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60)
마운드의 빌런-260화(260/285)
마운드의 빌런 260화
월드시리즈 1차전의 선발투수가 확정됐다.
[뉴욕 양키스는 예상대로 언터처블 정하성이 등판합니다.] [사실상 그의 등판은 기정사실이었죠. 뉴욕 양키스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어떤 투수도 그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월드시리즈 1차전을 확실히 잡고 가야 하니까요.] [정하성 선수를 상대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크리스 카펜터가 등판하네요.] [2009, 2010시즌에는 17승과 16승을 올렸던 카펜터입니다만, 올 시즌에는 11승만을 거두면서 승운이 조금 없었습니다.] [맞습니다. 이제 나이도 들었고 노쇠화로 인한 부분이 조금씩 보이고 있죠. 하지만 디비전 시리즈에서 로이 할러데이와의 승부에서 완봉승을 거두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정하성을 상대로 카디널스는 크리스 카펜터를 등판시켰다.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는 카펜터이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그의 연륜이 살아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등판은 밸런스가 무너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결국 카디널스는 카펜터를 내보내네.
-이 정도면 1차전 포기하는 거 아님?
-카디널스가 원래 마운드가 강하진 않음.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고만고만하니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타자들은 하성이 좀 고생할 수도 있음.
-ㅇㅈ.
-올 시즌 카디널스 타격 쪽은 텍사스와 투톱을 노릴 수 있지.
-응. 그 텍사스도 하성에게 발렸죠.
-그리고 메이저리그 원톱은 뉴욕 양키스 아니냐?
-갓직히 양키스도 하성이 제외하면 수준 확 내려가는 거 ㅇㅈ?
-ㅇㅈ이긴 한데. 문제는 하성이 양키스 소속이라는 거지.
양키스와 카디널스의 1차전 승패는 보지 않아도 결과가 보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는 도박사들의 배팅으로 드러났다.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 뉴욕 양키스의 승리를 점쳐!] [역대급 쏠림 현상! 도박사들 99퍼센트가 뉴욕 양키스의 승리에 배팅!]대부분의 도박사가 양키스의 승리를 점쳤다.
물론 카디널스의 승리에 배팅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만에 하나라는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배팅한 것이지 진정으로 그들이 이길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모든 사람이 양키스의 승리를 점치고 있는 상황.
부담을 느낄 만도 했건만, 월드시리즈 당일. 스포츠카를 몰고 경기장에 도착한 하성은 몰려드는 기자들을 향해 자신감 있게 말했다.
“제가 등판하는 겁니다. 당연히 양키스의 승리입니다.”
월드시리즈 1차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 * *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양키 스타디움은 당연하게도 전 좌석이 매진되었다.
원래 월드시리즈는 암표 가격은 높게 책정된다.
그런데 올해는 그 수준이 달랐다.
암표 가격은 원래 가격의 5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로열석의 경우 10배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오늘 경기에 대한 엄청난 관심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관심은 당연히 하성에 대한 관심이었다.
[마운드에 정하성 선수가 오릅니다.]하성이 마운드에 오르자 양키 스타디움이 들썩였다.
[정하성 선수가 등장한 것만으로도 양키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이 엄청난 함성을 지르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 현장에 와야 느낄 수 있는 인기도네요.] [정하성 선수는 한국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지 않습니까?] [야구란 종목을 넘어선 스타가 되었습니다.]종목을 초월한 스타의 탄생.
메이저리그가 그동안 원하던 바였다.
사무국에선 이를 위해 많은 노력과 돈을 투자했었다.
그것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다양한 홍보를 통해 메이저리그라는 사업을 확장하려 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었다.
그런데 그걸 동양에서 온 선수 한 명이 스스로의 힘으로 해내고 있었다.
“정말 엄청난 인기로군.”
“과거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야구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만들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버드 셀릭은 보좌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그동안 노력한 걸 혼자서 해내고 있다니.”
“홍보팀에 의하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면 전 세계에 홍보가 되면서 더 큰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게 우리가 바라는 바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스타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탄생하는 거였어.”
그동안 버드 셀릭은 다양한 스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 이유를 이제는 알 수 있었다.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실패했던 것이다.
“스타를 만들 것이 아니라 만들어질 장소를 마련했어야 한다.”
하성은 스스로를 그렇게 해왔다.
본인의 가치를 높이고 브랜드를 강화해왔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의 불문율에 도전하고 인터뷰에서 화끈한 발언을 계속해왔다.
스스로 만들어온 것이다.
“대단한 녀석이야.”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명백했다.
그를 서포트하는 것.
그것이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로서 해야 할 일이었다.
* * *
월드시리즈 선발로서 무대에 올랐다.
‘한국시리즈보다 더 떨리는데.’
하성이 강심장이라 하더라도 월드시리즈란 무대는 그에게도 중압감을 주었다.
물론 그런 것에 눌릴 하성이 아니었다.
‘초반이 중요하다.’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긴장감이 서서히 사라졌다.
‘휴식은 충분했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간다.’
챔피언십 시리즈가 끝나고 하성은 훈련 대신 휴식을 택했다.
그 덕분인지 챔피언십 시리즈보다 더욱 컨디션이 좋았다.
‘바깥쪽 낮은 코스.’
포수가 코스를 정하고.
‘포심 패스트볼.’
구종까지 사인을 보냈다.
