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54)
마운드의 빌런-154화(154/285)
마운드의 빌런 154화
사무국에서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다고 해서 그게 무조건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
선수는 입장을 충분히 변호할 권리가 있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는 곳은 청문회로 대부분 시즌 이후에나 관련된 내용이 진행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비롯한 바이오 제네시스 스캔들에 연루된 선수들을 징계하기 위한 청문회 개최 예정!] [그동안 있었던 청문회와 달리 시즌 도중에 열리게 되는 이례적인 상황!]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인 버드 셀릭, 인터뷰를 통해 “이번 스캔들에 연루된 선수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처벌을 내릴 생각입니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버드 셀릭이 언론의 전면에 섰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약물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니까.
이런 모습에 팬들도 놀라고 있었다.
-버드 셀릭이 웬일이냐?
-그러게.
-얘가 원래 이런 캐릭터가 아니었을 텐데.
-느닷없이 약물과의 전쟁을 선포하네.
-어쨌든 좋은 거 아님?
-그건 그렇지.
-밀워키 편애는 계속될 거 아닌가?
-이번에 브론도 제재할 삘인거 같던데.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란 의견도 많았다.
그만큼 버드 셀릭의 최근 움직임은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었다.
[이번 사태는 선수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저는 로드리고의 변호인으로서 사무국의 이번 행동이 무척이나 위험하다는 걸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알리는 바입니다.]새롭게 로드리고의 변호인으로 임명된 존 맥컬리 변호사는 각종 인터뷰와 카메라 앞에 섰다.
기존 로드리고가 입장을 내세우지 않고 잠수를 탄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태도였다.
그만큼 현재 로드리고가 궁지에 몰렸다는 소리와 같았다.
-로드리고가 이빨을 드러내네.
-A-로이더 새끼 마지막까지 치졸하게 나오네.
-구단에서도 로드리고 버리지 않음?
-그렇긴 한데. 얘 징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복귀할걸?
-기록이 계속 진행되면 그것도 짜증 날 듯.
-기록말소 가즈아-!
팬들은 로드리고의 변한 태도를 비난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일관되었고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실 알렉스 로드리고의 주장은 타당합니다.] [그렇습니까?] [예. 메이저리그 역시 소급적용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규정을 바꾼다면 그 이후 시점의 위반만 벌해야 하죠.] [하지만 이번에는 소급적용을 시킨다는 거네요.] [그게 문제가 되는 겁니다. 분명 이번 스캔들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경각심을 주기 위해 규정을 강화하고 거기에 소급적용까지 시키겠다지만, 이걸 빌미 삼아 로드리고가 반격을 가한 거죠.]TV를 보는 하성은 야채스틱을 먹으며 인상을 구겼다.
“망할 놈. 하여간 못된 놈들이 머리는 더 잘 돌아간다니까.”
커미셔너가 움직이면 확실하게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로드리고는 그보다 더 똑똑한 인물이었다.
정확히는 그의 주위에 있는 변호사들이 꽤 유망하다는 거지만 말이다.
“거기에 인맥도 많아서 커미셔너도 힘든 거 같던데.”
이전 생에서도 로드리고는 마지막까지 사무국과 싸움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로드리고를 은퇴시키려고 했던 사무국은 결국 한 시즌 출장 정지라는 징계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일들이 오갔는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로드리고의 힘이 막강했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 토 나올 거 같은데.”
두 번이나 같은 결과라니.
그런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때였다.
지잉-!!
그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번호를 확인하자 아놀드에게서 온 전화였다.
“어, 웬일이야?”
[오늘 잠깐 볼 수 있을까?]무거운 아놀드의 목소리에 이내 승낙했다.
잠시 후.
하성은 호텔 라운지에 있는 카페에서 아놀드와 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네가 내 호텔로 찾아오고.”
“그게 말이지…….”
아놀드가 머뭇거렸다.
그 모습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 왔다는 건 나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왔다는 거잖아. 그러니 편하게 이야기해.”
하성의 말에 용기를 낸 걸까?
아놀드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 녀석들 누군지 알지?”
“알지. 네 친구들이라고 했잖아.”
“맞아. 동네에서 어울리던 친구들이지. 그런데 그날 경기장에서 날 보러 온 게 아니더라고.”
“그럼?”
“널 보러 온 거였어.”
하성의 시선이 두 친구들에게로 향했다.
“아무래도 목적이 순수한 건 아니었나 보네.”
하성의 말에 두 사내 중 산체스가 입을 열었다.
“후우……. 사실대로 말할게. 네 어깨를 날려달라는 의뢰가 들어왔어.”
“내 어깨?”
“그래. 총알을 박아넣든 아니면 칼을 쑤시든 배트로 부셔버리든. 어떻게든 네 어깨를 날리라고 하더군.”
하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위험한 일인 건 알았지만, 어차피 살인도 아니었기에 잡혀도 큰 리스크는 없었지. 거기에 보수도 짭짤했고 말이야.”
“궁금하군. 얼마만큼의 보수를 받기로 했지?”
“5만 달러.”
한화로 5,500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이었다.
일반인에게는 큰 금액이었지만, 하성과 같은 특급 에이스에게는 큰 금액이 아니었다.
그의 어깨가 문제없다면 앞으로 그는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벌게 될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내 어깨를 날려 버리기 위해서 날 찾아왔다가 아놀드를 만나고 제지당했다는 거군.”
“아놀드는 우리의 가족과 같으니까.”
하성이 팔짱을 끼고 세 사람을 바라봤다.
‘결국 아놀드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있었기에 이번 사건을 피할 수 있었다는 건가?’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원래라면 아놀드는 이 시기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구단은 오클랜드가 아니었다.
