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7)
마운드의 빌런-27화(27/285)
마운드의 빌런 27화
“지금 그게 무슨 소립니까?”
한 기자가 질문했다.
하성은 질문한 기자를 주시하며 대답했다.
“못 들으셨나요? 제대로 된 질문 좀 해달라고요.”
“지금 우리가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까?”
“솔직히 그렇잖습니까? 데뷔한 지 이제 열흘 된 신인에게 퍼펙트가 어떻고 연봉은 왜 물어보는데요?”
“퍼펙트는 맞지 않습니까?!”
“퍼펙트게임이 뭔지 모릅니까? 한 게임에 나와야 그게 퍼펙트게임입니다. 무슨 계투에게 퍼펙트라는 용어를 써요? 차라리 연속이닝 무실점이라고 하든지.”
질문한 기자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때 옆에 앉아 있던 기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연봉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는 거 아니오?!”
목소리에 화가 담겨 있다.
존대를 하긴 했지만, 적의가 분명했다.
해외에 파견 나온 기자들은 닳고 닳아 있었다.
그들은 어린 선수들을 어떻게 조련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어린놈의 새끼가 싸가지없이 어른들에게!’
하지만 하성은 다른 선수와는 달랐다.
“메이저리그 연봉시스템 모르세요?”
오히려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뭐…… 뭐라고요?”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 모릅니까? 연봉협상이란 걸 하기 위해서는 서비스타임 3년을 채워야 해요. 이건 상식인데 모르셨어요?”
기자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메이저리그에는 다양한 정책이 있다.
그 정책들은 워낙 방대해서 메이저리그에 대해 모른다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서비스타임이란 개념을 모르는 팬들이나 야구전문가들도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한국의 정책은 대부분 일본 걸 가져오면서 생긴 일이지.’
한국의 야구 정책은 대부분 일본의 것을 가져왔다.
덕분에 메이저리그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에 한국인 선수가 거의 없기에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지 기자들이 공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도 미국까지 파견 나온 기자가 모르는 건 예상 밖이네. 그만큼 개판이란 소리겠지.’
하성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무슨 괴물 소리를 그렇게 해댑니까? 뭐만 했다 하면 괴물이네 어쩌네. 거기에 메이저리그를 초토화시켰다, 코리안특급의 뒤를 잇는다.”
몇몇 기자들의 표정이 썩어들어 갔다.
누군가는 목까지 빨개지는 게 보였다.
아마 저 치들이겠지.
그딴 기사를 썼던 인간들이.
그때 한 기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40대 후반? 많으면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인물이었다.
얼마나 세게 일어났는지 목에 달고 있는 출입증이 위아래로 요동쳤다.
“말이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자네보다 오랜 시간 야구계에 있었어! 어떻게 보면 자네에게 다 업계 선배들이야!”
때마침 출입증이 멈추면서 그의 소속과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투데이베이스볼)
(기자 : 강동수)
그의 이름을 본 하성의 입가에 비웃음이 그려졌다.
“강동수 기자님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잘하시네요.”
“뭐…… 뭐라고?!”
“언제부터 야구기자가 야구선수의 선배가 됐습니까? 거기에 일반인의 개인 블로거를 메이저리그 전문가로 만드시질 않나.”
“그…… 그걸 어떻게……?”
강동수의 입이 다물어졌다.
설마 저걸 알고 있을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 강동수에게서 시선을 돌린 하성이 기자들을 노려봤다.
“좀 제대로 된 기사 좀 써주세요! 예?!”
* * *
하성의 발언은 기자들의 심기를 건들기에 충분했다.
[정하성! 기자에게 폭언을 쏟아내다!] [기고만장해진 정하성! 기자들을 위협!]기자들은 일제히 하성에 대한 비판 보도를 쏟아냈다.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는 비판기사로 도배됐다.
-무슨 일임?
-정하성이 기자들에게 뭐라 한 듯 ㅋ
-요즘 그럴 기사가 있었나?
-기사 제대로 쓰라고 했다던데?
-헐~ 기자한테?
-ㅇㅇ 다이렉트로 뭐라한 듯 ㅋ
-이 새끼 완전히 또라이네.
