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8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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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수군 부대 주둔지.
급하게 회군했지만, 명나라 수군이 본 것은 쑥대밭이 된 수군 주둔지고.
탈탈 털린 창고였다.
“살을 베어서 제 어미에게 먹여도 시원치 않을 놈들!”
명나라 수군 도독이 소리를 질렀지만 이미 단조 제독이 이끄는 사략 부대는 이곳에서 철수해서 함대로 돌아간 상태였다. 욕도 제대로 찰지게 하는 수군 도독이었다.
“장군, 뭔가 이상합니다.”
부관이 분노한 장군에게 말했다.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수군 도독은 부관에게 괜히 신경질을 부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왜구 중에 수군의 본영을 공격한 자들은 없었습니다.”
사실 왜구들은 민가를 습격하는 경우가 보통이었다. 명나라 군대가 아무리 오합지졸이라고 해도 군대의 주둔지를 급습하는 왜구는 없었다.
군대와 전투를 펼치게 되면 왜구도 피해를 보니까.
“그래서?”
“내부에 왜구의 첩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수군 내부에 명나라 출신 해적들의 첩자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래서?”
“장군과 부대의 이동로를 정확하게 아는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단조 제독이 보낸 정찰조가 수군 주력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또 단조 제독에게 조원을 보내서 보고 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이들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단조가 이끄는 사략 부대는 철수를 끝냈다.
“그리고 또···.”
“그리고 또 뭐?”
“아무리 주력이 빠졌다고 해도 이렇게 주둔지가 쑥대밭이 된 것은 아마도 이번 왜구는 평범한 왜구가 아닌 것 같습니다.”
“평범한 왜구가 있고, 평범하지 않은 왜구도 있더냐?”
괜히 부관에게 화를 내는 수군 대장이었다.
“송구합니다.”
“그래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이이제이라고 했다.”
수군 대장도 명나라 놈이라서 그런지 이이제이를 너무 좋아했다.
“이이제이라고 하셨습니까?”
“명나라 해적단 놈들이 이 꼴을 그냥 두고 볼까?”
“예?”
“자기가 약탈할 것을 왜구 놈들이 깡그리 약탈하고 인간들까지 잡아갔는데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거다.”
명나라의 골칫거리는 주둔하는 군부대가 도적들과 내통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해안가에 주둔한 수군이라면 해적과 내통해서 뇌물을 받고.
산 아래에 주둔한 육군이라면 화적들과 내통하여 군벌화가 되기에 명나라 조정은 그 지역 출신들을 그 지역에 배치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는 합니다.”
“이 지역에서 제일 큰 해적단이 왕거상이지?”
삼산포 해안을 근거지로 하는 해적단 단장의 예측은 이렇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치했다.
“예, 그렇습니다.”
“왕 상단주에 전해, 내가 좀 보잖다고.”
왜구를 공격할 때 명나라 수군이 아닌 해적단을 이용하겠다고 결심한 수군 도독이었다.
‘아예 이참에 어부지리를 통한 일거양득을 노리자. 하하하!’
수군 도독은 새로운 계획을 떠올렸다.
* * *
명나라 삼산포에서 활동하는 해적단의 근거지.
“간이 큰 왜구가 수군 도독부를 털어먹었다? 하하하!”
소문은 삽시간에 펴졌다.
물론 이런 소문이 해적단까지 흘러간 것은 해적단이 이번 왜인부대의 노략질을 살피고 있었기 때문일 거다.
“예, 그렇습니다. 왕 대인, 정말 보도듣도 못할 정도로 간이 큰 왜구 놈들입니다.”
지금까지 수군 도독부를 공격한 왜구는 없었다.
“섬나라 원숭이 새끼들은 내일이 없듯 살지.”
“예?”
해적단 도목의 부하가 되물었다.
“당장 내일이 없이 사는 놈들이니 무서운 것이 없는 거야.”
해적단 단장은 왜의 상황을 어느 정도 듣고 있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었고.
이것은 이 해적단이 해적질도 하지만 왜와 무역도 하는 상단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명나라 해적단들은 낮에는 상선을 꾸리는 상단이고.
기회를 포착하면 왜구로 위장하여 명나라 해안 마을을 급습하고 또는 왜구로 위장하여 조선의 서해에 침입하여 노략질을 일삼았다.
