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02)
마운드의 빌런-202화(202/285)
마운드의 빌런 202화
[투수가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다!]오늘자 포털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한 기사의 제목이었다.
LA에 거주하는 마이클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무슨 헛소리야? 요즘 기자들은 제목도 마음대로 지어내는 건가?”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 역시 페이크 뉴스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당연히 네티즌은 그런 뉴스에 진절머리가 나고 있었다.
마이클 역시 수많은 페이크 뉴스에 속으면서 단련되었기에 이번 기사의 제목도 바로 믿지 않았다.
“응?”
직접 확인하기 위해 클릭한 제목의 기사를 본 마이클의 눈이 커졌다.
익숙한 선수가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서 있는 사진이 메인을 장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성이잖아?”
정하성.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다.
3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단시간에 메이저리그 기록을 갱신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투타 겸업을 선언했다는 건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설마 진짜 시작했어?”
그는 다저스만 응원하는 진성 팬이었기에 타 팀 선수에 관련된 뉴스는 크게 찾아보지 않았다.
그렇기에 하성이 투타 겸업을 진짜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무엇보다 페넌트 레이스가 시작된 건 오늘부터니까 말이다.
“어디 보자…….”
흥미가 생긴 마이클은 기사를 꼼꼼하게 읽어 내려갔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정하성이 메이저리그 최초의 기록을 작성했다.개막전 선발투수이자 5번 타자로 출전한 그는 선발투수로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타자로서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사를 본 마이클의 눈이 커졌다.
“이게 말이 돼?”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기록이었다.
투수가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동시에 사이클링 히트까지 달성하다니 말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러한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정하성 선수가 유일하다.]“당연하겠지!”
기사에 적힌 내용을 보며 마이클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어떤 선수가 이런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게 만화도 아니고…….”
만화에서도 이런 기록을 쓰면 욕 먹을 게 분명했다.
그만큼 말도 안 되는 기록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런 기록을 달성하다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데?”
마이클은 유튜브에 접속해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영상이 올라와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영상 속 하성은 엄청난 타격감을 이어가면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이클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오클랜드에 이런 선수가 있다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몰마켓 구단 중 하나였다.
그곳에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다저스는 뭐 하는 거야? 이런 선수를 빨리 사 오지 않고.”
스몰마켓은 대형선수를 잡아둘 수 없다.
그들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빅마켓 구단의 팬들은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비단 마이클의 일만이 아니었다.
빅마켓 구단 홈페이지에는 매일 같이 팬들이 찾아와 하성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렸다.
-우리 구단 프런트는 뭐 하냐? 하성이 사 오지 않고!
-정하성 같은 선수는 일찌감치 잡아야지!
-빨리 움직여!
-빅터 같은 애들 말고 정하성을 잡으라고!
-얼마를 주든지 데려와야지!
팬들의 요구는 강한 압박이 되어 구단 프런트를 옥죄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실 팬들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프런트들은 다방면의 루트를 통해 하성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었다.
“오클랜드의 반응은 어때?”
“당장 놔줄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선수를 이용한 트레이드는 물론 현금까지 포함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크리스 단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젠장……. 예상대로군.”
하성을 적극적으로 노리는 팀 중의 하나는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명문구단이라는 칭호가 있을 정도로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와 함께 한 팀이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빅마켓 중 한 곳으로 하성의 거대한 몸값을 품을 수 있는 팀 중의 한 곳이었다.
그런 곳이니만큼 그들은 하성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클랜드 쪽에서 적극적이지 않았다.
“아직 서비스타임 기간이 있는 상태이고 2천만 불의 몸값은 오클랜드에게 부담이 되지만, 감당이 되는 수준이라 급하게 팔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정하성의 몸값은 최소 2배로 뛸 것으로 파악됩니다.”
올 시즌 하성의 연봉은 2천만 불이다.
그것보다 두 배라는 건 4천만 불이 된다는 소리다.
시즌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추측은 나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하성이 투타 겸업을 시작하자 급격하게 여론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연봉이 4천만 불이라니…….”
레드삭스의 단장 닉은 헛웃음을 지었다.
“지금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자인 사바시아도 3천만 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는데. 4천만 달러라니…….”
본래 최고연봉자였던 로드리고는 올 시즌부터 양키스와 계약이 해지되었다.
만약 그가 있었다면 3천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기록했을 거다.
어쨌든 중요한 건 하성의 몸값으로 4천만 달러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성적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다면 뜬구름 잡는 소리도 아닐 겁니다.”
“그렇겠지.”
“2차전에서도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 4타수 2안타 1홈런을 기록하면서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엄청나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되지 않는군.”
2경기 연속 홈런.
전문 타자이자 슬러거 유형의 선수조차 쉽지 않은 기록이다.
그런데 하성은 개막전 이후 그러한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투수로서도 메이저리그에 충격을 주었던 선수가 이제는 타자로서도 충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든 오클랜드와 계속 접촉하도록 해. 그쪽과 조건을 최대한 맞춰보고 우리가 내줄 수 있는 건 내주는 쪽으로 계약을 하자고.”
