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05)
마운드의 빌런-105화(105/285)
마운드의 빌런 105화
7회 초.
하성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벌써 70개의 공을 던진 하성이었지만, 그는 마운드 위에서 평온해 보였다.
[선발로 전향한 첫해! 첫 경기에서 완벽한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정하성 선수가 정말 놀랍습니다.] [설마 이렇게까지 잘하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네요.]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호투다.
그도 그럴 것이 하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형편없었다.
그런데 개막전에서 이런 엄청난 호투를 펼치다니.
그 모습에 오클랜드 팬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7회가 넘어가고 있는데. 자리를 뜬 관중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아.’
야구 경기는 2시간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된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기에 경기를 보는 중간에 자리를 비우는 관중들이 많았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관중이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경기가 재밌다는 소리다.
무엇보다 7회를 진행하고 있는 현재 경기 시간은 고작 1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승부를 빠르게 결정짓고 있으니 경기 시간도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 경기가 빠른 만큼 관중들도 경기에 더 몰입하면서 볼 수 있어.’
물론 여기에는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호투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만약 펠릭스가 대량득점을 주고 있었다면 자연스레 경기 시간은 길어졌을 것이다.
어쨌든 두 투수의 엄청난 투수전은 관중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었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고 있다.’
아직 개막전에 불과하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보여주는 포스가 엄청났다.
무엇보다 크리스는 하성이 했던 말을 알고 있었다.
(몸 상태는 이미 돌아왔습니다. 그러니 마지막 경기는 필요 없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하성의 그 말을 백 퍼센트 믿지 않았다.
자신감이 넘치고 주위에서 하성은 문제없을 거라 이야기해도 크리스는 약간의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보여주는 하성의 엄청난 피칭은 대단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와아아아!!”
“미친 자식!! 7회에도 퍼펙트야!”
“정하성 네가 최고다!!”
7회에도 세 명의 타자 중 두 명을 삼진으로 잡아낸 하성의 탈삼진은 14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그의 대기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올 시즌에도 저런 활약을 펼치면…….’
크리스는 만약 올 시즌에도 하성이 저런 활약을 계속 이어가면 어떻게 될지 생각했다.
‘메이저리그에는 또 한 명의 슈퍼스타가 등장하겠군.’
하성의 이름이 전미에 울려 퍼질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태풍과 함께 말이다.
* * *
7이닝 14K 퍼펙트.
단 한 명의 주자도 루상에 내보내지 않는 하성의 피칭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7회 투구 수 80개가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하성은 100마일 이상의 공을 뿌려대고 있었다.
그 모습에 네티즌들은 열광했다.
-도대체 뭐야?
-어떻게 투구 수 80개가 넘어서도 100마일을 던질 수 있는 거야?
-마무리로 뛸 때에도 100마일 이상은 최고 구속 아니었어?
-아니 ㅋㅋ 이게 말이 돼?
-저 벌크업을 괜히 한 게 아니란 소리네.
-도대체 저런 내구력을 어떻게 만든 거야?
-오프시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임?
-이게 바로 김치파워야?
-마늘파워일 수도…….
미국 네티즌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들은 한국에서 유명한 음식들을 거론하면서까지 놀라고 있었다.
그만큼 미스테리한 활약이란 소리였다.
반면 한국에선 안티팬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7회에도 무실점이네.
-저 정도면 약빨 아니냐?
-뭐가 됐건 어차피 퍼펙트는 실패임.
-ㅇㅈ
-점수 나지 않으면 투수가 9이닝 퍼펙트해도 경기는 안 끝나죠?
-대기록 날아가게 생겼네 ㅋㅋ
-약팀에 간 본인 잘못이지.
그들은 점수가 나지 않는 어슬레틱스의 타선을 욕하면서 하성을 조롱하고 있었다.
물론 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커뮤니티 사이트는 그 일부만으로도 분위기를 흐리게 만드는 것이 충분했다.
-분탕질 오지네.
-아-! 어슬레틱스 타선 뭐하냐?
-레알 물타선이네.
-아니 오늘 킹도 잘 던지는 거야.
-ㄹㅇ. 킹도 지금까지 노히트임.
