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88)
마운드의 빌런-188화(188/285)
마운드의 빌런 188화
팀 하성.
선발을 준비하면서 합을 맞추었던 멤버가 모두 모였다.
그들은 자신들끼리 미팅을 가지면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올 시즌 하성의 스태미너는 엄청났어.”
“작년 캠프에서 준비했던 걸 모두 해내면서 녀석의 체력이 정말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어.”
“엘리트 운동선수의 수준을 넘어섰지.”
“그런 녀석이니 이번 계획도 성공할 수 있겠지?”
네 사람이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자신들의 스마트폰에 떠 있는 계획표를 다시 확인했다.
거기에는 작년보다 3배나 더 강도가 높아진 훈련 스케줄이 포함되어 있었다.
“1년 동안 스포츠 사이언스는 더 발전했지.”
“덕분에 이론으로만 준비하고 있던 것들을 실전에 도입해 볼 수 있게 됐어.”
“하성의 멘탈과 체력이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거야.”
일반인은 물론이거니와 웬만큼 체력에 자신 있는 선수들조차 혀를 내두를 스케줄이었다.
이걸 소화한다는 건 하성에게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스케줄을 짠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내년 시즌 하성이 계획하고 있는 일이 그만큼 거대하다는 것이었다.
“투타 겸업이란 전무후무한 사건을 터뜨리려면 이 정도는 해내야지.”
“맞아. 이걸 해내지 못한다면 애초에 실패한다고 생각해야 해.”
“이 스케줄을 소화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단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네 사람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만큼 이번 하성의 계획은 무모했다.
투타 겸업이라니?
하성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훈련을 도왔던 네 사람도 쉽사리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하성은 해내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걸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었다.
당장 네 사람의 페이만 하더라도 작년에 비해 2배나 올랐다.
그것만 하더라도 억대에 가까운 돈이었다.
거기에 하와이에 한 달 동안 머물 수 있는 리조트를 아예 통으로 빌렸다.
리조트 내부에는 피트니스 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편의시설이 존재했다.
한마디로 이동을 하지 않아도 리조트 내부에서 모든 훈련을 소화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듣자 하니 각자에게 필요한 장비들을 물어봤다면서?”
“맞아. 훈련에 필요한 장비부터 시작해서 식단, 필요한 인력까지. 하나 같이 모두 준비해 준다더군.”
“확실히 작년보다 스케일이 커지긴 했어.”
“녀석의 연봉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첫 연봉 조정에서 2,0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받게 된 하성이다.
일반인에게는 엄청난 금액이었지만, 하성에게는 푼돈이나 다를 바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투자였다.
아낄 이유는 없었다.
“그나저나 하성이도 정말 대단해.”
“그러게 말이야. 대부분 그 정도 위치까지 올라가면 조금 나태해지는 법인데 말이지.”
“나태해지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서 현재 위치를 지키려고 하겠지.”
“하지만 녀석은 계속 앞을 보고 달려나가고 있어. 남들은 이미 정상에 섰다고 했지만, 녀석의 눈은 다음 루트를 보고 있었지.”
최고의 위치에 선 선수들은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 위치에서 더 이상 위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최고가 되었기에 거기에 안주해서 더 노력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어린 선수일수록 그런 케이스가 많이 나타났다.
하지만 하성은 달랐다.
그는 더 위를 보고 있었다.
남들은 올라갈 곳이 없다 말하지만, 본인만이 아직 오르지 못한 곳이 있다 말하고 있었다.
“남들이 불가능이라 말할 때 혼자 할 수 있다 말하는 녀석이라니.”
네 사람은 그런 하성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우리의 도움이 필수야.”
“맞아. 녀석이 성공한다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거야.”
“그리고 우리는 그 조력자로 같이 남게 되겠지.”
“녀석이 성공한다면 우리의 명성도 올라간다.”
투타 겸업은 모든 이들이 실패할 거라 말할 것이다.
아직 세상에 공표되지 않았지만, 만약 하성이 그것에 대해 말한다면 엄청난 비난이 쏟아질 게 분명했다.
세상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이들을 부정적으로 보니까 말이다.
하지만 네 사람은 왜인지 하성이라면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졌다.
“녀석이라면 가능할 거야.”
“그러겠지.”
“이번에도 성공할 거야.”
“해낼 게 분명해.”
그를 옆에서 지켜봐온 네 사람은 하성에 대한 믿음을 가진 채 훈련 준비에 돌입했다.
* * *
2011년이 되면서 하성은 곧장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해를 축하할 시간보다 훈련을 위한 준비가 우선이었다.
이사벨의 도움으로 필요한 모든 짐을 하와이로 보낸 하성은 그녀와 함께 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차는 공항 앞에서 멈추지 않고 곧장 활주로로 들어갔다.
“전용기는 처음 타보는군요.”
“이제부터 자주 타실 테니. 빨리 익숙해지시는 게 좋아요.”
이사벨이 웃으며 말했다.
이번 캠프를 위해 이동하는 수단으로 전용기를 준비했다.
구매는 아니고 일회성으로 렌탈을 하는 것이었는데, 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하지만 하성에게는 그리 큰 금액이 아니었다.
“전용기 같은 걸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하성 씨에게는 아니에요.”
“세금 때문인가요?”
“정확해요. 운동선수는 훈련하는 것도 모두 비용 처리가 가능해요. 그러니 훈련을 위해 이동하는 수단, 훈련 도구, 인건비 등. 모든 부분에서 최고를 준비하는 게 좋아요.”
하성은 고액연봉자를 넘어설 정도로 어나더 레벨의 수익을 얻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거기에 따른 세금도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낸다.
당장 2011년만 하더라도 2010년의 수입에 대한 세금을 내야 했다.
