이 내게는 참으로 이로운 일이다.
“금강산에서 좋은 호피가 꽤 많이 진상됐기에 과인이 칙사에게 선물하고자 가지고 왔소.”
가지고 온 호피만 10장이다.
진상 받은 호피의 수는 70장이고.
그렇다면 나머지 60장의 호피는?
당연히 수출용이다.
상책에 지시했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이제 남은 호피는 56장이다.
[호피 30장은 박충선에 보내서 왜에 팔게 하라. 그리고 나머지 호피는 명나라로 갈 사신단과 함께 갈 상단에 주어서 명나라에서 처분하게 하라.]일본 열도에는 호랑이나 범이 없다.
그래서 조선보다 호피의 가격이 월등하게 비싸다.
명나라만 그러겠는가?
이제 곧 성희안이 가게 될 사신단에도 갑사 부대 첩보 병사들이 함께 가게 될 거다.
명나라가 쇠퇴하는 진짜 이유는 능력을 갖추고 공명정대한 신하가 사라졌기 때문일 거다.
“저는 그저 황송할 뿐입니다. 전하, 안으로 모시겠나이다.”
웃는다.
역시 받아 챙기는 것이 있기에 웃는 거다.
“하하하, 그럽시다.”
* * *
갑사 군단 사령부 기밀실.
“자네가 갑사 군단에 입대한 지 얼마나 됐지?”
갑사 군단 사령관은 자기 앞에 앉은 상사 계급을 단 하급 간부를 보며 물었다.
“갑사 부대가 창설될 때부터입니다.”
갑사 군단 간부들은 사령관이나 중요 고위 지휘관들에게 불려서 이 기밀실에 오면 특별 임무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왜인부대다.
“상사, 그대는 노비 출신이었지?”
“예, 그렇사옵니다.”
자기도 모르게 노비로 살 때가 떠올라서 인상을 찡그리는 상사였다.
이렇게 임금 융은 자신의 친위 부대의 계급 체계도 현대적으로 개편을 끝냈다.
“나는 백정 출신이라네.”
“잘 압니다. 사령관 각하.”
“내가 그대의 신상 기록서를 보니 그대의 어미가 주인의 뜻으로 팔렸고 다른 주인의 첩이 됐다고 들었네.”
“예.”
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상사였다.
“그때 자네 아비가 멍석말이로 죽었고.”
상사는 왜 갑자기 자신의 과거를 사령관이 거론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네는 어렸고.”
“예, 그렇습니다. 도망 노비로 만약 그때 세자 저하, 아니 주상 전하를 만나지 않았다면 제가 무엇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됐을 것 같나?”
“어렸기에 숨었을 것이고 힘을 키웠을 겁니다. 그리고 커서 주인을 죽이는 괴물이 되었을 겁니다.”
상사의 말에 갑사 군단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괴물이 되게.”
“예?”
상사는 황당하기에 되물었다.
“제대하여 살주계를 세우게.”
“살, 살주계라고 하셨습니까?”
“노비를 규합하여 주인을 죽이게.”
“사령관 각하.”
“잡히지도 말고 그렇게 하게. 이것이 어린 도망 노비를 살린 주상 전하의 뜻이고 자네가 주상 전하께 갚아야 할 빚이네.”
임금 융은 사대부를 박멸하기 위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거다.
[살주계를 만들 거야.] [주상 전하, 살주계라고 하셨나이까?] [이건 백정이었던 자네와 나만의 비밀이어야 할 것이야.]갑사 군단의 주력은 백정과 노비였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 백성도 또 왈패도 갑사 군단의 병사가 됐으니 이렇게 엄청난 계획은 특급 기밀이어야 했다.
“할 수 있겠는가?”
척!
갑사 군단 사령관은 상사에게 물으며 탁자 위에 일체형 세총통과 이번에 개발된 불통이라고 불리는 지퍼 라이터를 올려놨다.
“사령관 각하.”
“자네가 못하겠다고 하면 나는 비밀을 지킬 수밖에 없네.”
말 그대로 비밀 유지를 위해서 사살하겠다는 의미다.
“상사는 나를 이해하기 힘들 거야.”
