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40)
마운드의 빌런-240화(240/285)
마운드의 빌런 240화
8월 양키스의 질주가 시작됐다.
[뉴욕 양키스 파죽지세로 5연승을 달리다!] [동부지구 선두로 올라선 양키스! 2위 레드삭스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플레이오프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양키스! 그리고 팀을 이끄는 정하성!] [양키스의 정하성 영입은 대성공! 과연 올 시즌 우승이 가능할 것인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매년 역대급 시즌과 커리어하이를 갱신하는 정하성 선수! 그에게 없는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손에 쥘 수 있을까?] [과연 정하성은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남길 것인가?]양키스와 하성의 질주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과 선수의 조합은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정하성 정말 지리네.
-투타 겸업 선언하고 첫해만에 이런 활약을 할 줄 누가 알았겠냐?
-솔직히 얘는 탈인간급임.
-얘는 정말 모든 전문가와 존문가들의 예상을 깨는데 일가견이 있다.
-첫 해 마무리투수로 성공하고 이후에 선발투수와 이제는 투타 겸업까지 ㅋㅋㅋ
-정말 이런 선수는 다신 나오지 않을 듯.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선수니까 보긴 힘들겠지.
-정하성과 동시대에 살아가는 게 영광이다.
네티즌은 하성에 대한 찬사를 이어나가면서 그의 활약에 집중했다.
그리고 8월 하성은 이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나갔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 타구는 넘어갔습니다!!] [아-! 드디어 기다리던 40홈런이 터졌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20승과 40홈런을 달성하게 되는 정하성 선수!!]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20승, 40홈런의 달성.
비록 레드삭스 전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대업적을 성공시킨 하성이 그라운드를 돌아 홈으로 들어왔다.
적지임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팬들의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
* * *
대기록을 작성한 하성은 어디를 가나 인기였다.
“정하성 선수, 오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에 유일한 기록을 달성했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올 시즌 양키스의 우승이 가능할 거라 생각하시나요?”
클럽하우스에선 기자들에게 둘러싸이고.
“꺄아아악!!”
“미스터 정! 사인 좀 부탁해요!”
“우리 아이와 사진 좀 같이 찍어주세요!”
“정하성 최고다!!”
“대한민국 만세!!”
경기장 외부에서는 팬들에게 둘러싸였다.
팬들 중에는 한국인도 다수 보였다.
미국 여행을 하는 와중에 뉴욕에 오면 그를 만나기 위해 양키스타디움에 방문하는 게 일종의 트렌드가 되었다.
심지어 한국 여행사들은 하성관광투어라는 상품까지 내놓았다.
얼마나 그의 인기가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의 인기만큼이나 관련 상품들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나갔다.
[정하성과 전속계약을 맺은 비고르, 작년 매출이 급상승!]가장 대표적인 회사는 역시 비고르였다.
작년의 매출 상승에 이어 올해 역시 엄청난 상승세를 거두면서 그들은 명실상부 최고의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스타성은 물론이거니와 상품성까지 갖춘 하성을 원하는 회사들은 많아졌다.
당연히 이사벨 역시 바빠졌다.
“후우…….”
그녀는 밤 늦게까지 스케줄 관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업계를 뒤흔드는 선수의 에이전트를 하는 건 생각보다 힘드네.”
이사벨은 에이전트 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베테랑 중의 한 명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맡은 선수들 중 종목을 뛰어넘는 선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하성의 에이전트로서 최근 들어오는 업무량이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힘들면 나한테 넘기는 게 어때?”
그때 한 남성이 이사벨의 뒤에 나타났다.
“로버트, 여기는 내 사무실인데? 허락도 없이 들어오는 건 조금 그렇지 않아?”
“아아, 미안. 보스가 이걸 너한테 가져다주라고 해서 말이야.”
로버트가 한 장의 서류를 내밀었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서류다.
만약 중요한 안건이었다면 보스가 직접 자신을 불렀을 테니까 말이다.
“고맙네. 다음부터는 다른 직원에게 시키도록 해. 우리 회사의 정신 에이전트가 이런 일을 할 정도로 여유롭진 않잖아?”
“그건 그렇지. 그나저나 방금 내가 한 제안은 어때?”
“뭐? 정하성 선수를 너에게 넘기라는 거 말이야?”
“그래. 네가 정 힘들다면 내가 대신 인계할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마약을 하더니 뇌세포가 죽어버린 거 같은데?”
로버트의 얼굴이 굳어졌다.
많은 돈을 벌게 되면서 자연스레 유흥을 빠지게 된 그였다.
점점 그 늪이 깊어졌고 최근에는 마약까지 손을 대고 있었다.
당연히 이는 불법이었고 회사 차원에서 징계가 내려올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 약점을 인정할 정도로 그는 멍청하진 않았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뭐, 아니라면 다행이지. 같은 회사에 다니던 녀석이 마약에 찌들어서 회사 평판에 해를 끼치는 건 보기 싫거든.”
“너야말로 몸 팔아서 선수들의 환심을 사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도록 해.”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그냥 헛소문이었나? 나는 그런 소리를 여기저기서 듣고 다녀서 말이야.”
“나는 내 능력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어. 그딴 개소리를 지껄이는 놈들이 있으면 내 눈앞에 와서 지껄이라고 해.”
