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19)
마운드의 빌런-219화(219/285)
마운드의 빌런 219화
6월이 지나면서 올스타전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정하성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다득표로 올스타전 직행!] [타자 정하성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타석에 선다!] [올스타전 홈런더비에도 참가할 예정인 정하성!] [선발투수이자 타자로 타석에 서게 될 정하성, 과연 올스타전에서는 어떤 기록을 남길 것인가?]하성의 올스타전 합류가 결정됐다.
예상대로 투수와 타자, 모든 포지션에서 경기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였다.
하성은 이미 투타에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보이고 있는 상황.
올스타들이 모이는 축제인 올스타전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집중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2011 올스타전.
이번 올스타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홈구장인 체이스 필드에서 열리게 됐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체이스 필드였기에 팬들은 이번 홈런더비에 많은 기대를 가졌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올스타전 시기가 다가왔다.
* * *
이번 올스타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이 몰렸다.
체이스 필드의 티켓이 매진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관중들은 현장에서라도 올스타전의 열기를 느끼기 위해 애리조나를 찾았다.
덕분에 애리조나의 숙박 시설과 식당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렇게 인파가 몰린 이유는 올스타전이란 것도 있지만, 정하성이 결정적이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투타 겸업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된 정하성 선수를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애리조나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정하성 선수는 올스타전 전야제라 할 수 있는 마이너리그 올스타전 경기 직전 펼쳐지는 홈런더비부터 올스타전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홈런더비에는 정하성 선수를 비롯해서 프린스 필더, 호세 바티스타, 데이비드 오티즈, 애드리안 곤잘레스 등. 슈퍼스타들이 출전하게 됩니다.]홈런더비에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는 타자들이 참가한다.
이런 선수들 사이에서 하성이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하지만 세부 성적을 본다면 하성이 포함되는 게 당연했다.
[전반기가 끝난 현 시점에서도 정하성 선수는 모든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현지 전문가들도 정하성 선수가 홈런더비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죠.] [현지 도박사들도 홈런더비 우승자로 정하성 선수를 점치고 있습니다.]홈런더비를 앞두고 사람들은 하성의 우승을 점쳤다.
이것만 보더라도 현재 하성이 어떤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성은 모든 기자들의 표적이 되었다.
“정하성이다!”
그가 체이스 필드에 들어서자 기자들이 물밀 듯이 몰려 들었다.
“정하성 선수! 이번 홈런더비의 목표가 무엇입니까?”
“당연한 걸 물으시네요. 우승입니다.”
“오오-!”
당당한 하성의 대답에 기자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런 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들과 상대하는 겁니다. 우승이 쉽지는 않을 텐데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저보다 홈런을 더 때려낸 타자가 있습니까?”
하성은 정곡을 찔렀다.
현재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는 하성이다.
최고의 타자라고 한다면 하성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타자가 오더라도 올 시즌만 놓고 보면 하성보다 모두 아래였다.
하성은 그 부분을 정확히 지적한 것이다.
한 방 먹은 기자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하성은 다른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며 자신에게 쏠린 관심을 해소시켜 주었다.
그렇게 홈런더비를 앞둔 하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었다.
* * *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의 정식 명칭은 퓨처스 올스타다.
마이너리거를 대상으로 열리는 올스타전이지만, 각 팀의 루키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경기였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거기에 경기 전후로 메이저리거들의 홈런더비를 배치해 채널을 돌리지 않게끔 만들었다.
홈런더비에는 메이저리그의 거포들이 등장하기에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인기를 끈다고 해도 대부분 메이저리그나 야구에 관심이 높은 이들이 주 시청자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정하성 선수가 첫 번째 타자로 타석에 들어섭니다!]TV속에 하성이 등장하자 한국의 모든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하성이다!
-이야~ 홈런더비에서 한국인을 볼 줄이야.
-투타 겸업 한다고 할 때만 해도 미친 줄 알았는데. 홈런더비까지 나오네.
-어제 인터뷰 봤냐?
-어떤 거?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저보다 홈런을 더 때려낸 타자가 있습니까? 라고 대답한 거?
-그거 영상도 떴는데 질문했던 기자 벙찌더라 ㅋㅋ
-하성이 자신감 하나는 진짜 죽여준다.
-자신감만 쩌냐? 그 자신감을 성적으로 보여주잖아 ㅋㅋ
-ㅇㅈ.
야구팬들은 하성의 인터뷰까지 들고 와 떠들었다.
그리고 오늘은 야구팬만 있는 게 아니었다.
-정하성 덕분에 수업 중단이다.
-우리 학교도 ㅋㅋ
-수업 멈추고 중계 틀어주네.
-개꿀이고요~
-회사에서 대놓고 중계를 보게 될 줄이야.
-우리 회사도 부장님이 틀어주셨다 ㅋㅋ
-우리는 전무님이 보고 하라던데?
-오늘 대한민국 하성이 덕분에 올 스톱 아니냐?
일반 직장인과 학생들까지.
학교와 직장을 가리지 않고 하성의 홈런더비를 보기 위해 국민들이 TV 앞에 앉았다.
이런 반응에 방송국은 행복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동시 시청률 70퍼센트를 넘어섰습니다!!”
70퍼센트.
꿈의 수치다.
인터넷이 발전하고 유튜브의 영역이 나날이 커져가는 현재는 물론이거니와 과거에도 이런 수치는 나오기 힘들었다.
‘시청률 70퍼센트가 넘은 건 2002 월드컵에나 가능했던 건데…….’
2002 한일월드컵.
한국이 4강이라는 기적을 일궈냈었다.
당시 월드컵 응원은 전 국민적인 이벤트가 되었다.
학교, 직장 등.