그 비용만 수십억을 가뿐히 넘을 예정이었다.
만약 돈을 쓰지 않고 아끼기만 한다면 하성의 세금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컸다.
그럴 바에는 최고를 사용하면서 세금으로 처리하는 게 더 상책이었다.
“이런 부분들은 잘 처리해 주시길 바랍니다. 차후 세금에 의한 부분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이에요. 그 부분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은 특히 세금에 민감했다.
고액연봉자의 경우 세금을 함부로 탈세했다가는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되므로 조심해야 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두 사람은 한 대의 비행기 앞에 도착했다.
그리 크지 않은 비행기 앞에는 기장과 스튜어디스가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성이 차에서 내리자 기장이 다가와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오늘 비행을 맡게 될 제이슨 카터입니다. VIP를 위해 안전하게 하와이까지 비행해 모셔다드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돈이란 건 정말 좋았다.
자신이 비행기의 시간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에 자신을 데려다주기 위한 기장이나 사람들도 모두 대기하고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물론 거기에 따른 비용이 들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금액이었다.
‘성공하길 잘했어.’
하성은 자신의 성공을 다시 한번 느끼며 비행기에 올랐다.
* * *
사람들은 하성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렇기에 비시즌임에도 그의 기사는 언제나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이번 캠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하성 2011시즌을 위해 하와이에 단독캠프를 차리다!] [2010시즌의 성공을 만든 팀 하성이 다시 뭉쳤다!] [어메이징한 시즌을 보낸 정하성의 2011시즌 목표는?] [하와이 캠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정하성! 과연 2011시즌에도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인가?]하성이 하와이 캠프를 차린 것에 대해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작년에도 하와이에서 했으니 이번에도 하와이네.
-환경이 변하면 효율이 떨어질 수 있지.
-용케 작년 멤버 다 모았네.
-이미 잘 아는 사람들이니 호흡도 잘 맞을 듯.
-이 멤버라면 2011시즌도 기대해도 되겠네.
-이번 캠프에 몇억은 투자했다던데, 돈 많네.
-수백억 받는데. 이 정도는 당연한 거겠지.
-스폰만 해도 연봉만큼 받을 듯 ㅋ
-하성이한테는 껌값이지.
-클라스가 다르다.
하성이 차린 캠프에 대한 소식은 빠르게 알려졌다.
사람들은 그 캠프가 과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하성은 그런 사람들의 니즈를 채워주었다.
-정하성 유튜브에 영상 올라왔다.
-무슨 영상?
-캠프 데이 1이라는 영상인데. 내부 시설 공개함.
-보고 왔는데, 쩔더라.
-와…… 리조트 하나를 통으로 빌렸네.
-훈련 기구들 모두 최신식으로 구비했던데?
-나도 보러 가야겠다.
유튜브에 캠프 내부 시설을 올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당연하게도 유입이 늘어나면서 하성의 유튜브 구독자는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하성이기에 그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하성은 여기에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정말 여기에서 발표하실 생각이에요?”
“예.”
이사벨의 되물음에 하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담담한 대답에 이사벨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계 최고의 언론들이 하성 씨의 한마디면 여기까지 달려올 거예요. ESPN이나 NBC 등. 모든 방송국이 촬영팀을 보낼 거라고요.”
“여기에 올려도 그들은 저를 취재하기 위해 올 겁니다. 무엇보다 이번 발표를 통해 제 채널은 엄청난 성장을 할 겁니다.”
“하…….”
하성의 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에 발표를 올리는 순간, 온갖 언론에서 연락이 올 것이다.
하지만 이사벨은 바로 납득하지 못했다.
유튜브라는 취미 생활에 이런 대형발표를 하다니 말이다.
‘아직 유튜브가 크게 활성화가 되어 있지 않은 시기니까. 당연한 생각이겠지.’
미래에는 유튜브 때문에 TV를 시청하지 않는 가정이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아직은 TV라는 매체가 최우선인 시대였다.
이사벨 역시 그 고정관념에 잡혀 있기에 하성의 말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었다.
“어쨌든 공식 발표는 캠프가 열리기 하루 전에 하겠습니다.”
“……알겠어요. 그럼 그렇게 알고 언론에 대응할 준비를 할게요.”
“감사합니다.”
주요 고객인 하성이 그렇게 하겠다는데 이사벨이 막을 방법은 없었다.
고개를 끄덕인 그녀를 보며 하성이 미소를 지었다.
* * *
캠프의 준비가 모두 끝나가고 있을 때쯤.
마지막으로 게이어가 합류했다.
“토니 게이어입니다.”
거구의 체격을 가진 게이어를 본 하성이 그를 손을 맞잡았다.
“정하성입니다.”
“TV로 볼 때보다 확실히 체격이 좋으시군요. 피지컬이 남다르니 파워 역시 좋으실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투타 겸업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게이어 박사를 부른 겁니다.”
“흠…….”
토니 게이어가 자신의 수염을 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중요한 건 제 훈련방식을 반드시 지켜주셔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 훈련 방식에 토를 달거나 의문을 제기하신다면 전 계약을 파기하고 돌아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성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게이어의 이론이 얼마나 성공하는지 알고 있었다.
당사자보다 더욱 말이다.
그렇기에 토를 달 생각은 전혀 없었다.
마지막 퍼즐까지 캠프에 합류하자 하성은 유튜브 촬영 카메라 앞에 섰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촬영팀의 말과 함께 카메라에 붉은빛이 들어왔다.
진행팀의 수신호와 함께 하성이 입을 열었다.
“정하성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중대발표를 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저는 2011시즌 투타 겸업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담담하게 말하는 그의 한마디가 전 세계 야구팬에게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