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56)
마운드의 빌런-256화(256/285)
마운드의 빌런 256화
올 시즌 하성은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그중에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던 신기록들도 있었다.
그리고 오늘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우려 하고 있었다.
[9회 초, 하성의 신기록을 막기 위해 조시 해밀턴이 타석에 들어섭니다!]1회.
하성에게 위기를 만들어주었던 조시 해밀턴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하성의 공을 건드리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타격 능력을 갖춘 조시 해밀턴조차 하성과의 수준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번 이닝에 어떻게든 점수를 내야 한다.’
마지막 기회였다.
어떻게든 점수를 내서 역전을 해야 했다.
[현재 스코어는 2 대 0! 이번 이닝만 막아낸다면 뉴욕 양키스가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갑니다!] [정하성 선수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승리를 챙기는 선수가 되겠죠.] [정말 엄청난 기록들을 연달아 세우고 있는 정하성 선수! 사인을 교환하고 초구를 던집니다!]“흡-!!”
쐐애애액-!!
딱!!
“파울!!”
[초구 파울입니다!] [몸쪽에 붙은 패스트볼을 건드렸지만, 배트가 밀리면서 그대로 3루 관중석에 떨어졌어요.] [구속은 98마일로 다소 떨어진 감을 보여주네요.] [아무래도 100구가 넘은 상황이고 완투를 하고 있기에 구속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겁니다.]하성의 구속은 8회부터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이 텍사스에게는 일종의 위안이었다.
‘녀석도 로봇이 아니다. 사람이고 결국 지칠 수밖에 없어. 말인즉슨 언제든지 실수가 나올 수 있다는 소리다.’
하성의 떨어진 구속은 묘한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그건 하성이 깔아놓은 복선에 불과했다.
“흡-!!”
[2구 던졌습니다!!]후웅-!!
스트라이크존의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었다.
당연히 해밀턴은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그 순간, 공에 회전이 걸리면서 밑으로 뚝 떨어졌다.
퍽!
“스윙! 스트라이크 투!!”
[헛스윙! 떨어지는 커브에 해밀턴의 배트가 허무하게 허공을 가릅니다!] [7회부터 정하성 선수는 변화구를 섞어 타자들을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어내고 있어요.] [탁월한 완급 조절로 타자들을 농락하고 있습니다!]해밀턴은 이를 악물었다.
설마하니 자신을 상대로 완급 조절을 통해 볼카운트를 뺏을 줄이야.
‘전력으로 상대하지 않겠다는 거냐?’
그때 불현듯 떠오른 게 있었다.
‘아니, 어쩌면 전력투구를 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이미 체력이 떨어진 걸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전력투구를 통해 정면승부를 피하는 것도 이해가 됐다.
정면승부를 한다면 그대로 공략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하성이 어째서 변화구를 자주 섞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거 같군.’
하성의 변화구가 만만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주 무기는 어디까지나 패스트볼이었다.
변화구 위주로 공격을 해온다면 분명 구멍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걸 공략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변화구를 던지겠지.’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상황이다.
굳이 정면승부가 아닌 변화구를 통해 승부를 내고 싶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해밀턴이 타석에 들어서자 사인을 교환한 하성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때리겠다는 일념으로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해밀턴이었다.
뒤이어 스트라이드와 함께 하성이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눈속임이다! 분명 변할 거……!’
해밀턴은 자신의 생각이 정답이라 판단했다.
그렇기에 반드시 공이 변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해밀턴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공은 그의 앞을 지나 순식간에 미트에 꽂혔다.
뻐어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삼진!! 투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정하성 선수! 101마일의 광속구로 해밀턴의 허를 찌릅니다!!] [아~ 체력을 비축하고 있었던 걸까요? 9회에 다시 100마일 이상의 공을 뿌리면서 해밀턴을 돌려세웁니다!] [꿈쩍도 하지 못한 해밀턴! 아무래도 변화구를 기다린 거 같죠?] [그의 반응을 보았을 때 거의 확실합니다. 무엇보다 앞에서 구속이 떨어진 패스트볼들을 던졌기에 거기에 타이밍을 맞췄을 겁니다.] [그런데 101마일의 공이 날아오니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합니다!]해밀턴이 입술을 깨물었다.
‘완벽히 속았다.’
챔피언십 시리즈다.
한 번의 실수로 경기가 뒤집힐 수 있었다.
그런 상황이기에 투수건 타자건 항시 전력을 다한다.
하지만 하성은 달랐다.
‘완급 조절은 물론이거니와 9회를 위해 힘을 비축하고 있었다니.’
믿을 수 없었다.
단순히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도 놀랍다.
그런데 하성은 노히터까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힘을 아끼면서 던지는 게 가능할까?
최소한 자신이라면 그럴 수 없었다.
‘괴물 같은 녀석…….’
다른 이들에게는 괴물로 불리는 해밀턴.
그런 그에게조차 하성은 다른 세계의 존재처럼 느껴졌다.
해밀턴은 그렇게 하성의 기록에 대한 제물이 되어 타석에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정하성 선수가 탈삼진을 추가하면서 전설 밥 깁슨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이제 남은 아웃 카운트 두 개 중 하나만 탈삼진으로 잡아내면 정하성 선수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이제 신기록까지는 단 한 발자국 남은 상황.
메이저리그 역사에 새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순간이 오자 경기장에 있는 모든 관중들이 조용히 하성의 피칭을 지켜봤다.
