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42)
마운드의 빌런-242화(242/285)
마운드의 빌런 242화
[정하성 시즌 24승을 완봉승으로 달성하다!] [한경기 19탈삼진을 올리며 시즌 24승을 기록한 정하성!] [괴물과도 같은 정하성의 활약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하성의 활약에 양키스는 지구 1위를 수성했다.] [지구우승을 위한 양키스의 질주는 순항 중!]하성은 시즌 24승을 올렸다.
그에게 남은 등판은 4번 정도 더 남은 상황.
[정하성 선수가 남은 4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시즌 28승이란 대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 기록은 라이브볼로 분류되는 1920년도 이후에 단 9번만 나온 대기록이죠.] [그중에 한 명인 레프티 그로브가 2번을 달성한 걸 감안하면 단 8명만이 달성한 기록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한정하면 1명만이 달성한 기록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이 엄청난 기록을 투타 겸업을 병행하면서 달성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하성의 기록은 연일 새로워지고 있었다.
투타 겸업으로서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한편 선발투수로서도 역사에 도전하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활약에 전 세계의 언론과 팬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가 나오는 경기는 홈, 어웨이를 가리지 않고 매 경기 매진되었다.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 오리온스와의 4경기 모두 매진!] [천정부지로 치솟는 암표!]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 모여드는 야구팬들!] [볼티모어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들!]한국인들의 원정응원은 이제 당연한 게 되었다.
미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일부러 하성의 스케줄에 맞춰 여행루트를 짜기도 했다.
심지어 그의 매 경기를 보기 위해 양키스의 원정경기를 따라다니는 팬까지 등장했다.
이런 엄청난 인기에 하성은 부담을 느낄 만도 했다.
하지만 하성은 그런 부담에 짓눌리는 타입이 아니었다.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볼티모어와의 첫 번째 경기에서부터 그의 배트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기록합니다!] [초구부터 공격적인 스윙으로 득점권에 위치하는 정하성 선수!] [바로 이전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둔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선수가 어떻게 이런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지 미스테리일 정도입니다.]시즌 24승을 거둔 뒤에도 하성은 쉬지 않았다.
그는 타자로서 타석에 서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런 그의 활약은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시즌 막바지가 되면 선수들은 비축해두었던 체력이 떨어지면서 힘들어진다. 우리 선수들도 다를 게 없었어.’
하성의 활약이 팀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는 지라디 감독도 잘 느끼고 있었다.
‘팀에 슈퍼스타가 있다는 건 동료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지.’
프로선수들은 승부욕이 강하다.
동료라 하더라도 자신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있다면 그를 이기려는게 선수들의 마인드였다.
경쟁심이야말로 일류 플레이어들이 가져야 할 덕목이었다.
그리고 양키스의 선수들은 모두 그러한 경쟁심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경쟁심이야말로 선수들에게 강한 자극제가 되어주는 법이지.’
자극을 얻은 선수들은 경기에 더욱 집중했다.
덕분에 시즌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경기력이 오히려 좋아졌다.
‘시즌 후반에도 우리 팀이 질주할 수 있는 이유지.’
하성의 영입.
그것은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두 큰 효과를 보고 있는 양키스였다.
* * *
[지구 우승을 향한 뉴욕 양키스와 정하성의 질주!] [정하성, 시즌 52번째 홈런을 달성하면서 60홈런 기록에 도전한다!] [200안타도 노리는 정하성! 그는 야구의 신인가?!]하성의 기록은 연일 갱신되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질주는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미국에서 그의 인기는 이미 다른 선수를 아득하게 넘어서고 있었다.
그런 인기는 당연한 일이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런 선수가 다시 등장할까 싶을 정도로 그는 파격적인 횡보를 걷고 있었다.
거기에 그의 거침없는 언동은 팬들의 답답한 마음을 뚫어주기에 충분했다.
[오늘 경기에서 MVP로 뽑힌 정하성 선수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또 한 번 파격적인 대답을 했습니다. 같이 보시죠.]화면이 바뀌고 라커룸에 서 있는 하성의 모습이 나타났다.
[정하성 선수, 올 시즌 지구우승에 가까워졌습니다. 올 시즌의 최종목표를 말해줄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월드시리즈 우승, 그리고 시즌 MVP와 사이영상을 다시 손에 넣는 겁니다.]당당한 하성의 모습에는 거침이 없었다.
2년 연속 MVP와 사이영상을 차지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했다.
그것을 해내겠다는 건 한마디로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소리였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가능할 거라 보십니까?] [가능하냐 아니냐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럼 뭐가 중요한 거죠?] [내가 가능하냐고 믿느냐 아니냐겠죠. 그리고 난 가능하다고 믿습니다.]정석과도 같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언론에서 함부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 번 뱉은 말을 주워담는 법은 어렵기 때문이다.
그것을 잘 알기에 선수들은 말하는 걸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하성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마치 먼 옛날 복싱의 전설이었던 무하마드 알리의 예고 K.O.를 보는 듯한 정하성 선수의 인터뷰였습니다.]무하마드 알리는 인터뷰를 통해 예고 K.O.를 선언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그걸 해냈다.
그 모습을 본 팬들은 열광했고 그의 인기는 복싱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하늘을 찔렀다.
하성은 그런 알리를 연상케 했다.
이런 하성의 모습에 많은 사람이 열광했지만, 모든 이가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건방진 자식!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MVP와 사이영상을 차지하겠다고?!”
그중에 한 명은 먼 이국에 있었다.
