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14)
마운드의 빌런-214화(214/285)
마운드의 빌런 214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정하성 선수가 메이저리그 신기록과 타이인 8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금일 뉴욕 양키스의 선발투수인 J.윌슨을 상대로 2구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홈런을 만들어냈습니다.] [정하성 선수의 8경기 연속 홈런 기록은 메이저리그에선 1993년 켄 그리피 주니어 이후 18년 만의 기록이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정하성 선수를 포함 단 4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입니다.]하성의 8경기 연속 홈런은 대단한 화제가 되었다.
미국과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 등.
다수의 국가에서 그의 기사가 대서특필되었다.
그리고 하성의 유튜브에도 관련 영상이 올라왔다.
[정하성 8경기 연속 홈런 하이라이트]8경기 동안 터뜨렸던 홈런을 하이라이트로 만들어 영상을 기재한 것이다.
2분짜리 짧은 영상이었는데, 이 영상은 단숨에 300만 뷰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영상을 본 대중의 반응도 뜨거웠다.
-크으-! 8경기 연속 홈런 지렸다.
-이게 되는구나.
-하이라이트로 묶으니 보기 좋네.
-안 그래도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나오니 좋다.
-짧아서 좋네.
-야구는 다 좋은데. 너무 길어.
-이렇게 자주 올려주면 좋겠다.
하성은 댓글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지금 시점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짧은 영상보다는 길게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지.’
다른 유튜버들의 경우 영상 길이가 최소 10분이 넘어갔다.
이는 유튜브 정책에 따른 편집이었다.
현 시점에서 유튜브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선 10분 이상의 영상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지만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달라진다.
사람들은 짧은 영상을 원하고 거기에 맞는 숏츠가 탄생한다.
바쁜 현대 사회에선 10분짜리 영상을 진득하게 보는 것도 시간낭비였다.
그래서 더 짧은 영상을 원하게 됐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10초짜리 짧은 영상들이었다.
하성은 그런 시대에서 살았기에 짧은 영상을 기획했다.
반응은 대단히 좋았다.
“짧은 영상을 올리면서 구독자 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조회 수도 더 높게 나오고 반응 역시 매우 좋아요.”
하성의 유튜브 팀은 이제 웬만한 회사 규모로 커졌다.
회사의 직원만 하더라도 15명에 달할 정도였다.
이들이 하는 일은 영상의 제작, 업로드는 물론이거니와 각종 홍보와 이벤트 등, 다양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이제 하성의 유튜브는 단순히 취미생활이 아니라 하나의 기업이 되어 있었다.
그때 보안실장이 입을 열었다.
“저……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
“몇몇 방송국에서 저희 영상을 무단으로 가져가 쓰는 게 발각됐습니다.”
하성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무단으로?”
“예. 미국의 지역방송국, 한국과 일본의 방송국 등. 다양한 방송국들이 저희 영상을 자료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쪽에 협조 요청은 없었고?”
“전혀 없었습니다.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항의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유튜브는 단순히 취미생활의 연장선이었다.
여전히 방송국이 미디어의 중심이었다.
그런 그들은 유튜브를 얕보고 있었다.
미래에는 유튜브가 모든 미디어의 중심이 되지만, 아직까지 그들은 자신들이 위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인드였기에 유튜브의 영상을 가져다가 쓰는 걸 별일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
엄연히 저작권이란 게 존재하지만, 그런 걸 지킬 생각은 없었다.
‘미래에 한 번 난리가 난 적이 있었지.’
이와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진다.
유튜브가 커진 이후에도 말이다.
하지만 한 대형유튜버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고소까지 진행하면서 결국 방송국이 백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는 미래의 이야기다.
‘지금 시대에 방송국은 유튜브 영상을 무단으로 쓰는 게 일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내버려 둘 생각은 없었다.
엄연히 자신의 재산이었고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걸 그냥 쓰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변호사에게 연락해서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까요?”
팀원들은 대처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동시에 법률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가능하다면 고소도 진행하도록 해.”
“예? 방송국을 상대로 고소하려고요?”
“왜? 문제라도 있어?”
“저쪽은 대규모 자본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변호인단도 엄청난 애들로 꾸릴 겁니다.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물건을 도둑질하는 놈들을 그냥 내버려 두자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저쪽에선 우리가 피땀 흘려 제작한 저작권을 무단으로 가져가서 이익을 창출하고 있어. 그걸 내버려 둘 생각은 전혀 없어.”
하성의 말에 팀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법률적인 조언을 얻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그리고 지금과 같은 짧은 동영상을 제작해서 젊은 층을 겨냥하도록 해. 앞으로는 이런 형태의 동영상이 유행할 테니까.”
“예.”
하성의 유튜브는 이미 전 세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성은 거기에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앞으로 계속 커질 유튜브 시장에서 계속 살아남을 생각이었다.
* * *
하성의 기록 달성과 함께 사람들의 관심은 이제 다음으로 향했다.
[메이저리그 신기록에 도전하는 정하성!]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누구도 깨지 못했던 9경기 연속 홈런 기록.
세계기록은 이대성이 작성했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는 미지의 세계와도 같았다.
누구도 밟아보지 않았던 땅.
신대륙에 이제 막 배가 정박을 하고 누군가가 내리려 하고 있었다.
-정하성이 9경기 연속 홈런 달성하면 진짜 지릴 거 같다.
-이건 달에 착륙한 아폴로호에서 암스트롱이 내리는 것과 같아.
-진짜 9경기 연속 홈런을 달성할 수 있을까?
-오늘 알 수 있겠지.
양키스와의 3차전.
하성은 3번 타자로 타석에 섰다.
