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76)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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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현은 길잡이에게 대만이 이주로 불렸다는 것을 처음 듣는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임금 융은 명나라에서 구해 온 고문서들을 탐독하였고 자신이 가진 미래의 기억을 최대한 접목하며 계획을 수립했다.
아마도 대만을 최초로 대만이라고 부른 사람은 조선의 임금인 융일 거다.
누선(樓船)이라고 부른 이유는 갑판 위에 누각을 몇 층이나 쌓아 올렸기에 누선(樓船)이라고 부른 것이고.
누각으로 적재할 수 있는 양이 늘어날 수 있었으나 군선으로써 빠르게 선회할 수 없기에 포격전에서는 불리했다.
임금 융은 보안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했다.
대만의 식민지화는 임금 융의 해양 식민지 남벌 정책의 1단계이고 그 이후에 유구국 정벌과 함께 명나라에서는 아직 신경을 쓰지 않는 홍콩 강제 점유와 함께 중국에서 제일 큰 하이난의 복속까지의 포석이기에 철저한 보안이 필요했다.
‘섬들을 거점으로.’
우현 부제독은 임금 융이 명나라 해역에 있는 섬들을 임금 융이 점령하면서 중국의 해상 진출 자체를 막으려는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그와 함께 아시아의 모든 해상 무역을 조선이 독점하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명심, 또 명심하겠나이다.] [대만의 원주민을 교화하고 노예로 쓰고 또 유구국으로 이주할 수 있게 하라.]이 말의 뜻은 대만을 어느 정도 장악하면 왜인부대의 다음 목표는 유구국 정복인 거였다.
그리고 앞으로 세계 역사에 기록될 임금 융은 소수민족 특히 원주민 말살 정책을 집요하게 펼친 아시아의 악마로 기록될 가능성이 컸다.
사실 유구국은 군사력이 높지 않기에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조선이 점령할 수 있었다. 문제는 통치인데 조선과 유구국의 거리가 멀기에 직접적인 통치는 불가능했고.
대만 원주민을 이주시키면서 그들을 지배자로 만들어서 통제하는 영국식 통치 기반을 구축하려는 것이 임금 융의 계획이었다.
만약 단조의 사략 함대가 대만을 근거지로 해서 유구국까지 정벌하여 식민지화하고 나중에 신대륙 개척 함대가 장승포를 출발해서 연해주에 깃발을 꽂고 그 다음으로 사할린 그리고 홋카이도를 점령하게 된다면 훗날의 일본의 영토는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는 제외될 거다.
그런데 과연 일본이라는 나라가 건국이라도 될 수 있을까?
5년 안에 모든 것을 이루어야 하는 거였다.
그리고 임금 융은 대만 원주민을 유구국으로 보내서 중간 계층으로 만들고 유구국 사람들을 대만으로 보내서 중간 계층으로 만들어서 원주민들을 지배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 일을 통해서 조선의 병력 부족을 만회한다는 것이 임금 융의 계획이고.
이건 영국이 식민지에 사용했던 방법이었다.
“5년 안에 많은 것들을 이루어야 하네.”
우현 부제독은 어깨가 무거웠다.
“부제독 각하, 5년이라고 하셨습니까?”
부관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 5년이야. 전하께서 내게 시간을 딱 5년 주셨다.”
우현이 임금 융에 충성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를 찾아본다면 우현의 모든 식솔은 한양에 터를 잡고 살고 있기 때문일 거다.
“드디어 내가 대만에 왔도다.”
우현이 갑판 뱃머리로 나섰다.
그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조선은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다.”
“그렇사옵니다.”
“우리의 상륙으로 조선은 웅대해질 것이다.”
“예!”
모두가 뱃머리에서 대만을 노려보고 있는 우현 부제독을 우러러봤다.
[우현.] [예, 전하.] [단조 제독은 그래도 왜인이다.] [그렇사옵니다.] [나의 검이 될 수는 있는 신하이나 나의 붓과 자가 될 수는 없다.]붓과 자의 의미는 안정된 통치를 의미했다.
