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58)
마운드의 빌런-158화(158/285)
마운드의 빌런 158화
랜디 존슨을 넘어선 하성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시즌 21번째 승리를 올린 정하성!] [드디어 메이저리그 다승 1위에 오르다!] [폭주기관차 정하성의 다승왕을 위한 질주!] [트리플 크라운이 보인다!] [메이저리그를 제패하는 정하성!]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하성은 주요지표인 세 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시즌 22번째 등판.
[정하성 선수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올 시즌 경이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정하성 선수, 현재까지 21승 무패 평균자책점 1.25를 기록하는 동안 탈삼진은 무려 335개를 잡아냈습니다.] [정말 듣기만 해도 입이 쩍 벌어지는 성적입니다.] [라이브볼 시대에 이런 투수가 다시 등장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랜디 존슨이라는 엄청난 레전드의 등장 이후.
전문가와 팬들은 더 이상 그와 같은 투수가 나오지 않을 거라 말했다.
특히 파이어볼러 중에서는 어려울 거라는 게 지배적인 이야기였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더 드라마틱한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우완 랜디 존슨이라 불리는 정하성 선수, 그의 질주가 계속될지. 오늘 경기가 중요합니다.]하성이 앞으로 등판할 기회는 최대 3경기였다.
그가 매 경기 10개의 탈삼진을 잡아낸다면 총 탈삼진 개수는 365개가 되면서 1999시즌 랜디 존슨이 기록했던 364개를 넘어 5위에 오르게 된다.
1위인 놀란 라이언의 383개는 불가능해진 시나리오.
하지만 누구도 그의 이번 시즌 행보를 평가절하하지 않았다.
[정하성 선수가 첫 타자를 상대합니다.]마운드에 오른 하성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구위를 선보였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삼진! 첫 타자를 공 3개로 처리하는 정하성 선수!] [마지막 공이 101마일이 찍히면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합니다.] [1구 98마일의 패스트볼, 2구 스플리터를 던지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뺏더니 3구에서 100마일이 넘는 공을 던지면서 완벽하게 헛스윙을 유도해 냈어요.] [정하성 선수의 투구 레퍼토리가 예술입니다.] [타자를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알고 공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 나이로 21살로 어린 나이의 정하성 선수가 어떻게 이런 투구를 할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팬들은 정하성 선수의 몸속에는 능구렁이가 있다는 말을 할 정도죠.]하성의 투구는 노련했다.
그리고 마운드 위에서 흥분하지 않고 자신의 컨트롤했다.
그것이 좋은 성적을 이어지고 있다는 걸 팬들은 알고 있었다.
어린 투수에게는 볼 수 없는 모습들이기에 팬들은 온갖 추측들을 내놓고 있었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런 이야기들을 내놓아야 할 정도로 하성의 활약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하성의 활약은 계속됐다.
딱!!
[높게 떠오른 타구! 중견수 앞으로 달려 나오면서 안전하게 타구 잡아냅니다! 투아웃!]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완벽하게 속이는 것이 인상적이네요.]두 번째 타자는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하성이 세 번째 타자를 상대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4구 만에 삼진으로 타자를 돌려세우는 정하성 선수! 1회를 끝내는데 필요한 투구 수는 단 9개였습니다!] [오늘도 쾌조의 스타트를 보여주네요.]오늘 경기가 기대되는 하성이었다.
* * *
[정하성 선수가 8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시즌 22번째 승리를 올린 정하성!] [투구 수 114개를 기록하는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다!] [시즌 탈삼진 347개를 기록한 정하성! 1977년 놀란 라이언이 기록한 341개를 넘어 2000년 랜디 존슨의 347개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22번째 승리를 올린 하성의 활약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22승 실화냐?
-와…… 한국인이 메이저리그에서 22승을 달성할 줄은 몰랐네.
-올 시즌 사이영상도 확정이네.
-그건 이미 확정이었음 ㅋ
-사실상 하성이 올라오는 날에는 오클랜드 승리하는 날이네.
-어슬레틱스 타선이 병신이라 방심은 금물.
