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15)
마운드의 빌런-115화(115/285)
마운드의 빌런 115화
[정하성 선수의 시즌 여섯 번째 등판이 시작됐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3이닝 이상 무실점 경기를 펼친다면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 7위와 타이기록을 달성하게 됩니다.] [과연 오늘 또 한 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 선수를 넘어야죠. 트윈스의 1번 타자는 신이 내린 포수! 조 마우어입니다.]트윈스의 선두타자는 마우어였다.
[성공적인 FA 계약으로 고향인 미네소타에 남게 된 마우어 선수, 올 시즌에도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습니다.]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장타율이 조금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정확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이 마우어 선수를 상대로 어떤 공을 던질지, 정하성 선수 사인을 교환합니다.]사인을 교환한 하성이 자세를 잡았다.
[정하성 선수 와인드업!]두 팔을 들어 올려 와인드업에 들어간 하성이 몸을 틀면서 다리를 차올렸다.
킥킹에 이어 힘을 축적한 그의 체중이 앞으로 쏠리면서 무너지듯 스트라이드를 내디뎠다.
콰직!!
발이 단단하게 고정되는 순간.
몸을 회전시키며 모든 힘을 손끝에 집중시켜 공의 실밥을 긁었다.
“흡!!”
쐐애애액-!!
[1구 던졌습니다!!]하성의 손을 떠난 공이 존 바깥쪽을 파고들었다.
존의 보더라인에 정확히 걸치는 공이었다.
공이 보더라인을 지나려는 순간.
후웅!!
마우어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딱-!
[때렸습니다!! 결대로 밀어친 타구! 3루수 키를 넘깁니다! 안타! 첫 타석부터 안타를 만들어내는 조 마우어!] [아주 깔끔한 스윙이었습니다. 초구부터 바깥쪽 코스를 제대로 노리고 때렸어요.] [구속이 98마일이었음에도 마우어 선수의 반응이 무척이나 좋았네요.] [분명 빠른 구속이지만, 구종을 예측하고 있었다면 메이저리그의 톱클래스 타자들은 때려낼 수 있는 공입니다.]공을 돌려받은 하성은 1루에 도착한 마우어를 힐끔 바라봤다.
‘정확한 타이밍에 배트를 돌렸지만, 배트의 스윙이 느렸어. 확실히 작년보다 컨디션이 떨어진 느낌이야.’
다른 사람들은 안타를 맞은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성의 시선은 조금 달랐다.
‘구종을 예측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스윙을 시작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장타를 만들어내지 못했어. 한 마디로 컨디션이 떨어졌단 소리지.’
안타를 맞은 건 어쩔 수 없다.
그것에 대해 고민하면서 후회할 생각은 없었다.
점수를 내준 것도 아니고 고작 안타에 그렇게 연연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다음 승부에선 이번처럼 쉽진 않을 거야.’
마우어에게서 고개를 돌린 하성이 다음 타자를 바라봤다.
* * *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스탠딩 삼진! 백도어 슬라이더에 타자 꼼짝하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마우어가 2루까지 진출했지만, 결국 홈으로 불러들이진 못했네요.] [첫 타자를 출루시켰지만, 후속 타자를 잘 잡아내면서 실점하지 않는 정하성 선수!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43이닝까지 늘립니다!]매 이닝.
하성의 기록은 기록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걸 알아서인지 더그아웃 분위기는 평소보다 조용했다.
사실 그게 아니더라도 최근 경기성적이 좋지 않으니 말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 경기는 어떻게 되려나?’
하성은 말없이 그라운드를 지켜봤다.
오늘 트윈스의 선발투수인 칼 파바노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게 보였다.
‘쉽진 않을 거야.’
올해 34살인 칼 파바노.
그는 1998년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다.
최근 기량이 하락했단 평가를 받지만, 올 시즌은 시작과 동시에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베테랑의 경험은 사라지는 게 아니지.’
칼 파바노는 그것을 여실 없이 보여주었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2루수 정면! 원바운드된 공을 가볍게 잡아 1루로!]퍽!
“아웃!!”
[아웃입니다! 세 명의 타자를 공 10개로 처리한 트윈스의 에이스 칼 파바노! 쾌조의 스타트입니다!]칼 파바노는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이닝을 마감했다.
