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30)
마운드의 빌런-130화(130/285)
마운드의 빌런 130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질주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후반기 접어들어 벌써 7연승을 달리면서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어요.] [마치 2002년 20연승을 했던 어슬레틱스를 보는 느낌입니다.]메이저리그 팀 최다 연승 기록은 뉴욕 자이언츠가 1916년 세운 26연승이었다.
그 외의 기록들도 대부분 1900년대 초반 혹은 1800년대에 만들어진 기록들이었다.
가장 가까운 기록이 1935년에 시카고 컵스가 세운 21연승이니 얼마나 오래된 기록인지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2002년 스몰마켓인 어슬레틱스가 이 부문 4위 기록인 20연승에 성공하자 메이저리그는 충격에 빠졌다.
얼마나 큰 화제가 되었는지 할리우드에서는 영화까지 만들 정도였다.
그런 기록과 비슷한 행보를 최근 어슬레틱스가 보여주고 있었다.
[팀의 타선을 이끄는 건 3번 타자인 아놀드입니다.] [타율은 2할 8푼 3리로 조금 떨어지지만, 홈런이 23개에 장타율이 0.541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장타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타격 능력은 잭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 0.331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타선에서 힘을 내고 있는 건 잭과 아놀드였다.
두 타자의 활약으로 다른 타자들 역시 점점 시너지를 내면서 타선 전체가 살아나는 효과를 냈다.
[마운드는 역시 이 선수가 든든히 지키고 있습니다.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인 정하성 선수입니다.] [올스타전에서 충격적인 투구로 MVP를 수상한 정하성 선수, 후반기에도 질주를 멈추지 않네요.]하성의 활약에 패널들이 감탄을 터트렸다.
그 뒤로 투수진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들을 소개하면서 어슬레틱스의 기록을 다시 주목했다.
[과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7연승을 넘어 어디까지 달려갈 수 있을지, 다시 2002년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지! 후반기를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활약은 서부지구의 판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딱-!!
[때렸습니다! 아놀드의 쓰리런이 터집니다!!] [패스트볼이 올 것을 정확히 예상하고 그대로 배트를 돌렸어요! 정말 멋진 스윙이었습니다!]아놀드의 활약은 불이 붙어갔다.
그의 홈런은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어느덧 25개를 넘어 30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포텐이 터져버렸네.’
많은 이들이 놀라는 아놀드의 활약이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하성만은 그의 활약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미래에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타자가 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이른 거 같긴 하지만, 그건 메이저리그의 콜업이 빨라서겠지?’
이유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어쨌든 아놀드가 살아나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게 중요했다.
‘나에게는 무조건 개이득이지.’
현재 자신의 스탯에서 부족한 건 승리였다.
다른 스탯은 모두 리그 정상급이었지만, 승리만큼은 아직 10승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승리가 연봉에는 큰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그래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올릴 수 있으면 좋은 게 승리였다.
그렇기에 타선의 부활은 반길 일이었다.
‘오늘 경기는 이기겠네.’
이번 쓰리런이 쐐기 포에 가까웠다. 웬만해서는 뒤집힐 가능성은 적었다.
어느덧 어슬레틱스가 8연승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내일 경기에서 내가 에인절스를 누르면 우리가 2위로 올라서겠군.’
이번 시리즈의 대결인 에인절스는 현재 서부지구의 2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내일 경기까지 이긴다면 에인절스를 제치고 어슬레틱스가 2위에 오를 수 있는 상황.
‘상대는…….’
하성의 시선이 에인절스의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때마침 이쪽을 보고 있는 장신의 선수가 보였다.
‘제러드 위버인가.’
에이스들의 대결이 결정됐다.
* * *
06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제러드 위버는 아마추어 시절에는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선수였다.
드래프트를 앞두고는 스캇 보라스가 계약금으로 10M은 받아야 한다고 말해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을 정도다.