-진짜 하성이가 양키스나 텍사스에서 뛰었으면 올 시즌 30승은 올렸겠다.
-현대야구에서 30승이 가능하긴 함?
-하성이 투구면 쌉가능이지.
-내년 시즌 끝나고가 기대되네.
-연봉 얼마나 받으려나.
-그나저나 랜디 존슨은 뭐냐?
-넘어선 뒤에는 다시 랜디 존슨 기록이네 ㅋ
-진짜 저 양반도 지리긴 했다.
하성이 활약하는 만큼 랜디 존슨도 재조명을 받았다.
사실 그는 의심의 여지 없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투수라 말할 수 있었다.
그런 랜디 존슨의 기록을 하나하나 넘어서는 하성의 모습은 야구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팬들의 관심 중 하나는 내년 시즌이 끝난 뒤였다.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정하성 선수의 연봉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 연봉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다 보니 왜 정하성 선수가 최저연봉과 비슷한 금액을 받는지 궁금해하시더군요.] [그 부분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메이저리그에는 서비스타임이란 게 존재합니다. 서비스타임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구단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은 172일이죠?] [그렇습니다. 172일 동안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되어 있으면 서비스타임 1년을 채우게 되는 셈이죠.] [그럼 정하성 선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 2년을 채우게 되는 거군요.]하성이 데뷔를 한 것은 2008시즌이었다.
이 당시 9월에 메이저리그에 콜업이 된 하성은 2009시즌부터 풀타임을 뛰고 있는 상태였다.
[사실 정하성 선수는 등록일수만 놓고 보면 벌써 서비스타임 2년을 채운 상태입니다.] [그럼 1년만 더 채우면 연봉 조정협상을 받게 되는 거겠군요.]캐스터의 말에 패널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아직 확정은 아닙니다만, 올 시즌이 끝난 뒤 연봉 조정이 가능할 가능성이 99퍼센트입니다.] [하지만 서비스타임은 3년을 채워야 연봉 조정신청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메이저리그의 서비스타임에는 슈퍼2 조항이 존재합니다.] [슈퍼2요?] [예.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은 선수에게 너무 불리한 규정이고 이를 악용하던 구단들도 있기에 노사협정을 통해 만들었던 규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규정이죠?] [서비스타임 2년을 채운 선수들 중 등록일수가 메이저리그 전체 22퍼센트 안에 드는 선수가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얻게 되는 규정입니다.] [오~ 그럼 정하성 선수가 가능성이 높겠군요?]08시즌 하성은 30일의 등록 일수를 채웠다.
09시즌에는 풀타임을 뛰었고 10시즌 역시 풀타임이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두 시즌을 풀타임으로 보냈고 08시즌에도 30일을 채웠으니 2년을 채운 메이저리그 중 하성의 서비스타임 일수는 높은 축에 속했다.
[올 시즌 종료 이후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 2년을 채운 선수들 중 정하성 선수는 단연 한손에 꼽을 정도로 높은 일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슈퍼2에 해당이 됩니다.] [사실 이런 규정을 피하기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많은 꼼수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예. 대표적으로 특급유망주를 5월 혹은 6월에 콜업을 했습니다. 그로 인해 최대한 서비스타임을 이용해 선수의 연봉을 아끼는 전략으로 갔죠.] [어슬레틱스 역시 그런 전략을 자주 활용하던 구단인데, 어째서 이번에는 그러지 않은 걸까요?]메이저리그 골수팬들도 이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다.
어슬레틱스는 유망주를 자주 키워왔기에 이런 부분에는 철두철미했다.
그런데 하성을 놓쳤다는 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외로 간단히 답을 내놓았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정하성 선수가 특이한 케이스라는 점을 꼽았습니다.] [특이한 케이스요?] [예. 정하성 선수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입단해 계약금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정하성 선수가 예상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는 점이 있겠죠.] [워낙 압도적인 성적을 올려서 마이너리그로 내리지 못했다는 걸까요?] [예. 마지막으로 워낙 상품성이 좋았습니다. 어슬레틱스는 08~09시즌 재정난에 허덕일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정하성 선수가 구단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질 정도로 뛰어난 스타성을 보여주었죠. 그러니 크리스 단장도 그를 내리지 못한 겁니다.] [내리는 순간 재정에 바로 타격이 오게 될 테니 말이죠?] [그렇습니다. 그리고 마무리투수였기에 슈퍼2에 해당하더라도 연봉을 크게 올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이 있었을 겁니다.]전문가들의 예상은 정확했다.