* * *
9회 두 번째 타자를 상대했다.
“흡-!!”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100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이 타자의 몸쪽을 찌릅니다!] [여전히 구속도 빠르고 칼 같은 제구력으로 타자를 압도하고 있습니다!]더 이상 힘을 숨길 필요는 없었다.
충분한 복선을 깔았고 타자들은 자신의 느려진 공에 눈이 익숙해진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100마일의 공에 익숙해지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소 위험한 방법이었지만, 잘 통했어.’
일부러 힘을 빼고 던지는 건 투수에게도 큰 리스크가 있는 방법이었다.
챔피언십 시리즈라면 더더욱 말이다.
하지만 하성은 그걸 해냈다.
그리고 얻은 건 무척이나 컸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18번째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신기록을 작성하는 정하성 선수!!] [아~ 정말 대단합니다! 포스트시즌에서 18개의 탈삼진이라뇨? 정말 엄청납니다!!] [괴물 같은 피칭을 선보이면서 타자를 압도하는 정하성 선수! 이제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하나입니다!]두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다.
신기록을 작성했지만, 하성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딱-!
“파울!!”
[투수의 배트가 밀리면서 공이 뒤로 빠집니다! 원스트라이크!]‘긴장을……!’
뻐어억!!
“스트라이크! 투!!”
[2구 100마일의 광속구가 바깥쪽 낮은 코스에 절묘하게 꽂힙니다!] [이제 남은 스트라이크는 단 하나예요!!]‘놓지 않는다!!’
“흡!!”
쐐애애애액-!!
하성의 손에서 110번째 공이 떠났다.
그 공을 때리기 위해 타자의 배트가 매섭게 돌았다.
하지만.
후웅-!
배트는 공의 아래를 지났고.
뻐어억!!
공은 그대로 미트에 꽂혔다.
“스트라이크! 아웃!!”
[삼진입니다! 헛스윙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노히터를 작성하는 정하성 선수!! 정말 자랑스럽습니다!!]한 경기 18탈삼진과 함께 노히터를 동시에 달성한 하성이 마운드에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함성을 내지르는 그의 모습은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로 방영되었고 이날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 * *
[뉴욕 양키스의 정하성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신기록을 달성!] [역대 세 번째 노히터와 함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갱신한 정하성!] [마운드에서 감정을 표출한 정하성!] [뉴욕 양키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기선제압에 성공!]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2 대 0 승리를 가져간 뉴욕 양키스!]경기가 끝났다.
당연하게도 모든 언론에서 챔피언십 시리즈와 관련된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당연히 하성이었다.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과 함께 노히터를 동시에 달성했으니 그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포스트시즌 3연속 고의사구를 당한 정하성!] [텍사스 레인저스는 정하성과 승부할 생각이 없었다!] [1차전을 허무하게 내준 텍사스, 과연 챔피언십 시리즈를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3연속 고의사구.
타석에서도 하성은 텍사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면서 그들이 제대로 된 승부를 볼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텍사스 팬들에게 엄청난 비난 여론을 만들었다.
-텍사스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냐?
-하성이 무섭다고는 하지만, 정면승부를 하지 않으면 어쩌자는 거야?
-마운드에서는 하성에게 막혀 점수도 내지 못하고 타석에서는 무서워서 피하고.
-잘한다 잘해.
텍사스 팬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반면에 하성에 대한 찬사는 모든 야구팬들에게서 쏟아졌다.
-이 정도면 역대 최고의 선수 아니냐?
-이미 베이브 루스는 넘어선 듯.
-이런 선수를 도대체 어디서 데려온 거냐?
-내년에 올림픽에도 나온다는데. 금메달은 한국꺼 아니냐?
-이 정도 선수를 쓴다는 건 치트를 쓴다는 거지.
-그것보다 내년에 양키스와 재계약 한다던데. 가능한 거냐?
-도대체 연봉을 얼마나 줘야 하는 거야?
하성의 활약은 사람들의 상식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덕분에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사람들의 관심에 올랐다.
-오늘 마운드에서 포효 지르는 거 지렸다.
-퍼펙트게임 달성할 때도 이 정도까지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는데.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의 차이겠지.
-하성도 이 정도까지 감정을 표출하는구나.
-감동적이었음.
특히 하성이 포효를 지르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명장면이 되었다.
유튜브에서는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그리고 기선을 잡은 2차전에서 하성은 다시 폭발했다.
딱-!!
[때렸습니다!!]두 번째 타석에서 하성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그의 배트에 맞은 공은 그대로 담장 밖으로 사라졌다.
[넘어갔습니다! 1차전의 침묵을 깨는 투런포!!] [아~ 텍사스가 오늘 경기에선 정하성 선수와 정면승부를 택했으나 그것이 패착이었어요!] [비난 여론을 이기지 못한 걸까요? 1차전과는 달리 정면승부를 택한 텍사스의 코칭 스태프들의 얼굴이 어두워집니다!]1차전에선 마운드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하성이 2차전에선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양키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이러한 활약은 그에게 두 번의 MVP를 안겨주었다.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에 이어 2차전 역시 MVP에 오른 정하성!] [1, 2차전을 완벽한 승리로 가져간 정하성의 뉴욕 양키스가 텍사스로 떠난다!]챔피언십 시리즈는 장소를 옮겨 3차전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