[예, 전하.] [그대가 대만에 상륙하는 최초의 조선군 지휘관이어야 한다. 또한 대만 1대 총독이어야 하고.]임금 융의 어명이 떠올랐기에 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우현 제독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임금 융은 악덕 군주이리라.
“모든 부대는 상륙하라-!”
우현이 외쳤고.
그와 동시에 대만 해안에 떠 있던 모든 군선이 일제히 대만 해안으로 돌진했다.
이것으로 임금 융의 첫 번째 식민지 개척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대만에서 원주민들의 시대는 끝났고.
명나라 조정에서 탄압받다가 이곳으로 이주한 한족들의 시대도 끝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 * *
한양 돈의문 근처 민가.
“이게 뭐래요?”
애를 등에 업은 아낙이 갑사 군단 훈련 징집 병졸에게 되물었다.
“나라의 법이 바뀌어서 아녀자들도 이제는 군역을 담당하게 됐네.”
“예?”
아낙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지엄하신 임금의 어명이니 훈련 당일에 늦지 않게 오게.”
“계집이 군역을 담당한다고요?”
“안 될 거 있나?”
“그러면 애는 누가 키우고 밭은 누가 갈고 밥은 누가 합니까?”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임금 융의 영혼이 현대인의 영혼이기에 여자들이 크게 하는 일이 없다는 편협한 생각으로 여자들도 국방의 의무를 부담하게 했으나 대한민국의 여자들과 달리 조선의 여자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일을 했다.
“어허! 지엄하신 임금의 어명이라고 했네.”
“임금께서 세상 돌아가는 건 모르나 봅니다.”
만약 이런 소리를 사대부가 했다면 난리가 났을 거다.
“허허, 못 하는 소리가 없군.”
“사실이 그렇잖아요.”
“나는 애는 누가 키우는지 모르겠고, 또 밭은 누가 가는지도 모르고 밥이야 당연히 여자들이 하는 일이고 하지만 훈련에 참여하면 품삯이 나올 거네.”
임금 융의 내탕고가 또 비는 소리인 거다.
“품삯을 준다굽쇼?”
“그래, 임금께서 백성들을 노역에 공짜로 동원한 적이 있던가?”
“당연히 없죠. 그래도 할 일이 워낙 많아서 못 갈 것 같은데요.”
“강제로 해야 하는 일이네.”
“강제로요?”
“그래, 훈련에 참석하지 않으면 볼기짝이 남아나지 않을 거야. 그런데!”
갑사 군산 소속 훈련 징집 담당자는 지금까지 온화한 말투로 말했는데 갑자기 눈빛이 확 변했다.
“나리, 왜 그러십니까?”
“저 아이는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됐는데 왜 집에서 짚신을 꼬고 있지?”
눈빛이 변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쟤가 배워서 뭐 합니까? 과거를 볼 것도 아닌데.”
“허허, 자네야말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르는군.”
“예?”
“양민도 이제는 과거를 볼 수 있다네. 자네는 모르겠지만 얼자 출신인 유자광 대감이 병조 판서가 되는 세상일세.”
“그렇습니까요?”
“그렇다네. 그건 그렇고 자네 서방은 어디에 있나?”
“제 서방은 왜요?”
“전하의 지엄한 어명을 어겼으니 혼쭐이 나야지.”
“왜요?”
“조선 백성으로 태어난 아이는 모두 초등학교에 가야 한다는 법이 공표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저 아이는 짚신이나 꼬고 있어야 하겠나?”
“무지해서 몰랐습니다.”
“당장 자네 서방을 찾아서 거점 부대로 보내게. 늦으면 벌이 더 커질 거야.”
병졸의 말에 아낙은 눈치만 봐야 했다.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임금 융이 초등학교를 설립하고 조선 백성이라면 누구도 상관없이 초등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어명을 내렸지만, 현실은 이렇게 달랐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자기 자식을 보내지 않는 아비가 색출되면 볼기짝이 남아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볼기로 끝나지만 그 다음은 토지를 몰수하게 될 것이니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네.”