그 부메랑이 설마 이렇게 날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망했군.”
크리스 단장은 스포츠 언론에 실린 기사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봉 조정 1년 차가 될 정하성, 과연 얼마나 상승된 연봉을 받을 것인가?]벌써 언론들은 하성의 오른 몸값에 주목하고 있었다.
페넌트레이스가 진행 중인데도 이런 관심사라니.
그만큼 하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었다.
“설마 선발로 전향해서도 이런 성적을 올릴 줄이야.”
마무리투수로 뛰었다면 많이 올려줘도 500만 달러 인근으로 협상이 가능했다.
조나단 파벨본이 41세이브를 세우고 625만 달러에 계약했으니 많아도 700만 달러 선에서 가능한 케이스였다.
아무리 위대한 기록을 남겼다 하더라도 마무리투수는 WAR에 한계가 있는 보직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선발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소 천만 달러 넘게 요구하겠지.’
메이저리그 연봉 조정 1년 차에 천만달러를 넘는 케이스는 없었다.
문제는 하성은 올 시즌을 포함해 총 4번의 연봉 조정 자격을 얻게 된다는 소리였다.
만약 하성이 이런 활약을 이어나간다면 두 번째 연봉부터 자신들이 감당하기엔 무리가 된다.
‘젠장…….’
하성의 실력을 미리 예측하지 못했던 자신의 안목에 욕밖에 나오지 않는 크리스였다.
하지만 그건 크리스의 잘못이 아니다.
세상 그 누구도 하성이 선발로 전향해 이런 미친 활약을 선보일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울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떻게든 해야 해.’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할 비책이 필요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크리스 단장은 잘 알고 있었다.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결단을 내린 크리스 단장이 전화를 걸었다.
이번 일은 혼자서 결정내릴 일이 아니었다.
더 윗선의 허락이 필요했다.
딸칵!
[이 시간에 웬일로 자네가 직접 전화를 줬는가?]구단주의 목소리에 크리스는 각오를 다지고 입을 열었다.
“돈이 필요합니다.”
[돈? 무슨 돈?]“정하성을 묶어둘 자금이 필요합니다.”
[흠…… 무슨 생각인지 자세히 말해보게.]“정하성이 연봉 조정에 들어가면 저희 재정으로는 잡을 수 없습니다.”
[그렇겠지.]망할!
설마 저런 대답을 바로 할 줄이야.
만약 여기에서 언질이라도 줬으면 생각을 바꿨겠지만, 구단주는 돈을 많이 쓸 생각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정하성 같은 선수를 스몰마켓인 자신들이 잡는 건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미련을 떨쳐내고 크리스 단장이 생각해두었던 비책을 이야기했다.
“다년계약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역시 그 방법밖에 없나?]“리스크가 있지만,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잡기 위해선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얼마나 필요한 거지?]“녀석이 벌어들이는 수익과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봤을 때 최소 10년은 잡고 싶습니다.”
[꽤 비쌀 텐데.]“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입니다. 나이도 어리고 부상도 없었습니다.”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돈을 아끼는 구단주라는 걸 알기에 크리스 단장은 식은땀이 흘렀다.
잠시 뒤.
대답이 들려왔다.
한화로 1,200억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이었다.
하지만 연평균으로 보면 천만 달러의 계약 내용.
분명 메이저리그에서도 높은 금액이었지만, 현 연봉 1위인 로드리고에 비하면 반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
“10년 계약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최소 8년 계약은 잡아야 해.]어려운 주문을 하는 구단주였다.
하지만 그의 성격을 알기에 크리스 단장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스몰마켓의 단장은 언제나 힘든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