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46)
마운드의 빌런-246화(246/285)
마운드의 빌런 246화
하성의 발언은 큰 화제가 되었다.
-역시 정하성!
-인터뷰 한 번 지리네.
-과연 어떤 선수가 70홈런, 80홈런을 때릴 거라고 호언장담 할까?
-더 놀라운 건 이 녀석은 진짜 할 수도 있다는 거임.
-ㅇㅈ
-그동안 인터뷰로 밝힌 것들은 모두 해냈으니까.
-그리고 60홈런볼이 그렇게 가치 없다는 것도 맞는 말이지.
-ㅇㅇ 이미 과거에 누가 했었던 거니까.
-그나마 가치를 매기자면 투타겸업 최초로 기록한 60홈런볼이라는 거지.
-그건 그렇지만, 하성이 말처럼 앞으로 70홈런, 80홈런 기록하면 가치는 떨어질 거임.
-그게 가능하면 말이지.
-하성이라면 가능할걸?
-맞말추.
-이 녀석은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말은 다 지켰으니까.
70홈런, 80홈런.
어떻게 보면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현대야구에서 투수의 수준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었다.
반대로 타자들의 홈런은 줄어들었다.
공인구의 영향도 있었다.
그로 인해 50홈런도 보는 게 힘들어졌다.
그런데 70홈런이라니?
거기에서 더 나아가 80홈런이라니?
믿기 어려운 기록이다.
하지만 팬들은 그걸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과거와는 달라졌다.
하성이 과거 인터뷰에서 말할 때는 이룰 수 없는 기록이라 부정적이었던 야구팬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하성을 믿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하성은 역사상 최고의 선수야.
하성은 본인이 했던 말은 모두 지켰다.
그 모습을 지켜본 팬들은 알고 있었다.
그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선수임을 말이다.
* * *
하성의 발언이 있었지만, 60홈런볼은 반환되지 않았다.
습득자는 여전히 더 높은 가격을 원했다.
양키스 구단은 계속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성은 경기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에서 그는 자신의 기록을 갱신했다.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 그리고 정하성 선수는……!]화면이 둘로 나뉘며 멀리 날아가는 타구와 배트를 던지고 있는 하성을 잡았다.
[배트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타구는 외야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아~ 정말 호쾌한 타격입니다!] [바로 어제 경기에서 60번째 홈런을 터뜨린 정하성 선수! 하루 만에 커리어하이를 갱신하며 61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그의 배트 플립에 관중들이 열광합니다!!]하성의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단 하루 만에 60번째 홈런볼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하성 ㅋㅋ
-본인이 했던 말은 그대로 지키네.
-남자다잉
-61홈런이 터졌지만, 그래도 60번째 홈런의 가치가 떨어지진 않지.
-그것도 맞는 말이지. 0번으로 떨어지는 공들이 원래 가치가 높은 법이니까.
-문제는 하성이 본인이 했던 말을 지키고 있다는 거임 ㅋㅋ
-올해는 무리겠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에 지금보다 높은 70홈런이나 80홈런 기록하면 60홈런의 가치는 떨어짐.
-기록의 가치는 떨어지진 않겠지만, 공의 가치는 떨어지겠지.
-70홈런이 누구 집 애 이름이냐 ㅋㅋ
└나도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하성이라면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럴 거 같아..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기록들이다.
하지만 하성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는 전문가도 아닌 일반 팬들도 그러한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건 60홈런볼을 보유하게 된 타일러 웨스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놈의 자식은 왜 벌써 61홈런을 때려내는 거야?”
집에서 경기 중계를 보면서 타일러는 인상을 구겼다.
그런 타일러에게 친구인 톰이 물었다.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해?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인생역전이라고 좋아했잖아?”
“인생역전은 개뿔! 그놈들이 고작 20만 달러밖에 제안하지 않았는데.”
“야야, 20만 달러면 네 연봉의 5배야. 그 정도면 충분하지.”
“다른 놈들은 수백만 달러는 받고 넘겼어. 그런데 나는 그것보다 못한 금액을 받으라고? 어림도 없지!”
“하지만 수백만 달러를 받은 물건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최근에는 그쪽 시장도 많이 위축됐잖아? 베이브루스의 물건도 예전처럼 잘 팔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톰의 말은 팩트였다.
미국에서 야구 관련 상품들의 경매가 잘 이루어져 있는 건 맞았다.
하지만 시장의 규모는 나날이 작아지고 있었다.
이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중요한 건 예전만큼 큰 금액으로 거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넌 내가 성공하는 게 그렇게 배가 아프냐?”
“그런 건 아니고 그저 행운은 행운으로 넘기라는 거야. 20만 달러면 그래도 충분하잖아.”
“어림도 없지! 난 꼭 100만 달러는 받겠어.”
톰은 친구의 욕심 넘치는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저러다가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끝날 수도 있을 텐데.’
김칫국을 마시는 친구가 걱정됐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뭐 본인의 선택이니까.’
성인인 이상 선택은 본인이 한다.
그리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역시 말이다.
* * *
시즌 막판.
페넌트 레이스를 관람하는 관중들의 흥미가 떨어지는 시점이다.
특히 올해처럼 가을야구 진출팀이 일찌감치 결정되면 더더욱 흥미는 빠르게 식는다.
[페넌트 레이스 막바지 레이스. 하지만 각 팀들은 이미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팀들은 내년 시즌 구상에 돌입!] [트레이드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선 메이저리그 중하위권 구단들!]중하위권 구단은 일찌감치 내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에는 유망주들을 투입하면서 그들의 상태를 체크했다.
