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55)
마운드의 빌런-155화(155/285)
마운드의 빌런 155화
정하성 습격 사건은 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정하성 습격이 무슨 일임?
-뭐야?
-범인들이 왜 자수를 해?
-걸린 거야?
-어떻게 된 거야?
-자세하게 아는 사람?
한국의 네티즌들은 관련 내용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다.
하지만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자세한 내막은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기자들 역시 발 빠르게 움직였다.
[정하성 선수를 습격하려고 했던 용의자들이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피해를 입지 않은 정하성!]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구단에 연락한 결과 정하성 선수는 피해를 입지 않고 호텔에서 휴식 중이리고 밝혀!]기자들은 구단은 물론 현지 경찰과 언론에 연락해 하성의 상태를 체크했다.
그가 멀쩡하다는 걸 알게 되자 사람들의 궁금증은 습격 사건에 집중됐다.
-왜 습격하려고 한 거지?
-현지 기사에 따르면 의뢰받고 했다던데?
-청부 습격이라고?
-헐…… 어떤 미친놈이 그런 거야?
-제대로 미쳤네.
-이런 일이 진짜 벌어지냐?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도대체 누가? 왜? 하성을 습격하라고 의뢰를 한 걸까?
이 궁금증을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당장에 없었다.
그런 인터넷의 반응을 보며 로드리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 미친놈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습격을 실패한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설마 실행범들이 자수를 하게 될 줄이야.
“뭐, 그래도 내 선까지 올라올 일은 없겠지.”
이번에 의뢰한 곳은 과거부터 알던 갱단의 두목을 통해서다.
청부 의뢰는 처음이었지만, 그동안 지저분한 일들을 처리해주던 곳이다.
거기에 자신의 정체를 숨겼기에 저들이 자신에게까지 올라올 일은 없었다.
“크게 신경 써도 되지 않겠어.”
이때만 하더라도 로드리고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이 바뀌는 덴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 * *
하성은 크리스 단장과 면담을 가졌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식인가? 습격이라니?!”
“말 그대로입니다. 습격을 당할 뻔했었고 그 용의자들을 경찰에 넘겼습니다.”
“용의자들이 뭘 노리고 자네를 습격한 건가? 그리고 몸은? 괜찮은 건가?”
“용의자들은 의뢰를 받고 절 습격한 겁니다. 구장 관리에 신경 좀 쓰셔야 될 거 같아요.”
“그럼 용의자들이 자네를 구장 내에서 노렸다는 건가?”
“예.”
“으음…….”
크리스 단장이 침음성을 흘렸다.
선수가 움직이는 구역에는 외부인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다.
그런데 외부인이 거기까지 들어왔다는 건 구장의 보안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리와 같았다.
“구장의 보안에 더 신경을 쓰겠네.”
“예. 그러셔야 할 겁니다.”
“몸이 다친 곳은 없는가?”
“괜찮습니다. 좀 놀라기는 했지만,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음 등판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한 번은 건너뛰어도 된다네.”
“내일까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클랜드 입장에선 하성은 최고의 상품이었다.
당장의 승리도 중요했지만, 그를 보호하는 게 우선순위였다.
“그런데 혹시 누가 의뢰했는지 알고 있는가?”
크리스는 정말 궁금했다.
누가 하성을 습격하라고 지시했는지 말이다.
만약 그 범인을 알고 있다면 구단차원에서 대응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크리스의 생각을 알기에 하성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죄송하지만, 저도 누군지 모릅니다.”
말은 모른다고 했지만, 그의 입가에 지어진 희미한 미소에 크리스 단장은 무언가 미심쩍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굳이 캐묻지 않았다.
하성의 심기를 더 이상 건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았네. 혹시 새로운 정보가 있다면 바로 알려주길 바라네.”
“예.”
두 사람의 대화는 거기서 마무리됐다.
* * *
하성에 대한 습격 사건은 매우 큰 사건이었다.
