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9)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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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승지.”
“예, 주상 전하.”
“양인 김감불에게 직장의 벼슬을 내릴 것이며 양인 장례원에 봉사의 직을 내린다. 또한 노비 김검동은 면천 후 참봉의 벼슬을 내릴 것이니 도승지는 바로 실행하라.”
셋 모두 양반이 된 거다.
물론 임금인 내게 이들을 양반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사대부 놈들이 세 사람을 양반으로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은을 이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조선은 부유해진다.
‘물론!’
은이 대량으로 조선에 풀리게 되면 막대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될 것이니 철저하게 은을 통제해야 한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세 사람이 목이 찢어질 정도로 내게 크게 소리쳤다.
“또한 이 셋을 중심으로 은광석에서 은을 생산하게 할 것이고, 왕실에서 직접 관리할 것이니 도승지는 그리 알고 조치하라.”
“예, 알겠나이다.”
은광이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연은분리법까지 개발됐으니 조선하면 이제 은의 나라로 불리게 될 거다.
하지만 그런 은을 지킬 강병이 없다면?
조선은 강력한 세력들에 의해서 침략을 당할 수밖에 없으리라.
* * *
3개월 후, 조선 대전.
“조선 팔도에 저수지를 파는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소?”
대전 회의를 진행할 때마다 이제 삼정승과 육판서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내가 또 다른 업무를 주니까.
거기다가!
‘자기들 창고에 재물이 가득해질수록.’
내게 받아먹은 것들이 많아질수록 그들은 나를 위해서 일해야 하니까.
일단 전국에 저수지 200개를 만드는 것이 목표고.
나중에는 2,000개까지 늘려서 저수지와 연결된 수로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런 후에는 강과 또 연결하고.
조선에 상수도 시설을 보급할 생각이다.
“지방에서 아직 장계가 올라오지 않았나이다.”
저수지를 만드는 일은 결국에 호조의 일이기에 호조판서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호조판서께서는 지방 관리들이 장계를 올릴 때까지 기다리고만 계실 거요?”
약간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질책하듯 말했다.
“예?”
“성미 급한 나는 기다리다가 죽겠소.”
“주상 전하, 망극하나이다.”
호조판서는 이제 자기가 직접 지방을 순시해야 한다고 생각할 거다.
‘유람처럼 갈 수 없다는 걸 아니까.’
현대인도 그렇지만.
지방보다는 서울이듯 신료들도 한양을 벗어나는 것을 싫어한다.
“직접 유람 삼아 지방으로 내려가서 확인해 보고 오시는 것이 어떻겠소?”
물론 나는 이미 도승지에게 알아보라고 지시를 내렸고.
전국에 200개가 넘는 저수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거기다가 논과 연결하는 농수로도 제대로 파고 있단다.
거의 8년 전에 도승지가 내게 했던 말이다. 물론 그때의 나는 임금이 아닌 세자였고.
도승지도 도승지가 아니었다.
물론 그때 파발을 쓰라고 말했던 것은 아니다.
[그렇습니다. 세자 저하.] [장 교위.] [예, 세자 저하.] [말이 달리는 것이 빠르겠소? 새가 나는 것이 빠르겠소?] [당연히 새가 나는 것이 빠른···. 또 무엇을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산비둘기를 산 채로 잡아서 알을 얻어서 새끼를 낳게 만들면 회귀본능 때문에 돌아온다고 고서에 적혀 있었소.] [어느 고서입니까?] [장 교위.] [예, 세자 전하.] [지금 교위는 세자인 내가 그대에게 거짓말이라도 한다고 생각하오?] [아니옵니다. 절대로 아니옵니다.] [고서에 그리 적혀 있으니 실험해 보시오. 되는 쪽으로 기다리겠소.]졸지에 그날 이후로 장 교위는 도승지가 됐고 지금은 비둘기 아빠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장 교위는 8년 동안 어린 세자의 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고생해야 했고. 끝내 전서구 체계를 만들어냈다.
“직접이라고 하셨습니까?”
전서구를 만들어냈으면 써먹어야지.
세자 시절부터 전서구 체계를 구축하려고 얼마나 용을 썼는데.
“싫으십니까?”
싫다고는 못 한다.
“어찌 노신이 주상전하의 왕명을 싫다고 하겠나이까. 하오나 노신은···.”
“그렇지요, 호조판서께서는 연세가 있으니 직접 가시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방을 순시하시다 병이라도 얻으시면 숙의 문 씨가 슬플 것이고, 숙의 문 씨가 슬프면 나도 슬픕니다.”
내 말에 이제야 안도하는 호조판서다.
“모든 신료는 잘 들으시오, 그래서 내가 준비했소, 도승지.”
“예, 주상전하.”
도승지가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가지고 오라.”
내 말에 도승지는 알았다는 듯 환관을 봤다.
“전서구를 가지고 오라.”
드디어 조선에는 파발보다 더 빠른 전서구 체계가 만들어지게 되는 거다.
‘자기들이 가기 싫으면 전서구를 날리는 걸 그냥 봐야지.’
차곡차곡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다.
정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휘다.
내가 직접 정복 전쟁에 참여하는 친정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전장의 상황을 가장 빠르게 보고 받을 방법은 바로 전서구다.
‘전서구라니 생뚱맞나?’
