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20)
마운드의 빌런-220화(220/285)
마운드의 빌런 220화
4구 연속 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았다.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정하성 선수의 페이스가 대단히 좋습니다.] [이 정도 속도라면 20개 이상의 홈런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해설진도 하성이 얼마나 많은 홈런을 칠지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성의 질주는 그런 기대감에 걸맞게 달려갔다.
딱-!!
딱!!
따악-!!
연속 홈런은 5개에서 끝났지만, 이후에도 그의 홈런레이스는 멈추지 않았다.
순식간에 10개를 돌파해 15개를 향해 달려갔다.
[정하성 선수에게 주어진 아웃 카운트는 아직 6개나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도 벌써 15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이 놀랍습니다!]메이저리그 홈런더비의 룰은 자주 바뀐다.
현재까지는 아웃 카운트 10개 이내에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선수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미래에는 시간제한이 생기는 방식이었지만, 아직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홈런더비에 대한 관심이 낮았다.
선수들이 좋은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템포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원래 홈런더비가 이렇게 재밌었나?”
“이건 전혀 지루하지 않네.”
“작년까지만 해도 템포가 느려서 지루했는데.”
관중들은 홈런더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성은 좋은 공을 기다리지 않았다.
자신의 존에 들어오는 공이면 모두 후려쳤다.
그런데도 타구는 관중석으로 떨어지기 일쑤였다.
그 모습을 보는 다른 참가자들도 혀를 내둘렀다.
“저거 완전 미친놈 아니야?”
“그러게 말이야.”
“거의 모든 공을 때려내는데. 다 홈런으로 만들어내네.”
“저런 페이스로는 2라운드에서 떨어질 거 같지 않아?”
“힘이 다 떨어지겠지.”
홈런더비는 1라운드에서 끝이 아니다.
연달아 2라운드와 결승인 3라운드까지 진행된다.
1라운드에서 너무 많은 힘을 쓰면 다음 라운드에서 체력이 떨어져 제대로 된 스윙을 하지 못한다.
즉, 체력 안배를 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하성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력을 다해 배트를 돌리고 있었다.
이런 페이스라면 2라운드에서는 체력이 급감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와아아아아-!!”
“관중들의 반응이 장난 아닌데?”
“1라운드부터 홈런이 많이 나와서 그렇겠지.”
“솔직히 저런 페이스로 때려대면 나라도 환호 지르고 싶겠다.”
“최근 홈런더비 중 이 정도로 환호가 많이 나온 적이 있나 싶네.”
관중들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대기 중이던 참가자들은 그 모습을 보며 가슴이 뛰는 게 느껴졌다.
‘재밌는 짓을 저지르네.’
‘벌써 16개를 넘었다.’
‘내가 투타 겸업을 하는 녀석에게 질 순 없지.’
‘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게 두지 않겠어.’
슈퍼스타.
그 말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란 소리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의 프라이드는 대단히 높았다.
언제나 자신들이 최고라 생각하면서 사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무엇보다 경쟁심은 일반인의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한 경쟁심이 있기에 지금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이 하성의 활약을 눈앞에서 보고 있었다.
경쟁심에 불씨가 붙는 게 당연했다.
‘빨리 내 차례가 와라.’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심이 홈런더비를 뜨겁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딱-!!
[때렸습니다!! 17번째 홈런을 만들어내는 정하성!!]하성의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 * *
딱-!!
[때렸습니다!! 높게 떠오른 타구!!] [이건 넘지 못하겠네요.]해설위원의 말대로였다.
높게 떠오른 타구는 이내 빠르게 추진력을 잃으며 펜스를 넘지 못했다.
“아웃!!”
[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습니다! 정하성 선수의 홈런더비 1라운드가 마무리됩니다!]하성의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그 순간 관중들이 모두 일어나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와아아아아-!!”
“최고다!!”
“이렇게 재밌는 홈런더비는 처음이었어!”
“정하성 네가 최고다!!”
아직 홈런더비가 끝나지도 않았음에도 엄청난 환호성이었다.
이런 환호성이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관중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냅니다.] [당연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정하성 선수는 1라운드에서 무려 29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2008시즌 조시 해밀턴이 기록했던 28개를 넘어서는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첫 홈런더비에서 신기록이라니…… 정말 엄청나네요.] [정하성 선수의 한계는 정말 가늠하기 어렵습니다.]단일라운드 신기록.
하성은 또 한 번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단순히 신기록만 남긴 것도 아니었다.
하성은 29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도 무척이나 빠른 시간에 자신의 라운드를 끝냈다.
즉, 좋은 타구만을 기다리지 않았다는 소리였다.
그래서일까?
[두 번째 타자, 프린스 필더가 타석에 들어섭니다!!]프린스 필더는 물론이거니와.
[세 번째 타자, 로비슨 카노가 타석으로 들어옵니다.]로비슨 카노까지.
대부분의 타자들이 빠른 템포로 배팅을 이어나갔다.
그렇다고 홈런이 나오지 않는 건 아니었다.
-올해 홈런더비 쩔지 않냐?
-진짜 타자들 치는 템포도 빠르고 무엇보다 홈런도 잘 나와서 재밌네.
-대부분 1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는데?
-올해 홈런더비 진짜 장난없다 ㅋㅋ
-그런데도 하성의 29개를 넘어서질 못하네.
-메이저리그 신기록인데. 저걸 누가 넘기냐?ㅋㅋ
-ㅇㅈ.
홈런더비를 보는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본래 홈런더비의 템포는 무척이나 느린 편이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타자들은 모두 공격적으로 나섰다.