-노히트 투수가 이렇게까지 조명 못 받는 건 처음이네.
-상대가 퍼펙트라서 어쩔 수 없음 ㅋㅋ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 역시 오늘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단 1개의 볼넷을 제외하고는 한 명의 주자도 누상에 출루시키지 않고 있었다.
노히터를 기록 중인 소리였다.
만약 상대인 하성이 퍼펙트를 기록 중이 아니었다면 그의 이런 활약이 엄청난 빛을 봤을 것이다.
하지만 하성이 퍼펙트를 기록 중이기에 아무래도 묻힐 수밖에 없었다.
-퍼펙트건 뭐건 어차피 점수 안 나면 소용없다니까?
안티팬들은 기대를 가지는 팬들을 향해 저격글을 계속 올렸다.
그때였다.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가 내야를 벗어납니다!! 잭 선수 1루를 밟으면서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노히터가 드디어 깨집니다!!]2번 타자로 나온 잭이 안타를 기록했다.
[더블A에서 정하성 선수와 호흡을 맞췄던 잭 선수가 메이저에서 정하성 선수를 도와주네요!] [세 번째 타석 만에 안타를 만들어내는 잭 선수! 그리고 다음 타석에는 아놀드 선수가 들어섭니다!!]타석으로 들어서는 아놀드를 카메라가 포커싱했다.
[작년 시즌 아놀드 선수의 활약이 대단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 2할 8푼 2리의 타율에 홈런은 20개를 기록할 정도로 장타율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입니다.]작년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아놀드의 등장에 마운드로 시애틀 매리너스의 감독이 올라왔다.
경기는 잠깐 소강상태가 되었다.
[주자가 나갔지만, 아직 1점도 주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이 마운드를 올라왔네요.] [노히터나 퍼펙트를 진행하던 투수가 실점할 때는 첫 안타를 내준 뒤가 많다는 데이터가 있으니까요.] [거기에 오늘 경기는 1점 차 승부인 것도 하나의 이유겠죠?] [그렇습니다. 이미 경기는 7회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거기에 상대는 정하성이죠. 어지간해서는 그에게 점수를 뽑아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1점 차 승부가 될 것이 분명하니 에르난데스를 진정시키기 위해 올라왔을 겁니다.]교체는 없었다.
당연했다.
비록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고작 한 개다.
거기에 득점권도 아니었다.
투구 수가 많긴 했지만, 100구를 넘기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를 교체할 감독은 없었다.
[경기 재개됩니다. 과연 어떤 승부가 이어질지 기대됩니다.]구심의 외침과 함께 더그아웃에 있던 하성이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여기에서 점수를 내야 한다.’
승부처였다.
아놀드는 차분하게 에르난데스의 공을 지켜봤다.
퍽!
“볼!”
유인구는 참아내고.
딱!!
“파울!!”
자신의 공이 왔을 때 공격적으로 배트를 돌렸다.
여전히 에르난데스의 공에는 힘이 빠지지 않았다.
하나의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괜히 킹이라 부르는 게 아니었다.
1루에 있는 잭을 눈짓을 견제한 에르난데스가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그 순간.
타닷-!!
잭이 스타트를 걸었다.
‘큭!’
그것을 신경 쓰는 순간 공을 제대로 채지 못했다.
쐐애애액-!!
손을 떠난 공이 다소 떨어진 위력으로 날아들었다.
그것을 아놀드는 놓치지 않았다.
후웅-!!
매섭게 돌아간 배트가 먹이를 낚아채는 매처럼 공을 휘어 감았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 타구는!!]카메라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잡았다.
[넘어갔습니다!! 투런홈런을 터뜨리는 아놀드 선수!! 드디어 전광판의 숫자가 올라갑니다!!]아놀드의 투런홈런이 터졌다.
* * *
스코어 2 대 0.
이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6개!! 그것을 잡기 위해 디 엔드 정하성 선수가 마운드에 다시 올랐습니다!] [이야-! 이거 어쩌면 선발로 전향한 뒤에도 디 엔드다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캐스터와 해설위원의 티키타카에 방송을 보는 팬들은 열광했다.
