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09)
마운드의 빌런-209화(209/285)
마운드의 빌런 209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하성의 활약에 힘입어 그들은 아메리칸리그 전체 1위의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7회에도 정하성 선수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오늘 경기도 지배하고 있는 정하성 선수, 현재까지 단 2개의 안타만을 허용하고 1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고 있습니다.] [2개의 안타 중에서도 제대로 맞은 안타는 나오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대부분 빗맞은 안타 혹은 럭키 히트가 된 타구들이었죠.]하성의 공은 여전히 막강했다.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그를 공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11번째 탈삼진을 잡아내며 아웃카운트를 추가하는 정하성 선수!!] [막강합니다! 정말 그를 어찌 막아야 할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매 이닝 7회 이상을 던지면서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정하성 선수를 두고 마운드의 터미네이터라 부를 정도죠.] [하하! 인상 깊은 별명이네요.]하성의 활약이 계속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별명은 늘어만 갔다.
마운드의 지배자.
마운드의 터미네이터.
언터처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면서 그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그런 관심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나갔다.
[정하성, 시즌 6승 수확!] [7이닝 무실점 2피안타 12탈삼진을 잡아낸 정하성!]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1위,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1위 등. 모든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지키는 최고의 활약상!] [정하성을 막을 방법이 없다!]그가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면 오클랜드는 승리한다.
그것이 선발투수로 데뷔했던 2010시즌부터 이어지던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또 하나가 추가됐다.
[정하성 선수, 1사 1, 3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섰습니다!]그가 마운드에만 오르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이미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정하성 선수, 4월에 이어 5월에도 극강의 타격감을 선보이면서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습니다.] [타자 정하성 선수의 성적도 정말 경이롭습니다. 타율 전체 2위, 장타율 1위, OPS 1위, 홈런 1위 등. 도루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투타 겸업을 선언한 하성은 말 그대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격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던 어슬레틱스의 타선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만약 정하성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도 홈런을 터뜨리면 4경기 연속홈런을 기록하게 됩니다.]앞서 세 번의 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기록했던 하성.
오늘 경기에서도 홈런을 기록한다면 4경기 연속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연속경기 홈런신기록은 1956년의 대일 롱, 1987년의 돈 매팅리, 그리고 93년의 켄 그리피 주니어 선수가 달성한 8경기 연속 홈런이 있습니다.] [정하성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도 홈런을 기록하게 된다면 그들의 기록에 절반은 따라가게 되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투수인 정하성 선수가 전설적인 기록에 도전한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매 경기 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이슈를 만들어내는 하성.
그런 그가 타석에 서자 수많은 관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하성! 정하성!!”
“오늘도 홈런 가자!!”
“네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타석에 선 하성은 차분하게 투수의 공을 지켜봤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몸쪽을 강하게 찌르는 스트라이크!] [바뀐 투수인 조나단이 초구부터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입니다.] [정하성 선수는 바뀐 투수의 공을 보기 위함인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투수가 바뀌었다.
조나단은 상대 팀의 필승조 중 한 명으로 셋업맨 역할을 수행했다.
아직 6회임에도 불구하고 셋업맨을 올렸다는 건 지금이 승부처라고 판단했다는 소리다.
그리고 정하성을 의식하고 있다 볼 수 있었다.
‘확실히 공이 좋다. 볼 끝이 살아서 끝까지 밀고 들어와. 어설프게 건드렸다가는 범타가 나올 가능성이 높겠어.’
한 번의 공이었지만, 조나단의 공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알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투수니 당연한 소리였다.
‘집중력을 더 올린다.’
구속도 빠르고 공의 위력도 강했다.
어설프게 대응했다가는 범타가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범타가 나온다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건 집중력을 높이고 추가타점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후우……!”
호흡을 깊게 내뱉은 하성의 집중력이 올라갔다.
고도의 집중력 상태에 도입한 하성의 시야에는 풍경이 어둠으로 물들고 보이는 건 오직 공밖에 없었다.
[사인을 교환한 투수, 2구 던집니다!]조나단은 1구를 스트라이크를 잡아 자신감이 올라 있었다.
자신의 공이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인 하성에게 먹힌다는 사실은 그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녀석은 초구에 반응하지 못했어. 여기에서 공을 뺄 이유는 없다. 정면으로 들어가겠어.’
하성이 초구를 흘려보내면서 투수의 자신감이 올라갔다.
그의 이름값에 짓눌려 있던 압박감이 해소되자 자신감이 붙었다.
자신감이 붙은 공의 위력은 한층 더 강해졌고 구속 역시 빨라졌다.
“흡!!”
쐐애애애액-!!
기합까지 터뜨리며 전력을 다한 공이 그의 손을 떠났다.
공이 손을 떠나는 순간 조나단은 알 수 있었다.
‘완벽해!’
자신이 던진 공들 중 가장 완벽한 1구였다.
실밥이 긁히는 느낌이나 움직임 등.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느낌대로 공은 엄청난 무브먼트와 속도를 보여주며 타자, 정하성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일반적인 타자라면 꼼짝도 할 수 없는 코스였다.