데이터야 이미 존재했지만, 실전만큼 그들을 테스트하기 좋은 곳은 없었으니까.
관중들도 경기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시했다.
거기에 개인 타이틀에 중점을 두었다.
그런 면에서 올해는 막바지가 되어도 관중들의 관심을 크게 끌어올리는 요소가 있었다.
딱-!!
[때렸습니다!!]바로 정하성의 존재였다.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정하성! 대단한 타격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즌이 끝나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같은 방망이를 보여주는 정하성 선수입니다.]시즌이 끝나가고 있었지만, 하성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투수로서는 전인미답의 기록 도전에 성공한 정하성 선수! 현대야구에서는 더 이상 그와 견줄 수 있는 선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그나마 비교할 수 있는 선수가 놀란 라이언, 랜디 존슨 정도밖에 없습니다.]놀란 라이언과 랜디 존슨.
현대야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투수들이었다.
그들이 아니면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다는 게 하성의 엄청난 성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타자로서도 그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의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60홈런을 넘어선 그는 현재 62홈런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라이브볼 시대를 연 베이브루스와 로저 매리스의 뒤를 이은 세 번째 타자죠.] [배리 본즈나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등의 선수들도 있습니다만, 그들은 약물을 통해 얻어낸 기록이기에 빛이 발합니다.] [진정한 60홈런의 기록을 넘어선 것은 단 세 명이고 그들 중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것은 로저 매리스의 61홈런입니다.] [만약 정하성 선수가 이 기록을 넘어선다면 1위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겁니다.]현재 언론에선 하성의 홈런 기록이야말로 진정한 기록이라 치켜세우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영웅 만들기에 들어간 것이었다.
메이저리그의 인기는 나날이 하락하고 있었다.
하성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위기라는 말이 나돌 지경이었다.
하지만 하성의 등장과 함께 이야기는 바뀌었다.
등 돌렸던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고 새로운 팬들이 그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 결과 언론에서도 하성을 치켜세우기 시작했다.
[7회, 정하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오늘 네 번째 타석을 맞이하는 정하성 선수,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기록한 그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1사에 주자는 1, 2루. 상대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최악의 선수를 맞이하게 되었네요.] [맞습니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클러치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하성 선수이기 때문이죠.]주자가 없는 상황이면 하성과의 승부를 어렵게 가져갈 수 있다.
굳이 승부를 보지 않더라도 피한다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만약 정하성 선수를 고의사구로 내보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는 뒤에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을 막강하다는 겁니다. 데릭 지터를 비롯해 마크 테셰이라 등. 양키스의 거물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루 상황에서 상대하고 싶지 않은 선수들이군요.] [예. 정하성 선수의 뒤에 이렇게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기에 그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겁니다.]올 시즌 하성의 홈런 페이스는 무척이나 빨랐다.
초중반에는 그런 하성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러 고의사구를 택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지금 고의사구를 택한다면 만루 상황에서 다른 타자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아무리 정하성 선수가 두렵다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을 겁니다.] [맞습니다. 데릭 지터만 하더라도 올 시즌 만루 상황에서 3할 6푼의 타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크 테셰이라는 만루 상황에서 약한 모습이지만, 그에게 한 번 걸리면 담장을 넘어가는 걸 각오해야 합니다.]대량 득점은 물론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
결국 하성과의 승부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승부를 가져가야 한다.’
‘승부를 보더라도 굳이 정면으로 부딪칠 이유는 없어.’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배터리는 사인을 교환하고 투구 준비에 들어갔다.
‘바깥쪽으로 체크하자.’
‘오케이.’
코스를 정하고 투수가 세트포지션에서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에서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궤적을 그렸다.
슬라이더로 하성의 배트를 유인했지만, 하성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퍽!
“볼!”
[초구 볼입니다! 슬라이더로 유인구를 던졌지만 정하성 선수는 속지 않습니다!] [정하성 선수의 선구안은 리그 톱클래스입니다. 이런 유인구에 속지 않죠!]하성의 선구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평이 나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 있는 건 아니었다.
‘초구부터 정면승부를 걸어오지 않을 게 분명하지.’
다른 이들과의 차별점은 바로 통찰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두 번의 삶을 통해 투수로서의 다채로운 투수의 삶을 경험한 그였기에 가능한 통찰력이었다.
거기에 선구안까지 더해지니 웬만한 유인구로는 그의 배트를 끌어낼 수 없었다.
퍽-!!
“볼!”
[쓰리볼 원스트라이크!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어졌습니다!]투수의 입장에선 미칠 노릇이었다.
어떻게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던지는 유인구들이 통하지 않으니 말이다.
‘어쩔 수 없지…….’
‘정면승부로 눌러 버려!’
볼카운트가 밀리면 결국 내밀 수 있는 카드는 하나밖에 없었다.
정면승부.
코스와 구종을 결정한 투수가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나는 순간.
하성은 기다렸다는 듯 시동을 걸었다.
‘너무 뻔한 승부를…….’
후웅-!!
하체부터 시작된 스윙이 상체로 올라와 배트를 돌렸다.
‘걸어오지 마!’
따악-!!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멀리 뻗어 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하성은 그대로 배트를 던지며 1루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넘어갔습니다!! 62번째 홈런을 기록하는 정하성 선수!!]시즌 62번째 홈런이 터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