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19)
마운드의 빌런-119화(119/285)
마운드의 빌런 119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월터 존슨의 기록을 넘어선 정하성!] [선발 전향 첫 시즌부터 대형사고를 치다!] [정하성의 한계는 어디인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정하성! 시즌 3승도 챙기다!] [미스터 제로 정하성의 여정은 어디서 끝이 나는가?]수많은 기사가 쏟아졌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도 하성에 대한 뉴스를 비중 있게 다루었다.
특히 일본에서도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해 정하성에 대해 보도를 했다.
[한국의 정하성 선수가 메이저리그의 전설 월터 존슨의 55.2이닝 무실점 기록을 깼습니다.] [대단합니다.] [믿기 힘든 성적이네요.] [벌써 5월인데도 평균자책점이 0이에요.] [정말입니까?] [어떻게 그럴 수 있죠?]평균자책점은 올드스탯 중 하나였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에게 이해시키기 가장 쉬운 스탯이기에 언론에서는 자주 다루었다.
한국의 방송에서도 당연히 하성의 비중을 크게 다루었다.
[정하성 선수가 믿을 수 없는 성적을 기록 중입니다. 현재까지 6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56이닝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초의 4인 중 한 명이자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우완으로 불리는 월터 존슨의 기록을 넘어섰어요!] [한국에서 이런 선수가 나온 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단지 그 기록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현재까지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탈삼진 1위를 달리고 있다니! 정말 믿기지 않네요!] [거기에 평균 구속도 100마일을 찍으면서 이 역시 메이저리그 1위 기록입니다!]하성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기록들을 패널들이 줄줄이 읊었다.
그 기록들만 이야기해도 30분짜리 프로가 끝날 지경으로 거의 모든 기록에서 상위권에 위치해 있었다.
이런 성적은 당연히 미국에서도 화제였다.
[디 엔드 정하성이 최근 팬들 사이에서 뭐라 불리는지 아십니까?] [미스터 제로 혹은 퍼펙트피처라고 불린다 하더군요.] [오~ 잘 아시는군요. 그런데 최근 그를 부르는 이름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뭐죠?] [바로 레코드 콜렉터입니다. 기록을 수집한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죠.] [하하! 그거 정말 재밌는 별명이군요. 하지만 그만큼 적절한 별명도 없는 거 같습니다.] [맞습니다. 정하성 선수는 지금 역사에 도전하고 있어요. 과연 그가 어떤 기록을 수집할지 궁금합니다!]별명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그에게 집중된다는 소리였다.
이런 관심은 곧 상품 판매로 이어졌다.
“정하성 선수의 저지의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물량 요청했잖아?”
“나가는 물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요.”
“뭐?”
“팬들이 매일같이 그의 유니폼을 찾고 있어요. 게다가 인터넷 판매에서도 전미는 물론 한국과 일본에서도 그의 유니폼을 사가는 통에 물량이 부족해요.”
“허…….”
크리스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어슬레틱스의 가장 핫한 스타는 지암비였다.
그는 2000년대의 어슬레틱스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그조차도 유니폼이 이렇게 부족한 적은 없었다. 아니, 역대 그 어떤 스타도 이런 일이 없었다.
‘유니폼은 한 번 사면 더 이상 구매할 필요가 없어. 그런데도 재고가 부족하다는 건 중복 구매가 이루어진다는 건가?’
뭐가 됐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어떻게 하죠?”
“일단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독촉을 넣도록 해. 그리고 하성과 연관된 상품을 기획해서 판매하는 쪽으로 하지.”
“그걸로 괜찮을까요?”
“당장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어.”
기획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었다.
크리스의 대안은 현재 상황에서는 정답이었다.
“알겠습니다.”
“자, 바쁘게 움직이자고!”
“예!”
하성의 인기가 높아지자 구단 프런트 역시 바빠졌다.
그와 관련된 상품을 내놓고 행사도 준비했다.
마케팅은 당연히 하성이 중심이 되면서 자연스레 한국과 연관을 짓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달리고 있는 하성이지만,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한국만큼은 아니었다.
구단만큼이나 바빠진 곳은 또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정하성 선수.]“그러네요.”
전화를 받은 하성은 다소 의외의 표정을 지었다.
설마 이 사람이 직접 연락해 올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이브라힘, 잘 지내죠?”
[물론입니다. 덕분에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죠.]이브라힘.
비고르의 뉴욕 지부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었다.
또한 하성과 관련된 계약을 주도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하하, 그거 좋은 건가요?”
[몸이 좀 고되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익숙하니 괜찮습니다.]“몸은 힘들다지만, 목소리는 묘하게 업되어 있네요?”
하성은 다양한 경험을 했었다.
그렇기에 대화를 통해 상대가 어떤 상태인지 대략적이나마 알 수 있었다.
이브라힘은 한 방 먹었다는 듯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하하, 당신은 정말 20살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한국 나이로는 21살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큰 변화는 없을 거 같네요.]“그렇긴 하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바쁘신 분께서 전화하신 건 아닐 텐데요.”
[맞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본사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을 준비하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첫 번째가 성과가 좋았군요.”
[역시 눈치가 정말 빠르십니다. 이미 모든 제품이 팔렸고 지사는 물론 본사에까지 팬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비고르에서 냈던 하성의 리미티드 에디션은 이미 매진됐다.
유니폼으로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상품은 다 팔렸고 이베이에서는 웃돈을 주고 사려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혹시 이베이에서 현재 리미티드 에디션의 가격이 얼마에 형성됐는지 아십니까?]“글쎄요.”
