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66)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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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천천히 가마솥이 달궈지지. 으흐흐!’
나는 기겁한 신료들을 보며 웃었고.
신료들은 이제 나를 폭군으로 바라보고 있다.
‘폭력으로 타인을 압박하는 것은!’
소인배의 행동이다.
그런데 잘 먹힌다.
“예조 판서, 과인에게 다시 자세하게 설명하시오. 과인은 그대의 자세한 설명이 옳다고 판단하면 노비 제도를 다시 개편하는 일을 미룰 수도 있소. 어디 다시 천천히 설명해 보시오.”
내가 하는 말의 속도는 오뉴월 엿가락이 늘어지듯 천천히 말하고 있다.
이러면 애가 타는 것은 삶아지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는 아비일 거다.
“…예, 주상 전하.”
예조 판서의 목소리가 기어들어 갔다.
그와 함께 예조 판서는 가마솥에 들어 있는 자기 아들을 봤고 내가 못 볼 줄 알고 주먹을 꽉 쥐었다.
‘앞으로 반정에 대비해야겠어.’
원한을 사게 되면 좋은 일은 없으니까.
‘아버지 성종께서는.’
호색한이시기에 나는 아우만 열다섯이다.
그중에 내 위로 대군이 하나 있었지만 신생아 때 졸했고.
내 아래로 대군이 하나 있는데 그게 진성대군이다.
‘역사적으로는.’
중종이 되는데.
아마도 진성이 왕이 될 일은 없을 거다.
그다음으로 서자인 14명의 왕자가 있다.
‘폐비 윤 씨 사건과 관련된 후궁의 소생이 둘이지.’
나머지는 그냥 평범하다.
하지만 내가 폭군이 되면 그런 평범한 왕자라도 허파에 바람이 들 수밖에 없다.
‘반정은!’
소홀함에서 나오는 결과물이고.
정적을 무시함에서 나오는 실패이니 나는 절대 소홀하지도 적이 될 자를 무시하지도 않을 생각이다.
“현재의 노비 제도는 주상 전하의 뜻에 따라서 종모법에서 종부법으로 개편이 된 상태입니다.”
“그렇소.”
“주상 전하의 지엄한 어명으로 박원종이 노비 문서들을 모두 회수하여 그 수를 확인하고 있나이다. 그 모든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잠깐, 과인이 잠시 딴생각했소. 미안하오, 다시 설명해 주시오.”
내 말에 바로 인상을 구기는 예조 판서다.
내가 일부러 이런 말을 했다고 짐작하는 예조 판서다.
“예, 알겠나이다. 현재 노비 제도는···.”
예조 판서의 말이 빨라졌다.
“다시.”
내 말에 신료들은 나를 미친놈으로 보고 있다.
물론 눈빛이 그렇다는 거다.
“다시 한번 과인을 설득하시오.”
내 말에 예조 판서가 끝내 나를 노려봤다.
아마도 조정 신료들은 내가 이 지랄을 하니 환장할 노릇일 거다.
“예조 판서, 왜 그런 눈빛으로 과인을 보시는 것이오.”
아무리 그래도 임금을 노려보면 안 되는 거다.
사대부들이 그렇게 따지는 예법에 어긋나는 일이잖아.
“임금을 그렇게 노려보면 예법에 어긋나지 않소?”
이죽거림이 하늘을 찌른다.
조정 신료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을 거다.
“으음!”
한탄과 신음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주상 전하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노비 제도를 다시 개편하시려는 것입니까?”
예조 판서가 내 의도를 정확하게 간파했기에 더는 설명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거다.
‘그도 내 장인이지.’
내 처남 중 하나가 가마솥에서 삶아지고 있는 거다.
그래도 예조 판서는 이조판서처럼 내게 찾아와서 읍소하지는 않았다.
“과인은 아비나 어미 중 한 명이라도 양인이 있다면 그 자식을 양인으로 삼을 것이오. 또한 훈육할 재물이 없다면 왕실에서 탁아소를 설치하여 양육할 것이오.”
내가 설립할 왕실 탁아소에서 자라게 될 아이들은 철저한 세뇌 교육과 현대식 교육을 통해서 조선을 든든히 지지하는 거목들로 성장하게 될 거다.
