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45)
마운드의 빌런-245화(245/285)
마운드의 빌런 245화
27승 사냥을 위한 하성의 질주는 맹렬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3회 첫 타자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오늘 경기 벌써 5번째 탈삼진을 기록합니다!]상쾌한 스타트였다.
7명의 타자를 상대로 5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항상 보여주던 하성의 페이스였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빗맞은 타구! 중견수가 잡아내면서 3회 역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감합니다!]타순이 한 바퀴 돌았다.
그사이 탬파베이 타자들은 하성을 공략하지 못했다.
[오늘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있는 투수 정하성! 그리고 이번 4회 초에는 타석에서 공격의 물꼬를 트기 위해 나옵니다!]하성이 무서운 건 투수 이외에도 타격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단순히 타순에 들어서는 게 아닌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타격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했지만, 후속타가 불발하면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하성 선수가 첫 타석으로 나온다는 건 탬파베이 입장에선 불행이에요.] [맞습니다. 선두타자이니 그를 그냥 걸어내보내는 건 공격의 기회를 상대에게 내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렇다고 상대하자니 부담스러운 상황이고요.]진퇴양난.
탬파베이를 비롯해 하성을 상대하는 모든 팀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였다.
하성이 가진 타격 능력은 이제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를 피하는 선택을 해왔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그를 피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선두타자로 나서는 상황 말이다.
‘정면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겠지.’
탬파베이의 감독은 그와의 승부를 피하길 바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양키스에는 정하성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
올 시즌 양키스는 팀 타율 0.271을 기록 중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로 놓고 보더라도 5위 안에 드는 기록이었다.
특히 팀 홈런은 하성의 영향 덕분인지 242개를 기록 중이었다.
언론에서는 2010년 블루제이스가 기록한 250개의 홈런 기록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었다.
아직 10경기 이상이 남은 상황이었으니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그런 팀을 상대로 하성 하나에게만 집중 견제 한다는 건 무리가 있었다.
‘아웃 카운트가 없는 상황에서 주자를 내보낼 순 없다.’
감독은 결국 정면승부 사인을 보냈다.
그의 사인에 탬파베이의 선발투수인 맷 가르자의 눈이 빛났다.
‘이래야지 할 맛이 나지.’
맷 가르자의 올 시즌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29경기에 나와 12승을 올리고 9패를 기록 중이었다.
다만 평균자책점이 3점 후반대를 기록 중이었고 WHIP 등 전반적인 스탯이 팀의 2선발치고는 다소 높았다.
그렇다고 해도 그가 훌륭한 투수인 건 변함이 없었다.
‘아무리 하성이 대단한 타자라지만, 매번 피하라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일류급 선수들은 프라이드 역시 강했다.
그렇기에 하성과의 승부를 피하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팀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정면승부라는 허락이 떨어졌으니 불만을 해소할 기회였다.
‘전력으로 부숴주마.’
맷 가르자의 의욕이 불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의욕은 얼마 가지 못했다.
딱-!!
[2구를 강타!!]하성은 자신에게 정면승부를 걸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승부를 피한다고 해서 조바심을 느끼는 순간 타격의 밸런스는 무너진다.’
과거의 삶을 통해 지금 어떻게 살아가는지 배운 그였다.
‘기회가 왔을 때 잡으면 그만이야.’
그렇기에 조바심 같은 건 느끼지 않았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한 방을 노릴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배트가 맹렬하게 돌아가 타구를 날려 보냈다.
[이건 넘어갔습니다!!]막힘없이 날아간 타구는 그대로 담장 밖으로 사라졌다.
[시즌 60번째 홈런을 기록하는 정하성 선수!!]60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 * *
탬파베이의 구단 직원 조니는 바쁘게 움직였다.
[F열 쪽으로 떨어졌으니 그쪽으로 빨리 가보도록 해.]“알겠습니다.”
무전으로 들려오는 지시를 확인한 조니가 해야 할 일은 60번째 홈런볼을 회수하는 것이었다.
‘우리 구단 선수는 아니지만, 역사적인 홈런볼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커.’
미국의 스포츠 시장은 무척이나 방대했다.
그래서 마니아층이 두터웠고 역사적인 물품들의 거래 역시 활발했다.
선수카드가 몇억에 팔리거나 베이브루스의 50번째 홈런볼, 60번째 홈런볼이 엄청난 가격에 팔리는 등.
다양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런 가치를 가진 물건이었기에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역사적인 투타 겸업 선수의 첫 번째 60홈런 볼이다. 현대야구에서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어. 그 가치는 100만 달러는 훌쩍 넘을 거야.’
100만 달러.
한화로는 13억에 달하는 돈이다.
야구공 하나에 이 정도의 가치가 붙는다는 건 그만큼 희귀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걸 구매할 구매자들 역시 즐비하다는 소리와 같았다.
무엇보다 이런 의미를 가진 공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구단 입장에서도 곤란했다.
그때였다.
“조니.”
“엘리.”
한 여성이 그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목에는 스태프라는 명찰이 걸려 있었다.
엘리는 탬파베이가 아닌 뉴욕 양키스 소속의 직원이었다.
“위치는 확인됐나요?”
“F열인 건 확인했습니다. 주변에 있는 직원들에게 미리 확보하라고 했어요.”
“빠르게 움직여 줘서 감사해요.”
“아닙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는 기념품인데. 당연히 움직여야죠.”
하성은 양키스 소속 선수다.
그의 기념구를 확보하는 것 역시 양키스에서 할 일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양키스는 어웨이 팀일 뿐이었다.
권한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홈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홈팀이 협력에 소극적일 경우였다.
물론 그럴 경우는 적었지만, 자신들의 홈구장에서 회수하는 것보단 어려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탬파베이는 적극적으로 기념구의 회수에 나서고 있었다.