이사벨이 살기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표정은 당장에라도 누군가를 죽일 듯이 사나웠다.
그걸 느꼈는지 로버트가 한발 물러섰다.
“내가 괜히 역린을 건드렸나 보군. 난 그저 소문을 말했을 뿐이야. 그런 소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네가 좀 조심하는 게 어때?”
개소리다.
소문이란 건 당사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이 세상의 모든 가십은 사라졌을 거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와 같은 유명선수들은 루머에 휘말리지 않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다.
사람들은 뒷담화를 좋아했고 그것은 유명인, 일반인을 가리지 않았다.
“꺼져.”
그걸 알면서도 자신을 도발하는 로버트의 태도에 이사벨은 더 이상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당사자인 로버트는 그런 걸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능글맞은 미소와 함께 사무실을 나갔다.
홀로 남은 이사벨은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책상 위로 무너져 내렸다.
“하아…… 지친다…….”
과도한 업무는 물론이거니와 인간관계에 지쳐가고 있었다.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란 타이틀은 마음에 들었다.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었던 에이전트에서도 입지가 단단해졌으니 모든 게 완벽했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시기와 질투들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특히 회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지내다보니 그녀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휴가라도 다녀와야 하나?’
최근 1년 동안 제대로 된 휴가는커녕 쉬지도 못했다.
자연스레 그녀는 번아웃이 오는 걸 느꼈고 그로 인한 피로감이 축적되고 있었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
모든 게 잘되고 있지만, 그녀가 느끼는 공허함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지잉-!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번호를 확인한 이사벨은 다급히 목을 가다듬었다.
“이 사람이 웬일로 먼저 연락을 하지?”
자신이 가진 최고의 고객인 하성이었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하성이 먼저 연락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필요한 게 있더라도 대부분 문자로 해결했기에 직접 연락하는 건 거의 자신이 했다.
그렇기에 더욱 긴장한 채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물론이죠~ 하성 씨 덕분에 바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바쁜 건 좋은 거죠. 다름이 아니라 이번 달에 이사벨 생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선물 하나 보냈습니다.]“네?”
이사벨의 눈이 다급히 캘린더로 향했다.
어느덧 자신의 생일인 9월이 되어 있었다.
날짜를 잊어버리고 산 건 아니지만, 정작 본인의 생일이 언제였는지 잊어버리고 있었다.
[뭘 그렇게 놀라요? 설마 생일이 언제인지도 잊어버리고 있었어요?]“창피하게도 방금 전까지 모르고 있었네요.”
[허 참, 아무리 바빠도 생일은 챙깁시다. 어쨌든 선물 도착하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미리 연락했습니다.]“아, 감사해요. 바쁘실 텐데, 이런 일에도 신경 써주시고.”
[바빠도 이런 건 챙기고 지내야죠. 이사벨도 너무 일만 하지 말고 생일에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요. 그럼 훈련시 간이라 이만 끊습니다.]전화는 끊겼지만, 이사벨은 한참동안 끊어진 전화를 내려놓지 못했다.
‘자기가 가장 바쁠 텐데…….’
하성의 훈련이 얼마나 고되고 바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순간에도 자신을 챙기다니.
이사벨은 감동을 받으며 이내 정신을 차렸다.
“다시 일해볼까.”
방금 전까지 지쳐 있던 그녀에게 알 수 없는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 * *
하성의 활약과 더불어 양키스의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뉴욕 양키스 8월에도 지구 1위를 지켜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청신호!]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뉴욕 양키스!] [정하성은 과연 커리어 첫 번째 우승반지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인가?!]9월이 가까워지면서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월드시리즈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시즌 역대급 성적을 올리고 있는 하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대단히 컸다.
[정하성 선수의 위대한 도전도 이제 막바지가 보이고 있습니다.] [첫 번째 투타 겸업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이미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수두룩하게 올렸어요.] [올 시즌 사이영상은 물론 MVP 수상도 유력한 상황이죠?] [그렇습니다. 투수로서는 20승은 물론이거니와 2년 연속 300탈삼진 달성에 성공한 상태이니 그를 제외한 사이영상 수상자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사이영상.
투수에게 주어지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었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평생에 한 번 받을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받기 어려운 상이다.
그런데 하성은 데뷔 시즌을 기점으로 매년 사이영상을 받아오며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타자로서도 이미 3할 타율과 40홈런을 넘어서면서 올 시즌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46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올 시즌 5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할 것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만약 그가 지난 5월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60홈런까지도 노려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5월.
하성은 연속경기 홈런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한 달에만 15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초반의 페이스를 생각한다면 올 시즌 7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후반기 접어들어 타격페이스가 떨어졌다.
정확히는 홈런페이스가 떨어진 거지만, 그를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보여주는 엄청난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건 이러한 성적들을 봤을 때 올 시즌 그와 견줄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확실한 건 올 시즌 정하성 선수가 사이영상과 MVP 수상을 동시에 할 거라는 거죠.] [다른 선수는 평생에 거쳐 한 번 하기도 어려운 기록을 2년 연속으로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하성 선수에게도 아직 얻지 못한 게 있습니다.] [바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죠.] [그렇습니다. 과연 그가 올 시즌 뉴욕 양키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우승반지를 손에 쥘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9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하성의 질주가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