“신료들의 생각은 어떻소?”
이제는 마음이 급해질 거다.
시간이 갈수록 가마솥은 달궈질 테니까.
“옳으신 말씀입니다. 천한 것과 귀한 것이 하나가 되면 천해지는 것이 아니라 귀함이 물들어서 귀해지는 것이니 주상 전하의 말씀이 참으로 옳으십니다.”
형조 판서가 참지 못하고 내 말에 동의했다.
그리고 형조 판서의 말도 빨라진 상태다.
“형조 판서는 과인의 말에 동의하는 겁니까?”
나는 천천히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성은이 망극한 일이고 면천되는 백성들은 주상 전하의 은혜를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형조 판서가 과인의 말에 동의했는데 다른 신료들은 어떻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자식이 삶겨서 죽을 수도 있기에 아비인 신료들은 이제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는 것 같다.
“사관은 들어라.”
“예, 주상 전하.”
“이번 노비 제도 개혁을 모든 신료가 동의했다고 기록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물론 내가 이렇게 말했다고 사관이 그렇게 적지는 않을 거다.
‘아마도.’
임금께서 대역 죄인 37인을 가마솥에 넣고 삶으며 노비 제도 개편을 신료들에게 압박하셨다고 기록할 것 같다.
“병조 판서.”
“예, 주상전하.”
“장작을 하나 더 넣으라.”
내 지시에 유자광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후에 돌아섰다.
“장작을 하나 더 넣으라!”
그와 동시에 갑사 군단 병사가 장작을 하나 더 넣었다.
이러니 또 쓰러지는 아녀자들이 많았다. 그리고 신료 중 몇도 자기 자식이 정말 삶아져서 죽을 수도 있다는 절망감에 기절했다.
“이제 과인이 다음으로 논의할 일은 세수 부족 현상이오.”
기회가 왔을 때 해결할 건 다 해결하고 가야겠다.
“내가 승정원과 세수 담당 관청을 통해서 확인해 봤는데 조선의 토지의 9할을 사대부와 종친부가 보유하고 있는데 그들은 세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고 있소. 이러니 어디 조선이 부유해질 수 있겠소? 국고가 텅텅 비어가고 있소.”
나는 신료들에게 말한 후에 병조 판서 유자광에게 눈치를 줬고.
유자광은 알았다는 듯 돌아서서 장작을 더 넣으라고 소리쳤다.
‘이제는 가마솥이 달궈지는 시간이 빨라지지.’
그러니 마음이 더 급해질 수밖에 없는 신료들이다.
“주상 전하, 국고가 비고 있는 이유는 주상 전하께서 군선 건조에 많은 재원을 쓰고 계시기 때문이옵니다.”
호조 좌랑이 내게 따지듯 말했고.
그 순간 모든 신료가 호조 좌랑을 매섭게 노려봤다. 신료들은 그냥 호조 좌랑에게 아가리를 닥치고 있으라고 눈치를 주는 거다.
“주상 전하께서 원하시는 것이 과연 무엇입니까?”
가만히 있던 우의정이 분노한 눈빛으로 나섰다.
‘쯧쯧, 가만히 있지.’
내가 자기와 좌의정이 한 일을 모를 줄 아는 거다.
“과인은 사대부들이 조선의 기둥이라고 생각하오. 그리고 조선의 기둥들은 충분히 그 권리를 누리고 있으니 앞으로는 책임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상께서는 진심으로 사대부들에게 세금을 징수하시겠다는 겁니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우의정은 이 팽형에 자유롭다. 그래서 평소처럼 말하고 있는데 팽형 집행에 자유로울 수 없는 신료들이 놀랍게도 우의정을 노려보고 있다.
“그렇소. 조선의 부를 모두 사대부와 종친부가 가졌는데 세금을 내지 않으니 국고가 바닥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오.”
물론 종친부가 가진 토지 대부분은 내 토지기는 하다.
“하오나 사대부들은···.”
“과인의 내탕고에서 재물을 꺼내서 쓰는 것도 한계가 있소이다!”
