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44)
마운드의 빌런-244화(244/285)
마운드의 빌런 244화
[언터처블 정하성 선수를 내세운 뉴욕 양키스가 리그 1위를 결정짓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한 뉴욕 양키스!]양키스는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했다.
하성을 영입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디비전 시리즈는커녕 와일드카드 진출도 요원했던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디비전 시리즈 직행이라는 쾌거를 이룬 양키스는 축제 분위기였다.
[전문가들은 뉴욕 양키스가 정하성 선수를 영입한 것을 베이브 루스 이후 최고의 영입이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정하성 선수의 합류가 뉴욕 양키스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정하성 선수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으며…….] [인터넷 투표 결과 정하성 선수가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 등 전설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인기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양키스의 가을야구 진출은 하성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게 만들었다.
이미 전미는 물론 유럽권까지 인기를 펼쳐 나가고 있는 하성이었다.
하지만 본고지인 뉴욕에서는 조금 위상이 떨어졌다.
그 이유는 알렉스 로드리고의 케이스 때문이었다.
[알렉스 로드리고라는 걸출한 선수의 커리어를 끝내게 만든 결정적인 원인 제공자는 정하성 선수였죠.] [그렇습니다. 양키스 팬들 입장에선 눈엣가시와 같은 선수였죠.] [실제 트레이드 초기만 하더라도 그에게 반감을 가진 팬들도 많았죠.]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뉴욕에서 정하성 선수의 인기는 그 어떤 선수들과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심지어 역대 양키스 선수들 중 팬투표 1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죠.] [이런 정하성 선수가 과연 이번 시즌 어떤 성적으로 마무리할지 전 세계 야구팬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양키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되었다.
이제 남은 건 하성의 개인 기록이었다.
[정하성 선수는 현재 두 개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홈런 기록입니다.] [현재 정하성 선수는 시즌 59번째 홈런을 달성한 상태입니다. 남은 5경기 중에서 1개의 홈런을 추가한다면 비약물 선수들 중 두 번째로 60홈런 고지를 넘어서는 선수가 됩니다.] [첫 번째 선수는 같은 팀의 로저 매리스죠?] [맞습니다. 그는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베이브 루스의 60홈런 기록을 갱신한 선수로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선수 모두 양키스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맞습니다. 이제 정하성 선수가 60홈런을 기록하게 된다면 아메리칸리그에서 6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세 선수가 모두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기록하게 되는 셈이죠.]하성의 60홈런 도전기는 그야말로 큰 화제였다.
이전에도 6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있었다.
하지만 모두 내셔널리그 선수들이었고 아메리칸리그 선수는 베이브루스와 로저 매리스 단 두 명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셔널리그에서 기록한 마크 맥과이어, 새미소사, 배리 본즈까지.
모든 선수가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한마디로 약물의 도움을 받았던 선수들이란 소리였다.
그런 와중에 나온 60홈런 도전기이기에 야구팬들은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정하성 선수의 이 도전이 주목받는 건 투타 겸업을 시도하고 있어서입니다.] [타자로만 뛴 단일시즌이라 하더라도 이런 성적을 거두면 엄청난 화제를 모았을 겁니다. 그런데 투타 겸업이라니. 정말 눈으로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 성적입니다.]하성의 기록이 대단한 이유 중 하나는 투타 겸업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했던 투타 겸업으로 시즌 60홈런에 도전하고 있으니 전문가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투타 겸업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의 투수로서 도전도 한번 보도록 하죠.] [투수로서는 그의 커리어 최다승인 27승을 앞두고 있습니다.] [시즌 27승이라니. 정말 꿈만 같은 기록이네요.] [현대야구에서 이런 기록이 가능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습니다.] [앞으로 일정을 생각했을 때 한 경기에 더 선발로 나설 예정인 정하성 선수입니다. 아마 무난하게 성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 시즌 선발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던 정하성 선수이니만큼 시즌 27승 달성은 쉽게 이루겠죠.]27승과 60홈런.
이 기록을 한 선수가 한 시즌에 달성한다는 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런데 그게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과연 정하성 선수가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야구팬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그 어느 때보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 * *
본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면 야구장을 찾는 관중은 줄어든다.
이미 성적이 결정됐으니 관심이 줄어드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의 경기는 달랐다.
[뉴욕 양키스의 마지막 원정경기에 경기장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본래 이런 경기에는 홈팬들이 많이 찾습니다만, 오늘은 다르군요.] [대부분 팬들이 정하성 선수를 보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홈팀 응원석에도 정하성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들이 다수 보입니다.] [거기에 한글로 적은 응원 문구를 들고 있는 외국인들도 많이 보이네요.] [한국인분들도 많이 잡히는 걸로 보아 원정 응원을 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하성의 인기는 인종과 국가를 떠나고 있었다.
거기에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 팬들을 경기장으로 이끌었다.
“오늘 정하성이 승리한다면 27승을 거두는 거네.”
“내가 야구를 10년째 보고 있지만, 27승이라니. 이게 가능한 수치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만화도 이렇게 그리면 욕먹을 거야.”
“으하하! 그렇지. 개연성 없다면서 말이야.”
“이미 투타 겸업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겠지.”
팬들은 기대감을 가진 채 경기를 기다렸다.
그때였다.
“와아아아아아-!!”
경기장이 떠내려갈 거 같은 함성과 함께 하성이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그는 비어 있는 마운드에 오르며 시즌 마지막 경기를 준비했다.
‘여기까지 왔다.’
하성은 감회가 남달랐다.
투타 겸업에 도전할 때만 하더라도 수많은 사람이 반대했다.
