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28)
마운드의 빌런-228화(228/285)
마운드의 빌런 228화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빗맞은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2루수가 거의 제 자리에서 팔을 벌리며 콜을 외쳤다.
“마이!!”
퍽!
“아웃!!”
[잡았습니다. 정하성 선수 4구 승부 끝에 첫 타석은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납니다.] [처음 상대하는 너클볼러이기에 제대로 타이밍을 잡지 못한 듯합니다.]하성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고도의 집중력 상태에서도 때리지 못할 정도로 변화무쌍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변화를 일으키니 아무리 집중력이 높았더라도 정확히 맞출 수 없었어.’
처음 마주한 너클볼의 위력은 막강했다.
하지만 아예 당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너클볼은 투수의 의도대로 날아가지 않는다. 실제 실투도 몇 개 있었어. 그것들을 잘 노린다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겠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하성이 마운드에 서 있는 웨이크필드를 바라봤다.
‘오늘 안에 공략해 주지.’
승부욕에 달아오른 그가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 * *
양키스와 레드삭스.
두 팀의 3차전은 투수전이 되고 있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오늘 경기 5번째 탈삼진을 잡아내며 3회를 마감하는 정하성 선수!]하성이 광속구로 레드삭스의 타자들을 압도하면.
딱!!
[빗맞은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 우익수 앞으로 달려 나오며 가볍게 타구를 잡아냅니다!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3이닝 무실점을 달성하는 웨이크필드!]웨이크필드가 너클볼러 양키스의 타선을 돌려세웠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속구와 최고의 너클볼이 만나니 좀처럼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색깔이 전혀 다른 두 투수입니다만, 타자들을 압도하는 건 여전하네요.] [그렇습니다. 정하성 선수의 호투야 어느 정도 예상됐습니다만, 웨이크필드의 컨디션도 매우 좋아 보입니다.] [과연 이 투수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됩니다.]투수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 * *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투수의 멘탈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럴 때야말로 정신을 집중해야지.’
5회.
마운드에 다시 오른 하성은 집중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투구수가 60개를 넘었다. 점점 체력이 떨어질 때야. 그건 타자들도 알고 있다.’
하성은 자신의 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하성만이 아니었다.
“이번 이닝은 조금 더 신중하게 가도록 하자.”
마운드에 오르기 전.
포사다가 하성에게 다가가 이야기했다.
그 역시 경험이 많은 포수답게 투수의 컨디션이 떨어질 때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오케이. 하지만 당장 공의 위력이 떨어지진 않았으니까. 이전과 같은 배합으로 리드해 줘. 만약 던지다가 위력이나 제구가 흔들린다고 판단이 서면 다른 쪽으로 리드해 줘도 돼.”
“알았어.”
포사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캐처박스로 이동했다.
‘하성도 자신의 컨디션이 떨어질 때를 분명하게 알고 있군. 당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분명 뛰어난 투수지만, 하성의 나이는 어리다.
어린 투수들은 자신의 컨디션을 챙기는 것보다 지금 던지는 공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중간중간 변곡점에서 포수가 컨디션을 체크해 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하성은 딱히 그럴 이유가 없다는 걸 대화를 통해 알았다.
‘편하게 리드해 볼까.’
5회.
변곡점이 될 거라 생각했던 이닝에서 마음이 더 편해진 포사다였다.
‘아웃 로우.’
코스를 정하고.
‘슬라이더.’
구종을 결정했다.
포사다의 리드에 고개를 끄덕인 하성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안타를 허용하지 않은 정하성 선수, 5회 첫 번째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초구!]휘릭!!
스트라이드와 함께 몸을 회전시킨 하성이 릴리스 포인트에서 공을 뿌렸다.
[던졌습니다!!]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순식간에 타자의 바깥쪽 코스를 찔렀다.
‘이번에는 들어온다!’
코스를 확인한 타자의 배트가 돌아갔다.
그 순간.
휘릭!!
공의 궤적이 바뀌며 타자의 배트를 피해 달아났다.
‘젠장!’
후웅-!!
퍽!
“스트라이크!!”
[초구 스트라이크입니다! 슬라이더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해내는 정하성 선수!] [오늘 슬라이더의 각이 매우 날카롭습니다. 그걸 아는지, 오늘 볼 배합에서 슬라이더의 비중이 평소보다 높네요.]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비중을 잘 조절하면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내고 있습니다.] [호르헤 포사다와 호흡을 맞추는 게 처음이라 조금 불안한 부분이 있었지만, 상당히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포사다가 베테랑 포수이니 호흡이 잘 맞는 거 같네요.]5회에도 하성의 피칭은 완벽했다.
첫 번째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본인의 탈삼진을 9개까지 늘렸다.
[오늘 경기에서도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정하성 선수, 무난하게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정하성 선수는 이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지 못하면 그게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현재 하성의 탈삼진은 217개로 메이저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2년 연속 3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걸로 보이는 상황.
그만큼 하성의 탈삼진 능력은 압도적이었다.
그레고리의 타격은 그리 큰 장점은 없었다.
한 방이 있긴 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무엇보다 빠른 공에 약점이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이번에도 포심으로 요리하자.’
포사다의 사인에 하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같은 생각이었기에 사인 교환에 시간이 들어갈 일은 없었다.
“흡-!!”
쐐애애액-!
그레고리를 상대로 뿌린 공이 몸쪽을 향해 날아갔다.
‘이번에도 패스트볼이냐!’
첫 타석에서 완벽하게 당해서일까?