우여곡절 끝에 에인절스와 계약했지만, 그는 포텐셜을 터트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제러드 위버는 에이스의 자리에 올라왔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탈삼진을 잡아내고 있는 건 정하성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 뒤를 제러드 위버가 달리고 있죠.] [사실 정하성 선수가 규격 외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렇지 제러드 위버의 성적도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 시즌 확실하게 에인절스의 에이스로 등극했다 봐야겠죠.] [맞습니다.]제러드 위버가 마운드에 올라 어슬레틱스의 타선을 상대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타순은 이전과 동일합니다. 2루수 마크 엘리스가 타석에 들어섭니다.]경기가 시작됐다.
팀의 9연승이자 하성의 후반기 두 번째 등판이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거기에 상대는 에인절스의 에이스인 제러드 위버였다.
쉬운 경기가 되진 않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제러드 위버가 3회 초도 무실점 피칭으로 이닝을 마감합니다!] [이걸로 탈삼진 6개를 기록하게 되네요.]제러드 위버의 투구는 무시무시했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어슬레틱스 타선을 번번이 돌려세우며 탈삼진 6개를 기록했다.
분명 이 정도 기록이면 승리투수가 되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오늘 상대는 하성이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삼진!! 정하성 선수 오늘 경기 7번째 탈삼진을 잡아내며 3회 말 역시 무실점을 이어갑니다!] [두 투수의 탈삼진 수확이 엄청납니다!] [단 1개 차이로 따라붙는 제러드 위버가 대단하단 생각이 드네요.]하성도 3이닝 무실점 7탈삼진을 잡아내고 있었다.
[원래라면 이런 성적에 놀랄 법도 하지만, 정하성 선수이기에 당연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렇습니다.] [정하성 선수는 매 경기 두 자릿수 이상의 탈삼진을 잡아내 줘야죠.]해설진들의 멘트에 야구팬들은 즉각 인터넷에 반응을 올렸다.
-어이없네 ㅋㅋ
-3이닝 7탈삼진이 당연한 거래.
-아무리 그래도 너무한 거 아니냐?
-너무하긴.
-하성이니까, 이 정도 성적은 당연하지.
-ㅇㅈ.
-10개 이하로 잡으면 몸에 이상이 생긴 거라는 의심해 봐야 함.
-엌ㅋㅋㅋㅋ
이제는 당연한 게 되어버린 하성의 활약이었다.
[에이스 간의 대결! 고통받는 건 두 팀의 타선입니다!] [아~ 정말 이런 투수들을 상대하면 타자들 입장에선 죽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현역이었으면 정말 타석에 서기 싫었을 거 같습니다.] [과연 이 0의 균형이 어디서 깨질 것인지! 4회 초 어슬레틱스의 공격이 계속됩니다!]* * *
퍽!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삼진입니다! 오늘 경기 15개의 아웃 카운트 중 10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제러드 위버!]위버가 삼진을 잡아내면.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103마일의 광속구가 미트에 꽂힙니다! 타자 꼼짝도 하지 못합니다! 정하성 선수 오늘 경기 12번째 탈삼진을 기록합니다!!]하성 역시 삼진을 잡아냈다.
5회가 끝난 시점에서 두 투수의 탈삼진 합계는 22개를 넘어가고 있었다.
‘1점 차 승부다.’
‘1점 차군.’
이런 경기 양상을 보면서 두 팀의 감독은 확신했다.
오늘 경기에선 1점 차 승부가 될 것임을 말이다.
‘변수를 만들어야 한다.’
어떤 변수를 만들어야 할까?
토니는 고민하면서 더그아웃을 살폈다.
그러다 한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체격이 나쁘지 않은 그는 백업포수 중 한 명인 브랜드 젠트리였다.
‘3루 수비도 어느 정도 했었지.’
백업포수이기는 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3루 수비도 소화했었던 브랜드였다.
‘최근 케빈의 방망이는 좋지 않아. 한 명이라도 나간다면 변수를 만들 수 있다.’
결정을 내린 토니가 경기를 지켜봤다.
그런 토니의 모습을 확인한 하성은 그의 생각을 읽었다.
‘아무래도 대타를 쓸 생각인가 보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기존의 타선을 믿고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오늘 경기는 이기는 게 우선인 경기니까.’
텍사스를 누르고 지구 1위까지 내달리기 위해서는 이길 수 있는 경기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길 수 있는 경기란 하성이 등판한 경기를 의미한다.