현역 메이저리거를 시즌 도중에 습격하려 했고 거기에 그 장소가 구장이었다는 것도 문제가 됐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크리스 단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구장의 보안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을 밝혔습니다.] [오클랜드 시장 리비 샤프는 성명서를 발표해 지역 최고의 스타인 정하성 선수를 습격하려 한 범인을 반드시 잡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정하성 선수 습격 사건에 대해 우려를 밝히며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밝혀!]사건은 점점 커져갔다.
미국의 정치권까지 나서면서 이번 사건의 배후를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로드리고는 불안했다.
‘젠장……. 괜찮겠지?’
분명 자신의 선까지 올라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 세상에 제로는 없다는 걸 알기에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불안함을 느끼며 거실을 오가던 그때였다.
우우우웅-!!
“아씨!”
그의 스마트폰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렸다.
깜짝 놀란 그가 스마트폰을 들어 번호를 확인했다.
새로운 변호인단의 대표격인 로버트의 번호를 확인한 그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전화를 받았다.
“어, 로버트. 무슨 일이야?”
[다음 주에 뉴욕시장과 만나기로 스케줄이 잡혔어.]“오~ 그래?”
뉴욕 시장은 주지사만큼이나 권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특히 현 뉴욕시장과 버드 셀릭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한마디로 버드 셀릭에게 줄을 대기 위해 그를 만나기로 한 것이다.
[참, 그런데 그 이야기 들었어?]“무슨 이야기?”
[오클랜드 경찰 쪽에 나온 이야기인데, 이번 습격 사건의 범인들이 의뢰인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던데?]“뭐? 그게 무슨 소리야?”
[의뢰인을 알고 있는데, 문제는 그들의 형량이 높은 편이 아니라서 거래가 먹히지 않는 거 같아.]로드리고는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자신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풀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거래에 임하지 않고 있다니?
“무…… 무슨 속셈일까?”
[글쎄. 의뢰인에게 돈이라도 뜯을 생각 아닐까? 이번 사건이 커지고 있어서 의뢰인을 협박하면 제법 돈을 뜯어낼 수 있을 거야.]그럴 가능성이 컸다.
인상을 찌푸린 로드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이 새끼들이……!”
화가 치밀었다.
자신을 협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다니.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괜히 더 움직이면 문제가 커질 수 있어.’
정치권까지 지켜보고 있는 사건이 되었다.
이 이상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면 꼬리가 길어지고 그로 인해 잡힐 가능성이 컸다.
‘일단 두목선에서 입을 틀어막아야겠군.’
원하는 게 돈이라면 주면 그만이다.
아깝기는 하지만 자신이 가진 모든 게 사라질 바에는 그게 나았다.
로드리고가 막 전화를 들려는 찰나.
그의 스마트폰이 미치도록 울리기 시작했다.
[로드리고! 이게 사실이야?!]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로드리고 너 정말 실망이다.] [개자식! 어떻게 이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어?]엄청난 욕설과 확인 문자가 날아왔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우우웅-!!
우웅!!
우우웅-!
전화가 미치도록 울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걸려온 것은 방금 전 전화를 끊은 로버트였다.
의아한 얼굴로 전화를 받는 순간.
[야! 이 미친 새끼야!!]엄청난 욕설이 쏟아졌다.
“무…… 무슨 일이야?”
[무슨 일?! 정하성을 습격하려고 했던 게 너였지!]“그…… 그게 무슨 말이야!”
[X발! 사실대로 말해! 정말이야, 아니야?!]“아니야! 아니라고!”
[그럼 지금 정하성이 유튜브에서 말하는 게 모두 거짓말이라는 거야?!]“유튜브라니?”
[링크 하나 보내줄 테니까 들어가서 확인해 봐! 그리고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우린 너에 대한 변호를 그만두겠어!]전화는 그게 끝이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의아함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을 때.
로버트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
그걸 확인한 로드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링크를 눌러 사이트에 접속했다.
