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47)
마운드의 빌런-147화(147/285)
마운드의 빌런 147화
마우어는 기자단 앞에 서 있었다.
“자진해서 도핑테스트를 받겠다고 하신 게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이유는 뭔가요?”
“현재 메이저리그는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팬들이 선수를 의심하고 있어요. 공정성이 훼손된 스포츠는 결코 스포츠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럼 마우어 선수도 로드리고가 약물을 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건 그만이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마우어가 카메라를 바라봤다.
“저는 제가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겁니다.”
그의 한마디가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그리고 마우어는 시작에 불과했다.
[클리프 리, 자진 도핑테스트를 받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팀 린스컴도 도핑테스트를 받는다!]전국구급 스타들이 하나둘 도핑테스트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는 선수 노조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이 녀석들이 단체로 미쳤나?!”
데이먼은 기사를 보며 소리쳤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당장 막아야 해!”
선수들이 이런 방식으로 나오면 곤란하다.
로드리고에게 돈을 받는 입장에서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그는 곧장 집행위원장인 토니 메디슨을 찾아갔다.
“선수들의 이런 행위를 막아야 합니다. 이러다가는 사무국 측에서 강제적으로 도핑테스트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데이먼의 이야기를 듣던 토니는 고개를 저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이상 막을 방법은 없어요. 일단 지켜봐야 할 겁니다.”
“하지만! 이러다가 사무국이 나서기라도 한다면……!”
“사무국이 나서면 노조가 나서서 막으면 됩니다. 그들이 단독으로 테스트를 증가시킬 순 없습니다. 알고 있으면 왜 그러십니까?”
“제가 걱정하는 건…….”
“아아, 됐습니다. 이번 일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이기에 노조는 지켜볼 예정입니다.”
토니는 단호했다.
사실 그는 이번 도핑 의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확실히 밝히고 가는 게 좋단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선수들의 권위를 지켜야 하는 노조의 위원장이기에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테스트를 받으니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었다.
“노조는 이번 일에 대해서 나서지 않을 예정이니 그렇게 알고 계십시오.”
토니의 말에 데이먼은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 * *
선수들의 자발적인 도핑테스트는 산불처럼 번져가기 시작했다.
[킹도 도핑테스트 받는다!]에르난데스 펠릭스까지 나서면서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났다.
이런 양상에 팬들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선수들이 먼저 나설 줄은 몰랐네.
-잘한다!
-피 좀 뽑는다고 경기력에 영향이 있는 것도 아닐 테니. 잘 했네.
-이러면 결국 테스트 안 받은 애들은 의심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건 억측이지.
-ㅇㅇ 고작 몇 명 한 게 전부니까.
-너무 몰아가는 것도 문제임.
메이저리그에 소속된 선수는 수백 명에 달한다.
그 선수들 중 현재까지 테스트에 임한 선수는 고작 몇 명에 불과하다.
전체로 따지면 1퍼센트 정도가 될까 말까 한 숫자였다.
아직까지는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 해서 약물 의혹을 보낸다는 건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바뀌고 있었다.
[정하성 시즌 16승 달성!] [16승과 동시에 288탈삼진을 기록한 정하성!] [300탈삼진도 멀지 않았다!!]선수들 사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사이.
하성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었다.
노히터 경기에 이어 다시 승리를 올리면서 시즌 16번째 승리를 달성했다.
[정하성 선수가 어느덧 아메리칸리그 다승왕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1위인 CC사바시아의 18승을 단 2승으로 따라잡았어요!] [현재 정하성 선수는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만약 다승까지 1위에 오른다면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게 됩니다!]하성의 평균자책점은 0.87로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일부에선 하성이 라이브볼 시대 최초의 0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하는 투수가 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물론 시즌이 끝나봐야 아는 일이었다.
어쨌건 하성이 현재까지 역대급 기록을 남기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
[정하성 선수의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사실상 확정이라 봐야겠군요.] [그렇습니다. 이 성적이면 MVP까지 노려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투수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하게 된다면 정말 2년 만에 메이저리그를 정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1년 차에는 메이저리그 세이브 신기록을 세운 정하성 선수, 2년 차에는 선발로서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하성이 세운 기록들은 말 그대로 업적과 같았다.
역사에 남는 그의 기록들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인지 하성이 선발로 오르는 날이면 그가 터뜨린 사건들이 인터넷에서 다시 입에 오르내렸다.
-정하성 페이스 보소.
-진짜 트리플크라운 가는 거 아니냐?
-전반기에 승운 없던 게 거짓말 같네.
-2년 연속 이러는 거 보면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는 하성이 아니냐?
-최소한 지금은 그렇지.
-이런 애도 나서서 도핑테스트 받는데 다른 애들은 뭐임?
-급이 되는 애들은 이미 받고 있지.
-로드리고가 문제지.
-사무국에서는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로드리고 날먹 하는 중 아니냐?
-경기에 나오지 않아도 연봉은 그대로 받던데.
-ㅁㅊ ㅋㅋ 완전 날먹이네.
대중의 여론은 점점 더 로드리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팬들은 단순히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관중 동원에서 희비 교차!] [양키스 팬들의 단체 행동! 양키 스타디움이 텅텅 비었다!] [관중동원에 힘을 내지 못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 하지만 도핑테스트를 받은 팀들은 다르다!]팬들은 자신들의 의심을 풀어준 선수가 있는 팀에는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곳은 찾지 않았다.
특히 뉴욕 양키스가 직격타를 입었다.