‘모두가 실패할 거라 말했지만 지금은 나를 향한 환호만이 있을 뿐이지.’
그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이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그의 미래를 평가하는 것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
불가능할 거 같은 일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유종의 미를 거둘 때다.’
정규 시즌이 끝나간다.
이전의 삶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기 위한 순간이었다.
‘물론 이게 끝은 아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둔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니다.
다음에는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게 당장이었다.
‘포스트시즌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최고의 위치에 있다는 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밖으로는 표출하지 않았지만, 하성은 최고의 위치에 오른 뒤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물론 그걸로 인해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하진 않았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에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걸로 인해 지금 컨디션이 무너질 이유는 없다.’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끝낸 하성이 피처 플레이트를 밟았다.
‘간다.’
망설임은 없었다.
그건 이미 이전의 삶에서 충분히 했으니까.
* * *
[뉴욕 양키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시작됩니다. 1회 초 양키스의 공격에선 정하성 선수가 안타를 기록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이닝을 마감했습니다.] [최근 양키스의 공격은 정하성 선수가 이끌고 있지만, 문제는 다른 타자들의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점수가 정하성 선수의 손에서 나오지만, 앞선 타자들이 출루를 해주지 못하면 점수를 내지 못하죠.]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선 투수는 굳이 정하성 선수와 승부를 보려 하지 않아요.]위험한 타자가 된 하성이다.
그를 공략하기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려 해도 당장 하성을 상대해야 하는 팀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주자가 없는데 굳이 하성과 승부를 보려는 팀은 없었다.
그건 순위가 결정된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포스트시즌에는 떨어졌지만, 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사양해야겠지.’
기록의 희생양.
현재 하성은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한 경기, 한 경기마다 그가 내는 성적은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기록되고 있었다.
이는 마치 과거의 베이브 루스를 연상케 했다.
‘베이브 루스가 기록을 낸 뒤로 수십 년 동안 제물이 된 팀들은 조롱거리가 되었다. 특히 레드삭스는 반세기가 넘도록 저주에 시달렸지.’
말도 안 되는 소리 같겠지만, 일종의 징크스와 같았다.
무엇보다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다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은 게 사람의 심정이었다.
‘제발 오늘은 컨디션 난조를 보여주길!’
감독의 입장에선 말도 안 되지만, 이런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상대는 사상 최강의 투수였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몸쪽을 강하게 찌르는 패스트볼! 구속은 98마일이 찍혔습니다!] [초구임에도 불구하고 몸쪽을 날카롭게 찌르는 제구력이 일품이었습니다.] [거기에 구속과 공의 회전력 역시 평소 수치를 상회하고 있습니다.]공을 돌려받은 하성의 표정은 평소와 같았다.
그 모습은 냉철한 무사와 같았다.
타자 입장에서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젠장…… 분명 패스트볼인 걸 알고 있는데도 대응하지 못했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선두타자 조나단은 하성과 첫 대결을 펼치는 게 아니었다.
‘루키 시절에는 한 번 만난게 전부지만, 그 이후에는 자주 만났어. 당시에도 상대하기 싫은 녀석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괴물이 되어버렸다.’
프로 선수라 하더라도 꾸준한 발전을 이룬다.
하지만 최고의 위치에 있는 선수가 발전하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현상 유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런데 하성은 매년 발전하고 있었다.
그건 상대하는 선수들이 가장 잘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같은 프로다. 나 역시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들 중 한 명이라고!’
조나단은 배트를 쥐고 다시 타석에 섰다.
마음을 다잡은 그는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2구 던집니다!]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타자에게서 가장 먼 곳으로 꽂힙니다!] [구속과 변화가 모두 일품이었던 슬라이더입니다! 타자 입장에선 볼이라고 판단이 들었을 겁니다!]해설자의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젠장…… 이건 완전 볼이잖아. 저런 공을 어떻게 때리라는 거야?’
조나단은 정말 볼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그렇기에 배트를 내밀지 않았을 뿐이다.
‘저런 위치로 들어오는 공을 건드리면 평범한 그라운드 볼이 될 뿐이야.’
조나단 역시 뛰어난 타자였다.
지금과 같은 코스의 공을 때렸을 때 어떻게 될 건지 정확히 판단하고 내렸다.
문제는 하성이 그것까지 간파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역시 지금 공은 건드리지 않았어. 선구안이 그만큼 좋다는 뜻이지. 경험도 많기 때문에 각 코스로 들어오는 공을 때렸을 때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다.’
하성은 피처 플레이트를 밟으며 세 번째 공을 던질 준비에 들어갔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공에도 낚일 거야.’
하성은 조나단을 높이 평가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던지는 트릭에 걸릴 것이라 판단했다.
[정하성 선수 와인드업!]세 번째 공을 던지기 위한 와인드업과 함께 발을 내디뎠다.
콰직!
스파이크가 마운드에 박히고.
휘릭!!
그의 몸이 빠르게 회전했다.
“흐읍-!!”
기합 소리와 함께 손을 떠난 공이 맹렬한 속도로 스트라이크 존의 중앙을 파고들었다.
‘실투다!’
그 순간 조나단은 바로 실투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의 몸이 빠르게 반응했다.
후웅-!!
그의 배트가 먹이를 노리듯 돌아갔다.
그 순간.
휘릭!
공이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런……!’
실책이란 걸 간파했지만, 이미 돌아간 배트는 돌아오지 않았다.
퍽!!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아웃입니다! 첫 타자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정하성 선수!!] [가운데로 들어오던 공이 뚝 떨어졌으니 타자 입장에선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정하성 선수의 스플리터는 오늘도 마구와 같습니다!!]27승 사냥을 위한 그의 질주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