확인한 하성이 고개를 끄덕이고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월드시리즈 1차전! 정하성 선수가 초구를 던지기 위해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와인드업에 이어 몸을 틀면서 킥킹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리를 가슴 높이까지 차올린 그가 힘을 모은 채, 스트라이드를 내디뎠다.
콰직!!
스파이크의 징이 마운드에 박히는 순간.
모아두었던 힘을 일순간에 방출하며 빠르게 몸을 회전시켰다.
그리고 회전력과 힘이 손끝에 도달하는 순간.
“흡-!!”
기합 소리와 함께 공을 뿌렸다.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포수의 미트를 향해 정확히 날아들었다.
‘역시 초구는 패스트볼!’
카디널스의 선두타자 라이언은 예상했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하성의 초구 패스트볼 비율은 90퍼센트에 달할 정도였다.
즉, 예상이 충분히 가능한 볼 배합이란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공략당하지 않는 이유는.
휘릭!!
‘궤적이……!’
후웅-!!
‘변했어……!’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초구를 노렸지만, 배트가 허공을 가릅니다! 구속은 100마일! 정하성 선수의 강속구가 초구부터 터집니다!]바로 공의 무브먼트에 있었다.
포심 패스트볼임에도 불구하고 커터나 투심처럼 엄청난 무브먼트를 보였기에 타자들의 배트가 번번이 허공을 갈랐다.
‘분명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더 심하게 변했다.’
무엇보다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매번 바뀐다는 게 문제였다.
때로는 스트레이트성으로 들어온다면 어떤 때는 미칠 듯한 무브먼트를 보여준다.
즉, 구종과 코스는 예상이 가능하더라도 무브먼트를 예상할 수 없다는 소리였다.
‘망할…….’
초구에서 기선제압이 끝났다.
‘요리해 볼까.’
하성의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 * *
[2구 던집니다!]딱!!
“파울!!”
[떨어지는 커브를 건드렸지만, 파울이 됩니다!] [초구는 100마일, 2구는 80마일의 커브를 던져 속도 차를 이용한 완벽한 완급조절이었습니다.] [투수 입장에선 건드린 것만으로도 대단했네요.]투스트라이크로 상대를 몰아넣은 하성은 승부를 주저하지 않았다.
“흡-!!”
[3구 던졌습니다!]쐐애애액-!!
그의 공이 우에서 좌로.
홈플레이트를 가로지르며 정확히 좌타자의 몸에 꽂혔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삼진!! 타자 꼼짝도 하지 못하고 공을 그대로 보냅니다!] [완벽한 크로스파이어였습니다. 타자 입장에선 공을 건들기 어려웠을 겁니다!] [월드시리즈 1차전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삼구삼진으로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 그의 K퍼레이드가 스타트를 끊었습니다!]K퍼레이드.
하성은 한 경기 평균 13.3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었다.
이는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 중 하나였다.
종전 기록인 랜디 존슨의 10.61을 아득하게 상회하는 기록이었다.
물론 랜디 존슨은 현역 21년 동안 세운 기록이기에 단순 비교를 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하지만 하성의 현재 기록은 압도적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양키 스타디움의 외야에 K마크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오늘 이 K마크가 몇 개까지 붙을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하성이 등판하는 날이면 양키 스타디움의 외야에는 K마크가 붙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이 K마크가 부족해서 거꾸로 붙이는 일까지 벌어졌었다.
덕분에 현재는 27개의 K마크를 준비해서 만약의 사태를 준비하고 있었다.
[정하성 선수의 압도적인 피칭이 이어집니다!]하성이 월드시리즈까지 지배하기 시작했다.
* * *
경기 전.
하성이 이번에도 카디널스 타선을 압도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에 반대되는 의견도 내놓았다.
-카디널스의 타선은 무시무시하다. 정하성이라 하더라도 그들을 완벽하게 압도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이러한 의견이 나올 정도로 올 시즌 카디널스는 타자의 힘으로 월드시리즈에 오른 팀이었다.
하지만 이런 의견이 무색할 정도로 하성은 호투를 펼쳐갔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5회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오늘 경기 12번째 탈삼진을 기록합니다!] [마지막에 던진 고속 슬라이더에 푸홀스 선수의 배트가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습니다.]알버트 푸홀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중 한 명이다.
무엇보다 꾸준함의 대명사라 불릴 정도로 매년 좋은 성적을 올리는 그였기에 하성과 좋은 승부가 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하성의 압승이었다.
[벌써 두 번의 승부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는 알버트 푸홀스! 그만큼 정하성 선수의 피칭이 대단하다는 의미겠죠?] [맞습니다. 오늘 정하성 선수는 초반부터 피치를 올리면서 카디널스 타선을 초토화시키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집중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대단한 집중력은 정확한 표현이었다.
하성은 마운드 위에서도 그리고 벤치에서도 집중력이 깨지지 않고 있었다.
이러면서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앞으로 4이닝…….’
월드시리즈 1차전 승리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12개.
하성의 시선이 타석으로 향했다.
‘이번 이닝에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겠어.’
양키스의 5회 말 공격은 1번 타자부터 시작이었다.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카펜터가 예상보다 잘 던지고 있다. 이는 나에게 자극을 받아서 그럴 가능성이 높아.’
상대 투수가 잘 던진다면 당연히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카펜터도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다.
물론 내용은 하성과 비교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딱-!!
그때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때렸습니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양키스의 공격이 시작됩니다!]선두타자 출격.
이 말은 하성에게까지 타순이 돌아온다는 소리였다.
하성은 헬멧을 착용하고 타석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