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29)
마운드의 빌런-129화(129/285)
마운드의 빌런 129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의 알버트 푸홀스는 넘사벽의 포스를 자랑하던 타자다.
그런 푸홀스이기에 쉬운 대결이 될 거 같지 않았다.
‘위험한 타자란 말이지.’
하성은 푸홀스와 올 시즌 한차례 대결을 펼쳤다.
그 대결에서 2루타를 허용하는 등, 하성에게 나름 강한 모습을 보였던 푸홀스였다.
‘하지만 오늘은 맞을 거 같지가 않아.’
그런 날이 있다.
무언가 몸의 컨디션이 매우 좋은 날이 말이다.
‘퍼펙트게임을 할 때 딱 이런 느낌이었지.’
개막전에서 뛸 때와 같은 몸 상태였다.
근육 하나하나는 물론이거니와 신경까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거 같았다.
이런 상태에서 던지는 공에 자신감이 없을 수 없었다.
‘바깥쪽 낮은 코스.’
마우어가 코스를 보냈다.
‘이걸 원하지?’
그리고 뒤이어 구종을 결정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우어가 좋은 포수라는 게 느껴졌다.
확실히 자신이 원하는 걸 알고 있었다.
하성이 상체를 세우고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정하성 선수 와인드업!]몸을 비틀며 킥킹을 한 그가 스트라이드와 함께 1구를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푸홀스는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후웅-!!
푸홀스의 배트는 모든 걸 쪼개버릴 것 같은 묵직함과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하성의 공은 엄청난 무브먼트를 보여주었다.
휘릭!!
마치 살아 있는 뱀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푸홀스의 배트를 피해 미트로 들어갔다.
뻐어억-!
후웅!
“스윙! 스트라이크!”
[초구 헛스윙합니다! 구속은 103마일! 확실히 몸이 풀린 듯 최고구속의 공을 연달아 던지네요!] [구속도 구속이지만, 공의 무브먼트가 장난 아닙니다. 타자들의 스윙 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건들지조차 못하고 있어요!] [완벽, 그 자체의 피칭입니다!]중계화면에 하성이 던졌던 공들이 모두 표시되었다.
사람들도 하나 둘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
하성이 오직 포심 패스트볼 하나만을 던지면서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상대하고 있다는 걸 말이다.
[정하성 선수, 사인을 교환하고 2구 던집니다.]“흡!!”
쐐애액-!!
하성의 손을 떠난 공이 스트라이크존의 낮은 곳을 찔렀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투!!”
[환상적인 공을 던지는 정하성 선수! 투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냅니다!] [매 타자를 상대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가니 타자들의 머리는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선택지가 많아졌네요!]해설진들의 예상과 달리 푸홀스의 머리는 복잡하지 않았다.
‘재밌는 녀석이야. 올스타전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경기에서 저런 배짱을 보이다니 말이야.’
푸홀스는 타석에 들어서면서 하성을 노려봤다.
‘2년 차라는 게 믿기지 않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배짱과 실력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프라이드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던질 공은 하나밖에 없다.’
푸홀스는 하성의 생각을 읽고 있었다.
‘올스타전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거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결정구도 패스트볼로 올 거다.’
하성의 생각을 읽은 푸홀스가 타격자세를 취했다.
그사이 사인을 교환한 하성이 상체를 세우고 푸홀스를 바라보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너도 알고 있으니.’
와인드업과 함께 킥킹을 한 하성이 모든 힘을 끌어올렸다.
‘때려봐!’
콰직!
스트라이드와 함께 몸을 회전해 모든 힘을 손끝으로 이동시켰다.
그렇게 모인 힘을 있는 힘껏 폭발시켰다.
“흡!!”
쐐애애액-!!
기합과 함께 던진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푸홀스의 예상대로 하성의 손을 떠난 공은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걸렸……!’
푸홀스가 스윙에 시동을 걸며 배트를 돌렸다.
이번에야말로 담장을 넘겨버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스윙이었다.
하지만 하성의 공이 한 수 위였다.
뻐어억-!!
후웅!!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삼구삼진! 세 타자 연속 삼구삼진을 기록하는 정하성 선수!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들을 상대로 무결점이닝을 만들어냅니다!] [아-! 이게 무슨 일입니까?! 내셔널리그 최고의 타자들 세 명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어요!] [믿을 수 없습니다!!]해설진들이 발칵 뒤집혔다.
올스타전에서 무결점이닝을 만들어내다니?
놀라운 건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던진 9구째의 구속은…….]화면에 구속의 숫자가 찍혔다.
[무려 104마일! 167㎞의 믿을 수 없는 구속이었습니다! 본인의 최고구속을 갱신하는 정하성 선수!!]확실한 임팩트를 남긴 하성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 * *
[정하성 선수가 104마일의 최고구속을 기록했습니다.] [올스타전에 출전한 정하성 선수가 또 한 번 사고를 쳤습니다!] [내셔널리그 최고의 타자들을 상대로 무결점이닝을 기록한 정하성!] [104마일의 사나이 정하성, 올스타전 MVP에 선정!]이번 올스타전의 스타는 하성이었다.
104마일이라는 엄청난 구속과 함께 무결점이닝을 만들어냈으니 그 임팩트는 대단했다.
하성의 MVP 수상은 당연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대중에게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선발이던 애가 104마일을 찍네.
-쟤 도대체 뭐야?
-정하성이 대단한지는 알았는데. 메이저리그 톱클래스 타자들이 꼼짝도 못 해?
-어떻게 저럴 수 있는 거야?
-삼구삼진? 그것도 세 타자 모두?
-이거 만화 아니냐?