그레고리는 패스트볼임을 예상했다는 듯 빠르게 배트를 돌렸다.
스윙의 궤적은 정확히 몸쪽을 향하고 있었다.
‘이건 위험하다!’
공의 궤적과 스윙의 궤적이 일치하는 걸 확인한 포사다는 움찔했다.
그 순간.
공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마치 공이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스윙의 궤적과 어긋나면서 공은 배트의 위를 지나 그대로 포사다의 미트에 꽂혔다.
뻐어어억-!!
“스윙! 스트라이크!!”
[초구 헛스윙입니다! 공이 마치 떠오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 헛스윙을 유도해냅니다!] [구속이 무려 103마일이 찍히면서 오늘 경기 최고구속을 갱신하는 정하성 선수입니다.]구속이 빨라지면서 공의 회전도 좋아졌다.
자연스레 공의 떨어지는 낙차가 줄어들면서 일명 라이징 패스트볼이 완성된 것이다.
‘엄청나군. 체력이 빠질 수 있는 경기 중반에 오히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구속의 공을 던지다니.’
호르헤 포사다는 감탄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하성의 이미지를 고쳤다.
‘이 녀석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대단한 녀석이다. 신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겠어.’
어떤 순간에 자신이 전력을 다해야 하는지 아는 투수였다.
그게 감각적으로 아는 것인지, 아니면 머리로 아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하성이 스스로 그걸 알고 해냈다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녀석이야.’
포사다는 감탄하며 다음 사인을 보냈다.
* * *
하성이 5회를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감했다.
[현재까지 정하성 선수의 탈삼진은 11개가 되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두 자릿수 탈삼진을 가볍게 기록하면서 본인의 양키스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키스는 정하성 선수를 지원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0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오늘 레드삭스의 선발인 팀 웨이크필드의 컨디션이 너무 좋습니다.]5회 말.
웨이크필드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4회까지 투구 수 62개를 기록 중인 팀 웨이크필드. 삼진은 3개밖에 잡지 않았지만, 4이닝 무실점 피칭을 선보이며 양키스의 강타선을 꽁꽁 묶어두고 있습니다.]웨이크필드의 호투 덕에 0 대 0 승부가 이어지고 있었다.
[5회 말, 9번 타자 호르헤 포사다를 시작으로 이닝이 시작됩니다.] [포사다 선수. 오늘 정하성 선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포수로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오늘 경기였다.
하지만 타석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늘따라 웨이크필드의 너클볼이 춤을 추고 있다. 웬만해서는 때려낼 수가 없어.’
타석에 들어서면서 포사다는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렇게 컨디션이 좋은 녀석이지만, 3회에 주자가 나갔을 때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3회.
양키스에서 발이 빠른 축에 속하는 앤더슨이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웨이크필드의 칼 같던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이후 타자를 볼넷으로 다시 내보냈다.
‘물론 그 뒤에는 다시 좋은 제구력을 보여주었지만, 오늘 웨이크필드를 공략하기 위해선 누군가 출루를 해야 해.’
출루하게 된다면 웨이크필드는 다시 약점을 드러낼 수 있다.
‘하성이 저렇게까지 노력하는데. 파트너로서 이 정도의 도움을 주고 싶다.’
포사다가 이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그는 자존심이 강하다.
거기에 과거의 영광에 잡혀 있었다.
그래서 스윙이 커지고 자연스레 힘이 들어갔었다.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었다.
오늘 하루 파트너가 된 하성의 공을 받아보고 말이다.
‘내가 해야 할 건…….’
타석에 선 포사다가 자세를 잡았다.
‘출루다.’
웨이크필드와의 대결이 시작됐다.
* * *
딱-!!
[6구 때렸습니다!!]포사다의 배트가 돌았다.
날아오던 웨이크필드의 너클볼을 가볍게 타격했다.
타구는 3루수 키를 아슬아슬하게 넘어 외야에 떨어졌다.
[안타입니다! 좌익수 앞 안타를 때려내는 호르헤 포사다!!] [큰 것을 노린 게 아닌 어떻게든 맞추는 타격으로 출루에 성공합니다!]양키스 더그아웃이 술렁였다.
“뭐야?”
“포사다가 저런 스윙을 해?”
“무슨 일이지?”
“그래도 출루에 성공했으니까 된 거 아니야?”
포사다의 성격을 아는 동료들은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한 사람.
‘마음에 드는 아저씨라니까.’
하성만은 포사다의 의도를 알고 감사함을 느꼈다.
“나이스 배팅!!”
포사다를 향해 큰소리로 외치는 것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 *
포사다의 예상대로 웨이크필드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춤을 추던 너클볼의 무빙이 줄어들었다.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포사다의 출루 이후 볼넷을 허용하는 웨이크필드!!] [철벽이었던 웨이크필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누가 보더라도 웨이크필드는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베테랑이었다.
퍽!!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6회 초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웨이크필드!]흔들렸던 제구를 스스로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그러나 그에게 장벽은 남아 있었다.
[타석에는 양키스의 영원한 리더! 데릭 지터가 들어섭니다!]카메라가 타석으로 들어서는 데릭 지터를 잡았다.
그리고 동시에 대기타석에 있는 한 선수가 카메라에 비쳤다.
[그리고 대기타석에는 정하성 선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산 넘어 산이죠!] [웨이크필드의 위기가 계속 됩니다!!]하성의 영입.
그로 인해 생긴 막강한 시너지가 지금 빛을 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