모든 야구팬의 관심은 경기의 승패가 아닌 하성의 기록 달성에 집중되어 있었다.
[정하성 선수가 첫 타석에선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납니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중견수 정면으로 가면서 아쉽게도 안타를 만들어내진 못했습니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올려쳤지만,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았습니다.]첫 번째 기회는 허무하게 무산됐다.
타이밍은 좋았지만, 투수의 구위가 살아 있어서 변화가 더욱 좋았다.
‘저 녀석도 오늘 컨디션이 좋네.’
올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의 선발진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선발인 CC사바시아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투수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영입했던 것도 아니다.
사실 양키스는 클리프리를 손에 넣으려 했다.
하지만 그는 양키스의 조건을 거절하고 필라델피아로 떠났다.
그에게 집중했던 탓에 양키스는 다른 대어급 투수도 영입하지 못하고 스프링캠프를 맞이했다.
그들은 복권을 긁는 심정으로 몇몇 베테랑 투수들을 영입했는데.
그들이 예상외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지금 마운드에 있는 바톨로 콜론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콜론의 커브가 생각보다 회전이 더 먹혀 있어. 덕분에 변화의 폭이 마지막까지 나온다.’
콜른을 상대하는 건 처음이다.
항상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투수도 아닌 데다가, 무엇보다 하성이 전문타자로 타석에 서는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다음에는 잡을 수 있어.’
하지만 파악은 끝났다.
다음 순간이 오면 그의 장점인 커브는 비수가 되어 그에게 꽂힐 것이다.
하성은 입맛을 다시며 기회를 기다렸다.
* * *
아쉽게도 콜른과 하성이 만날 일은 없었다.
[콜른 선수,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초반의 좋았던 기세가 거짓말처럼 빠르게 강판당하는 콜른입니다.]3회.
콜른은 선두타자를 잘 돌려세우고 두 번째 타자를 상대하다 발을 헛디뎠다.
그로 인해 몸에 불편함을 느꼈는지 코치를 호출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마운드를 내려갔고 투수가 교체됐다.
‘저 녀석도 처음 상대하는 녀석인데.’
새롭게 마운드에 올라온 것은 중간계투인 로드리게스였다.
‘사이드암이네.’
메이저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투구 폼인 사이드암을 장착한 투수였다.
‘구속은 빠른 편이 아니고…….’
하성은 전략데이터 팀에서 주었던 선수들의 데이터를 떠올렸다.
로드리게스는 필승조로 불리긴 어려운 선수였다.
하지만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선수였기에 양키스의 로스터를 지키고 있었다.
‘경기를 포기한 건 아니지만, 녀석이 하는 것에 따라서는 여기에서 투수를 아끼는 선택을 할 수도 있겠군.’
페넌트레이스는 길다.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건 불가능하다.
때로는 경기의 승패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었다.
오늘처럼 말이다.
‘당장 내일부터 다음 경기를 해야 하는 코치진 입장에서는 여기에서 최대한 투수를 아끼려 하겠지.’
그렇기에 필승조가 아닌 롱 릴리프를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사이드암이 상대라…….’
본격적으로 타석에 선 이후로 처음 상대하는 사이드암이다.
‘뭐, 처음 상대하는 거라고 주눅 들 필요는 없지.’
하성의 눈이 빛났다.
* * *
[정하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3회 콜른이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올라온 로드리게스 선수가 볼넷과 안타를 내주면서 주자는 2, 3루가 되었습니다.]로드리게스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사 주자 2, 3루의 찬스에서 정하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어슬레틱스가 경기를 주도할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타석에는 이번 시리즈, 아니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타자인 하성이 들어섰다.
[정하성 선수는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경우 타율이 5할이 넘을 정도로 찬스에 강합니다.] [특히 최근 8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죠. 이번 기회도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오늘 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내면 9경기 연속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기록을 새로 작성하는 것이었기에 모든 야구팬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러한 사실은 투수인 로드리게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젠장……. 하필이면 이런 순간에 하성이라니…….’
정하성을 상대하는 건 투수로서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이다.
그만큼 그의 타격감은 무시무시했다.
‘여기에선 조심해야 한다.’
점수를 내주는 건 물론이거니와 기록의 제물이 될 수 있다.
‘녀석과 정면승부는 피한다.’
1루도 비어 있었다.
괜히 정면승부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로드리게스는 노련하게 변화구 위주로 공을 던지면서 하성과의 정면승부를 피했다.
퍽-!!
“볼!!”
[초구 볼입니다. 공 한 개는 밖으로 빠지는 슬라이더!] [초구부터 유인구를 던지면서 정하성 선수의 배트를 유도하고 있습니다.]로드리게스가 던진 1구로 하성은 곧장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정면승부를 피하겠다는 거군.’
좋은 선택이었다.
‘타자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웬만한 공에는 배트가 나갈 수밖에 없어.’
일반적인 타자의 경우라면 대기록에 연연해서 유인구에도 배트를 내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하성 역시 기록을 의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굳이 좋지 않은 볼에 배트를 내밀 생각은 없었다.
‘존을 더 줄이고 확실한 공만 노린다.’
그는 베테랑이었다.
상대 투수의 생각대로 해줄 생각은 없었다.
그 결과.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유인구를 잘 골라내는 정하성 선수! 비어 있던 1루를 채우면서 주자는 만루가 됩니다!]기회를 다음으로 넘겼다.
그리고 그의 선택이 옳았다는 게 바로 드러났다.
딱!!
[잭 선수 3구를 강타!! 중견수 키를 넘기는 장타를 터뜨립니다!!]잭이 장타를 터뜨리며 1루를 밟았던 하성이 홈으로 들어왔다.
순식간에 3 대 0으로 앞서나가는 어슬레틱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