‘흠잡을 곳 없는 투구였다.’
그걸 바라본 하성은 생각했다.
‘오늘 경기도 쉽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모자를 쓰고 글러브를 챙겨 더그아웃을 나섰다.
‘더 집중하자.’
동시에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 * *
2회에도 하성의 기록은 계속됐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첫 타자를 삼구삼진으로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 [101마일의 강속구는 언제 보더라도 정말 환상적입니다.]첫 타자를 돌려세운 하성은 두 번째 타자를 상대로 5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딱!!
“파울!!”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걷어내는 델몬 영!] [거의 배트를 던지듯이 해서 공을 겨우 걷어냈습니다.] [5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치는 정하성 선수, 이번에는 어떤 공을 던질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승부구는 투수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져야 한다고 봅니다.]해설위원과 생각이 같아서일까?
[정하성 선수, 와인드업! 5구 던집니다!]“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좌타자인 디나드 스판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맞는다!’
우측에서 좌측으로 빠르게 파고드는 공의 궤적에 스판은 몸에 맞을 것을 대비했다.
공이 지척에 다가왔을 때.
몸을 움찔하며 엉덩이를 뒤로 뺐다.
하지만 공은 스판의 몸이 아닌 홈플레이트 위를 지나 그대로 미트에 꽂혔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아니, 이게 스트라이크라고요?”
“홈플레이트를 아슬아슬하게 지나왔어. 아웃이야.”
“허…….”
스판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공이 지나온 궤적을 다시 살폈다.
‘분명 맞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만큼 위력적인 공이었다.
[네 번째 탈삼진을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 하지만 스판 선수는 인정하지 못하는 듯 구심에게 항의를 하네요.] [우투수인 정하성 선수의 크로스파이어가 제대로 꽂혔습니다. 좌타자인 스판 선수의 입장에선 공이 몸으로 향한다고 착각할 정도로 아주 위력적이었어요.]크로스파이어.
투수가 던진 공이 플레이트를 가로질러 반대 손의 타자 몸쪽을 찌르는 공을 의미한다.
매우 정교한 제구와 함께 강력한 구위를 동반하고 있어야 효과적이다.
[정하성 선수가 던진 이번 공의 구속은 정확히 100마일이 찍혔습니다. 이런 공이 제대로 제구가 되면서 몸쪽으로 날아오니 스판 선수 입장에선 몸에 맞는다는 착각을 해도 이상할 게 없었죠.] [정하성 선수의 제구력과 구위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1구였네요.] [그렇습니다.]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 하성은 세 번째 타자도 가볍게 잡아냈다.
딱!!
[2구 강타! 하지만 높게 떠오른 타구! 중견수 앞으로 달려 나오며 타구 잡아냅니다! 세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가면서 44이닝 무실점으로 기록을 늘립니다!] [이제 신기록까지 단 1이닝이 남았습니다.]2회를 잡아낸 하성이 더그아웃에서 다음 이닝을 기다렸다.
* * *
[두 팀의 대결은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정하성 선수야 말할 필요도 없는 선수지만, 오늘 파바노 투수의 컨디션도 매우 좋아 보입니다.] [두 투수 모두 한 명의 타자를 출루시킨 걸 제외하고는 완벽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네요.] [정하성 선수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하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다면 정하성 선수는 45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하성은 첫 타자인 8번 제이슨 쿠벨을 상대로 4구 만에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딱!!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 2루수 거의 제자리에서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타자를 완벽하게 잡아냈습니다.]첫 번째 타자를 잡아낸 하성은 두 번째 타자인 짐 토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두 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 탑 텐 진입까지 단 하나의 아웃 카운트만 남겨둔 정하성 선수가 조 마우어를 상대합니다!하성의 시선이 타석으로 걸어오는 조 마우어에게 향했다.
[오늘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낸 마우어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타이밍이 좋았기 때문에 이번 타석에서 조심해야 합니다.] [과연 두 번째 승부는 어떻게 이어질지, 정하성 선수가 다시 마운드에 섭니다.]공을 돌려받고 피처 플레이트를 밟은 하성이 상체를 숙여 트레버와 사인을 교환했다.
‘초구 패스트볼에 반응이 괜찮았어. 이번에는 변화구로 피해서 가자.’