-또라이는 무슨. 요즘 기레기들 기사 엉망이었던 건 팩트임.
-속이 다 후련하네.
잘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옹호를 하는 반응도 제법 됐다.
어쨌든 이번 일은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런 와중에도 하성의 활약은 계속됐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정하성 선수의 활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홈구장으로 돌아온 오늘 경기에서도 7회 초에 등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연속게임 무실점 경기를…….]
기사를 작성하던 백준기는 타이핑을 멈추고 창밖을 바라봤다.
“후우…… 걱정이구만. 도대체 왜 그런 식으로 기자들을 자극해서.”
백준기는 하성을 걱정하고 있었다.
오늘 벌어진 일들은 하성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
언론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는 기자인 백준기 본인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흔들기 시작하면 웬만큼 멘탈이 단단한 사람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나이도 어리니 더 걱정이군.’
나이가 어릴수록 외부에서 오는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투수에게 멘탈이 제일 중요하니 가장 큰 걱정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인 거지?’
그동안 봐온 하성과는 조금 달랐다.
고교야구의 비리를 폭로할 때도 하성은 일을 풀어갈 방법을 염두에 두고 터뜨렸다.
그런데 지금은 무리가 있어 보였다.
스포츠 기자들은 대거 하성을 공격했고 이런 공격은 웬만한 사건으로는 묻히기 어려웠다.
“후우…… 이번 일로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걱정이 깊어지는 밤이었다.
* * *
백준기의 우려대로 하성에 대한 언론의 공격은 계속됐다.
그리고 공격의 수위는 점점 높아져 갔다.
[충격! 유망주 메이저리거 학창시절에 학폭을?]제목만 보면 유망주 메이저리거가 학폭을 저질렀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내용은 전혀 달랐다.
[폭로했던 메이저리거 A 씨의 활약이 눈부시다.]분명 말도 안 되는 기사였다.
제목과 내용이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목만 본 사람들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퍼다 나르기 시작했다.
-유망주 메이저리거가 학폭 했다던데?
-진짜?
-실화임?
-제목낚시에 걸린 애 또 나타났네.
내용을 잡아주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보지 않고 또 퍼다 나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카더라통신은 점점 살을 붙여 하성의 이미지를 깎아 내려갔다.
그러는 사이.
하성은 홈에서 이틀 연속 등판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와아아아!!”
“멋지다!!”
몸쪽에 붙는 공에 타자가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에 오클랜드 팬들이 환호를 보냈다.
[정하성 선수 오늘 두 번째 아웃 카운트도 삼진으로 잡아냅니다.] [아주 좋은 공이었어요. 구속, 구위 거기에 제구까지. 삼 박자가 고루 맞아떨어진 공이었습니다.] [최근 정하성 선수는 6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면서 자신의 진가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이 기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보는 것도 오클랜드 팬들에게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하성의 활약에 오클랜드 중계진도 신이 났다.
오클랜드의 팬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스몰마켓에는 언제든지 라이징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
드래프트의 상위라운드를 거의 매년 지명하면서 유망주들이 드글드글했기 때문이다.
비록 때가 되면 팀을 떠날 것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팬들은 유망주들의 성장 과정을 즐겼다.
그런 팬들 입장에선 하성의 등장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이야~ 저런 놈이 어디서 나타났나 싶다니까.”
“그러게 말이야. 1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콜업 됐다면서?”
“아니야. 고작 5개월 만에 콜업이라니까? 그것도 트리플A는 패스했다더군.”
“그래? 정말 대단한 놈이었네.”
“내일은 빌리도 데려와야겠어. 그 녀석이 원래 계투를 좋아하잖아.”
입에서 입으로.
오클랜드 팬들 사이에 하성이란 이름이 조금씩 각인되고 있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리고 하성의 활약은 계속됐다.
* * *
하성이 기자들과 척을 진 뒤로 국내 여론은 나빠지기 시작했다.
기사는 여전히 쏟아지고 있었지만, 대부분 부정적인 기사거나 찌라시에 가까운 낚시성 기사들이 올라왔다.
물론 그중에는 제대로 된 기사도 있었다.
[오클랜드의 정하성 선수가 6게임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거기에 정하성 선수는 세 개의 아웃 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본인의 메이저리그 탈삼진 기록은 11개로 늘렸다.]