바로 일본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노무라 히데키였다.
“내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를 얕잡아 보고 있는 게 분명해!”
노무라 히데키는 메이저리그의 무대에 서는 게 목표이자 꿈이었다.
그것은 아주 어릴 때부터 꿈꾸던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 메이저리그는 성역이었고 유일한 목표였다.
“동양인은 타고나길 서양인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동양인도 극히 드물다.”
역사에 남을 정도의 선수는 기껏해야 열 명도 되지 않는다.
노무라는 그곳에서 이룰 목표가 있었다.
“그런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꿀 동양인은 나였다.”
하지만 그 목표는 사라졌다.
자신이 어떤 성적을 올리더라도 동양인으로서 충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단 한 사람.
정하성에 의해서 말이다.
“내 꿈을 앗아간 개자식……!”
목표가 사라진 박탈감은 분노로 바뀌었다.
그 분노의 화살은 모두 하성에게로 집중되고 있었다.
“올림픽에서 박살을 내버리겠어.”
자신도 모르게 어그로를 끌고 있는 하성이었다.
* * *
9월 11일.
따악-!!
[때렸습니다!! 정하성 선수가 때린 이번 타구!! 이건 큽니다!!] [아~ 이건 넘어갔어요!!] [우측 담장을 넘어갔습니다!! 시즌 53번째 홈런을 터뜨리는 정하성 선수!!]시즌 53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동시에 양키스는 2위와의 승점 차이를 7경기까지 늘리면서 이제는 1위를 확정 짓는 분위기였다.
9월 12일.
[정하성 선수, 시즌 25승을 위해 마운드에 오릅니다.] [한국 선수가 시즌 25승에 도전하는 걸 두 눈으로 목격하다니!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이전 경기에서 완봉승으로 자신의 24승을 자축했던 정하성 선수가 오늘은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하성의 시즌 25번째 승리를 위한 사냥이 시작되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100마일의 패스트볼로 전력을 선보입니다!] [정하성 선수에게 예열 단계는 필요 없습니다. 초구부터 전력투구로 타자를 압도합니다!]초구 스트라이크를 시작으로 하성은 삼진 퍼레이드를 펼쳐나갔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아웃!!”
[첫 타자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정하성 선수!!] [마지막 공은 무려 102마일이 찍히면서 타자를 압도하고 있습니다!]메이저리그에서도 압도적인 구속을 자랑하는 하성이었다.
그런 그의 피칭은 같은 메이저리거라고 하더라도 쉽사리 때려내기 쉽지 않았다.
딱-!!
[빗맞은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 중견수 앞으로 달려나오며 가볍게 공을 캐치! 두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25번째 승리를 향한 그의 질주가 시작됐다.
* * *
이사벨은 오랜만에 양키 스타디움을 찾았다.
그녀는 창밖으로 보이는 하성의 피칭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자신과 약속을 잡은 상대를 바라봤다.
“오랜만이네요, 행크.”
“정말 오랜만에 보는군요. 우리가 이렇게 마주하는 건 사바시아의 계약 이후 처음이죠?”
CC사바시아.
하성이 양키스에 합류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오던 선수다.
비록 지금은 에이스의 자리를 하성에서 뺏겼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톱클래스의 투수로서 활약하고 있었다.
“당신은 정말 대단한 에이전트로군요. 사바시아에 이어 또 이렇게 위대한 선수의 서포트를 맡고 있으니 말이죠.”
“선수를 보는 안목이 좀 있는 편이에요. 그건 행크 당신도 마찬가지라 생각하고요.”
행크가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말에 숨어 있는 뜻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이 선수를 보는 안목이 있으니 처음부터 제대로 된 조건을 제시하라는 거군.’
오늘 그녀가 양키 스타디움을 방문한 이유는 당연히 하성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하성 씨의 가치는 높아지고 있어. 양키스 입장에서도 더 시간을 들일 순 없겠지.’
하성은 나날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었다.
문제는 그 가치가 끝을 모르고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장기계약을 통해 그를 묶어둬야 한다.’
‘하루라도 늦추는 게 그의 몸값을 높이는 방법이야.’
다른 생각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속마음을 감추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
서로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말이다.
그렇기에 소리 없는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행크는 이 싸움을 길게 끌 생각이 없었다.
“정하성은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아마 메이저리그 역사상 다시 찾아보기 어려운 선수가 될 수 있겠죠.”
“동감이에요. 그는 전무후무한 선수가 될 거예요. 언론에서 그가 말했던 제2의 베이브 루스가 아닌 제1의 정하성으로 남겠죠.”
“맞습니다. 그로 인해 메이저리그는 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유망주들이 투타 겸업에 도전하기 시작했고 각 팀에서도 투타 겸업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예요. 그 고지식한 메이저리그 팀을 바꾼 선수니까요.”
“그런 선수가 정착할 곳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한 곳입니다. 바로 양키스죠.”
“글쎄요. 그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만들어가는 선수입니다. 굳이 한곳에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죠.”
행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동감입니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이해해 주는 팀과 함께해야겠죠.”
이사벨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순순히 인정한다니 말이다.
“그의 가치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겁니다. 그리고 그건 양키스란 팀도 마찬가지겠죠.”
이사벨은 알 수 있었다.
이 남자는 협상을 원하는 게 아니었다.
“계속 성장해 나가는 팀과 선수. 그렇다면 같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자신이 내걸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내민다.
“양키스는 정하성 선수와 운명을 같이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행크가 내민 최고의 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