[1만 불이 넘었습니다. 판매 가격이 200달러였으니 무려 50배가 오른 셈이죠.]리미티드 에디션이 발매되고 고작 2~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엄청난 상승 폭이었다.
그만큼 대중이 하성에게 가지는 관심은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리미티드 에디션을 추가로 발매하겠다는 거군요. 하지만 너무 이른 발매는 기존 상품의 가치를 하락시킬 텐데요.”
[물론 유니폼은 그것으로 끝입니다. 이번에는 스파이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하성은 고민에 잠겼다.
스파이크는 분명 야구를 상징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과연 얼마나 쓰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쓰이지 않는다.
스파이크는 일반 신발과 달리 딱딱하고 무엇보다 바닥에 징이 박혀 있다.
야구장이야 잔디와 흙으로 되어 있으니 미끄러지지 않을 용도인 징이 유용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선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했다.
“접근성이 떨어질 텐데요. 차라리 러닝화로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문제가 있나요?”
[아뇨. 그래도 정하성 선수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인데, 아무래도 스파이크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보통 사람들의 생각은 이러했다.
이브라힘이 대기업의 지부장이긴 했지만, 상식에 얽매여 있었다.
“야구는 이미 글로벌 스포츠입니다. 제가 거기에 뭘 더 한다고 해서 보급되거나 그러지 않아요.”
하성은 진심을 이야기했다.
비고르와는 앞으로도 다양한 일을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의도를 모른 채 이런 이야기가 오간다면, 괜한 시간 낭비가 될 뿐이었다.
“무엇보다 러닝화가 더 매출이 잘 나오지 않겠습니까?”
약간의 적막이 흘렀다.
[하하! 물론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러닝화로 준비하고 3탄도 곧 기획해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예.”
전화를 끊은 하성은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신기록을 향해 달려가니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군.”
월터 존슨이라는 빅네임을 넘어선 게 주효했다.
야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그의 이름을 넘었다는 건 엄청난 이슈가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단발성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이미 하성은 슈퍼스타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만족하지 못했다.
“일단 재산이 최소 수백억은 있어야 한다.”
하성은 전생에서 십수억 원을 연봉으로 받았었다.
하지만 은퇴 이후, 손에 남은 건 고작해야 수천만 원 수준에 불과했다.
‘고액연봉을 받을수록 세금 역시 높아진다. 은퇴 이후 수익이 끊기면 저축했던 돈의 대부분이 세금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어.’
전생에서 하성은 비FA 최고 연봉을 수령했다.
금액만 무려 7억이다.
하지만 다음 해에 하성이 낸 세금만 3억에 달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절세에 나섰지만, 고액연봉자는 금융당국에서 특별관리하기에 철저한 장부 관리를 해야 했다.
‘덕분에 세금을 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었지. 결국 FA로 대박을 내서 목돈을 손에 쥐지 않는 이상 은퇴 이후의 삶을 보장받을 수 없었어.’
수많은 선배들이 했던 이야기다.
FA로 한 번에 수십억의 돈을 받더라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만약 무분별하게 사용한다면 은퇴 이후의 삶이 무척이나 비참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FA조차 못하면서 남은 돈으로 겨우 차린 치킨집도 파리 날리기 일쑤였고.’
두 번은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현재 버는 수익이 만만치 않지만, 세금까지 생각하면 어차피 반 토막이 날 거라고 봐야 해. 거기다 노후까지 안정적으로 벌려면 내 이름값을 더 높여야 한다.”
이름값을 높이는 건 한 두 시즌 반짝하는 활약이 아니다.
“이름값을 높이기 위해선 매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해. 거기에 나아가 스타성을 보여야 한다.”
현재 팬들이 자신에게 원하는 건 분명했다.
“레코드 콜렉터.”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유치하다면 유치한 별명이었다.
하지만 하성은 이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누가 듣더라도 쉽게 알 수 있어. 무엇보다 나라는 선수를 쉽게 이미지할 수 있는 별명이다.”
무엇보다 팬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팬들이 원하는 건 내가 메이저리그 기록을 수집하는 거다.”
그 첫발은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남은 기록 중 하나, 연속이닝 무실점.
“오렐 허사이져의 59이닝이다.”
하성의 눈이 빛났다.
* * *
어슬레틱스의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딱!!
[때렸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안타를 기록하는 데이비스!!]그 중심에는 데이비스가 있었다.
[이번 안타로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데이비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전에는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최근 타격에선 스윙이 가볍습니다.]데이비스의 타격 상승은 여러 시너지를 냈다.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아놀드를 거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7회.
아놀드가 다시 타석에 들어서면서 그 효과가 여실히 드러났다.
딱-!!
[아-! 이건 큽니다!!] [넘어갔어요!]아놀드와 승부를 펼치게 되면서 그의 스윙이 다시 폭발하기 시작했다.
우측 담장을 가볍게 넘겨버리는 그의 스윙에 오클랜드 관중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하하! 속 시원하다!”
“이게 얼마 만의 홈런이냐?!”
“아놀드! 인마! 오래 기다렸다!!”
아놀드의 홈런은 그동안 답답했던 오클랜드 팬들의 묵은 체증을 단번에 내려가게 해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하성도 미소를 지었다.
‘이제 좀 승리를 올릴 수 있겠는데?’
아놀드와 데이비스.
두 사람이 살아나기 시작하면 다른 타선들도 서서히 타격감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이 모든 일의 시발점은 하성의 호투가 있었다.
에이스가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키니 선수들이 하나둘 깨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타선의 폭발로 승리를 올리는 오클랜드! 오늘 같은 타격이 이틀 뒤에 있을 정하성 선수의 등판에서도 나오길 바랍니다!!]이틀 뒤.
하성이 신기록을 수집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