구장 매니저급인 조니가 직접 움직이는 것과 직원들이 다수 동원된 것만 하더라도 탬파베이 구단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잘 해결돼야 할 텐데 말이죠.”
“최근의 기념품들은 큰 문제 없이 회수되었으니. 이번에도 그러길 바라야죠.”
과거에는 기념품들을 회수하기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금전적 가치를 지닌 물건이 되다 보니 어느 정도 보상을 해주더라도 거부하는 일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기념품은 습득한 당사자의 것이었기에 강제로 회수하는 건 불가능하다.
기증을 거부한다면 일은 복잡하게 흘러간다.
그걸 알기에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현장에 향했다.
* * *
60홈런을 때려낸 하성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오늘 경기 11번째 탈삼진과 함께 6회를 마감하는 정하성 선수!] [60홈런이란 대업을 이루었지만, 페이스 하나 무너지지 않고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는 정하성! 대단한 집중력입니다!]큰 사건이 벌어지면 선수의 집중력은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홈런을 맞은 직후나 연속안타를 허용한 직후의 투수가 급격하게 무너지는 이유다.
60홈런이란 대기록을 남기는 사건도 집중력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하성의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정하성 집중력 뭐냐?
-진짜 매번 감탄하지만, 놀라울 지경이다.
-어떻게 60홈런을 때려낸 직후에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냐?
-인간 수준을 넘어선 듯.
-이미 한시즌 60홈런에 27승을 향해 달려가는 것부터가 탈인간임.
-그나저나 60홈런볼 확보 못했다는 기사 떴던데. 사실인가?
-헐~진짜임?
-ㅇㅇ 습득자가 기증 거부했다던데.
-에이~그래도 양키스인데. 어떻게든 확보하겠지.
-이건 뭐 야구 보러 갔다가 로또 맞은 거나 다름없네.
인터넷에선 하성의 60홈런 달성과 함께 그 공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엄청난 가치를 가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과연 그것이 얼마의 가치를 지니고 있을지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하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었다.
현재는 하성이 27승을 거둘 수 있을지에 더 많은 시선이 집중됐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하성 선수가 12번째 탈삼진을 잡아내며 본인의 27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 *
[메이저리그의 정하성 선수가 시즌 60홈런이란 대업을 이루었습니다.] [한 시즌 60홈런은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을 받은 선수를 제외하고는 단 2명밖에 이루지 못한 업적으로…….] [앞서 60홈런을 달성한 베이브 루스와 로저 매리스 선수 모두 뉴욕 양키스 선수였습니다. 이로써 뉴욕 양키스는 세 번째 60홈런 달성자도 보유하면서 메이저리그 최고 구단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습니다.] [정하성 선수는 오늘 경기에서 시즌 60홈런과 함께 27승을 거두면서 투타 겸업 첫해부터 엄청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투수로서는 시즌을 마무리한 정하성, 하지만 타자로는 아직 잔여 경기가 남아 있습니다.] [리빙 레전드가 되고 있는 정하성이 과연 어떤 기록을 남기면서 시즌을 마무리할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60홈런과 27승을 동시에 달성한 하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메이저리그에서도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모든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다음 날.
하나의 기사가 그 관심을 모두 돌리게 만들었다.
[(속보) 정하성의 60홈런볼 습득자, 반환 거부!]하성의 60홈런볼의 반환이 거절당했다는 소식이다.
-이게 무슨 소리임?
-왜 거절한 거지?
-양키스 구단에서 약 20만 달러 어치의 보상을 제시했는데. 습득자가 거절했다고 함.
-20만달러면 대략 2억인가?
-ㅇㅇ 그 정도면 괜찮을 거 같은데.
-괜찮기는 무슨. 당장 갖다 팔아도 더 받을 거 같은데.
-몇 년만 가지고 있으면 가치는 폭발할텐데. 괜히 팔 이유가 없지.
-ㅇㅈ.
-최소 백만달러는 넘지 않을까?
-아무리 그래도 백만달러는 무리일 듯.
-베이브루스 500홈런볼이 백만달러 넘었잖아?
-그는 전설이고.
-아직 하성을 베이브루스와 비교하긴 힘들지.
-무엇보다 60홈런볼은 이전에도 많은 선수가 때려냈음.
-하지만 투타 겸업으로 때려낸 선수는 하성이 최초지.
-뭐가 됐건 하성 60홈런볼은 이대로 나가리냐?
사람들의 관심이 60홈런볼에 집중됐다.
하성이 최초로 때려낸 60홈런이고 투타 겸업이란 전무했던 포지션에서 해낸 기록이다.
당연히 그 기념구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정하성 선수!”
다음 날.
경기장에 나오는 하성을 한 기자가 불러세웠다.
“60홈런볼의 반환에 실패했는데. 현재 심경이 어떠십니까?”
“별 신경 안 쓰고 있습니다.”
“예? 하지만 본인의 최초 기록이고 그 기록을 기념할 만한 공인데요.”
“맞는 말입니다만, 구단에서 성의를 표시했는데. 그걸 거부한 건 습득자의 자유니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하성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갔다.
“무엇보다 저는 60홈런볼에 왜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말씀은……?”
“전 앞으로 60홈런을 넘어 70홈런 그리고 80홈런까지 때려낼 겁니다. 만약 때려내지 못하더라도 60홈런이 제 최고의 기록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감한 발언이었다.
60홈런을 넘어 그 이상의 기록이라니?
누구도 입 밖으로 내기 힘든 말이었다.
“그때도 과연 지금 60홈런볼이 가치를 인정받을까요?”
자신감 넘치는 인터뷰와 함께 하성의 발걸음이 구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