“충분히 이해됩니다.”
상사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하겠는가?”
“예, 할 것입니다. 제일 먼저 제 아비를 멍석으로 말아서 패서 죽인 공조 정랑 박흥수부터 베겠습니다.”
놀라운 것은 상사는 어릴 적 주인이었던 박흥수가 지금은 공조 정랑이라는 것까지 확인하고 있었다.
“자네도 짐작하겠지만 살주계는 갑사 군단은 모르는 일이고, 살주계가 실행되면 어떻게든 찾아내려고 할 것이고 찾아내면 비밀 유지를 위해서 즉시 참할 것이네.”
“압니다.”
“조선이 개혁될 그 날까지 무탈하시게.”
갑사 군단 사령관이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충!”
그와 동시에 사령관이 하급 간부인 상사에게 묵례하며 ‘충’을 외쳤고.
상사는 그 모습에 심장이 뛰었다.
“상사, 그대는 주상 전하와 함께하는 조선 개혁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되시게.”
“예.”
임금 융의 또 하나의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는 순간이다.
“그대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네.”
“예, 명하소서.”
* * *
사신관 명나라 사신의 숙소 안.
“전하, 혹시 조선군은 화약 무기를 개발하고 계십니까?”
이런 질문을 예상하고 왔는데 바로 이렇게 훅 들어올 줄은 몰랐다.
“화약 무기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아니라고 하실 것입니까?”
명나라 사신의 눈빛이 밖에 있을 때와는 또 다르다.
‘어쩌지?’
속일 방법이 없을 것 같다.
“그렇소, 조선 백성의 수가 적고 야인은 사납고 왜구는 잔인하기에 화약 무기를 개발하고 있소. 밖에 호위군관 있나?”
이미 나는 갑사 군단의 계급 체계와 호칭을 현대적으로 개편했다.
“예, 주상 전하.”
밖에 있던 호위 군관이 바로 숙소 안으로 들어와서 내게 절도 있게 묵례했다.
“갑사 총병이 가진 총포를 가지고 오라.”
“예, 알겠습니다.”
호위 군관이 밖으로 나갔고.
잠시 후에 바로 총구가 막힌 화승총을 가지고 왔다.
“개발 중이오.”
내가 명나라 사신에게 화승총을 내밀었고.
명나라 사신은 그 화승총을 유심히 살피다가 총구가 막힌 것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변했다.
“막혔습니다.”
“곧 뚫을 수 있을 것이오.”
“전하, 은밀히 화약 총포를 개발하시는 저의가 무엇입니까?”
눈빛이 확 달라지는 명나라 사신이다.
“칙사, 왜 과인이 총포를 개발해서 대월국처럼 명나라에 반기를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오?”
명나라 사신이 훅 들어왔으니 나도 훅 들어가야 한다.
“예?”
“대월국이 이미 대국 명나라의 그늘에서 벗어난 지도 60년이 훌쩍 넘었소.”
대월국은 지금의 베트남이다.
“전하!”
바로 목소리가 달라지는 명나라 사신이다.
“조선은 배은망덕한 대월국과는 다르오, 조선은 마지막까지 명나라를 아버지의 나라로 섬길 것이오. 칙사는 과인에게 저의가 무엇이냐고 과인에게 물었지? 북녘의 야인이 세력을 키우면 과거처럼 금나라가 되고 그렇게 되면 제일 위태로운 것은 요동 총관부이며 조선이오.”
“야인이 세력을 키우면 금나라가 된다?”
역사적으로 그랬다.
“그렇지 않소? 칙사에게 과인이 말했듯 조선은 백성 수가 적소, 또한 백병전에 약하고 야인보다 기마술도 떨어지니 야인이 세력을 규합하면 어찌 방어할 수 있겠소.”
“그렇기는 합니다.”
“조선 백성의 수가 대국 명나라와 비교하면 1/20도 되지 않소. 그러니 방어할 방법을 찾아야 하기에 화약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거요. 그러니 칙사가 귀국한 후에 황제 폐하께서 오해하지 않으시도록 잘 말해 주시오.”
속일 수 없다면 정공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