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69)
마운드의 빌런-269화(269/285)
마운드의 빌런 269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가 뉴욕 양키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다 우승팀인 뉴욕 양키스는 2009년 우승 이후 2년 만에 28번째 우승반지를 손에 쥐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월드시리즈 MVP에 정하성 선수를 선정, 그가 보여준 엄청난 활약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언터처블 정하성은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첫해에 우승반지를 손에 쥐면서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반지를 손에 쥔 선수가 되었습니다.] [정하성 선수는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메이저리그 최초로 한 경기 27탈삼진을 기록하면서 퍼펙트게임을 달성, 이 역시 월드시리즈 최초의 기록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정하성 선수는 향후 미국에 머물면서 뉴욕 양키스와 연봉협상을 할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됩니다.]모든 스포트라이트가 하성에게 집중됐다.
원래도 그에게 많은 관심을 쏟던 언론들이다.
그런데 한 경기 27탈삼진 퍼펙트게임이라는 전무했던 기록을 남기면서 더욱 큰 관심을 쏟아냈다.
당연하게도 월드시리즈 종료 이후 열리는 인터뷰에도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승자의 인터뷰를 가지기 전, 미디어실에선 카디널스의 감독 토니의 인터뷰가 먼저 진행되었다.
“월드시리즈 6차전을 허무하게 내주었습니다. 패인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기자의 질문에 토니 감독이 어이없다는 듯 반문했다.
“허무하게?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까?”
“예?”
“우리는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다양한 작전을 준비하고 상대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맞는 훈련을 해왔습니다.”
토니 감독이 울분을 토하듯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패인이요? 정하성이 뉴욕 양키스에 가는 걸 막지 못한 게 패인입니다.”
적장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기자들이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때 먼저 정신을 차린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정하성 선수 한 명에게 패배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카디널스는 뉴욕 양키스에게 패배한 게 아니오. 정하성 단 한 선수에게 무너졌소.”
“그건 좀 심한 발언 아닐까요?”
“한 경기에 27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선수요. 단 하나의 타구도 필드에 나가게 하지 못했소. 내·외야에 수비가 없고 포수와 정하성 단둘만 있었어도 우리는 졌다는 소리요. 이게 정하성에게 진 거지 아니면 뭐란 말이오?”
토니 감독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 기자들 중 누구도 반문을 하지 못했다.
조용해진 회견장에서 토니 감독이 말을 이어나갔다.
“정하성은 메이저리그…… 아니, 베이스볼의 다스베이더 같은 존재요.”
“다스베이더요?”
“그렇소. 그 누구도 이길 수 없을 거 같은 포스를 지닌 인물이지.”
토니 감독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 수 없는 의미를 가진 발언은 기자들의 손에 의해 전 세계로 퍼졌다.
[카디널스의 토니 라 루라 감독! 정하성을 다스베이더에 비교!] [누구도 이길 수 없을 거 같은 정하성! 과연 그는 내년 어떤 성적을 올릴 것인가?] [베이스볼의 다스베이더 정하성! 과연 악의 제국과 함께할 것인가?!]뉴욕 양키스는 악의 제국이라 불린다.
과거 보스턴 레드삭스의 사장이었던 래리 루치노가 처음으로 뉴욕 양키스를 악의 제국이라 지칭하며 그들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카디널스의 감독인 토니 라 루라가 하성을 다스베이더라 지칭하면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악의 제국과 다스베이더 ㅋㅋ 찰떡이네.
-그런데 왜 악당이라 한 거임?
-내 예상이지만, 다스베이더가 처음 등장했을 때 누구도 이기지 못할 거 같은 연출이 나와서 아닐까?
-가능성 충분하네.
-하지만 결국에는 다스베이더 죽지 않음?
-죽기야 하지.
-그럼 결국 하성도 진다는 건가?
-그러려면 연합국 하나는 만들어야 할 듯 ㅋㅋ
-과연 어떤 팀이 하성을 잡으려고 연합국을 만들 수 있을까?
토니 감독의 발언은 큰 화제를 낳으며 하성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 * *
시즌이 끝났지만, 하성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같이 그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뉴욕 양키스의 정하성,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만장일치 수상!] [이변은 없었다! 정하성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 [데뷔 이래 한 번도 사이영상을 놓치지 않은 역대 최초의 선수가 된 정하성!]사이영상은 당연하게도 하성에게 돌아갔다.
사실상 아메리칸리그에선 그와 비교할 수 있는 투수가 없었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또 하나의 기사가 올라왔다.
[2011 아메리칸리그 MVP에 만장일치로 선정된 정하성!] [역대 10번째로 만장일치 MVP가 되다!] [2년 연속 사이영상, MVP를 동시에 석권한 최초의 선수가 된 정하성!]2010시즌에 이어 2011시즌 역시 사이영상, MVP를 동시에 수상한 하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정하성, 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 부문 실버슬러거 수상]실버슬러거 수상에 이어.
[정하성 투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하면서 모든 시상식에서 그의 이름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다는 평가를 받은 그다운 횡보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상복 오졌다.
-당연히 이래야지.
-진짜 메이저리그를 제패했네.
