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51)
마운드의 빌런-251화(251/285)
마운드의 빌런 251화
퍽!
“볼! 베이스 온 볼!!”
네 번째 공이 미트에 꽂혔다.
역시나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이었다.
[볼넷입니다!! 고의사구로 정하성 선수를 내보내는 레이스!!] [아~ 이건 정말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네요.] [이걸로 양키스는 추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스코어는 2 대 0이 되었습니다!]레이스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보는 사람들이 모두 경악할 정도였다.
그만큼 만루 상황에서 고의사구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역사를 본다면 전례가 있었다.
[사실 만루에서 고의사구 기록은 2008년의 조시 해밀턴, 1998년의 배리 본즈가 있었고 1955년 이전에도 4번의 기록이 더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고의사구를 택한 경우는 이번이 최초입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1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지금은 추가 득점이 양키스 입장에서도 필요한 상황이었거든요.] [그 필요한 걸 그냥 내주는 선택이죠.] [맞습니다. 특히 이 같은 선택은 팀의 사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좋게 작용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예. 정하성 선수의 타격감은 올 시즌 정말 미쳤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만루 상황이지만, 정하성 선수라면 충분히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죠.] [자칫 잘못하면 만루홈런까지도 내줄 수 있고요.] [그렇게 되면 최소 2점에서 많게는 4점까지 내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1점만 내주는 선택을 내릴 수도 있겠죠.] [과연 이번 선택이 오늘 경기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다음 타석에 데릭 지터가 들어섭니다!]조 매든이 승부수를 던졌다.
일종의 도박이었다.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
그건 주사위를 던진 조 매든조차 알 수 없었다.
‘모든 비난은 내가 감수한다.’
이번 선택에 따른 결과에 따라 자신은 평생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조 매든은 그것까지 감안하고 주사위를 던졌다.
‘하성을 상대하는 게 더 어리석은 선택이야.’
정하성.
그가 주는 공포심은 조 매든 같은 베테랑 감독마저 짓누르고 있었다.
* * *
퍽!
“아웃!!”
[아웃입니다! 레이스는 만루 상황에서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으며 이닝을 마감합니다!]조 매든의 선택은 일단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성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면서 추가 실점을 했지만,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추가 득점에 성공한 양키스, 하지만 단 1점밖에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과가 되었습니다.]무사 만루로 스타트한 찬스였다.
그런데 고작 1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이 사실은 양키스에게 오히려 아쉬움이 남게 만들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찾아온다는 게 야구의 명언 중 하나입니다. 과연 위기를 잘 넘긴 레이스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레이스의 공격이 이어집니다!]야구의 흐름은 특이하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작은 인생을 보는 듯하다.
위기를 겪은 뒤에는 꼭 기회가 찾아온다.
그 기회를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경기의 결과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사실은 두 팀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양키스는 긴장하지 않았다.
[정하성 선수가 다시 마운드에 오릅니다!]그 이유는 바로 하성의 존재였다.
배트를 쥔 하성의 임팩트가 워낙 강하기에 투수로서의 임팩트가 다소 약해진 건 있었다.
하지만 하성은 올 시즌 투수로서도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탈삼진은 역대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세웠고 다승 역시 라이브볼 시대에는 손에 꼽을 정도의 성적을 올렸다.
거기에 4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도 확실한 상황.
이런 하성을 무너뜨리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첫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레이스의 추격 의지를 잠재웁니다!] [레이스 타자들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일 겁니다. 경기는 7회에 접어들었는데, 여전히 100마일의 광속구가 날아드니까 말이죠.] [타자들이 아니라 레이스 선수들, 그리고 응원하는 팬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거예요. 타석에서는 홈런이 두렵고 마운드에서는 그의 공을 때릴 수 없으니 말입니다.] [조 매든의 기발한 한 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마운드에는 여전히 굳건한 정하성이 있습니다. 그를 무너뜨리지 못하면 레이스의 작전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요!]조 매든은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됐다.’
비록 베스트 시나리오대로 흘러간 건 아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좋은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풀렸다.
그런데 마운드에 있는 하성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만큼은 내가 어쩔 도리가 없어. 어떻게든 선수들이 하성을 공략해 줘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100마일의 광속구가 제구까지 잡혀서 스트라이크존 이곳저곳을 찔러 들어온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두 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아내는 정하성!!]무엇보다 하성에게는 망설임이 없었다.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했기에 나올 수 있었다.
디비전 시리즈라는 중압감도 그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대단한 선수라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중압감을 느끼게 마련인데…….’
1년의 농사가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포스트시즌이다.
무엇보다 자신만이 아니라 동료들이 노력한 결과가 허무하게 끝날 수도 있다는 엄청난 중압감이 투수를 짓누른다.
특히 에이스라면 더더욱 말이다.
