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7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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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삼산포 해안에 있는 마을.
가옥이 불타고 있고.
시체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다.
엄마 잃은 아이들을 울다가 지쳐서 넋이 나가 있고.
왜인부대에 잡혀서 밧줄에 묶인 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왜인부대의 난입과 노략질로 명나라 삼산포 해안 마을은 지옥으로 변했는데 노략질에 잔뜩 기대한 왜인부대는 실망하고 있었다.
“제독, 보화와 비단은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명나라는 세계의 GDP 30%를 차지할 정도로 부유했다.
하지만 명나라 백성들은 가난했는데 그 이유는 명나라에서 파견한 관리들이 탐관이기에 백성을 수탈하는 것이 엄청났다.
“명나라도 다 됐군.”
단조는 포로로 잡은 명나라 백성들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 듯합니다. 이러면 포로밖에는 남는 것이 없습니다.”
“포로로 잡은 명나라 놈들의 수가 얼마나 되냐?”
“2,000이 조금 넘습니다.”
2,000명이 넘는 포로를 잡았다는 것은 단조의 왜인부대가 벌써 몇 개의 도시를 공격해서 성공했다는 거다.
‘성벽이 허술하다.’
단조 제독은 왜인부대를 이용해서 명나라의 해안 도시를 공격하면서 느낀 점은 명나라의 군사력이 형편없다는 사실이었다.
“성곽을 지키는 자들이 군사력이 형편이 없다.”
단조의 말에 왜인부대 고급 장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합지졸입니다.”
“그런 것 같다.”
“포로로 잡은 자의 말에 의하면 지휘관들은 모두 다른 지역 출신이라고 합니다.”
“그래?”
“예, 그렇습니다.”
명나라는 그 지역에서 병사를 징집하면 군벌화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고위급 지휘관들은 다른 지역 출신을 보냈고.
병사들도 비슷했다.
그러니 다른 지역에서 온 지휘관과 병사들은 왜인부대가 공격한 도시를 죽을힘을 다해서 지킬 필요가 없었다.
그러니 죽자고 싸울 의지가 없었다.
“주군께서 말씀대로 쉽게 와해할 수 있겠구나.”
“예, 그럴 것 같습니다.”
“됐다, 이렇게 재물을 확보할 수 없다면 관청을 공격하자.”
왜인부대의 제독인 단조는 더욱 대담해질 수밖에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후발대를 이용해서 포로들은 선단으로 보내라.”
대만 정복 후 대만에 근거지를 만들 노동력들이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하여튼 왜인부대는 잔인함의 끝을 보여줬고.
공격한 마을을 완전히 초토화하지 않고 왜구의 침범으로 지옥이 만들어졌다고 명나라 조정에 보고할 자들은 남겨뒀다.
단조 제독은 임금 융이 자기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소문이 퍼지게 하라.”
“명심하고 있습니다.”
“정탐꾼은?”
“수군 부대 주둔지 인근에 잠입에 성공했습니다.”
“하하하!”
단조 제독의 사략 부대는 명나라 수군 도독부를 정탐하며 노략질을 이어가고 있었다.
* * *
새롭게 개편된 집현전 사무실 안.
새롭게 만들어진 집현전에는 36개의 방이 있고.
귀신들에게 하나씩 지급됐으며 또 40개가 넘는 연구실이 있다. 그리고 그 연구실 옆에는 침실이 마련되어 있는데 귀신을 시중드는 36명의 소녀가 각각 하나의 귀신을 감시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귀신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극락이고.
또 어떻게 보면 지옥인 거다.
“네가 36번 귀신이지?”
내 앞에 무릎을 꿇은 자는 조광조다.
그리고 이곳에 갇힌 귀신은 이름이 없다. 아마 이들의 사가에는 이미 이들의 장례도 진행되고 있으리라.
‘검은 도포가 잘 어울리는군.’
사람과 귀신을 구별하기 위해서 나는 36명의 성균관 유생 출신 귀신들에게 검은 도포를 입혔다.
“예, 그렇습니다.”
“하하하, 내가 귀신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으니 놀랍도다.”
나는 36번 귀신인 조광조를 철저하게 무시했다.
그리고 놀리고 있다.
내가 자신을 놀리는 것을 조광조도 알기에 인상을 찡그렸다.