트레버가 고심 끝에 사인을 냈다.
하지만 하성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다시 패스트볼로 갈 거야?’
‘응.’
고개를 끄덕인 하성이 상체를 세우자 트레버가 한숨을 내쉬며 미트를 내밀었다.
‘고집 하나는 정말 최고인 녀석이야.’
그만큼 실력도 있었으니 트레버 입장에선 하성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사인 교환을 끝낸 정하성 선수, 과연 이번에는 어떤 공을 던질지!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와인드업에서 스트라이드를 내디딘 하성이 1구를 던졌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스트라이크존의 중앙을 파고들었다.
다소 낮은 공이었지만, 마우어의 배트가 이번에도 매섭게 돌았다.
딱!!
“파울!!”
[초구부터 다시 반응하는 마우어! 하지만 이번에는 안타가 아닌 파울이 됩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빠른 공이 나왔네요. 102마일에 마우어의 배트가 밀렸습니다.]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하성이 트레버와 다시 사인을 교환했다.
‘슬라이더로 갈까?’
‘이번에도 패스트볼로 가자.’
‘또?’
트레버는 의아해했다.
하지만 얼마 전 로드리고를 상대할 때가 떠오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또 그 고집이 발동된 거냐?’
하성은 독특한 고집이 있었다.
특정 대상을 상대로 패스트볼 하나로 누르려는 고집이었다.
‘언제 그 고집이 생기는지 알 수 없지만, 썩 좋은 고집은 아니야.’
명백하게 말하면 나쁜 고집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성에게 할 수 없었다.
그는 현재 팀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았다. 괜히 자존심을 꺾을 필요가 없었다.
‘결과도 좋았으니까.’
로드리고를 상대로 오직 패스트볼 하나만 던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그랬던 선례가 있기에 트레버는 말없이 그의 사인을 받아들였다.
[사인 교환을 끝낸 정하성 선수, 2구 던집니다.]“흡!!”
쐐애애액-!!
뻐억!
“볼!!”
[하이 패스트볼에 마우어 선수 배트 돌리다가 멈춥니다! 트레버가 스윙을 체크하지만, 역시 돌지 않았다는 판정입니다.] [이번에도 102마일이 찍혔습니다. 비록 볼이 되었지만, 공의 위력 하나만큼은 정말 대단합니다.]원볼 원스트라이크.
하성은 빠른 템포로 3구를 던졌다.
쐐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구심의 손이 올라갑니다! 마우어의 몸쪽을 찌르는 101마일의 빠른 공!] [3구 연속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모두 100마일 이상의 구속이 찍히면서 마우어 선수가 제대로 배트를 내밀지 못하고 있습니다.]원볼 투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하성의 4구 역시 패스트볼이었다.
쐐애액!
따악!!
“파울!!”
[이번에도 몸쪽을 찌르는 패스트볼! 구속은 102마일이 찍혔습니다!] [마우어 선수의 스윙이 계속 밀리네요.]패스트볼 일변도.
하지만 마우어의 배트 스피드는 구속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젠장……. 첫 번째 타석 때와는 전혀 달라.’
공의 위력과 구속 모두 상승했다.
커트를 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런데 계속 패스트볼만 던질 생각이냐?’
마우어의 시선이 마운드에 있는 하성에게 향했다.
‘날 얕보는 게 아니라면 이번에는 패스트볼을 던지지 못하겠지.’
만약 자신이 하성을 리드한다면 여기에서 체인지업을 요구할 것이다.
‘와라!’
배트를 쥔 마우어가 타격자세에 들어갔다.
그리고 하성이 와인드업과 함께 5구를 던졌다.
“흡!!”
쐐애애액-!!
하성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을 찔러왔다.
이번에도 빠르게 날아오는 공에 마우어가 급히 스윙을 시작했다.
하지만 체인지업이 머리에 있었기에 스윙의 속도는 이전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뻐어억-!!
후웅!!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헛스윙 삼진! 첫 타석에 안타를 쳤었던 마우어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반면에 하성의 공은.
[5구에 던진 공의 구속은 103마일! 본인의 최고 구속으로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를 잡아냅니다!]그의 베스트 구속이 찍혔다.
[조 마우어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립니다!]45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이 달성됐다.
하지만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