“아예 수군 도독부가 빈집을 털 듯 제대로 털렸다고 합니다. 그 많은 재물이 왜구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 침략한 진짜 왜구는 똑똑한 놈이 대장이군, 하하하!”
진짜 왜구?
가짜 왜구도 많다는 거다.
“예?”
부하가 해적단 단장에게 되물었다.
“많은 재물이 수군 도독부에 다 모여 있다는 것을 알잖아. 그러면 이제 곧 연락이 오겠군. 하하하!”
해적단 두목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연락이라고 하시면?”
해적단 단장의 부하는 맹한 구석이 있었다.
‘맹한 놈은 배신하지 않지.’
해적은 거칠다.
그리고 앞에서 날아드는 비수보다 등 뒤에서 쑤시는 칼에 의해서 두목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해적단 단장은 잘 알고 있었다.
“수군 도독부가 직접 해상 전투를 펼칠까? 그럴 놈들이 아니거든.”
놀랍게도 해적단 두목은 명나라 군부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해적단과 명나라 수군 도독부는 공생관계라면 공생관계였다.
“그건 아니죠.”
“그러니까, 내게 연락해서 왜구를 전멸시키라고 하겠지.”
“아, 그럴 것 같습니다.”“왜구가 수군 도독부에서 턴 재물이 왜구의 배에 가득할 거다. 그걸 우리가 가질 기회인 거야. 하하하!”
욕심은 이렇게 발동되는 거였다.
그런데 이미 그 많은 재물은 박충선 상단이 운영하는 수송선을 통해서 노예들과 함께 대만으로 또 유구국으로 이동 중인 상태였다.
“아, 듣고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헤헤헤!”
“출항 준비를 해놓으라고 해.”
“예, 단장님.”
명나라 출시 해적단 단장은 명나라 수군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수군 도독부와 명나라 해적단은 공생 관계라면 공생 관계이니까.
* * *
단조 제독이 이끄는 사략 부대 임시 주둔지.
노략질도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단조 제독은 사략 부대를 이용해서 수군 도독부를 턴 후 급하게 이동하여 작은 마음을 급습하여 쑥대밭으로 만든 후에 이곳을 임시 주둔지로 삼았다.
물론 수군 도독부에서 턴 재물은 모두 후발대를 이용해서 사략 함대로 옮겨진 상태고.
그 재물들은 또 빠르게 박충선 상단의 수송선에 옮겨졌다.
단조 제독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서 임금 융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곱씹고 있었다.
[그 어떤 전투도 또 전쟁도 잔혹할 수밖에 없다.] [그렇사옵니다.] [하지만 승리한 전쟁은 그 과정이 아무리 참혹해도 정의롭다. 그대가 고충을 느낄 때 과인의 말을 곱씹어라.] [알겠나이다.]“이겨야 참혹해도 정의롭다···!”
단조 제독은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주머니에 넣어둔 곶감을 꺼내 베어 물고 씹었다.
단조 제독만 이러는 것이 아니라 임금 융의 지시로 작전 중 허기를 면하기 위해서 전투식량 대용으로 쓰이는 음식이 곶감이기에 경계를 서는 병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곶감을 먹고 있었다.
“너의 직책이 무엇이냐?”
단조 제독 옆에 서 있는 왜구의 복장을 한 자가 수군 도독부에서 생포해 온 수군 무장들을 심문하고 있고.
단조 제독은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참담하게 변한 마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차 같은 놈들!”
명나라 장수들이 다 썩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리고 명나라 장수의 외침에 덤덤한 눈빛으로 불타는 마을을 바라보던 단조 제독이 그를 바라봤다.
“죄 없는 백성들을 이리도 무참하게 학살한 네놈들이 갈 곳은 지옥 같은 나락 밖에는 없을 것이다!”
“입이 참으로 야무지군.”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있던 단조 제독이 혼잣말을 중얼거린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심문당하는 명나라 하급 장수 앞에 섰다.
“죽으려고 작정했군.”
단조 제독이 명나라 하급 장수에게 물었다.
“죽여라.”
명나라 하급 장수가 단조 제독을 매섭게 노려보며 소리쳤고.