“예, 알겠습니다.”
경작하는 토지를 몰수하겠다는 말에 아낙은 기겁했다.
“네 이름이 뭐냐?”
“쇠똥인데요.”
“얼른 일어나라.”
“예?”
“가는 길에 내가 너를 초등학교에 데려다줄 테니까.”
하여튼 조선 사회는 이제 갑사 군단 병력이 많은 일을 하는 사회로 변해 있었다.
이러니 조선은 군국주의 조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고 임금 융의 집권기는 군사독재 왕권이라고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될 수밖에 없었다.
* * *
대궐 대전 옆 임금 융의 서재 전각.
팽형 집행 후 나는 의도적으로 대전 회의를 중단하고 경연까지 중지하고 개인 서재 전각에 칩거했다.
[중전 나는 서글픕니다.]중궁전으로 가서 중전을 품으려고 했었다.
[후궁이라고는 하나 전하의 여인 둘이 기구한 운명으로 비구니가 됐습니다.] [그렇지요.]중전은 회임 중이기에 잠자리를 피했다. 중전 신 씨가 그러면 숙의 조 씨에게 가도 되지만 숙의 조 씨가 회임 중이다.
다른 후궁에게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내키지 않았기에 이 개인 서재에 칩거에 돌입했다.
“전하.”
도승지가 나를 불렀다.
“왜?”
“무료해 보입니다.”
심심하냐고 묻는 거다.
‘일 아니면 여색이었지.’
일을 밝히고.
여색을 즐기는 삶이었다.
“도승지, 모든 것이 하나씩 자리를 잡고 있으니 무료해지기 시작했노라.”
권태감이 든다고 해야 할까?
‘개혁을 추진하는 군주가 다 이렇겠지.’
어느 정도 개혁이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면 자기만족에 의한 권태감이 밀려드는 법이다.
그러니!
이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도승지, 보고할 것이 있으면 하게.”
“예, 전하, 박충선 상단의 연락선이 미추홀 포구에 당도했다고 합니다.”
왜인 박충선은 이제 유구국과 왜에서는 거상으로 통한다.
그런 왜인 박충선이 나와 연락하기 위해서 연락선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연락선은 항해 속도를 높이기 위한 첨저선이다.
“보고할 내용은?”
“명나라 삼산포에서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와 접선을 끝냈다고 합니다.”
“그러면 지금쯤이면 우현 부제독은 대만에 도착했겠군.”
그렇게 됐으리라 짐작해 볼 수 있다.
‘대만 점령이 중요해.’
대만 점령이 조선이 추진하는 해상 제국의 시작점이니까.
‘결국에 돈은.’
해상 무역 성공에서 확보가 될 테니까.
그리고 그렇게 동남아시아 북부 지역과 동북아시아 전체의 해상 무역을 조선이 장악하게 되면 대만을 거점으로 하는 향신료 산업을 독점할 수 있고.
그와 함께 해상 무역으로 유럽과 교역할 수 있게 된다.
“예, 그렇습니다. 지시하신 그대로 사략 함대를 둘로 분리하여 각각의 임무를 수행할 것 같습니다.”
이건 사실 내가 우현 부제독에게 따로 임무를 준 거다.
“그렇겠지, 핵심은 대만이라는 섬을 장악하는 거다.”
대만 식민지 사업 이야기가 나오자 나의 권태감이 살짝 사라졌다.
‘그래, 정신 차리자.’
지금 만족하면 조선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거니까.
“전하.”
도승지가 나를 불렀다.
“왜?”
“대만이라는 섬도 그렇고 유구국도 그렇지만 조선과의 거리가 너무 멉니다.”
맞다.
그게 문제다.
연락체계가 부실한 상태이니 식민지를 건설해도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내게 전달되기 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