제대로 된 기사는 백준기의 것이었다.
하성이 던진 공에 대한 데이터를 모두 살리면서 자세한 기사를 써 내려갔다.
그리고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오클랜드의 슈퍼루키 정하성 선수! 6게임 연속 무실점 피칭!!]기자는 강다빈이었다.
이전에도 호의적인 기사를 작성하던 사람이다.
두 사람 외에는 모두 적대적인 기사들이었다.
언론이 물고 늘어지니 대중들의 반응도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런 한국과는 달리 오클랜드의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었다.
[애슬레틱스에 슈퍼루키가 등장했다.] [한국에서 온 루키 애슬레틱스의 마운드를 지키다.] [6게임 연속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는 정하성의 활약은 어디까지?]오클랜드 지역지에서 하성에 대한 기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오호, 재밌는 친구가 등장했나 보군.”
“어디에?”
“애슬레틱스지.”
“어차피 떠날 애들인데. 거기에 재미있는 녀석이 등장해서 뭐해?”
“그렇긴 하지만, 궁금하지 않아? 어떤 녀석이길래 6게임 연속 무실점 경기를 하는지 말이야.”
“음…….”
애슬레틱스 구단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팬들도 구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했다.
덕분에 8월 대비 9월의 입장료 수입이 7퍼센트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거기에 하성의 활약이 이어지자 메이저리그를 즐겨보는 마니아층도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오클랜드에 신인 하나 등장했다던데?
-오클랜드? 거기면 괜찮은 애들 제법 있잖아?
-그런 애들이 아니라 한국에서 온 애라더라. 5개월 만에 마이너리그 다 패스하고 콜업 됐다더라고.
-WTF! 5개월만에 마이너를 다 패스했다고?
-한국에서 왔으면 일본처럼 포스팅으로 온 거 아니야?
-그럼 프로였던 애니까 루키는 아니지.
-노노 올해 19살이라 하더라고.
-19살이라고? 말도 안 돼.
-진짜야. 이번에 레드삭스와의 경기는 ESPN에서 중계하니까. 한번 보라고.
미국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에서 하성의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마침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중계되는 레드삭스와의 일전이 그에게 찾아왔다.
전용기를 타고 보스턴에 도착한 하성은 펜웨이파크에서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기 시작했다.
* * *
보스턴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의 전통적인 강호였다.
미국 전역에서 인기가 있는 팀이었기에 ESPN을 통해 전국 중계가 이루어지는 일이 많았다.
이번 오클랜드와의 경기가 전국 중계로 이루어지는 것도 레드삭스가 가장 큰 이유였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의 올 시즌 마지막 시리즈가 펼쳐지는 이곳은 펜웨이파크입니다.]중계와 함께 선수들의 모습이 미 전역에 중계되었다.
[최근 좋은 흐름을 끌어가고 있는 오클랜드는 이번 시리즈를 꼭 잡고 싶을 겁니다. 바로 와일드카드 때문이죠.] [맞습니다. 현재 와일드카드 진출이 유력한 레드삭스의 승률을 깎으면서 자신들의 승률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니 이번 시리즈를 꼭 잡고 싶겠죠.] [레드삭스도 아직 지구우승을 포기하기엔 이르기에 이번 시리즈를 꼭 잡고 싶을 테고요. 그럼, 두 팀의 라인업을 보도록 하죠.]중계가 이어지는 사이.
미디어실에선 기자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백준기는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기사 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일단의 무리가 우르르 들어왔다.
“여어, 백 기자. 오늘도 열심이네?”
“또 정하성 똥꼬나 빨아줄 기사 작성할 생각이야? 적당히 좀 빨아주고 대충 쓰라고.”
“맞아. 자네 기사는 다 좋은데 너무 늦게 올라온단 말이야.”
“그나저나 정하성 저 자식 요즘 좀 조용하더라.”
“으하하! 국민욕받이가 됐으니 당연한 거지.”
“그러게 누가 우리를 건드리래?”
하성과 트러블이 있었던 기자 무리였다.
그들이 어떻게 하성을 괴롭히고 있는지 알았지만, 백준기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학연과 지연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기에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해야 제대로 된 기사를 써주는 것뿐이었다.