-아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
-미쳤다 진짜 ㅋㅋ
이런 관심은 곧 상품의 판매로 직결되었다.
비고르의 전 세계 매장에는 하성의 한정판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다.
사이트는 마비되었고 문의전화는 끊기지 않아 고객센터로 연결되는 게 힘들 정도였다.
거기에 기름을 붓는 일이 또 터졌다.
[정하성 비고르와 콜라보레이션 했던 한정판 유니폼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중고거래사이트인 이베이에서 삼만달러에 판매된 정하성×비고르 한정 유니폼!] [정하성의 가치만큼 폭등하는 정하성과 관련된 상품들!]비고르와 콜라보레이션 한 상품의 가치가 올라갔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후 제품들에도 관심이 몰리기 시작했다.
즉, 정하성이란 네임이 하나의 브랜드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소리였다.
“아주 좋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었다.
올스타전에서의 활약으로 인해 선수이자 모델로서의 가치가 확실히 올라갔다.
“이제 후반기가 시작된다.”
전반기의 성적은 완벽했다.
그리고 가장 큰 이벤트인 올스타전까지.
모든 게 완벽한 시즌이었다.
이제 후반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다면 모든 게 완벽한 시즌이 된다.
“마지막까지 정신 차리자.”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후반기를 준비했다.
* * *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어슬레틱스의 질주가 시작됐다.
딱-!!
[아놀드 3구를 강타! 좌중간을 가릅니다! 2루 주자 3루 돌아 홈으로!! 홈인! 달아나는 점수를 올리는 어슬레틱스!]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타격이 불을 뿜고 있습니다!]올스타전이 끝난 직후부터 어슬레틱스의 타자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타자들의 상승세는 당연하게도 팀의 연승으로 이어졌다.
[어슬레틱스 후반기 2연승을 달리다!] [2경기에서 평균득점 7점을 올리고 있는 어슬레틱스!] [살아나고 있는 타선! 후반기 돌풍을 일으킬 것인가?!]언론들은 어슬레틱스의 활약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이런 관심은 하성의 힘이 컸다.
‘올스타전에서 하성이 대단한 활약을 해준 덕분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언론은 지금 어슬렉티스의 활약보다는 다음 경기에 나올 하성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런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티켓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후반기 경기티켓의 판매가 시작되면서 팬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이미 7월의 티켓은 모두 매진되었다.
8월에도 하성이 등판예정인 경기의 티켓은 매진되면서 올 시즌 구단의 매출이 크게 상승할게 예상됐다.
‘유니폼 판매량은 물론이거니와 정하성은 실력은 물론 엄청난 스타성도 가지고 있어.’
모든 관심이 하성에게 집중되고 있는 상황.
그리고 하성은 홈인 오클랜드 콜로세움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를 맞이해 선발에 나섰다.
[전국의 야구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충격적인 104마일의 투구와 내셔널리그 톱타자들을 무결점 이닝으로 돌려세우며 MVP를 차지한 정하성 선수의 후반기 첫 등판이 시작됩니다!] [현장에서 직접 봤는데, 정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이었습니다.] [그런 엄청난 장면을 만들어낸 정하성 선수이기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카메라가 오클랜드 콜로세움을 비추었다.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자리가 가득 채워진 오클랜드 콜로세움! 이 많은 사람들이 정하성 선수를 보기 위해 찾아왔습니다!]그리고 카메라의 앵글이 바뀌며 하성을 잡았다.
[생애 첫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정하성 선수!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한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인 정하성 선수의 후반기 첫 등판이 시작됩니다!]* * *
압도적이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오늘 경기 10번째 탈삼진을 잡아내면서 5회를 마무리하는 정하성!] [101마일의 강속구는 언제 보더라도 정말 환상적이네요!] [오늘 경기에서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정하성 선수! 승리투구 요건을 갖춥니다!]오늘 경기에선 승부의 추가 일찍 기울었다.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어슬레틱스 타선은 6점이란 점수를 내면서 5회가 끝난 현재 스코어는 6 대 0을 달리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올린다면 정하성 선수는 메이저리그 첫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게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사실 투구내용만 본다면 일찌감치 10승을 기록했어야 했는데. 팀의 타선이 도와주지 않아 이제야 기록하게 되네요.]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었지만 하성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6회 말, 마운드에 오른 정하성 선수가 투구를 이어갑니다.]투구수는 아직 83개밖에 되지 않은 상황.
하성은 첫 타자를 가볍게 공 2개를 던져 중견수 뜬공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 타자를 상대로는 5구 만에 삼진을 잡아내며 두 개의 아웃 카운트를 기록했다.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정하성, 두 번째 타자를 상대합니다.]“흡!!”
쐐애애액-!
뻐억!
“스트라이크!”
딱!!
“파울!!”
[2구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겨우 걷어냅니다! 투스트라이크!]뻐억!
“볼!!”
[3구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타자의 배트가 움직이지 않습니다.]세 개의 공을 던진 하성의 투구수가 90개가 넘어갔다.
[투스트라이크 원볼의 상황에서 정하성 선수가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와인드업을 한 하성이 킥킹과 스트라이드를 이어가며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몸쪽을 찌르는 빠른 공에 타자의 배트가 돌아갔다.
뻐어억-!
후웅!!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헛스윙 삼진!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공 3개로 처리하는 정하성 선수!]자신의 임무를 끝낸 하성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런 하성에게 관중들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단 6이닝이지만,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인 정하성 선수에게 커튼콜이 이어집니다!]이날 어슬레틱스는 8 대 1로 승리했다.
하성은 커리어 첫 시즌 10승을 올렸고 어슬레틱스는 1위인 텍사스 레인저스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의 막이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