“조선의 임금께서 무당이 되신 겁니까?”
퍽!
그때 나를 호위하던 호위 군관이 36번 귀신인 조광조의 뒤통수를 갈겼다.
‘너는 주둥이가 문제야.’
36번 귀신인 조광조의 나이는 지금 18살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18살에 죽어서 귀신이 된 거다.
“으윽!”
신음을 토해낸 조광조는 호위 군관을 노려봤는데 귀신이 보일 턱이 없는 호위 군관이기에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일관했다.
“36번, 귀신이라도 임금에게 불경하면 안 되는 거다. 하하하, 너는 이미 죽었기에 누구라도 너를 돌로 쳐서 죽여도 죄가 되지 않는다.”
조광조의 현실을 정확하게 다시 알려줬다.
“…..예.”
팽형으로 귀신이 된 자는 누가 때려죽여도 죄를 물을 수가 없는 것이 조선의 법이다.
“과인이 이곳에 온 이유는 너에게 연구할 임무를 주기 위함이다.”
밥만 축내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고.
각종 학문과 기술을 연구하게 만들려고 성균관 유생들을 귀신으로 만든 거다.
그리기 위해서 성균관에 덫을 놓은 거니까.
“예, 해보겠습니다.”
안 하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바로 하겠단다.
“그래야지. 과거 삼국시대에 아라비아 숫자라는 것이 나왔다. 그걸 혹여 네가 아느냐?”
“압니다.”
“잘 됐군. 그 숫자가 수학의 기본이다.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것이 산수이고, 그 이후는 수학이라는 학문의 영역이 되는 거지.”
사실 세종 때 정인지가 수학의 달인이지만 이미 그는 백골이 진토가 된 상태다.
“36번 귀신은 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체계를 확립하라. 쓸모도 없는 공자가 어떻게 말했고 맹자가 어떻게 말했다고 외우지만 말고 숫자의 개념과 수학을 학문으로 발전시켜라. 그래야 더 많은 것을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다.”
수학이 정립되어야 과학의 토대가 만들어지는 법이다.
내 말에 36번 귀신이 된 조광조가 찰나의 순간에 인상을 찡그렸다가 다시 담담해졌다.
“그거라도 연구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귀신으로 또 밥버러지로 곡식만 축내면 자결할 수밖에 없으니까.”
사실 조선의 팽형은 인격 살인이다.
그래서 팽형을 받고 산송장이 된 사람은 몇 년 안에 대부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수학을 시작으로.’
모든 학문과 기술을 이 블랙 기업 집현전에서 집대성할 생각이다.
[이 무를 보라.] [예?] [무가 튼실하지 않다.] [예, 저도 그렇게 보입니다.] [너는 이 집현전에서 이 무를 튼실하게 만드는 연구를 하면 된다.] [제가요?] [싫으냐? 그러면 밥만 축내는 귀신으로 사가로 가서 귀신처럼 주변만 맴돌아라.]여기서는 뭐래도 할 수 있지만 귀신들이 사가로 가게 되면 정말 산송장으로 취급된다.
[내가 차후에 망나니를 보내서 돌로 쳐서 진짜로 죽일 테니까.] [아, 아닙니다.] [무의 씨를 받아서 교배해서 더 좋은 씨를 얻어서 튼튼한 무를 만들어라.]무를 개량하면 그다음은 배추고 또 그다음은 벼가 될 거다.
하여튼 이런 식으로 나는 36인의 귀신을 철저하게 이용할 생각이다.
“이 귀신이 주상 전하의 어명을 따르겠나이다.”
그래도 36번 귀신 조광조에게는 학문을 연구할 기회를 줬다.
나머지 귀신들은 학문 연구도 있지만 기술 개발에 대한 임무를 줬으니까.
“기대하마. 하하하!”
36인의 귀신이 이렇게 각각 내게 임무를 받았다.
‘조선은 발전하게 될 거야. 하하하!’
* * *
다음 날 아침, 도성 성문 앞.
명나라 사신이 오늘 명나라로 돌아가는 날이고.
명나라 사신 옆에는 내가 명나라로 보낼 사신인 성희안이 내 눈치를 보며 서 있다.
“칙사, 무사히 돌아가시기를 바라오.”
