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22)
마운드의 빌런-122화(122/285)
마운드의 빌런 122화
[정하선 무실점 행진이 62이닝에서 스톱되다!] [무실점 이닝은 멈췄지만, 무패행진은 계속된다! 자이언츠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2피안타 11탈삼진으로 시즌 5승을 달성!] [아쉬운 기록 중단! 하지만 이미 메이저리그 1위를 달성했다!]하성의 기록 중단 소식도 헤드라인으로 보도되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62이닝 무실점 ㅋㅋㅋ
-만화에서나 볼 법한 기록이네.
-만화에서도 이러면 욕먹음.
-ㄹㅇㅋㅋ
-그동안 고생했다.
-한국인이 메이저리그 1위 실화냐?!
-선발로 전향한 게 정답이었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실점 이후가 더 멋지지 않았음?
-흔들리질 않더라.
-멘탈이 쩌는 듯.
하성의 기록을 순수하게 축하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ㅋㅋㅋ 기록 깨졌죠?
-이제 거품 꺼지겠네.
-어떻게 루키한테 3루타를 얻어맞냐 ㅋㅋ
-경기 안 봤냐? 실책성 플레이였잖아.
-어쨌든 기록은 3루타죠?
-하…… 초딩이냐?
-대기록 뒤에는 뭐다? 나락밖에 없다~
-이제 정거품 얻어맞는 건 볼 수 있겠네.
여전히 남은 안티들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동안 실점조차 하지 않는 하성을 까고 싶었던 그들에게 기록 중단은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렇기에 때를 놓치지 않고 엄청난 부정적인 의견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들의 희망은 하성의 호투와 함께 산산이 부서졌다.
* * *
시즌 11번째 경기.
[정하성 선수, 투구 수를 보아 아무래도 이번 이닝이 마지막 이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탈삼진을 9개를 잡아내면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하성이 타자들을 상대로 마지막 힘을 쏟아냈다.
“흡!!”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투구 수가 80개를 넘어섰지만, 하성의 공은 여전히 90마일 후반을 찍고 있었다.
[정하성 선수는 투구 수가 늘어나도 구속이 잘 떨어지지 않네요.] [내구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작년만 하더라도 30개 전후로 던지면 구속이 떨어졌었거든요?] [확실히 데이터로 보면 그렇네요. 그런데 어떻게 더 빠른 공을 던지면서 많은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걸까요?] [아마 벌크업과 연관이 있겠죠. 단순히 근육을 늘린 것이 아니라 내구력도 단련했다 봐야 할 거 같습니다.] [파워와 내구력을 동시에 높였다는 거군요?] [그렇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만…… 그런 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의문입니다.]하성은 2구에 커터를 던지며 타자의 배트를 유도해 냈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빗맞은 타구! 2루수 잡아 1루로!]퍽!
“아웃!!”
[아웃입니다!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공 2개로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 [선발로 전향하면서 커터의 비중이 줄었지만,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내기에는 가장 적합한 공입니다.]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 하성은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7구! 몸쪽을 찌르는 패스트볼에 타자 꼼짝도 못 합니다! 구속은 100마일!] [결정구를 던질 때는 확실히 구속이 확 오르네요.]하성의 체력안배를 통해 승부구를 던질 때 구속을 끌어올렸다.
이런 노련함은 신인에게서 보기 쉬운 게 아니었다.
‘보면 볼수록 베테랑을 보는 거 같아.’
그렇기에 크리스 단장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때 캐서린이 그에게 다가왔다.
“단장님, 구장 쪽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긴 거 같아요.”
“문제?”
“네. 코리안데이에 맞춰 정하성 선수에게 전달될 상패의 제작이 늦춰지고 있어요.”
“하아…… 당장 전화 연결해.”
“알겠습니다.”
크리스는 하성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었다.
그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을 기념해 상패를 제작하여 건네는 행사였다.
이는 단순히 의미를 떠나 마케팅적으로 대단히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오클랜드 지역주민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인들 역시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수단 말이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떠나는 크리스의 등 뒤로 심판의 우렁찬 외침이 들려왔다.