압박하듯 우의정을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사대부들이 조선을 지탱하는 기둥이고 초석이니 사대부들도 이제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료 하나가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조정 신료들은 초조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야외 대전 회의에서 모든 것이 통과된다고 해도 지방에 근거를 둔 사대부들이 반발할 거다.
그러면 내가 태종이 되고 세조가 되겠지.
‘나는 완벽한 중앙집권 국가를 원한다.’
그리고 그 완벽한 중앙집권 왕국에서 행사하는 공권력이 강력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럴 때 밀어붙여야 한다.’
이런 기회가 아니고 평상시에 토지 개혁과 세금 개혁을 진행하면 기득권자들인 사대부의 반발이 극심할 수밖에 없으니까.
‘물론!’
조정 신료들이 모든 사대부를 대표하는 건 아니다.
지방에도 그 지역을 대표하는 사대부들이 있고.
그들은 마치 토호처럼 변한 상태다.
‘모두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은 생략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략할 수 있는 이유는 이미 나의 친위대는 지방군까지 완벽하게 강화가 됐고.
각 고을에 거점 부대를 두고 있기에 제대로 된 중앙집권 왕권 군사 독재가 가능해진 상태다.
‘학교와 거점 부대 주둔지가.’
같은 곳에 있다.
학교에서는 나의 조선을 그리고 모두의 조선을 이끌어갈 전문 관료들이 될 인재가 양성되고.
거점 부대는 그들을 지키며 토호처럼 변한 지방 사대부들을 압박하고 그들이 반발하게 될 때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또 어명이라는 이름으로 처단하게 될 거다.
‘개혁을 위해서는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런 희생들은 모두 백성들의 몫이었으나.
이제는 기득권자들이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
“얼마의 세금을 징수하면 좋겠소, 과인은 논 1결에는 1할의 세금을 논 100결에는 2할의 세금으로 정하고 1,000결을 가진 대지주에게는 3할 마지막으로 10,000결을 가진 사대부와 종친부에 5할의 세금을 내게 할 생각인데 신료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세금 제도 개편에도 누진세를 적용할 생각이다.
그리고 나는 조정 신료들에게 말한 후에 의도적으로 팽형이 집행되고 있는 쪽을 봤다.
“언제 삶아지는 건가?”
집행자들에게 의도적으로 물었다.
“반 시진이면 끝날 것입니다.”
반 시진이 지나면 정말 삶아져서 죽는다는 소리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예, 그렇사옵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렇다면 조정 신료들이 모두 과인의 말에 동의한 것으로 알겠소. 그러면 마지막으로 과인이 신료들과 상의할 것이 있소.”
“주상 전하의 말씀이 무조건 옳습니다.”
“주상 전하, 제발!”
“소신의 아들을 살려주십시오.”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일부 신하들이 엎드려 간청했다.
“아직 논의할 일이 남았소.”
“모든 일들은 모두 주상 전하께서 정하시는 그대로 따르겠나이다.”
당장 자기 아들부터 살려야겠다는 신료들이 대부분이었다.
“참으로 고금에 없었던 폭군이로세-!”
그때 팽형 집행 쪽에서 외침이 들렸는데 조광조다.
‘저게 오늘 죽으려고 작정했네.’
물론 이렇게 나와야 조광조긴 하다.
“폭군이라고 했나?”
시간은 내 편이다.
“임금께서 지금 하는 이 옹졸한 짓은 소인배도 하지 않을 짓이고 아비와 어미 앞에서 자식을 삶아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제도 개편이 어떻게 개혁일 수 있겠나이까.”
듣고 보니 옳은 말만 하는 조광조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알면서도 물어야 한다. 그리고 이 시간 동안도 활활 타는 장작은 가마솥을 벌겋게 달구고 있으니 신료들은 초조할 수밖에 없다.
“주상, 조광조라 합니다.”
“과인이 너는 꼭 삶아 죽일 것이다!”
매서운 눈으로 조광조를 노려보며 압박했다.
이 말을 통해서 신료들은 내가 정말 자기 아들들을 그냥 팽형으로 다스리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삶아 죽일 생각이었던 것을 알게 됐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