내 말에 흐뭇한 미소를 보이는 명나라 칙사다.
“저는 전하께서 하신 말씀을 온전히 믿을 것입니다.”
“칙사, 나는 과인이 한 말을 지킬 것이오.”
“감사합니다.”
나와 명나라 칙사는 밀약 아닌 밀약을 체결한 상태다.
‘화승총의 위력을 봤을 거다.’
이걸 명나라 칙사가 명나라 황제에게 어떻게 보고할지가 중요해졌다.
‘수가 틀어지면?’
북녘을 장악하면서 바로 요동까지 진격하면 된다.
‘조선의 진짜 힘은?’
화승총이 아니라 훗날 명나라가 홍이포로 불리는 서양식 화포다. 물론 조선이 개발한 화포는 서양식 화포가 아니라 조선식 화포지만 말이다.
“황제 폐하께 꼭 과인이 요청한 것을 주청해 주시오.”
“여부가 있겠습니까?”
명나라 황제가 보낸 군자금과 군량미 중 일부가 자신에게 넘겨질 거라는 생각을 하는 눈빛을 보이는 명나라 칙사다.
‘썩었어.’
이러니 명나라가 망하게 되는 거다.
“사신.”나는 바로 명나라 사신으로 보낸 성희안을 불렀다.
“예, 주상 전하.”
“황제께 조선의 상황을 잘 전하시오.”
“예, 명심하겠나이다.”
아마도 명나라 칙사가 명나라로 돌아가서 명나라 수도에 도착할 때면 이미 명나라 조정은 남부 해안에 기승을 부리는 왜구로 위장한 왜인부대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을 거다.
‘이미 쑥대밭이 되기 시작했을 거야.’
내가 왜인부대 단조 제독에게 지옥을 만들라고 했다.
* * *
대만 인근 해안.
중국 쪽 대만 해안은 평지고 반대편은 산악 지역으로 박충선 상단이 보낸 안내선을 따라서 왜인부대 우현 부제독이 이끄는 함대는 무사히 대만 평지 쪽 해안에 상륙할 수 있었다.
“여기가 주상께서 말씀하신 대만이군.”
우현 부제독은 꽤 넓은 모래사장을 갑판 위에서 바라보며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이곳을 처음 기록한 문헌은 삼국지고 이주(夷州)라고 불렸습니다.”
놀라운 것은 안내선의 선장이 대만에 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졌다는 사실이었다.
“이주(夷州)?”
“그렇습니다. 문헌에는 손권이 휘하 장수에게 오나라 군사 1만을 주어서 정벌하게 했으나 풍랑을 만나서 정벌군 대부분을 잃었다고 합니다.”
“풍랑이라, 하하하!”
조선에서 이 대만까지 올 동안 왜인부대 선단은 풍랑을 만나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열성조께서 주상 전하를 돕는군.”
“그렇기도 합니다. 하여튼 오나라 군사가 이주(夷州)에 겨우 상륙하여 손권의 명으로 징발한 원주민이 고작 1천이라고 합니다.”
“1만의 병력을 투입해서 노예 1천을 얻었다?”
“예, 손해지요.”
조선의 임금인 융의 목적은 이곳을 거점으로 해서 명나라 남부 해안을 괴롭히는 것이고.
명나라의 국력을 갉아먹는 것이 1차 목표고.
2차 목표는 명나라를 작은 왕국으로 갈기갈기 찢어 놓는 거였다.
“그렇다면 출병한 장수들은 무사하지 못했겠군.”
“예, 문헌을 보면 손권의 명을 받은 자들은 결국에 주살되었다고 합니다.”
길잡이의 말에 우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튼 중국에 대만이 알려진 것은 삼국지 시대부터였던 거다.
그런 후에 원나라 때는 이 대만에 행정 기관이 설치됐고 일부지만 통치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었다.
하여튼 대만을 점령한 최초의 외세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지만 그보다 200년 빨리 조선이 대만 개척에 돌입한 거다.
그리고 이것은 대항해시대가 시작되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했다.
임금 융은 억지로 대형 범선을 조선에서 개발하여 건조하고 있으나 조선의 나무는 범선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임금 융의 선택이 바로 대만이었고 원래 계획보다 더 빨리 대만 식민지 개척이 서둘러진 거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