* * *
시즌 6승.
하성의 승리 페이스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는 어슬레틱스 타선이 살아나고 있다는 뜻과 같았다.
‘애들이 이제 잘 때리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타격이 엉망이었지만, 최근에는 타선이 살아나고 있었다.
‘그 시작은 데이비스였지.’
데이비스가 살아나자 앞에 있던 아놀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잭도 살아나면서 중심타선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런 시너지는 곧 타선 전체에 퍼지면서 현재는 웬만한 팀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타격을 뽐내고 있었다.
‘언제 또 밀릴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승수를 쌓는 데 도움이 되겠어.’
승리는 일종의 보상 같은 개념이었다.
‘못 얻어도 큰 문제는 없지만, 얻으면 또 기분이 좋아지지.’
하성이 기분 좋게 훈련을 끝내고 클럽하우스로 향할 때였다.
“아! 정하성 선수.”
맞은편에서 오던 캐서린이 그를 불러세웠다.
“예?”
“이번 코리안데이에 대해 상의할 게 있는데. 잠깐 사무실로 오실 수 있을까요?”
“알겠습니다.”
하성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따랐다.
‘코리안데이라……. 설마 다저스가 아니라 어슬레틱스에서 이런 행사가 열릴 줄은 몰랐는데.’
코리안데이를 최초로 시작한 곳은 LA다저스다.
다저스는 과거부터 한국인 선수와 인연을 맺었고 거기에 LA에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산다는 특수성이 있었다.
그렇기에 다저스에서 코리안데이를 개최하는 건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어슬레틱스는?
오클랜드에는 한국 교민이 그리 많이 살지 않았다.
그렇다고 관광객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달라지고 있지.’
이런 오클랜드에 한국인들이 찾기 시작한 건 작년 여름부터였다.
하성의 활약이 커지면서 점점 관광객이 하나둘 오클랜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올해 선발로 전향하면서 작년보다 3배가 늘어난 관광객이 오클랜드를 찾았다.
‘여길 찾은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는 어슬레틱스의 경기를 보러 오는 것이고.’
관광객이 오클랜드를 찾는 건 한 가지 이유였다.
바로 하성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 팬들은 당연하게도 홈구장을 찾았고 이 같은 이유로 어슬레틱스는 한국이란 시장을 위한 특별이벤트를 준비했다.
“그쪽에 앉으세요.”
“예.”
하성이 자리에 앉자 캐서린이 준비했던 서류를 내밀었다.
“이번 코리안데이의 행사 순서예요. 아무래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여는 행사다 보니 정하성 선수가 좀 바쁘게 움직이셔야 해요.”
종이에 적힌 행사들은 체계적이었다.
그리고 캐서린의 말대로 하성이 바쁘게 움직일 필요가 있는 스케줄이었다.
“혹시 선발 루틴에 문제가 있다면 스케줄 조정도 가능하니 말씀해 주세요.”
구단에서는 하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팀의 에이스인 하성을 충분히 대우하는 모습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도전하고 있는 그를 홀대하는 팀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테니 말이다.
“괜찮네요. 루틴에는 큰 문제 없을 겁니다.”
“다행이네요. 그럼 이대로 진행할까요?”
“예. 이야기는 끝났나요?”
“네. 참, 여기 있는 게 이번에 수여될 상패예요.”
“오호.”
캐서린이 뒤의 진열장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다양한 트로피와 함께 하성의 신기록 달성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패가 있었다.
“정하성 선수의 투구 폼을 본떠서 만들었어요. 마음에 드시나요?”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은색으로 된 상패에는 하성이 투구하는 다이나믹한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오직 자신의 기록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패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 *
코리안데이는 하성의 시즌 13번째 등판에 맞춰 이루어졌다.
[오늘 오클랜드에는 수많은 한국 교민들과 관광객들이 모여들었습니다.]코리안데이를 취재하기 위해 한국 방송국에서 다수의 인력을 보내 취재했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오클랜드 코리안데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여보! 시작했어요!”
“그래?”
주말이었기에 하성의 부모님도 집에서 같이 TV를 시청하면서 오클랜드 코리안데이를 즐겼다.