그 명나라 하급 장수 옆에는 그보다 직책이 더 높은 장수들이 왜구를 화나게 하면 자기들에게도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왜구를 질책하는 하급 장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중위.”
단조 제독이 부관을 불렀다.
“예, 제독.”
직책과 계급이 생소하기는 했지만, 명나라 하급 장수는 이들이 평범한 왜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네놈들은 왜구가 아니구나.”
단조 제독이 이러는 것은 포로로 잡힌 명나라 수군 장수를 살려줄 생각이 없기 때문이었다.
“저 무장은 노예로 쓸 무장이 아니다.”
“예, 그렇습니다.”
단조의 부관도 포로로 잡은 수군 장수 중에 진짜 무장은 자신들을 비난하는 장수가 유일하다고 생각했다.
“먹은 것이 없지?”
단조 제독이 무릎이 꿇린 상태로 자기를 노려보는 명나라 수군 장수에게 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럴 것이야, 미안하네, 어쩌겠는가, 살아가는 것이 지옥이니, 이거 드시게.”
단조 제독이 주머니에서 곶감 하나를 꺼내서 포박된 상태로 무릎이 꿇려 있는 장수의 압 안에 넣어줬는데 장수는 거부하지 않았고.
이 말린 곶감이 자신의 마지막 식사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리고 다른 포로들이 하급 장수가 곶감을 먹는 모습을 보고 침을 질질 흘렸다.
침을 흘리는 포로들은 포로가 된 후에 이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이리저리 개처럼 묶여서 끌려만 다녔었다.
“천천히 오래 씹으시게, 천천히.”
단조 제독은 적이 아닌 동료에게 말하듯 다정했다.
그리고 명나라 장수는 천천히 곶감을 씹었다.
“그대는 극락으로 가고 나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니 또 볼 일은 없을 거네.”
단조 제독이 명나라 수군 장수에게 말한 후에 천천히 돌아섰다.
“명예롭게 참하라!”
단조 제독이 지시했고.
“예.”
바로 그의 부장이 검을 뽑아서 명나라 수군 장수의 목을 베었다.
서걱!
툭!
깜빡, 깜빡!
목이 분리된 몸통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고.
땅에 떨어지는 목은 단조를 노려보다가 깜빡였다.
“누가 또 곶감을 먹고 싶은 자가 있느냐?”
단조 제독이 기겁한 다른 명나라 수군 장수에게 유창한 명나라 말로 물었다.
“없, 없습니다. 대인, 대인 제발 살려주십시오.”
명나라 수군 장수가 무릎을 꿇은 상태로 개처럼 기어서 단조 제독의 발아래에 엎드려서 빌고 또 빌었다.
“내가 듣기로 수군 도독부와 해적단이 한패라고 하는데 해적단의 근거지를 아는 놈은 살 것이다.”
단조 제독은 길잡이를 찾는 거였다.
“길잡이로 쓰일 딱 한 놈만 살려줄 생각이다. 누가 내게 말할 거지?”
사실 이 정보는 노예로 쓰기 위해서 잡은 명나라 백성에게 확보한 정보다.
사실 마을이 불타고 참혹했지만, 단조 제독의 사략 부대에 죽임을 당한 명나라 백성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왜?
노예로 쓰기 위해서 명나라 백성들을 생포하는 것이 우선이었고.
늙은 자들은 또 삶의 지혜가 있기에 함부로 죽이지 않았다. 그저 마을이 불타고 또 반항하는 자들은 죽였기에 나중에 온 도착한 명나라 수군 부대가 본 모습은 참혹할 수밖에 없었다.
“접니다. 제가 압니다.”
바로 단조 제독의 발아래에 엎드려 있던 명나라 수군 중급 장수가 소리쳤고.
단조 제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를 다 베라.”
“예.”
그와 동시에 무릎을 꿇고 있던 명나라 포로들은 참수당했다.
“부관.”
“예, 제독.”
“별동대를 구성하라.”
“예.”
“본진은 여기서 좀 쉰 후에 함대로 돌아간다.”
“예, 알겠나이다.”
“별동대는 길잡이와 함께 해적단 근거지 인근에 매복하였다가 그들이 출항하면 급습하라.”
이미 단조 제독은 명나라 수군이 해적단을 이용할 거라는 생각을 간파하고 있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