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41)
마운드의 빌런-141화(141/285)
마운드의 빌런 141화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경기.
뉴욕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어슬레틱스의 1회 초는 별다른 공격 없이 끝났다.
[양키스의 에이스 사바시아의 훌륭한 투구에 어슬레틱스의 타선이 침묵하네요.]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을 게 확실시되는 사바시아 선수이기에 오늘 경기도 투수전이 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카메라가 마운드에 오른 하성을 비추었다.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인 정하성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습니다!]하성의 등장에 양키 스타디움이 들썩였다.
그의 인기는 이제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다.
전국구 스타를 넘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는 투수전이 되겠네.”
“그러겠지.”
“우리 구단주는 뭐 하는지 모르겠어? 저런 녀석이나 데려오지.”
“FA 되면 양키스로 오지 않겠어?”
양키스 팬들은 벌써부터 하성의 FA를 기다리고 있었다.
악의 제국이란 별명답게 양키스는 선수를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구단이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정도의 선수라면 어떤 거액을 주더라도 데려왔다.
현재 양키스의 라인업인 사바시아, 로드리고, 마크 테세이라 등.
어마어마한 선수들을 데려온 것만 해도 그들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하성이 FA가 된다면 양키스로 데려올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정하성 선수가 첫 타자인 브렛 가브너를 상대합니다.]브렛 가브너를 상대로 하성은 2구 만에 승부를 봤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고 유격수에게 잡혔습니다. 공은 1루로!]퍽!
“아웃!”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공 두 개로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 [오늘도 커터가 날카롭네요.]첫 타자를 가볍게 돌려세운 하성을 상대하기 위해 두 번째 타자가 들어섰다.
[두 번째 타자인 데릭 지터가 타석으로 들어섭니다.] [양키스의 캡틴 지터 선수는 올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네요.] [정말 꾸준한 선수인 거 같습니다.]꾸준한 데릭 지터.
메이저리그에 자리를 잡은 이래 망한 시즌이라는 건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슬라이더로 양키스의 캡틴을 돌려보내는 정하성 선수!] [투볼 원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으로 던진 공이 마지막에 휘면서 보더라인에 걸쳤어요! 이런 공은 때려낼 수가 없죠!]하성의 페이스가 더 무서웠다.
지터를 돌려세운 하성은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가볍게 잡아냈다.
[양키스의 막강한 타선도 정하성 선수의 앞에서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는 조심해야 합니다.]타석으로 마크 테세이라가 들어섰다.
작년에 비해 전반적인 스탯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한 방을 보유한 선수였다.
조심해야 하는 게 당연한 상황.
하지만 하성의 피칭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흡!!”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101마일의 강속구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합니다!]딱!!
“파울!!”
[2구는 102마일! 전력투구를 이어나가는 정하성 선수!!]투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낸 하성의 3구는 허를 찌르는 공이었다.
쐐애애액-!
[3구 던졌습니다!]하성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테세이라는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호쾌하게 돌아간 배트가 공을 때리려는 순간, 공이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후웅!!
퍽!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삼구삼진! 마크 테세이라를 공 3개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합니다!]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테세이라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정하성의 신무기, 스플리터……. 패스트볼과 같은 궤적으로 들어와서 배트를 돌릴 수밖에 없었어.’
마지막에 사라지는 공의 궤적은 대처하기 힘들었다.
‘더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가 됐군.’
이전에도 언터처블에 가까운 투수였다.
그런데 이제는 더더욱 상대하는 게 어려워졌다.
테세이라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 * *
1회를 끝낸 하성이 벤치에 들어와 경기를 바라봤다.
‘오늘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최근 체력이 오락가락해서 걱정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딱-!!
“와아!!”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날아갔다.
빠르게 날아간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려는 순간.
퍽!
거구의 로드리고가 점프와 함께 공을 낚아챘다.
“아~”
“이런!”
어슬레틱스의 더그아웃에선 탄식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로드리고의 수비로 첫 번째 안타가 사라진 어슬레틱스는 2회 역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감했다.
[오늘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바시아 투수, 역시 악의 제국의 에이스다운 모습입니다.] [정말 뛰어난 투수입니다. 묵직한 패스트볼에 슬라이더가 일품이에요.] [하지만 묵직한 패스트볼 하면 우리 정하성 선수도 엄청나지 않습니까?] [당연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로 묵직한 공을 던지는 투수죠!]2회 말.
하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그를 상대하기 위해 타석으로 로드리고가 걸어왔다.
[2회 말 첫 타자로 4번 타자 알렉스 로드리고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제 600홈런까지 단 5개만 남겨두고 있는 로드리고죠?] [그렇습니다.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역대 최연소 나이에 600홈런을 달성하는 선수가 됩니다. 거기에 600홈런 300도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되죠. 이 기록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윌리 메이스, 배리 본즈밖에 이루지 못한 기록입니다.] [비록 약물로 의미가 퇴색되긴 했지만, 확실히 대단한 기록이긴 합니다.]로드리고는 이번 시즌 여러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당연히 그의 활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었다.
‘분명 이 시기부터 폭발했지.’
2010시즌 알렉스 로드리고의 8월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그 이유는 30홈런-100타점이란 기록을 14시즌 연속 달성하게 된 스타트 지점이 8월이었기 때문이다.
‘몰아치기 시작한 시기였어. 8월 한 달에만 엄청나게 때려대서 한국에서까지 화제였지.’
알렉스 로드리고의 인기는 글로벌했다.
한국에서도 관련 기사가 수없이 쏟아질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어림도 없지.’
하성은 로진백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피처 플레이트를 밟았다.