전서구 체계는 3,000년부터 인류가 사용했는데 이집트와 페르시아가 소식을 전할 때 사용했고.
그 이후에는 로마제국도 사용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는 고려 때는 무신정권 때 사용했다고 나는 알고 있다.
그러니 전서구 체계 확립은 생뚱맞은 것이 아니다.
‘그리고.’
김일손을 비롯한 사림파 신료들은 내 행보가 못마땅한 눈빛이다.
‘아, 진짜, 사화 마렵네.’
내 영혼이 현대인이기에 마음속으로 하는 이런 뇌까림은 어쩔 수 없이 현대적일 수밖에 없다.
* * *
인수대비의 친정인 한 씨 문중 회의장.
“이러다간 문중의 재물이 씨가 말라요, 씨가.”
인수대비의 친정인 한 씨 문중 종친들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문중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주상께서 이번에는 강원도 정선이라는 두메산골로 채굴꾼들을 보내라 하십니다.”
“으음.”
한 씨 문중 수장은 신음을 터트렸다.
[나는 금광을 발견하면 대비마마와 한 씨 문중과 나눌 것이오.]1년 전 연산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고.
그 말 이전에 한 씨 문중은 연산의 지시대로 인천 주안 염전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만들어서 딱 4개월 만에 완성했는데 그때 갈려 나간 한 씨 문중 재물과 노비의 수가 상당했었다.
그 약조 이후 한 씨 문중은 금광 탐사 전문 문중이 됐고.
궁에서 이번에는 여기로 가라고 하면 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정선이고, 며칠 전에는 전라북도 김제라는 곳으로 노비들을 보냈습니다.”
정선에는 한반도 5대 금광으로 불리는 곳 중 하나인 화암동굴 광산이 있고.
김제도 일제 강점기만 해도 9개의 금광이 운영되는 곳이었다. 현대인의 영혼이 연산의 몸에 빙의되어 있기에 그 사실을 알고 한 씨 문중에 통보하는 거였다.
“주상께서는 무슨 근거로 이렇게 보내시는 걸까?”
이게 한 씨 문중에서는 제일 궁금한 일이기도 했다.
“주상의 명으로 전국 팔도에 저수지를 파지 않습니까?”
“그렇지. 왕실이 재원을 내놓고 백성들을 위하여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니 성군이시기는 하지.”
백성을 위해서 왕실 재물을 내놓는 왕은 거의 없었다.
조선의 왕실은 뭐 내놓을 재물도 없을 때가 많았지만 말이다.
“하여튼 팔도의 파발꾼들이 죽어나고 있답니다.”
“왜?”
한 씨 문중 수장이 되물었다.
“저수지에서 판 흙을 한양으로 올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파발꾼의 말에 실려 오는 흙들을 사금 채취 방법으로 금의 함량을 확인하여 금의 함량이 높으면 바로 한 씨 문중에 통보해서 채굴꾼들을 보내는 거였다.
“저수지도 파시고 금광도 찾으시겠다는 복안이시군.”
맞다.
연산은 그런 생각으로 저수지를 파고 있었다.
“그래도 백부님.”
젊은 청년 하나가 한 씨 문중 수장을 불렀다.
“말해 보게.”
“이번에 정선은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젊은 선비의 눈빛이 반짝였다.
“달라?”
“예, 그 지역 백성들의 소문에 의하면 동굴에서 사금이 흘러나온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이번에는 꼭 금광을 찾아야겠지.”
“예, 그렇습니다.”
“이러다가 문중의 재원이 씨가 말라, 씨가!”
성공만 하면 조선 최대 갑부가 되는 것은 일도 아니지만.
금광 개발이 어디 쉽겠는가.
하여튼 연산의 지시에 인수대비의 친정인 한 씨 문중은 제대로 갈려 나가고 있었다.
* * *
대궐 숙의 조 씨의 침소.
‘그래도 내가 공돌이 출신인데.’
조선을 개혁하겠다고 마음먹은 상태에서 제일 먼저 해야 일은 도량법을 개선하는 거다.
하지만 나는 그 일을 미루고 있다.
‘초등학교를 의무교육화한 후에.’
아이들부터 현대적 도량법을 가르치며 보급할 생각이다.
‘그런 후에!’
새롭게 개설한 시전 그러니까 시장을 통해서 도량법을 자리 잡게 할 생각이다.
‘나의 개혁은 50년짜리다.’
지금 당장 급진적인 개혁도 진행하겠지만.
결국에 나의 개혁은 조선이라는 나라의 체질 개선이다.
“주상 전하, 무슨 생각을 그리하십니까?”
숙의 조 씨가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숙의는 참으로 어여쁩니다. 하하하!”
나는 생각을 접고 숙의를 품에 안았고.
손은 나쁜 손으로 변했다.
‘숙의는 부부지정이 이런 것인지 알겠지.’
남자라고는 내가 처음이고 끝일 테니까.
하여튼 부부관계는 거칠고 자극적이어야 모두에게 좋다.
“과인이 저번에 알려준 걸 이번에 해보시겠소?”
뭘 알려줬냐고?
여자가 모르면 남자가 열심히 가르쳐야 하고.
그렇게 가르치면 쾌락이 오는 법이다.
“입으로요?”
“나도 그러리다. 하하하!”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