닉은 어떻게든 하성을 잡고 싶었다.
그리고 그건 비단 닉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돈깨나 있다는 구단들은 모두 하성을 원하고 있었다.
그것은 단지 실력만이 아니었다.
[정하성, 메이저리그 유니폼 판매순위 전체 1위!] [압도적인 판매량으로 2위를 따돌린 정하성, 스타성도 입증했다!] [정하성의 배트플립을 따라하는 미국의 아마추어 야구선수들!] [미국 주니어 베이스볼 선수들 중 투타 겸업을 희망하는 선수들이 속출!]하성의 투타 겸업은 미국 전역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그의 스타성이 상승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베이스볼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동안 금기라 생각되었던 투타 겸업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 그 증거였다.
[최근 아마추어 야구에서 투타 겸업을 시도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고 기대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우려가 되는 부분부터 들어볼까요?] [가장 우려가 되는 건 선수들이 무리하게 투타 겸업에 도전하다가 부상 입거나 기량이 하락하는 것입니다.]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아마추어 시절 기량이 하락하는 부분이다.
투타 겸업에 도전한다는 건 그만큼 부상의 위험에 노출될 일이 많았다.
아무래도 멀티포지션을 소화해야 했기에 무리한 체력 소모가 일어날 수 있었다.
체력이 떨어지면 그만큼 부상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었다.
어릴 때 입은 부상은 선수의 기량을 하락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었기에 이런 부분이 우려되었다.
[그럼 부정적인 부분만 있을까요?] [아닙니다. 일단 투타 겸업을 한다는 건 메이저리그에 대한 수요를 상승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 대한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걸 반전시킬 수 있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는 그동안 큰 변화 없이 진행되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투타 겸업은 그런 메이저리그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정하성 선수의 투타 겸업으로 인해 새롭게 유입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습니다.]하성의 투타 겸업은 엄청난 이슈를 낳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팀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제는 리그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이슈가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하성의 활약은 끝 모르게 이어지고 있었다.
[개막시리즈 1차전과 2차전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던 정하성 선수, 3차전에서는 아직까지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두 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기에 하성에 대한 기대는 높았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사실 매 경기 안타를 기록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정하성 선수는 개막전 선발로 나온 뒤에 계속 경기에 나서는 만큼…….]해설위원이 그런 하성을 변호하고 있을 때였다.
하성은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순간, 초구를 있는 힘껏 후려쳤다.
딱-!!
[때렸습니다!!]누가 보더라도 잘 맞은 타구였다.
그리고 그건 당사자인 하성이 가장 직접적으로 느꼈다.
그것은 곧 행동으로 나왔다.
휘릭!!
[정하성 선수! 배트를 던졌습니다!!]불문율이었던 배트플립.
여전히 선수들의 불만은 나오고 있었지만, 하성은 자신의 배트플립을 끝까지 고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나왔다는 건 결말은 정해져 있었다.
[타구 넘어갔습니다!! 세 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정하성 선수!! 기다리고 기다리던 홈런이 터집니다!!]세 경기 연속 홈런.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여운이 아직 꺼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의 기록행진이 이어지고 있었다.
* * *
[정하성 세 경기 연속 홈런 달성!] [개막전 이후 세 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선두를 지키고 있는 정하성!] [그는 투수인가? 타자인가?] [개막전 승리에 이어 타자로서도 엄청난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정하성!] [그의 한계는 끝이 없다!]투타 겸업으로 성적을 내는 그에게 극찬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가 투타 겸업을 선언했을 때 우려를 내비쳤던 전문가들은 언제나 그랬듯 태세전환과 함께 찬양하는 글을 쏟아냈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를 내비치는 이들도 일부는 있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정하성의 성적은 경이롭다. 하지만 그는 두 번째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휴식 없이 등판해야 하는 두 번째 선발경기에 영향이 없을 것인가?] [체력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서는 선발경기에서 문제가 일어날 게 분명하다!]우려를 내비치는 전문가들이 내놓는 근거는 동일했다.
바로 하성이 첫 번째 선발 등판 이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발투수가 한 번 등판하면 신체에 막대한 데미지를 입는다.
이렇게 입은 데미지를 휴식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하성은 그러한 휴식 기간을 가지지 못했다.
당연하게도 다음 등판에 영향이 갈 거란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오클랜드는 두 번째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클랜드의 토니 감독, 정하성을 시리즈 두 번째 투수로 확정!] [두 번째 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하성은 쉬지 않는다!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설 것이 확정!] [실질적으로 첫 번째 등판 이후 휴식 없는 일정! 과연 그는 괜찮을 것인가?]그의 두 번째 등판을 앞두고 우려가 쏟아지고 있었다.
모든 야구팬과 관계자들의 눈이 그에게 집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