-4년 연속 사이영상 실화냐 ㅋㅋ
-실버슬러거에 사이영상에 MVP에 아주 혼자 다 해라!
-실제로 다 하고 있습니다만?
-그나저나 양키스랑 연봉협상은 어찌 되고 있냐?
-그러게. 별다른 기사가 안 뜨네.
사람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건 역시나 뉴욕 양키스와의 연장계약이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계약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협상에 많은 사람들의 귀추가 주목되는 건 당연했다.
-이번 계약으로 AAV 4천만 달러는 넘겠지?
-로드리고 AAV로 따지면 3천만 달러가 넘지 않는데. 넘기려나?
-작년에 로드리고 받은 연봉이 3300만 달러였잖아?
-매년 조금씩 다름. 평균으로 따지면 2750만 달러임.
-투타 겸업이니 5천만 달러도 넘기지 않을까?
└그건 무리일 듯.
└└아무리 양키스라지만, 그 정도 돈을 지불할 능력 없을걸?
-최근 메이저리그 사업도 하향세잖아?
-올해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하더라.
-이게 정하성 파워?!
사람들의 의견은 가지각색이었다.
누군가는 4천만 달러를 예상했고 또 누군가는 5천만 달러를 예상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알렉스 로드리고의 계약 규모는 무난하게 넘을 것이다.’
알렉스 로드리고는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남을 정도의 계약을 연달아 터뜨린 선수였다.
그만큼 슈퍼스타였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그런 그를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게 만든 하성이기에 당연하게도 그를 넘어서는 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뉴욕 양키스 이것을 감안해 협상장에 들어섰다.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협상장에 양키스는 행크와 할 스타인브레너 형제를 비롯해 사장인 랜디 르빈과 단장이자 부사장인 브라이언 캐시먼까지 모두 나왔다.
반면 하성 쪽에서는 이사벨 혼자 나와 그들과 마주했다.
쟁쟁한 인물들과 마주하고 있었지만, 이사벨은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한 명, 한 명이 메이저리그를 주름잡는 인물들이었지만, 이사벨 입장에서는 주눅들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의 의뢰인이 바로 정하성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의뢰인의 말을 전달 드릴게요.”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협상은 길게 하고 싶지 않다. 빠르게 끝내고 한국에 들어갈 생각이다. 그러니 괜한 힘겨루기를 하고 싶지 않다, 라고 하시네요.”
하성다운 발언이었다.
그리고 그걸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전달한 이사벨 역시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건 양키스 측 역시 마찬가지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정하성 선수에게라면 당연히 최고의 조건을 제시해야겠죠.”
스타인브레너 형제 중 맏형인 행크가 대표로 입을 열었다.
“정하성 선수는 투수와 타자 양쪽에서 모두 최고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모든 시즌을 사이영상을 받았고 선발로 전향한 이후에는 모든 시즌 MVP를 받았죠.”
말로 풀어내니 더 대단한 업적들이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특히 커리어하이를 만든 올 시즌에는 양키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안겨주었습니다. 그런 정하성 선수를 우리 양키스는 놓칠 생각이 없습니다.”
이사벨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행크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준비했다면 대단한 조건을 이야기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많은 논의 끝에 정하성 선수에게 제시하는 금액은 4,300만 달러입니다.”
이사벨은 놀랐다.
설마 4,300만 달러라는 계약을 처음부터 이야기하다니?
협상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정하성이란 선수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미였다.
이사벨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놀란 모습을 티 내지 않은 채 물었다.
“계약 기간은 어떻게 되죠?”
“15년을 제시 드립니다.”
총액 6억 4,500만 달러의 계약이었다.
그걸 들은 이사벨은 더 이상 놀란 걸 숨길 수 없었다.
애초에 양키스는 협상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하성을 양키스에서 은퇴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저 혼자 나온 게 실수였네요.”
“약속을 다시 잡을까요?”
행크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이사벨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비밀을 지키려 해도 비밀은 지켜지지 않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용되는 말이었다.
[뉴욕 양키스, 정하성에게 총액 6억 4,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제시!!] [평균연봉만 4,3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 제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액을 받은 알렉스 로드리고의 연봉을 월등히 뛰어넘는 조건!] [전문가들, 공룡 뉴욕 양키스라 하더라도 부담되는 금액이라 한목소리!]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뉴욕 양키스가 시장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라며 비판!]뉴욕 양키스가 제시한 조건이 유출되면서 엄청난 파장이 일어났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6억 달러가 말이 되냐?
-그냥 기레기가 싸지른 루머 아님?
-익명의 양키스 관계자라던데?
-도대체 그 관계자가 누군데?
-아무리 양키스라 하더라도 6억 달러가 가능한 금액인가?
-포브스가 내놓은 양키스 구단 가치가 19억 달러인데. 1/3을 한 선수에게 몰아준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무리인 듯.
6억 달러 계약 규모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는 알렉스 로드리고가 두 번의 FA를 통해 받았던 총액 4억 7,600만 달러를 2억 달러나 넘어서는 금액이었다.
아무리 뉴욕 양키스라 하더라도 무리라는 의견이 시장에 지배적으로 깔렸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하성의 반응에 이사벨의 눈이 커졌다.
“15년이요? 마음에 안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