거기에 홈런도 자주 나왔다.
하성을 제외하고 가장 적게 친 선수가 9개였고 가장 많이 때린 선수가 20개를 때리는 등.
평균적으로 봤을 때도 엄청난 수치의 홈런이 나왔다.
당연히 보는 맛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1라운드가 생각보다 빨리 종료되었습니다.]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스윙을 한 덕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정하성 선수에게는 악재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휴식시간이 너무 짧았습니다. 1라운드에서 29개의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당연히 체력 소모가 컸겠죠. 회복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2008년 조시 해밀턴의 케이스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조시 해밀턴은 1라운드에서 28개의 홈런을 때렸죠. 하지만 2라운드에선 단 4개만을 때려내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습니다.]홈런더비에서도 체력 안배가 필요했다.
사람의 체력이란 무한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때 카메라에 땀을 닦는 하성의 모습이 비쳤다.
염려를 낳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하성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빨리 시작하면 안 되나?’
그는 한시라도 빨리 타석에 서고 싶었다.
‘당장에라도 이걸 폭발시키고 싶은데.’
다른 선수들이 타격하는 모습을 보며 하성은 자극을 받았다.
자신을 잡기 위해 전력으로 달리는 모습에 경쟁심이 발동한 것이다.
‘너희들은 내 상대가 되지 않아.’
메이저리그 최고의 위치에 섰다.
말인즉슨 경쟁심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하성은 지금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이목이 집중된 이벤트에서 주인공을 뺏기고 싶지 않다.’
주인공의 자리를 말이다.
[정하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드디어 기다림이 끝났다.
하성이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타석에 섰다.
* * *
대부분의 사람이 하성의 체력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그들이 간과하는 게 있었다.
‘체력은 문제없다.’
그는 투타 겸업을 할 정도로 괴물 같은 체력과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말이다.
‘투타 겸업을 위해서 준비했던 게 이런 순간에도 도움이 되네.’
투타 겸업을 위해서 단순히 체력만 늘렸던 게 아니다.
심폐 지구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회복력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매일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준비는 반드시 필요했다.
덕분에 하성은 매일 경기에 나서면서도 체력적으로 문제없는 상태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1라운드에 체력을 많이 소모하긴 했지만…….’
타석에 선 하성이 호흡을 내뱉었다.
“후우……!”
그리고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순간.
주위의 풍경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극한의 집중력 상태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건 체력 소모가 심했다.
하지만 하성은 큰 문제가 없었다.
무엇보다 휴식을 취하면서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덕분에 다시 극한의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와라.’
하성의 요구를 듣기라도 했는지, 잭이 가볍게 공을 던졌다.
‘아주 좋은 코스야.’
정중앙에서 약간 높은 위치로 공이 들어왔다.
만약 일반 경기였다면 실투나 다름없는 공.
하지만 홈런더비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보다 좋은 공은……!’
촤앗-!!
스트라이드와 함께 다리를 고정한 하성의 골반이 회전했다.
‘없지!!’
후웅-!!
그리고 배트를 돌렸다.
엄청난 바람 소리와 함께 돌아간 배트가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따악-!!
[때렸습니다!!]배트에 맞은 공이 다이렉트로 날아가 그대로 펜스를 넘어 관중석을 때렸다.
[넘어갔습니다!! 초구부터 빨랫줄 같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정하성 선수!!] [엄청난 파워입니다. 거의 라인드라이브식으로 날아갔는데도 담장을 넘겨버렸어요!] [이 정도의 힘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니. 체력적인 부분을 걱정한 저희가 쓸데없는 걱정을 한 거 같습니다.]하성의 홈런쇼가 시작됐다.
따악-!!
[이번에도 큼지막한 타구!!] [이것도 넘어갔어요!] [두 개의 홈런을 만들어내는 정하성!!]집중력을 끌어올린 하성은 1라운드와 비슷한 페이스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그러한 모습에 커뮤니티 사이트는 발칵 뒤집혔다.
-쩌네.
-정하성 얘는 지치질 않냐?
-아니, 어떻게 홈런을 이리 쉽게 만들어내?
-잭도 잘 던져주네.
-하성의 파워는 탈인간급인데?
-벌써 5개 넘었다.
-이 정도 페이스면 우승각인데?
-페이스 겁나 빠르다.
하성은 홈런을 연달아 터트리면서 단숨에 개수를 추가했다.
[현재까지 15개의 홈런을 때려낸 정하성 선수! 아웃 카운트는 8개까지 올랐습니다.] [이 정도 개수라면 우승도 충분히 가능합니다!]후반으로 향하면서 하성의 페이스가 떨어졌다.
1라운드의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성의 홈런은 이미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넘어섰다.
딱-!!
[이번에도 넘어갔습니다! 16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정하성 선수!] [1라운드와 합치면 45개의 홈런을 때려낸 셈입니다.] [이미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넘어섰어요.]이번 시즌 하성의 활약으로 거의 모든 메이저리그 신기록이 갈아치워지고 있었다.
그런데 홈런더비에서도 신기록을 갈아치울 줄이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조금만 더…….’
하성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금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었다.
‘더 때려내고 싶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기록을 세우겠다.
그렇게 다짐한 하성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따악-!!
* * *
[정하성 선수가 홈런더비에서 총합 5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역대 단일 홈런더비 신기록을 세운 정하성 선수는 1라운드에서 29개, 2라운드에서 22개를 때려내며 2위인 로비슨 카노를 따돌리며 우승했습니다. 정하성 선수는 내일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의 선발투수이자 3번 타자로 경기에 출전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