“저기 저기 봐봐! 우리 하성이 이름이 적혀 있네.”
“그러게요! 정말 많은 분들이 하성이를 응원해 주시네요.”
“참 고마운 분들이야.”
부모님은 하성을 응원해주는 팬들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때 화면이 사인을 해주는 하성의 모습이 잡혔다.
“아들이다!”
“아들!”
[여기에서는 정하성 선수가 팬들을 위한 사인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정하성 선수는 피곤한 기색 없이 팬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네요.]카메라에 잡힌 하성은 최선을 다해 팬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아버지는 뿌듯함을 느꼈다.
“잘한다! 우리 아들! 팬들을 위해서 힘들어도 힘내라!”
그 장면을 보는 건 아버지만이 아니었다.
다수의 한국 팬들이 그런 장면을 보며 감탄했다.
-정하성 팬서비스 지리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도 웃으면서 대응하네.
-욕하던 게비오 선수들하고 비교된다 ㅋ
-그러게 말이야.
-선발인데 저러는 건 좀 아니지 않냐?
-본인 컨디션 관리는 알아서 하겠지.
-ㅇㅇ 본인이 수락했을 듯.
-결과는 경기하면 알 거임.
-그나저나 정하성 신발 본 사람?
-응?
-뭔데?
-비고르 제품인 거 같은데 디자인 개이쁘다.
누군가의 한마디와 함께 캡처가 올라왔다.
거기에는 붉은색과 검은색이 조화를 이룬 러닝화를 신은 하성이 찍혀 있었다.
-오~ 디자인 이쁜데?
-무슨 제품이지?
-아는 사람 없음?
-이거 또 리미티드 에디션 아니야?
-비고르 제품이면 가능성 있지.
-에이~ 그래도 러닝화를 한정판으로 내놨으려고.
-ㅇㅈ 야구용품도 아닌데.
-거기다 유니폼 판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내냐?
-만약 맞으면 안 살 거임?
-사야지.
-나도.
-필구각이다.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신발을 신은 하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코리안데이를 즐기고 있었다.
* * *
팬서비스를 끝낸 하성은 경기 준비에 들어갔다.
인터넷에서의 걱정과는 달리 하성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컨디션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 경기도 완벽하겠군.’
평소와 똑같다는 건 중요했다.
일관성 있는 컨디션을 유지해야 경기에서도 좋은 투구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가볼까.’
준비를 끝낸 하성이 클럽하우스를 떠나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더그아웃에 도착한 하성에게 홈팀 관중석에 앉아 있던 팬들이 함성을 보냈다.
평소와 같았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
“하성이다!”
“정하성 선수!!”
“오늘도 잘 던지세요!”
“당신 경기 보러 일부러 오클랜드까지 왔어요!!”
평소에는 영어가 대부분이었다면 오늘은 한국어가 더 많이 들렸다.
‘한국에 온 거 같네.’
마치 한국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을 받고 있을 때 하성의 눈에 트레버가 뭔가를 먹고 있는 게 보였다.
“트레버 뭐 먹어?”
“응? 한국 팬이 준 과자. 이거 맛있는데?”
그러면서 내민 것은 한국의 달콤한 과자였다.
문득 예전에 다저스의 어떤 선수가 먹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그때 캐서린이 그를 불렀다.
“정하성 선수, 상패 수여식을 할게요.”
고개를 끄덕인 하성이 그라운드로 올라갔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던 카메라가 그를 잡으면서 전광판에 하성의 모습이 비쳤다.
“와아아아!”
“정하성!!”
팬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상패 수여식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 장면은 한국에도 그대로 전달되며 그의 신기록을 축하했다.
* * *
하성은 코리안데이에서의 등판도 승리로 마무리했다.
[정하성 선수가 오클랜드에서 열린 코리안데이에서 8이닝 1실점 14탈삼진을 잡아내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시즌 7승을 올린 정하성!] [정하성의 한계는 끝이 없다!] [미국 현지에서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정하성이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 줄을 이어!]그리고 어느덧 올스타 시즌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