-마무리로 디 엔드가 불가능하면 선발로 하면 되지 ㅋㅋ
-별명 바꿔야 했던 애들 어디 갔냐?
-아까 점수 못 내서 퍼펙트 안 된다고 했던 애들 다 버로우 탐?
-얘네들은 꼭 지네들 불리해지면 사라지더라.
-스캔 좀 뿌려라.
-벌크업 실패가 아니었네 ㅋㅋ
-진짜 지린다.
팬들의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하성은 8회에도 막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매리너스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첫 타자를 5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정하성 선수! 15번째 탈삼진을 기록합니다!] [투구 수도 86개로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고.
딱!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 2루수 거의 콜을 외치고 안전하게 공을 잡아냅니다! 투아웃!!] [이제 딱 90개의 투구 수를 만들어냈네요.]두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다.
남은 건 4개의 아웃 카운트.
하성은 세 번째 타자를 상대로 91번째 공을 던졌다.
“흡!!”
쐐애애액!!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1구부터 밀어친 타구가 1루 선상을 타고 흘러갔다.
안타로 빠질 수 있는 타구.
그때 거구의 잭이 몸을 날렸다.
퍽!!
[아-! 몸을 날려 잡아내는 잭 선수! 완벽한 수비입니다! 그리고 일어나서 스스로 베이스를 밟으면서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냅니다!!] [아주 좋은 수비가 나왔어요! 안타성 타구였는데, 잭 선수의 절묘한 수비가 정하성 선수의 기록을 지켜줍니다!!]하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잭을 바라봤다.
그때 다가온 잭이 하성의 가슴을 툭 치며 말했다.
“너도 긴장하고 있었냐?”
“당연하지 인마. 잡아줘서 고맙다.”
“고마우면 나중에 한턱 쏴.”
하성이 씩 웃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그를 오클랜드 팬들이 기립 박수로 맞이해 주었다.
* * *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3개.
[9회 초! 세 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정하성 선수!오클랜드 콜로세움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모든 팬이 기립해서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
그 박수는 단 한 사람.
마운드에 오른 하성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하성은 그런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첫 타자를 상대했다.
“흡!!”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삼진!! 첫 타자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정하성 선수! 16번째 탈삼진을 기록합니다!!] [마지막 공이 100마일이 찍힐 정도로 아직까지 힘이 남아 있습니다!!]9회에도 하성은 최고 구속 100마일을 뿌려대고 있었다.
정말 경이롭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활약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피칭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뻐억!!
“스트라이크!”
[스즈키 이치로와의 세 번째 대결에서 초구는 98마일의 패스트볼입니다!]딱!!
“파울!!”
[2구 88마일의 고속 슬라이더를 때렸지만 파울이 되네요.]투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하성이 3구를 뿌렸다.
“흡!!”
[3구 던졌습니다!!]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이치로는 반드시 때린다는 마음으로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매섭게 날아오던 공이 그대로 허공에 멈췄다.
‘젠……장!’
후웅!
배트가 허공을 가르고.
퍽!
공이 미트에 들어갔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아-! 여기에서 올 시즌 첫 체인지업으로 허를 찌르는 정하성 선수!] [정말 엄청난 선수입니다! 이런 순간에 체인지업을 택하는 선택을 하다뇨?]체인지 오브 페이스.
그 이름이 절로 어울리는 공이었다.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하나!]27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기 위해 하성이 마지막으로 힘을 끌어올렸다.
쐐애애액-!!
뻐억!
“스트라이크!!”
[몸쪽을 찌르는 99마일의 패스트볼!!]뻐어억!!
후웅!
“스윙! 스트라이크! 투!!”
[하이 패스트볼에 타자의 배트 헛돕니다! 구속은 100마일!!]투스트라이크를 잡은 하성이 호흡을 깊게 내뱉었다.
“후우…….”
그리고 빠른 템포로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낮은 코스를 절묘하게 파고들었다.
뻐어억!!
공이 미트에 박히고.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이 선언되었다.
[삼구삼진!! 단 9개의 공으로 9이닝을 마감하는 정하성 선수!! 올 시즌 첫 무결점 이닝과 함께 역사적인 퍼펙트게임을 달성합니다!!]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