하지만 하성에게는 그러한 중압감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
‘너무나 평온하게 공을 던진다…….’
그 모습을 보는 조 매든은 알 수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하성을 무너뜨리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세 타자 연속 삼진!! 공 단 9개로 7회를 깔끔하게 지워버리는 정하성!!] [엄청납니다! 레이스의 추격 의지를 무너뜨리는 정하성 선수의 엄청난 피칭입니다!!]그것을 증명하듯 하성은 7회 세 타자를 돌려세우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 * *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이 끝났다.
[뉴욕 양키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은 뉴욕 양키스의 3 대 0 완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 경기에서 정하성 선수는 홈런 1개를 포함 2타수 2안타 1볼넷 8이닝 무실점 18탈삼진을 기록하는 괴력을 선보였습니다.] [디비전 시리즈 1차전 MVP는 만장일치로 정하성 선수가 뽑히면서 한국인 최초로 포스트시즌 MVP에 뽑히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정하성 선수의 경기 후 인터뷰를 함께 보시겠습니다.]화면이 바뀌고 기자회견장에 앉아있는 하성이 나타났다.
여유롭게 물을 마시는 하성에게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엄청난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기에 기자들은 말없이 그의 발언을 기사로 냈다.
그러나 모든 기자들이 동일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었다.
[이제 겨우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것인데. 너무 자신감이 넘치시는 거 아닐까요?]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제가 투타 겸업을 선언했을 때 비슷하게 말하셨던 기자님들도 있고요.] [크흠…….] [맞는 말입니다. 겨우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이죠. 그러니 다음 인터뷰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뒤에 하도록 하죠.]그 말을 끝으로 하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언론을 통해 하성의 공식 입장이 발표됐다.
[다음 MVP 인터뷰는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에나 할 것!]포스트시즌 MVP 인터뷰는 관례였다.
그런데 그 관례를 부수고 월드시리즈 우승 뒤에나 인터뷰를 하겠다는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자신감은 어디까지인가?!] [이미 정하성의 시선은 월드시리즈로 향해 있다!] [상대 팀에 대한 예의가 없는 정하성!] [일부 팬들 정하성의 인터뷰에 반감을 드러내!]이번에도 몇몇 기자들은 하성의 인터뷰를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인터넷 여론은 전혀 달랐다.
-역시 정하성!
-하성의 인터뷰는 시원시원해서 좋다.
-망설이질 않는구나.
-하성 데리고 월드시리즈 못 가면 양키스 수뇌진 다 갈아야지.
-ㅇㅈ.
-지금 양키스 전력이면 월드시리즈 우승은 반드시 해야 함.
-정하성이 부상 당하는 게 아닌 이상, 우승은 무조건임.
-이 전력으로 우승 못하는 게 웃기지.
-정하성 입장도 이해된다. MVP인터뷰 매번하면 매 경기 끝나고 인터뷰 해야 되는 거자너.
-ㅋㅋㅋ 진짜 그러네.
팬들은 이제 완전히 하성의 편이었다.
하성의 인터뷰가 논란을 낳기도 했지만, 그건 이미 팬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하성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되어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하성은 이러한 인터뷰를 현실로 옮기는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것이 일어났다.
* * *
딱-!!
[때렸습니다!!]디비전 시리즈 2차전.
6회 타석에 들어선 하성의 배트가 호쾌하게 돌아갔다.
[이 타구는 큽니다!!]배트에 맞은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양키 스타디움의 외야로 날아갔다.
[넘어갑니다!!]그리고 외야 관중석에 떨어지는 타구와 함께 하성의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홈런을 터뜨리는 정하성 선수!! 양키스가 레이스를 4점 차로 따돌립니다!!]하성은 2차전에서도 1차전과 같은 활약을 이어나갔다.
3타수 2안타 1홈런이라는 괴랄한 성적을 올리면서 조 매든 감독이 1차전에서 그를 피한 이유를 보여주었다.
[2차전 MVP도 정하성!] [정하성, 인터뷰의 공언대로 MVP 인터뷰를 거절!] [초유의 사태에 메이저리그 사무국 긴급회의!] [전례가 없던 MVP 인터뷰 거절! 과연 그에게 징계가 내려질 것인가?!]인터뷰를 거절한 하성의 태도에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움직였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답을 내리기도 전에 하성은 활약을 이어나갔다.
딱!!
3차전에서도 연달아 홈런을 때려내면서 레이스의 추격 의지를 아예 잠재워 버렸다.
그리고 이건 디비전 시리즈를 끝내는 결정적인 홈런으로 작용했다.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를 3전 전승으로 꺾으며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 [정하성 디비전 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 달성!!]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작성한 정하성!] [레이스의 감독 조 매든 “정하성을 공략하지 못하게 패인이다”라고 밝혀!]정하성의 뉴욕 양키스가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