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87)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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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걸 다 아네.’
신기할 뿐이다. 물론 내가 현대인으로 살 때 역사에 꽤 관심이 많았던 공돌이 출신이라서 이런 것까지 아는 거다.
그리고 동의보감은 오징어의 뼈가 부인의 누혈(漏血)을 다스리는 데 좋다고 적혀 있단다.
‘지혈에 도움이 되는 거지.’
칼로 손가락을 다쳐 피가 나면 오징어의 흰 뼈를 갈아서 그 가루를 상처 부위에 바르면 지혈이 되는데 이것은 혈액의 응고에 칼슘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이런 것들을 조상들은 알았다는 거다.
“예, 주상 전하.”
“그래서 나는 조선 백성에게 맞는 치료법을 그대들에게 개발하게 할 것이오.”
동의보감을 떠올렸다.
“예?”
어이가 내게 되물었다.
“조선 팔도에서 나는 약초를 이용해서 조선 백성이 쉽게 치료할 수 있게 했으면 하오. 그리고 그런 책을 만들 때 언문으로 편찬할 생각이오.”
내 말에 놀라는 어의다.
‘이것들 봐라?’
다른 의원들이 찰나의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망할 놈들이 자기 밥그릇은 지켜야겠다는 눈치군.’
백성들이 쉽게 약제를 구해서 치료하게 되면 의원들의 밥그릇이 줄어들기에 저런 표정인 거다.
가진 재주를 기득권으로 생각하는 거다.
“네놈들은 밥그릇에 금이 갈까 걱정이 되는 거냐?”
바로 표정을 변하자 의원들이 기겁했다.
‘사대부도 그냥 썰어버리는 나기에.’
자기들 같은 중인들은 파리 목숨보다 못하리라는 생각이 든 거다.
“아, 아니옵니다. 주상 전하.”
어의를 비롯한 의원들이 바로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백성이 없으면 임금도 없고 내가 없으면 네놈들은 옛날처럼 천대받을 것이다. 쯧쯧!”
“망극하옵니다.”
제일 먼저 어의가 엎드렸다.
“어의.”
어이가 없는 상황이지만 일단 좋은 말로 타이를 생각이다.
“예, 전하.”
“내게만 신임받는 어의가 되지 말고 백성에게 존경받을 의원을 양성한 어의라고 불리기를 고대하시게.”
이건 모든 의원이 그래야 하고.
조정 신료들도 그래야 할 거다.
‘백성 무서운 줄 알아야지.’
나는 조선의 백성은 무서워하고 똑바로 돌볼 것이다.
하지만 남의 나라 백성들에게는 참으로 모진 조선의 임금이 될 생각이고 그것을 지금 단조 제독이 제대로 실행하고 있다.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명할 것이니 내의원과 혜민서는 갑사 군단 장졸들을 이용하여 조선에 있는 모든 약초와 독초의 효능을 판별하고 기록하여 그 효능을 백성들이 쓸 수 있게 언문으로 의학서를 편찬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도승지.”
도승지 조광을 불렀다.
“예, 주상 전하.”
“의학서 편찬 제조를 맡아라.”
급진적인 인물이 그리고 내 측근이 책임자가 되어야 일 처리가 빨라진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앞으로 편찬될 의학서는 동의보감이라고 명하겠나이다.”
“동의보감?”
이렇게 동의보감이 몇십 년 빠르게 만들어지는 건가?
‘허준의 업적을 내가 가로채는군.’
그래도 괜찮다.
왜?
허준은 아마도 의원들이 존경받는 조선에서 태어나서 제대로 된 의학 공부를 통해서 평범한 의원이 될 테니까.
‘지금은 모두 다 초급 수준이지.’
학교 설립도 초등학교가 설립된 상태이니까.
시간이 가고 내가 그리고 조선이 더 부유해지면 더 많은 전문학교가 설립하게 될 거다.
‘결국에는.’
학문의 조선!
기술의 조선!
그 엄청난 것이 만들어짐과 동시에 조선은 더 강력한 대국으로 거듭나리라.
‘확, 나중에 의대도 만들고.’
공대도 만들어보자.
그래, 육군사관학교도 만들고 해군사관학교도 만들어보자.
그 모든 것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자금은 명나라인의 울분과 분노면 충분하게 마련할 수 있을 테니까.
