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57)
마운드의 빌런-257화(257/285)
마운드의 빌런 257화
사람들의 기대가 높아졌다.
-챔피언십 시리즈도 스윕 가냐?
-역사상 최초 아니냐?
-디비전이랑 챔피언십까지 연속 스윕이면 최초지 ㅋㅋ
-이건 정하성 시리즈다 ㅋㅋ
-레알 정하성 혼자 야구 하는 줄.
-선발은 아니더라도 타자로 나올 테니. 하성이를 잡지 못하면 답도 없지.
-ㅇㅈ.
정하성이 이끄는 뉴욕 양키스가 스윕을 하느냐.
관심은 거기에 집중됐다.
하지만 텍사스 레인저스 역시 녹록한 팀은 아니었다.
특히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였기에 팬들의 응원이 대단했다.
“이번에야말로 이기면 된다!!”
“홈에서 너희들이 무적이다!!”
“레인저스 사냥을 시작하자!!”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텍사스 홈구장을 뒤흔들 정도의 함성이 레인저스 선수단을 향해 쏟아졌다.
반대로 양키스 선수단을 향해서는 야유를 퍼부었다.
“우우우우-!!”
“너희 집으로 돌아가라!!”
“얌전히 사냥이나 당해!!”
일방적인 응원전에 양키스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딱-!!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퍽!
“아웃!!”
[두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습니다.] [양키스의 1, 2번 타자들이 허무하게 타석에서 물러서네요.] [텍사스 팬들의 응원 때문일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를 지켜봤지만, 이 정도로 일방적인 응원은 처음 봤습니다.] [무엇보다 레인저스 선수들의 집중력이 매우 좋네요.] [궁지에 몰려서 그런지 그들은 이번이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임하는 거 같습니다.]레인저스 선수단의 집중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하지만 하성만큼은 이런 상황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양키스에는 이 선수가 있습니다! 정하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자신의 시리즈로 만들고 있는 정하성 선수가 과연 텍사스의 홈구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대부분의 사람은 하성이 여기에서도 무언가 보여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하성이 할 수 있는 건 전혀 없었다.
퍽!
“볼! 베이스 온 볼!!”
[스트레이트 볼넷입니다! 정하성 선수와의 승부를 완벽하게 피하는 레인저스입니다!] [이번에도 고의사구를 택하네요.] [이걸로 이번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정하성 선수의 고의사구는 7개로 늘어났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 7개의 고의사구라니. 이거 역시 신기록일 것으로 보이네요.] [텍사스가 정하성 선수를 봉쇄하는 방법은 아예 승부를 피하는 거였네요.]어찌 보면 치사한 방법이다.
하지만 가장 적절한 방법이기도 했다.
당연히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게 야구냐?
-텍사스 치사하네 ㅋ
-아무리 하성이 무섭다지만, 고의사구로 승부를 피해버리네.
-이런 방식으로 얼마나 승부를 피하려고?
-결국 정하성이랑 승부해야 할 때가 오지 않겠음?
-하성이 입장에서는 답답하겠다.
-오늘 선발로 나온 것도 아니니. 정하성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겠네.
이런 반응이 나올 것이란 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택을 내렸다.
‘하성은 괴물이다. 이번 시즌 그를 정상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선수는 없어.’
전설의 선수가 돌아오더라도 그와 승부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올 시즌 하성은 메이저리그를 잡아먹는 괴물이었다.
‘피해야 한다. 괴물에게 먹히기 전에 도망칠 수 있다면…….’
텍사스는 도망을 택했다.
승리를 위해서 일보 후퇴를 택한 셈이다.
‘반드시 이길 테다.’
텍사스는 아직 월드시리즈를 포기하지 않았다.
* * *
텍사스의 정하성 봉쇄 작전은 완벽하게 통했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반격의 칼을 꺼내 들었습니다!] [뉴욕 양키스를 3 대 1로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 1승을 올린 텍사스 레인저스!]레인저스가 드디어 양키스에게 1승을 거두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치욕적인 불명예도 얻었다.
[정하성 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4개의 고의사구를 얻어내면서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고의사구를 얻어내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일각에선 텍사스 레인저스가 정하성 선수와의 승부를 피하는 건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고 비판하고 나서…….]비판 여론도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텍사스는 승리했다.
무엇보다 규정을 어긴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정당한 방법으로 승부에서 이겼다.
그리고 이 방식으로 하성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성 역시 이 부분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정하성 선수! 텍사스 레인저스가 오늘 경기에서 정하성 선수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들 나름대로 제 대책을 강구해서 내놓은 거겠죠.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텍사스가 승부를 피한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기다려야죠. 타자인 제가 할 수 있는 건 출루를 하는 겁니다. 그 외에는 동료들이 해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성의 앞으로 마이크들이 모여들었다.
“계속 저와의 승부를 피할 수 있을까요? 결국 야구를 하다 보면 저와 승부할 순간이 올 겁니다. 저는 그 순간을 기다릴 겁니다.”
하성의 말은 정답이었다.
이번 승부는 결국 끈기가 강한 녀석이 이기게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레인저스는 하성만이 아니라 양키스 선수단 전체를 상대해야 했다.
하성에게만 집중된 지금과 같은 방법으론 그들은 이번 시리즈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4차전에서 증명됐다.