알고도 못 치는 공이란 바로 이런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상대인 정하성은 일반적인 타자가 아니었다.
‘예상대로…….’
그는 투수의 심리를 파악하고 어떤 공을 던질지 예상했다.
많은 공을 던져왔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제구력에도 자신감이 붙으면서 평소에는 던지기 어려운 몸쪽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 예상은 정확했다.
조나단은 몸쪽을 향해 공을 던졌고 그걸 예상한 하성의 스탠스는 이미 오픈스탠스로 향하고 있었다.
촤앗-!!
하체를 단단히 고정한 하성은 곧장 배트를 돌렸다.
후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돌아간 배트가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무슨 공이 올지 알고 있다면 그 공을 때리는 건 어렵지 않다.
[멀리 날아가는 타구!!]카메라가 타구와 하성을 비추었다.
화면에 나타난 하성은 타구를 바라보다 있는 힘껏 배트를 던졌다.
[정하성 선수! 배트 던졌습니다!!] [아~ 이건 큽니다!]관중들은 함성을 내질렀고 카메라에 잡힌 타구는 그대로 담장 밖에 떨어졌다.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는 정하성! 엄청난 타구를 만들어냅니다!] [정확한 타이밍에 스윙을 돌려 완벽한 타구를 만들어냈습니다!]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정하성 선수!]4경기 연속 홈런.
그것을 달성한 하성에게 팬들의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환호하는 건 아니었다.
“망할 새끼, 건방지게 배트를 던지고 지랄이야.”
2루 베이스로 막 진입하려고 할 때였다.
그의 앞을 가로막는 한 선수.
2루수 미구엘이었다.
194㎝의 장신에 근육질 체형인 그가 앞을 가로막는다는 건 꽤나 압박이었다.
하지만 하성은 그런 그의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규정에 배트를 던지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냐?”
“이 새끼야. 메이저리그에는 불문율이란 게 있어. 3년 차나 됐으면서 아직 그것도 몰라?”
“그놈의 불문율. 불문율이 규정보다 위에 있는 거냐?”
하성의 주루가 멈췄다.
두 선수가 살벌한 눈빛을 교환하며 서로에게 다가갔다.
금방이라도 주먹 다툼이 일어날 거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
2루심이 다급히 그들을 제지했다.
“이봐! 괜히 이런 걸로 시비 붙지 말라고!”
심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미구엘은 하성에게 다가가는 걸 멈추지 않았다.
[아-! 미구엘 선수와 정하성 선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두 팀의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뛰쳐나오고 있어요!]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은 어슬레틱스의 선수단이 먼저 움직였다.
하성은 팀 내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다.
미리 움직여 그를 보호할 필요가 있기에 동료들이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그런 어슬레틱스 선수단의 움직임에 상대 팀인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단 역시 움직였다.
순식간에 선수단 전원이 그라운드를 가득 메웠고 두 팀의 더그아웃은 비워졌다.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습니다!] [난투극으로는 이어지지 않네요.]메이저리그에서는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면 심심치 않게 주먹다짐이 오간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양 팀 선수들이 일찌감치 나와 그들을 만류하면서 싸움으로 번지진 않았다.
“너 이 새끼, 한 번만 더 배트 플립을 하면 그때는 아작내 주겠어!”
그러나 두 선수는 앙금을 풀지 못하고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됐다.
그리고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기자들을 이 일을 물고 늘어졌다.
[정하성의 배트 플립! 결국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키다!] [배트 플립을 금지시켜야 하는 건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메이저리그의 불문율을 어기다!] [익명을 요구한 선수협회 관계자, 정하성의 행동에 내부에서 난감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중.]하성의 배트 플립은 메이저리그 데뷔 때부터 계속되어왔다.
이전에도 트러블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논쟁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정하성 선수의 배트 플립이 이번에 큰 논쟁으로 번진 것은 그가 투타 겸업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투수로서 타석에 서는 일이 적었기 때문에 논쟁으로까지 번지지 않았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투타 겸업으로 일반 타자들만큼이나 많이 타석에 서고 있습니다. 거기에 홈런의 개수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죠.] [이전에는 가끔 등장했던 배트 플립이 이제는 더 많이 등장한다는 거군요.] [눈에 더 자주 보이니 불만을 이야기하는 선수들도 나타나기 시작한 거죠.]하성이 등장하면서 메이저리그에도 배트 플립을 하는 선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숫자는 여전히 적었다.
대다수의 메이저리거들은 불문율이란 틀에 갇혀 아직도 배트 플립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기자들은 오랜만에 생긴 가십을 놓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든 이번 일을 크게 부풀릴 생각이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정하성에게 배트 플립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해.”
“그 녀석 성격이라면 분명 폭발하겠지.”
“예전처럼 한 번 더 난동을 부려주면 땡큐야.”
최근 하성은 조금 조용한 편이었다.
기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가십거리가 생겼으니 물고 늘어질 생각이었다.
그렇게 기자들이 음모를 꾸미는 사이.
선발을 앞둔 하성의 기자회견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