“예, 그렇사옵니다. 주상 전하.”
“그렇게 하라.”
이렇게 되면 허준의 동의보감보다 최소한 50년 이상을 앞당기게 되는 거다.
‘출생률을 바로 높일 수 없으니.’
조선 백성의 사망률부터 낮춰야겠다.
* * *
망망대해, 유구국으로 향하는 수송 선단.
이 수송 선단은 박충선 상단에 소속된 수송 선단인데 임금 융이 대형 판옥선을 개발하고 건조할 때 특별히 노예를 소송하기 위해서 만든 특별한 기능을 갖춘 선박이다.
갑판 위가 이승이라면 갑판 아래의 화물을 싫은 창고는 지옥인데 놀랍게도 임금 융은 자신이 가진 미래의 기억 속에서 가장 잔혹한 것을 끄집어냈고 그게 바로 미국으로 팔려 가는 노예들을 수송하는 수송선이었다.
그저 노동력만 제공할 명나라 백성 출신 노예는 미국 흑인 노예와 같은 수송 방법으로 유구국까지 수송되고 있었고.
그래도 기술을 가진 명나라인은 가만히 누워 있지 않아도 되는 선실에 가득했다.
“이번에 수송되는 노예들의 수가 500명 정도입니다.”
보고자의 보고에 수송 선단 선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명나라인은 유구국과 조선의 노예로 쓰이게 될 거다.]수송선 선단 선장은 박충선의 최측근이었다. 사실 이런 일은 최측근이 아니면 맡길 수 없는 일일 거다.
지금 대만과 유구국으로 이동시키는 인적 물자와 재물들을 가지고 도망친다면 도망친 곳에서 최고 부자 소리를 듣고 살기 충분할 테니까.
선단 선장은 단주인 박충선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박충선이 선단 선장에게 한 말은 임금 융이 박충선에게 해준 말이었다.
[모든 것이 확장되면 노예들의 피부색이 점점 더 어두워질 거라고 하셨다.]노예 제도야 말로 인류가 만든 가장 참혹하고 잔인한 걸 거다.
하지만 임금 융은 그런 잔혹함을 토대로 조선을 발전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니 후대의 사람들은 임금 융을 폭군이며 독재자이고 악마의 군주라 부를 수밖에 없으리라.
“대만에 일부를 하역하고 나머지는 유구국으로 가지고 간다.”
이들에게 명나라인들은 그저 물건이나 다름이 없었다.
다섯 대의 노예 수송선이고. 또 명나라 산둥반도에서 약탈한 재물들과 물자가 가득 실린 화물선이 다섯 척이니 단조 제독은 명나라 산둥반도 해안 마을에 있는 재물을 싹쓸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예, 알겠습니다.”
“이번에 확보한 재물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노예 창고와 함께 재물과 물자를 넣은 창고도 꽉 찬 상태였고.
그것이 어느 정도의 재물이라면 재물의 가치를 금과 은으로 환산하면 조선의 총생산량의 1/20 정도였다.
“명나라는 참으로 부유하다.”
선장도 놀랐다.
단조 제독이 사략 부대로 약탈한 재물이 이 정도로 많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그렇습니다.”
“하여튼 대만과 유구국에 노예로 넘쳐나고 재물로 넘쳐나겠구나.”
노예가 넘쳐나면 인간의 가치는 하락할 것이고.
재물이 넘쳐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리라.
* * *
유구국에 있는 박충선의 상단 건물 안.
박충선의 상단은 어느 순간 국제 무역 상단으로 발전한 상태고.
이건 오로지 박충선의 능력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조선의 임금 융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진주입니다.”
유구국 사람 하나가 박충선에 진주를 내밀었다.
“이런 진주가 유구국 해안에 많다?”
“예, 진주조개가 상당합니다.”
“후한 값으로 매수해 주겠네.”
“감사합니다.”
어느 순간 박충선 성단은 진주 거래도 시작하고 있었다.
‘이런 진주는 대마도에 더 많지.’
박충선이 천연진주를 바닥에 굴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한 것은 만약 조선의 왕인 임금 융이 고려의 벽란도 같은 곳을 개항한다면 조선에서 판매할 물품이 하나 더 늘었다는 거다.
“진주는 역시 영롱하군, 하하하!”
박충선은 유구국에서 확보한 진주를 일단 임금 융에게 진상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주상께서 참으로 기뻐하실 것이야.”