[양키 스타디움이 텅텅 비었네요.] [그렇습니다. 빈자리가 너무 많아서 마치 무관중 경기를 보는 거 같습니다.] [양키스의 팬들이 느낀 허탈함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이전에 로드리고를 옹호했던 팬들이기에 그가 다시 약물 의혹을 받는다는 게 충격이겠죠.] [거기에 도핑테스트를 회피하는 최악의 수를 놓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양키스 구단도 그를 감싸고 있지만, 팬들이 등을 돌리면 분명 어떤 액션을 보일 겁니다.]이런 예상은 사실 한두 군데서 나오는 게 아니었다.
팬의 관심은 곧 수익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런 팬들이 무관심으로 돌아서면 어떻게 될까?
구단의 수익이 저하된다.
수익이 줄어들면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
그것을 계속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로드리고를 내보내야 합니다.”
양키스의 간부 회의.
처음으로 로드리고의 방출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단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를 방출시켜도 지불해야 하는 연봉이 얼마인지 알아?”
“계약서상 로드리고에게 유책 사유가 있기에 지불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단장의 시선이 법률팀장에게 향했다.
“저 말이 맞아?”
“조금 애매합니다.”
“정확히 말해.”
“도핑을 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유책 사유가 로드리고에게 있으니 연봉 지불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연봉을 그대로 지불해야 합니다.”
“우리가 의문을 제기하면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입증해야 하는 건 로드리고잖아?”
“맞습니다.”
“그럼 약물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거 아니야?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녀석이 약물을 복용했다는 건 사실상 기정사실인데.”
양키스 구단 내부에서도 로드리고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계속해서 회피하는 것이다.
만약 그가 약물을 하지 않았다면 회피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게 양키스 내부에서 나오는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법적으로 가면 자신들이 이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법은 그렇지 않았다.
“문제는 법적으로 다툼을 벌이게 되면 그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상당히 길어지나?”
“녀석의 법률팀이라면 최소 5년은 생각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 도핑테스트를 받는 게 어느 시점일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녀석이 지금까지 도핑에 걸리지 않았다는 건 현재 테스트로는 잡아낼 수 없다는 소리겠군.”
“예. 거기에 시간까지 흐르면 더더욱 어려워질 겁니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게 현재 양키스 구단의 사정이었다.
로드리고는 단순한 선수가 아니었다.
그이 뒤에는 엄청난 변호사들이 줄을 서 있었다.
거기에 그와 연결된 인맥 또한 대단했다.
그런 모든 부분을 생각했을 때 섣부르게 건드릴 수 없었다.
“젠장…….”
구단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팬심도 잃으면서 구단의 수익이 줄어들기만 했다.
* * *
팬심이 떠나는 것과 별개로 선수들은 조금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점점 늘어나는 자진 도핑테스트!] [팬들을 위해 선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급 스타들은 모두 테스트를 받는다!]테스트받는 선수들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폭발적으로 증가하진 않았지만, 확실하게 증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기사가 터졌다.
[라이언 브론을 밀고한 것은 알렉스 로드리고다?]바로 로드리고가 동료를 밀고했다는 기사였다.
-이게 무슨 소리야?
-사실이냐?
-에이~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로드리고가 쓰레기라지만, 설마 동료까지 팔았겠어?
-이건 말이 안 되지.
-ㅇㅈ.
처음에는 팬들도 기사를 믿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동료애가 남다르다.
거기다 기사 내용이 충격적이었기에 섣부르게 기사를 믿지 못했다.
[로드리고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위해 라이언 브론을 언론사에 넘겼다.]한마디로 자신이 살기 위해 동료를 팔았다는 기사였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로드리고는 희대의 쓰레기로 전락하게 된다.
그렇기에 기사를 본 팬들은 단순히 루머 그 이상, 이하로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노조는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 위원장, 토니! “로드리고가 라이언 브론을 밀고했다면 이건 동료의식을 저버리는 행위다. 진실 여부를 확인하겠다!”라고 밝혀!]노조의 토니 위원장이 직접 언론에 관련 인터뷰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양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로드리고는 기사를 보다 인상을 구겼다.
“이런 X발! 도대체 어떤 새끼가 이걸 언론에 흘린 거야?!”
라이언 브론을 넘긴 건 매우 비밀스러운 일이었다.
이게 어떻게 다른 쪽으로 넘어갔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곧장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제임스! 기사 봤지? 이거 언론 쪽을 고소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이거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정말 허위사실이야?]“뭐?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라이언을 언론에 팔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라이언을 팔았든지 말았든지, 그건 나와 상관없어. 단지 정확히 하자는 거지. 만약 그놈들이 허위로 기사를 쓴 거라면 고소도 가능하지. 하지만 만에 하나 사실이고 그게 밝혀진다면 더 많은 금액을 배상해야 해.]변호사의 말에 로드리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런 로드리고에게 변호사가 다시 물었다.
[나한테는 사실만 이야기해야 해. 네가 언론에 넘기지 않은 게 확실해?]“……젠장! 됐어.”
[후우…… 알렉스. 앞으로 이런 일을 꾸미려면…… 어?]“뭐야? 왜 그래?”
[설마 너 서벨리까지 넘긴 거야?]“무…… 무슨 소리야?”
[방금 속보로 뜬 기사야. 메일로 보냈으니까, 확인해 봐.]전화를 끊은 로드리고는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얼굴이 굳어졌다.
[로드리고, 팀메이트인 프란시스코 서벨리까지 팔았다?!]후속 기사가 떴다.
로드리고의 얼굴이 사색으로 물들었다.
“도대체 누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밖으로 새어나갈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들이 하나둘 세상에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