‘내보낼 선수는 브랜드인가.’
확실히 브랜드라면 가능성이 있었다.
‘연습배팅에서는 나쁘지 않은 스윙을 보여준단 말이지.’
그때였다.
딱-!!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스위니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것을 확인한 토니 감독이 고개를 돌렸다.
“브랜드, 네가 대타로 나간다.”
“네…… 네!”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브랜드를 보며 하성은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긴장했잖아. 기대하긴 어렵겠는데.’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런 상태라면 그 가능성을 충분히 내보일 수 없다.
‘나도 오늘 경기는 이기고 싶은데.’
이길 수 있을 때 승수를 올리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선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럴 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하성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기억들 중 쓸만한 것들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타자의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공부를 했었다.
무엇보다 실전 경험에서 타격코치들이 그들에게 해주었던 조언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여러 정보들이 머리를 떠다녔다.
그중 괜찮은 조언이 떠올랐다.
“하아…….”
때마침 헬멧을 가지러 자신의 뒤로 다가온 브랜드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헤이, 브랜드.”
“어?”
“그렇게 긴장되면 그냥 공 하나만 노려.”
“어떻게 그래? 제러드의 브레이킹볼은 패스트볼만큼이나 위력 있는데.”
“그래. 모두 위력적이지. 그럼 그 모든 공을 노린다고 다 때릴 수 있어?”
“그건…….”
“때로는 단순하게 생각해. 그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으니까.”
자신의 말을 끝낸 하성이 다시 벤치에 앉았다.
그 모습을 보던 브랜드는 그가 했던 말을 곱씹었다.
“브랜드!”
“아, 예!”
다급히 헬멧을 쓰고 타석으로 걸어가는 브랜드의 모습을 보며 하성은 생각했다.
‘누구나 아는 조언이지만, 막상 기회를 얻게 될 때는 머리가 하얗게 된다.’
그 조언을 어떻게 소화해 낼지는 자신도 알 수 없다.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한다면 결국 여기까지인 거지.’
타석에 들어선 브랜드가 어떤 활약을 할지 하성은 유심히 바라봤다.
* * *
브랜드의 올 시즌 성적이 나왔다.
[독특한 것은 4번의 안타를 모두 패스트볼을 상대로 만들어냈네요.] [즉, 빠른 공에 강점이 있는 선수란 소리군요.] [그렇습니다.]브랜드는 빠른 공에 강점이 있는 투수였다.
[제러드는 패스트볼도 강력하지만, 브레이킹볼의 위력이 더 좋은 선수 아닙니까?] [그렇습니다만, 올 시즌 제러드의 포심 평균구속은 90마일 초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본인도 포심에 자신이 붙었는지, 자주 애용하고요.] [즉, 브랜드 선수가 그 포심을 노린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군요.] [그렇습니다. 대타이기에 제러드에게는 브랜드의 데이터가 적을 테니, 가능성은 충분합니다.]해설진의 예상과 달리 제러드는 브레이킹볼을 두 차례 던지며 볼카운트를 잡아냈다.
후웅-!
퍽!
“스윙! 스트라이크 투!!”
[아-! 2구 연속 헛스윙입니다! 크게 변화하는 브레이킹볼에 연속해서 헛스윙하는 브랜드 타자!]궁지에 몰린 브랜드를 보며 토니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역시 안 되나?’
토니 감독이 실망하고 있을 때, 브랜드 역시 자신의 실력에 실망하고 있었다.
‘건들 수조차 없다.’
공을 건들지도 못하는 자신의 실력에 비참함을 느꼈다.
그때 벤치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하성이 눈에 들어왔다.
(공 하나만 노려봐.)
그가 했던 말이 머리를 맴돌았다.
‘어차피 당할 거라면……!’
팀 내 최고인 하성의 말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다시 타석에 선 브랜드가 자세를 취했다.
[투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제러드 위버, 3구 던집니다!]“흡!”
쐐애애액-!
몸쪽을 파고드는 공에 브랜드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오직 하나만!’
후웅!!
매섭게 돌아간 배트가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공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