어느 순간 임금 융의 기쁨이 자신의 기쁨으로 변하고 있는 박충선인데.
이것은 맹목적인 충성심이고 그만큼 박충선이 임금 융에 세뇌당했다는 증거였다.
* * *
도성 돈의문 안.
장승포에서 임금 융의 부름을 받고 급하게 왕실 조선소 책임자가 한양으로 상경했다.
“주상께서 이리도 급하게 우리를 부르시는 것은 때가 됐기 때문이겠지.”
임금 융은 대형 판옥선이 개발되고 12척 이상이 추가로 건조되면 신토 개척 선단을 구성하겠다고 말해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미 대형 판옥선의 수량은 15척을 넘어선 상태였다.
물론 기존에 건조한 판옥선은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의 전투선이 된 상태다.
“그럴 것입니다. 이미 대형 판옥선이 15척입니다.”
임금 융의 내탕고가 범선 개발과 판옥선 수량을 늘리는데 대부분 소모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어서 가세.”
조선소 소장은 이제는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조선소에 속해 있는 기술자들이 대형 판옥선을 타고 신대륙 개척이 나서는 것은 아니고.
신대륙 개척을 위한 특별군이 만들어진 상태였다.
“예, 소장님.”
조선소이기에 그 책임자의 호칭은 소장이었다.
* * *
내수사 전각 안.
내수사는 조선 임금의 사유 재산인 내탕금을 관리하는 사적 기관이었다. 왕실의 재산과 조선의 국고와 왕의 사유 재산을 구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었다.
이성계가 지방의 유력 세력이었다가 왕이 된 후에 그의 사유 재산이 국고에 귀속되지 않아서 만들어진 곳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왕의 사적 기관이기에 왕권이 강할 때면 내수사의 힘도 강해지고.
왕권이 약해지면 내수사는 조정 신료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네 이름이 장복수(張福壽)더냐?”
우승지가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내수사 여종에게 물었다.
“예, 그렇사옵니다.”
고위급 신료인 우승지가 내수사 여종을 직접 상대하는 일도 대단한 일일 거다.
그런데 장복수가 누굴까?그녀는 장녹수의 동복 언니로 임금 융은 장녹수와 거래했고.
그 거래 중 하나가 가족들의 면천이었다.
사실 임금 융이 충샨에 간 장녹수와 밀약을 맺을 때는 일천즉천으로 언니와 장녹수는 노비였지만 이제 임금 융에 의해서 노비 제도가 개편되었기에 장복수는 양민이지만 아직 그 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었다.
“전하께서 장복수 너를 면천하셨다.”
우승지의 말은 장복수에게 뜬금없는 어명일 수밖에 없었다.
“예?”
노비가 면천되는 일은 하늘에서 별을 따오는 일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참 모진 것이 조선이다.
조선 말고도 노예를 쓰는 나라는 꽤 있지만 대부분 전쟁 포로나 다른 나라 사람들을 노예로 쓰는데 조선은 같은 나라 사람을 자자손손 노비로 쓰니 이상하고도 잔인한 나라가 조선인 거다.
그러니 발전이 없었던 조선인 거다.
“또한 너의 서방을 밀양 현감에 제수하셨노라.”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거다.
“예에?”
더 놀랄 수밖에 없는 장녹수의 언니 장복수였다.
사실 원래 역사라면 폭군 연산을 홀린 장녹수의 언니는 연산군이 즉위할 동안 자기 남편과 함께 부귀영화를 누렸다.
그리고 장녹수의 형부인 김효손은 사정(司正)에 제수되었다가 함경도 전향별감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렸는데 장녹수 하나 희생해서 집안이 크게 일어나는 상황이 된 거다.
“왜 그렇게 놀라는 거냐?”
“쇤네가 무엇을 했다고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장녹수를 닮아서 영특한 장복수였다.
그게 아니면 장복수를 닮아서 장녹수가 영특한 걸 거다.
그리고 장녹수의 아비인 장한필 역시 정 5품 당상관으로 제수될 예정이었다.
“나라를 구할 모양이지.”
우승지가 뜬금없는 말을 했다.
“예?”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된다.”
“…예.”
뭐라고 할 말이 없는 장녹수의 언니 장복수였다.
‘전하께서는 약속은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시다.’
우승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