‘오늘 경기라도 제대로 풀리면 한국에서도 반응이 크게 올 텐데.’
레드삭스라는 빅네임을 잡아낸다면 하성의 이름값은 올라갈 것이다.
그럼 지금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거다.
그리고 하성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구라나 까는 기레기들의 입을 다물게 할 수 있는 건 팩트밖에 없지.’
하성은 불펜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자신의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순간은 첫 게임에서부터 찾아왔다.
딱-!!
[때렸습니다! 보스턴의 선두타자 제이슨의 잘 맞은 타구가 그린몬스터를 직격합니다!] [2루까지는 무난하게 들어가겠는데요.]해설위원의 말대로 타자가 2루 베이스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그린몬스터가 아니었으면 담장을 넘어갈 수도 있었을 법했던 타구였습니다.] [맞습니다. 오클랜드 입장에선 이 이상 점수가 벌어지면 곤란할 텐데요.]6회 말.
스코어는 2 대 1로 오클랜드가 뒤지고 있었다.
여기에서 점수가 더 벌어진다면 경기를 뒤집기란 어려워진다.
결국 오클랜드 벤치가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오클랜드가 결국 투수를 교체합니다. 여기서 어떤 투수를 내보낼까요?] [최근 페이스가 좋은 루키 정하성 선수가 좋은 카드로 보입니다.] [정하성 선수라면 저도 알고 있습니다. 최고 구속 98마일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죠?] [예. 마이너리그를 5개월 만에 패스하면서 주목을 끌었죠. 그리고 그 주목만큼이나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ESPN 중계진을 통해 하성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말인즉슨 미국 전역에 현재 그의 이름이 퍼지고 있다는 소리였다.
거기에 연습 투구를 하는 장면도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당연히 레딧에서도 그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정하성이 누구임?
-루키를 이런 상황에 올리네.
-오클랜드 경기 포기했나?
-루키지만 요즘 페이스 장난아님.
-지금 오클랜드에서 가장 믿을맨이지.
아예 정하성을 모르는 사람들도 그의 이름을 알 수 있을 정도의 반응이었다.
미디어실에서 그런 반응을 보며 백준기를 제외한 다른 기자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믿을맨은 무슨.”
“어차피 이제 바닥을 드러낼 겁니다.”
“레드삭스 강타자들을 자기가 무슨 수로 잡겠어?”
“그렇습니다.”
백준기는 그들의 말을 들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저 사람들 진짜 너무하네요. 그렇죠? 백 선배.”
그의 옆에 앉은 여기자 역시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출입증에는 강다빈이란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러게 말이야. 어린애를 상대로 어른들이 뭐 하는 건지.”
“에휴, 이럴 때 정하성 선수가 멋지게 던져주면 저 사람들 콧대를 콱 꺾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응.”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팀타율 2위인 레드삭스.
거기에 하성이 상대해야 할 타자들은 레드삭스의 중심타선이었다.
‘타율 3할대를 때리고 있는 케빈 유킬리스와 더스틴 페드로이아를 연달아 상대하다니.’
더 무서운 건 두 타자 모두 장타율이 5할대라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하성이 상대했던 그 어떤 타자보다 강타자들이었다.
그렇기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거란 걸 누구보다 백준기가 잘 알고 있었다.
[정하성 선수의 연습 투구가 끝났습니다. 타석에는 레드삭스의 2번 타자 케빈 유킬리스가 들어섭니다. 올 시즌 OPS가 0.962에 SLG가 0.572를 기록 중입니다.] [작년부터 좋은 성적을 보여주던 케빈을 상대로 루키 정하성이 어떤 공을 던질지 궁금합니다.]케빈 유킬리스가 특유의 타격 폼으로 준비를 끝내고 하성을 노려봤다.
‘초구에…….’
촤앗-!
하성은 슬라이드 스텝을 밟으며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기선을 잡는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미트에 꽂혔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스트라이크! 굉장한 패스트볼이 미트에 꽂혔습니다. 구속은…… 100마일!! 초구부터 100마일의 공이 꽂힙니다!!]하성의 메이저리그 첫 전국구 데뷔전이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