유튜브로 연결된 사이트에선 약간의 버퍼링과 함께 곧 영상이 재생되었다.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하성입니다.]하성은 평소와 달리 깔끔한 복장을 입고 있었다.
고개를 숙인 그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번 습격 사건과 관련하여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할 거 같아 이렇게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공식 입장이라니?
하성은 사건과 관련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니 곧 본론을 꺼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놀랍게도 같은 메이저리거이며 더 놀라운 건 그가 레전드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다는 겁니다.]가슴이 내려앉았다.
손발이 떨리며 식은땀이 나왔다.
[그는 다름 아닌 알렉스 로드리고였습니다.]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로드리고의 얼굴이 사색으로 물들었다.
* * *
하성의 공개 저격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로드리고의 변호인단은 곧장 대응방법을 논의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오클랜드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알렉스 로드리고를 특정했으며 그가 갱단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갱단의 두목에게 확인했습니다.]결정적인 증거와 함께 많은 증인들을 경찰에선 빠르게 확보해 나갔다.
그로 인해 변호인단은 로드리고의 변호가 아닌 다른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
[우리 변호인단은 알렉스 로드리고의 변호를 공식적으로 포기하는 바이며…….]변호인단이 다시 떠났다.
그리고 그 어떤 변호사들도 그를 변호하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
거기에 문제는 또 있었다.
[알렉스 로드리고를 향한 광고업계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들!] [스폰서 계약을 맺었던 업체들이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드러나!]알렉스 로드리고와 계약을 맺었던 모든 업체들이 그를 향해 총구를 들이밀었다.
로드리고의 추락으로 인해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니 그들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었다.
선수 노조 역시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 알렉스 로드리고에 대한 협회 제명을 검토 중!] [메이저리그 사무국 알렉스 로드리고에 대한 처벌 수위를 논의 중!]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동시에 그에 대한 처벌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한 곳.
[뉴욕 양키스 구단주인 할 스타인브레너, 대리인을 통해 정하성과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사과를 전하며 알렉스 로드리고를 방출할 것임을 약속했다.]뉴욕 양키스 역시 더 이상 로드리고를 보호하지 않았다.
로드리고의 방출 소식은 충격적인 소식이었지만, 팬들의 반응은 이전과 달랐다.
-잘했다!
-범죄자 새끼를 계속 안고 있을 순 없지.
-와…… 무슨 갱단에게 청부를 하냐?
-이 새끼 완전 쓰레기네.
-이런 놈을 그동안 레전드라고 칭했으니 ㅅㅂ…….
-레전드는 맞지. 쓰레기 레전드.
-진짜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런 쓰레기는 또 없다.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만큼 알렉스 로드리고가 행한 일들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리고 사무국은 그런 로드리고에게 제대로 된 징계를 내리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의 몰락!]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에서 범죄자로 몰락한 알렉스 로드리고!] [미국야구기자협회 성명서를 통해 알렉스 로드리고를 명예의 전당에 투표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 [메이저리그 사무국, 그의 기록을 삭제하는 방안을 마련 중!]메이저리그에서 로드리고의 이름이 하나하나 삭제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 하성의 등판일이 되었다.
팬들은 9월 첫 등판에 과연 하성이 오를 것인지 궁금해했다.
-이런 사건에 휘말렸는데 등판할까?
-쉬겠지.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쉬면 좀 그렇지 않냐?
-ㄹㅇ 역대급 시즌인데.
-로드리고가 마지막까지 똥을 싸고 가는구나.
팬들이 그의 등판을 원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하성이 세우고 있는 역대급 기록들 때문이었다.
한 경기, 한 경기의 기록이 중요할 정도로 그의 시즌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결장을 한다는 건 매우 아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그의 등판은 미지수였다.
그러나 등판 당일.
[정하성 정상적으로 등판한다!]하성의 등판 소식이 전해졌다.
동시에 알렉스 로드리고의 소식이 같이 올라왔다.
[(속보) 알렉스 로드리고 자택에서 NYPD에게 체포당해!]같은 날.
알렉스 로드리고가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