[정하성 선수 마운드에 섰습니다.]하성이 상체를 숙이고 트레버와 사인을 교환했다.
‘패스트볼로 갈까?’
‘좋아.’
‘코스는 바깥쪽 낮은 코스다. 전력으로 때려봐.’
하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컨디션이 좋은 거 같으니 초반부터 확실하게 조져야지.’
타자의 컨디션은 수비에서 나온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컨디션이 좋다는 의미였다.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컸다.
그렇기에 하성은 로드리고를 경계했다.
[상대 전적에서 우세한 정하성 선수, 오늘 경기에서도 로드리고를 잡아낼지 기대됩니다!]하성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로드리고의 눈이 빛났다.
스트라이드와 함께 팔을 돌리는 그의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보인다, 보여!’
녀석의 말은 사실이었다.
약효가 이렇게 빨리, 그리고 강하게 도는 건 처음이었다.
반신반의했던 자신이 미안할 지경이었다.
쐐애애액-!!
하성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왔다.
로드리고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걸렸어!’
후웅-!!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쭉쭉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아아-! 이건 큽니다!!]누가 보더라도 큰 타구라는 걸 알 수 있는 순간.
더 놀라운 건 로드리고의 다음 행동이었다.
휙!!
[로드리고가 배트를 던졌습니다!!]배트 플립까지 시전한 로드리고가 조깅하듯 1루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구는.
[넘어갔습니다!!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마는 정하성 선수!!]담장을 넘어갔다.
* * *
투수가 타자에게 홈런을 뺏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문제는 이후의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였다.
[홈런을 허용한 정하성 선수, 하지만 2회에는 좋은 투구로 추가 실점을 막았습니다.] [102마일의 패스트볼을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치면서 그대로 넘겨버렸어요.] [스윙에 군더더기가 없었죠?] [그렇습니다.]보는 이들도 놀라게 만드는 홈런이었다.
그만큼 로드리고의 홈런은 완벽했다.
그렇기에 하성은 의아함을 느꼈다.
‘뭔가 좀 이상한데.’
그게 딱 뭐라고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었다.
그저 지금은 약간의 이상함뿐이었다. 하지만 이내 머리에서 그러한 이상함을 지웠다.
‘고작 1점이다. 오래 생각해 봐야 내 손해지.’
홈런 맞은 걸 너무 오래 마음에 담아두고 있으면 이후 투구에서도 영향받을 수 있었다.
그걸 알기에 머릿속에서 지웠다.
‘다음 타석에선 패스트볼을 조금 피하자.’
이미 하성은 다음 타석에서 녀석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 * *
알렉스 로드리고의 활약은 대단했다.
퍽!!
[잡았습니다! 3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공을 잡아낸 로드리고! 역동작으로 점프하면서 던집니다!]쐐애애액-!
뻐억!
“아웃!!”
[또 한 번의 호수비를 만들어내는 로드리고!! 대단합니다!] [로드리고 선수, 나이가 들면서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한 번씩 보여줬는데요. 오늘은 마치 전성기 그를 보는 것 같습니다.]수비에서는 마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호수비를 보여주었다.
홈런까지 때려낸 자신들의 슈퍼스타가 그런 모습을 보이자 양키 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은 환호했다.
“A-로드가 돌아왔다!”
“왕의 귀환이다!”
“믿고 있었다!!”
비록 약물을 통해 명예가 실추됐지만, 로드리고는 여전히 양키스 팬들의 절대적인 스타였다.
그의 활약은 팬들의 엄청난 환호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양키스 팬들의 엄청난 환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역시 대단한 스타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스타 하면 우리 정하성 선수도 밀리지 않죠! 2회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3회도 무실점으로 막아낸 정하성 선수! 4회에도 마운드에 오릅니다!]3회에도 안타 하나를 허용했던 하성은 4회에 첫 타자로 마크 테세이라를 상대했다.
“흡!!”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오늘 테세이라 선수를 두 번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정하성 선수!] [100마일이 넘는 광속구는 여전히 강력합니다.]홈런을 맞았지만, 하성은 여전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가 들어서면서 약간의 불길함이 그라운드에 감돌았다.
[첫 타석에서 정하성 선수에게 일격을 날렸던 로드리고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로드리고입니다. 주의해야 할 선수예요.]로드리고의 컨디션은 명백하게 좋았다.
양키스 팬들은 그의 등장에 환호를 질렀다.
“한 방 날려버려!”
“연타석 홈런으로 보내버려!!”
“그동안 당한 걸 복수해!!”
팬들의 환호가 힘이 된 것일까?
로드리고가 배트를 휙휙 돌리고는 타격자세에 들어갔다.
[앞선 타석에서 배트 플립을 했던 로드리고 선수, 여기에선 빈볼도 나올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긴 합니다만, 정하성 선수는 그러지 않을 겁니다. 본인이 배트 플립을 옹호했기에 그러기도 쉽지 않을 테고요.]해설위원의 말은 정확했다.
하성은 빈볼을 던질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정신을 집중했다.
‘이번에는 잡아낸다.’
사인을 교환한 하성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1구 과연 어떤 공을 던질지! 정하성 선수 와인드업!]모든 힘을 모은 그가 1구를 힘차게 뿌렸다.
“흡!!”
쐐애애액-!!
로드리고의 몸쪽을 향해 날아가던 공이 급격하게 휘면서 존으로 빨려들어 갔다.
하성의 주 무기 중 하나인 슬라이더였다.
보통 타자라면 공이 빠졌다 생각하고 몸을 움츠릴 정도로 위력적인 공이다.
하지만.
후웅-!!
로드리고는 망설임 없이 배트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