이 모든 일의 발단은 자신이 아놀드와 만나면서 그의 인생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그것과 관련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큰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방향으로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쪽으로 흐르게 될 줄은 몰랐다.
‘뭐, 결과가 좋으니 만사 오케이지.’
결국 아놀드의 도움으로 자신은 멀쩡할 수 있었다.
그리고 좋은 카드를 손에 쥐었다.
하성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고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서 두 사람은 불안함을 느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볼려는 찰나.
하성이 입을 열었다.
“너희 둘에게 제안할 게 있어.”
“제안?”
“그래. 너희들에게도 나쁜 일은 아닐 거야.”
하성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 * *
사무국과 로드리고가 격렬한 언론플레이를 펼치는 사이.
하성은 8월의 마지막 등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딱!!
[맞았습니다! 하지만 높게 떠오른 타구! 중견수 앞으로 달려 나오며 타구 안전하게 잡아냅니다! 6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는 정하성 선수!] [아무래도 이전 경기의 영향 때문인지 정하성 선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네요.]6이닝 2실점 7K.
다른 투수라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기록을 달성한 게 하성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오늘 7개의 탈삼진을 거두면서 시즌 탈삼진 기록을 335개까지 늘리는 정하성 선수입니다!] [이로써 2002시즌 랜디 존슨의 334개의 기록을 넘어 10위에 오르게 되는 정하성 선수입니다.]하성이 비로소 메이저리그 단일시즌 탈삼진 랭킹 10위에 올랐다.
이 기록은 여러 가지 의미로 매우 뜻깊은 기록이었다.
[동양인 최초 메이저리그 단일시즌 탈삼진 10위에 랭크된 정하성!] [메이저리그 역대 최연소 300탈삼진을 돌파한 정하성!] [선발 데뷔 첫 해에 대기록을 기록하다!] [오클랜드 소속 선수 최초로 단일시즌 탈삼진 랭킹 10위에 오른 정하성!]하성은 이번 기록으로 다양한 업적을 세우게 되었다.
당연히 미국 언론들은 그를 조명하며 이번 시즌 어떤 성적을 남길지 주목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소속인 정하성 선수가 335탈삼진으로 02시즌의 랜디 존슨을 넘어섰습니다.] [더 놀라운 건 아직 그의 등판이 최소 5번은 더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매 경기 평균 11.3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정하성 선수는 단순계산상 73시즌의 놀란 라이언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K머신이었던 놀란 라이언을 넘어설 선수가 나오다니. 정말 경이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정하성입니다.] [거기에 이번 시즌 20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지 않습니까?] [어느새 다승경쟁에서도 1위를 다투고 있는 정하성 선수네요.]9월의 결과에 따라 다승왕까지 노려볼 수 있는 하성이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압도적인 1위였기에 다승왕까지 탈환한다면 트리플크라운 달성도 가능한 상황.
팬들은 하성이 과연 이번 시즌을 어떻게 마감할 것인지에 대해 기대하고 있었다.
이런 하성의 기록에 비고르는 연일 회의를 거듭하고 있었다.
“정하성 선수의 인기가 수직상승하고 있습니다.”
“저희 예상보다 그의 상품을 원하는 팬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요.”
“피니스의 일반버전의 판매량도 지난달보다 30퍼센트 증가했습니다.”
하성의 전용모델인 피니스.
리미티드 에디션의 판매가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비고르는 곧장 레귤러 버전의 판매를 시작했다.
그렇게 판매된 피니스의 판매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 하성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달리고 있었다.
“러닝화를 내놓은 게 신의 한 수였군.”
만약 피니스를 스파이크로 내놓았다면 지금과 같은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했을 거다.
스파이크는 어디까지나 야구화이기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어려웠을 테니 말이다.
“피니스 버전2의 제작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디자인은 현재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10월에는 프로토타입이 완성될 예정입니다.”
“오클랜드가 포스트시즌에도 나가주면 좋겠는데.”
“가능성은 높겠죠. 텍사스와 공동 1위지만, 현재 페이스가 더 좋은 건 오클랜드니까요.”
오클랜드의 최근 페이스는 무서웠다.
특히 그 페이스를 이끌고 있는 건 하성이었다.
비고르 입장에선 하성이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한다면 홍보효과가 더욱 상승할 테니, 만세를 부를 상황이었다.
“그나저나 최근 알렉스 로드리고와 정하성간의 관계는 어떤 거 같아?”
바이오 제네시스 스캔들이 시작된 것은 하성에 의해서였다.
그렇기에 바이오 제네시스 스캔들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습니다.”
“언론에서도 로드리고와 정하성 선수에 대해 별다른 연관을 짓지 않는 느낌입니다.”
다행스러운 건 하성이 이번 스캔들을 터뜨리긴 했지만, 그 이후에는 크게 연관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비고르 입장에선 그가 크게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았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이대로 조용히 흘러가면 가장 베스트…….”
하지만 그건 그저 비고르 측의 희망에 불과했다.
“크…… 큰일 났습니다!”
“회의 중에 무슨 일인가?”
“저…… 정하성 선수가 습격을 당했답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저…… 정확히는 습격을 하려고 했던 무리가 경찰에 자백했습니다!”
“에잇!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부하직원이 다급히 스마트폰을 가져왔다.
“여…… 여기 기사입니다.”
기사를 확인한 사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정하성 선수를 습격하려 했던 일당이 경찰에 자수했습니다.경찰은 자세한 설명은 피했지만, 정하성 선수를 습격하려 했던 일당은 누군가의 청부를 받아 정하성 선수를 습격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정하성이 다시 사건의 중심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