* * *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정하성 선수를 상대로 고의사구를 선택하는 텍사스 레인저스!] [3차전에서 이 방법으로 정하성 선수를 효율적으로 막아냈으니. 4차전에서도 같은 방법을 사용하네요.] [정하성 선수와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되면 실점이 유력해집니다. 그러니 이 방법을 통해 그것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걸로 보이네요.]3차전에서 하성을 완벽하게 막아낸 레인저스는 4차전에서도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덕분에 하성은 5타석 연속 고의사구라는 진기록을 세우면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에서 양키스의 또 다른 레전드 데릭 지터의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하성만 신경 쓴다 이거지.’
데릭 지터는 당장 은퇴하더라도 명예의 전당이 확실한 선수였다.
그만큼 긴 시간 메이저리그에서 족적을 남겼다.
양키스의 캡틴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서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비록 나이가 들어 전반적인 스탯이 떨어지고는 있었으나 그가 위대한 선수임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선수이기에 프라이드 역시 대단했다.
당연히 지금과 같은 상황이 마음에 들 리 없었다.
‘양키스에는…….’
그는 텍사스의 선택에 분노하면서도 자신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시간이 다가왔을 때.
‘하성만 있는 게 아니라고!!’
후웅-!!
그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따악-!
[3구를 강타!!]그의 배트는 먹잇감을 노리는 매처럼 밋밋하게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그대로 낚아챘다.
경쾌한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는 순간.
하성은 타구가 날아가는 방향을 파악했다.
‘장타다!’
그걸 판단한 순간 하성이 달리기 시작했다.
‘홈까지 노린다.’
처음 달리는 순간부터 목표를 결정했다.
그의 발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고 2루를 통과해 단숨에 3루까지 내달렸다.
[정하성 선수 3루까지 전력질주 합니다!] [우익수가 이제야 공을 잡았어요!] [홈을 노려야 합니다!]해설위원들이 흥분해서 소리쳤다.
하성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 증거로 3루 베이스에 도달할 때까지 그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3루 베이스를 그대로 통과!!]거의 동시에 우익수가 앞으로 달려 나오면서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애액-!
우익수가 던진 공이 레이저처럼 뻗어 홈으로 날아들었다.
[홈으로 다이렉트 송구!!]하성은 정면을 바라보며 동료의 수신호를 체크했다.
‘몸을 날려야 돼!!’
공이 바로 홈을 노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예상대로였다.
하성은 홈플레이트를 앞에 두고 몸을 날렸다.
후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
뒤이어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퍽!
공이 미트에 꽂히고.
촤아아아앗-!!
포수는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하성을 태그했다.
하성 역시 손을 뻗어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하성의 상의가 모두 흙으로 뒤덮였다.
그리고.
“세이프!!”
구심이 양손을 좌우로 펼치면서 세이프 선언을 내렸다.
“으랴아아아앗!!”
하성의 포효와 함께 전광판에 1이라는 숫자가 올라갔다.
[세이프입니다! 정하성 선수! 엄청난 질주로 팀에게 선취점을 안겨줍니다!] [아~ 정하성 선수, 정말 대단히 빠른 발이었어요!!] [데릭 지터의 타격 역시 훌륭했습니다! 완벽한 타이밍에 배트를 돌려 장타를 만들어냈어요!] [레인저스의 정하성 봉쇄 작전이 실패했습니다!!]레인저스의 작전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 * *
레인저스의 작전은 심플했다.
하성의 방망이를 봉쇄해 그의 활약을 막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활약은 단순히 배트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었다.
[데릭 지터가 타격하고 타구가 날아가는 순간, 정하성 선수는 타구가 빠지는 걸 알고 있었어요.] [날아가는 타구의 방향을 확인하고 속력을 더했습니다.] [무엇보다 2루를 통과하고 3루에 도달할 때까지 속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건 홈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어요.]주루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망설이는 순간 다음 베이스를 뺏을 수 있는 확률은 줄어든다.
그만큼 짧은 시간에 판단을 내리고 다음 스텝을 밟아야 했다.
하성은 이 부분에서 완벽한 판단을 내렸다.
[무엇보다 슬라이딩을 할 때도 포수의 태그 위치를 완벽하게 피해서 슬라이딩을 했습니다.] [주루플레이를 자주 보여주지 않았지만, 오늘 보여준 플레이에서 그의 주루 센스가 뛰어나다는 걸 보여주었네요.] [정말 완벽한 선수라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하성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그만큼 이번 주루플레이는 대단했다.
무엇보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작전을 산산이 부숴 버렸다는 것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
[데릭 지터의 타격 역시 훌륭했습니다. 정하성 선수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게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냉정하게 공을 기다렸어요.]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한 방이었습니다.]이 점수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침몰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성을 봉쇄하기 위해 고의사구라는 작전을 택한 레인저스다.
이 사실은 선수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었다는 뜻이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선택한 작전이 허무하게 깨지고 선취점을 내주었으니 그들로서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이 충격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경기 끝납니다! 마리아노 리베라의 커터로 챔피언십 시리즈 4차전이 마무리됩니다!스코어는 4 대 2! 양키스가 다시 한번 1승을 추가하면서 이제 시리즈를 끝내기까지 단 1승만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시리즈 스코어 3 대 1.
월드시리즈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양키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