온갖 장소에서 응원을 했고 TV가 있는 곳이면 단체 응원이 열렸다.
당연하게도 시청률은 폭발했다.
16강 이후부터는 70퍼센트가 넘어서면서 방송국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그때 이후로 스포츠 중계가 70퍼센트를 넘은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하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정하성 선수의 파트너로 그의 절친으로 알려진 잭 선수가 마운드에 섰습니다.]배팅볼 투수로는 잭이 마운드에 섰다.
홈런더비에서 배팅볼 투수는 여러모로 특별했다.
누군가는 자신의 아버지나 스승님을 마운드에 세우기도 했다.
하성도 누군가를 세울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잭에게 부탁했다.
‘본래 포수인 잭이기에 제구력도 나쁘지 않고 구속도 적절해.’
잭을 택한 이유는 실용성이었다.
그와 캐치볼을 하면서 공에 대해 파악은 끝난 상태였다.
타자가 딱 치기 좋을 정도의 구속에 적절한 제구력도 보유하고 있어 배팅볼로는 아주 좋았다.
“후우-! 이거 내가 다 떨리네.”
“떨어야지. 네가 못 던지면 내 홈런더비는 엉망으로 끝날 텐데.”
“뭐?! 야! 너는 친구가 긴장한다는데. 긴장을 풀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부담을 주냐?”
“그게 사실인데 어쩌냐? 나는 너만 믿고 있다.”
하성은 잭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녀석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부담을 느끼는 타입의 선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부담감을 주어야 더 잘하는 스타일의 선수였다.
“그래도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배팅볼에 너무 회전을 주지 마.”
“회전을?”
“응. 구속은 높아도 상관없는데. 회전이 많이 걸리면 멀리 보내는 게 어렵거든.”
“오케이. 최대한 노력해 볼게.”
배팅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다.
공을 때리기 좋은 위치로 던지는 것도 하나고 적절한 구속으로 던지는 것도 필요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공의 회전력을 죽이는 것이다.
‘구위는 대부분 회전력에서 결정된다. 같은 구속의 공이라 하더라도 회전력이 좋은 쪽의 공이 더 묵직하게 느껴지지.’
현재의 잭은 포수가 아닌 1루수로 주로 경기에 나선다.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을 본다면 1루수가 아닌 포수로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당연히 송구에도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잭이기에 자신의 조언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녀석과 호흡을 맞췄을 때 나쁘지 않았어.’
사실 하성이 잭을 택한 이유는 녀석의 배팅볼을 쳐봤기 때문이다.
하성은 홈런더비 출전이 결정된 이후부터 파트너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본래는 구단의 배팅볼 투수를 데리고 와서 던지게 하려고 했었다.
호흡이 매우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았으니까.
하지만 잭의 배팅볼을 보고는 마음을 바꿨다.
‘내가 원하는 공을 던지는 녀석이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이야.’
오랜 세월 투수로 뛰었기에 알 수 있었다.
잭은 메이저리거가 되지 않았으면 역사에 남을 배팅볼 투수가 되었을 것임을 말이다.
‘그게 가능한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내 고개를 저어 쓸데없는 생각을 떨쳐낸 하성이 타석으로 들어섰다.
“와아아아아-!!”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성을 받으며 타석에 선 하성이 배팅 자세를 취했다.
[2011시즌 올스타전 홈런더비가 시작됩니다!!]역사적인 첫 번째 홈런더비의 시작이었다.
* * *
투타 겸업을 선언한 하성에 대한 물음표는 이제 없었다.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는 그에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리 없었다.
그렇기에 홈런더비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성이 나왔다.
-배팅볼 투수가 잭이네.
-전문 배팅볼 투수가 아니어서 걱정인데?
-뭐, 어때. 나름 호흡이 잘 맞았나 보지.
-시작한다.
중계를 보며 댓글과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실시간으로 반응이 올라왔다.
[딱-!!] [초구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 [아~ 이건 넘어갔습니다!!]하성은 초구부터 배트를 돌렸다.
큼지막하게 날아간 타구는 누가 보더라도 홈런이었다.
예상대로 초구는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졌다.
-이열~ 처음부터 홈런이네.
-오늘 컨디션 좋은 거 같은데?
-홈런더비는 몇 개 정도 때림?
-1라운드에선 잘 때려야 10개 정도지.
-도합 20개 정도 때리면 우승이라고 보면 됨.
2010년대 초반.
홈런더비에선 10개 이상의 홈런이 잘 나오지 않았다.
당장 작년인 2010년만 하더라도 1라운드 최다 홈런은 밀워키의 코리 하트가 기록한 13개였다.
[딱!!] [이번에도 넘어갔습니다!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정하성 선수!] [벌써 2개를 기록하네요. 페이스가 좋습니다!]하성은 연달아 홈런을 터뜨리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연속 홈런 지렸다.
-그런데 의외로 홈런더비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네?
-ㅇㅇ 원래 노린다고 많이 나오는 게 아니니까.
[딱!!] [이번에도 넘겼습니다!!]-페이스 지리네.
-이 정도면 20개 넘지 않을까?
-그게 쉽지는 않지.
-그래도 2008년에 조시 해밀턴이 1라운드에서 28개 때리지 않았나?
-1라운드에 많이 때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지.
-ㅇㅈ. 해밀턴 1라운드에 힘 다 써서 결국 우승은 저스틴 모노가 가져갔잖아.
[딱!!!]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정하성 선수! 벌써 4개의 홈런을 기록합니다!!]하성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마치 홈런을 만들어내는 공장처럼 연달아 펜스 밖으로 타구를 날려 보냈다.
-벌써 4갠데?
-오늘 사고 치는 거 아니냐?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