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81)
마운드의 빌런-281화(281/285)
마운드의 빌런 281화
스코어 15 대 0.
하성의 그랜드슬램에 이어 추가점까지 터지면서 한국은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다.
-이 스코어 말이 되냐?
-와…… 나 한일전에서 이런 점수 나오는 거 처음 봄.
-역시 정하성은 정하성이다.
-괜히 메이저리그 레전드가 아니네.
-얘 현역으로 있는 동안 국대는 걱정이 없겠다.
-앞으로 한 10년은 한일전 발 뻗고 볼 듯.
-사이클링 홈런이라니…….
-진짜 ㅋㅋ 이게 어케 나옴?
-찾아보니까 마이너리그에서만 나왔던데.
-올림픽에서 이걸 하네…….
꿈에서나 볼 법한 기록 달성에 팬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아직 그의 기록 행진은 끝이 아니었다.
[9회 초, 정하성 선수가 다시 마운드에 오릅니다.] [만약 여기에서 세 타자를 모두 아웃 처리 한다면 정하성 선수는 퍼펙트게임까지 달성하게 됩니다.] [올 시즌 정하성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면서 3년 연속 기록 달성이란 대업을 작성하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만약 올림픽에서도 퍼펙트게임을 달성한다면 이는 세계 최초의 기록입니다.]일본을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다시 마운드에 오른 하성은 로진을 손에 묻히고 고개를 돌려 일본 더그아웃을 바라봤다.
거기에는 아이싱도 하지 않고 있는 무라카미가 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하성이 손을 들어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보였다.
[아~ 정하성 선수, 일본 벤치를 향해 도발을 합니다!]정확히는 무라카미를 향한 것이었지만, 보는 이들은 그저 일본을 향한 도발로 봤다.
당연하게도 이를 본 구심은 그냥 넘기지 않았다.
“하성! 다음에도 그런 행동을 하면 퇴장이야!!”
강력하게 경고가 나왔다.
하지만 하성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양손을 들어 그러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저 개자식이……!’
그의 도발에 일본 대표팀이 분노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반드시 갚아주마……!’
타석에 있는 타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복수의 칼을 갈았지만, 문제는 하성의 공이 너무 매섭다는 것이었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첫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정하성 선수!!] [돌발행동을 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투구로 타자들을 돌려세우고 있습니다!] [아~ 정말 놀랐습니다. 설마 국제전에서 그런 도발이 나오다뇨.] [정하성 선수 역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걸로 보이지만, 그런 행동은 결코 나와서는 안 됩니다.]해설진들까지 하성을 향해 한소리를 할 정도의 행동이었다.
하지만 마운드 위의 하성은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유롭게 다음 피칭을 준비했다.
퍼엉-!!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두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다.
일본 타자들은 어떻게든 하성을 공을 때리려 노력했다.
단타를 노려 간결한 스윙이 나왔지만, 번번이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그들의 스윙으로는 하성의 공을 건들기도 어려웠다.
‘반드시 출루하겠어…….’
마지막 타자가 타석에 섰다.
그의 머릿속에는 안타나 점수를 내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오직 출루하겠다는 생각밖에 들어 있지 않았다.
‘이런 개자식한테 퍼펙트게임을 당할 순 없어!’
그 이유는 바로 퍼펙트게임을 막기 위해서였다.
‘번트를 해서라도 막는다.’
본래 퍼펙트게임이 진행 중일 때 번트와 같은 작전은 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었다.
특히 이렇게 점수가 벌어진 상태라면 더더욱 하지 않는다.
그건 국제전이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불문율 따윈 개나 줘. 우리를 모욕한 놈에게 기록의 희생양이 될 순 없다.’
하성의 도발은 그런 불문율마저 깨뜨리는 트리거가 되었다.
타자가 마음을 먹자, 하성이 기다렸다는 듯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있는 힘껏 공을 뿌리는 순간.
[정하성 선수, 던졌습니다!!] [아~! 타자가 번트 자세를 취합니다!]배트를 양손으로 쥐고 번트 자세를 취했다.
하성도 그걸 발견했지만, 뭔가를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는 정상적인 투구를 이어갔고 곧 공이 손을 떠나 날아갔다.
쐐애애액-!!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향해 배트가 향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타격음이 들려왔다.
딱!!
하지만 타구는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았다.
공이 배트의 위를 때리면서 높게 떠오른 타구는 마운드 위에 있는 하성에게 그대로 날아갔다.
하성은 글러브를 뻗어 가볍게 공을 캐치해 냈다.
“아웃!!”
[잡았습니다!! 27번째 아웃 카운트를 스스로 처리하는 정하성 선수!! 한국 대표팀이 일본을 잡아냅니다!!]* * *
경기가 끝났다.
하성은 또 한 번 역대급 기록을 달성함으로써 기자들의 표적이 되었다.
“정하성 선수, 세계 최초로 사이클링 홈런을 달성하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처음부터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일본 투수들이 생각보다 배팅볼을 잘 던져줘서 성공할 수 있었네요. 특히 무라카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기자들이 술렁였다.
설마 이런 대답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말이다.
“그 말씀은 일본 선수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말씀이신가요?”
“메이저리그였으면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일본 투수들이기에 가능했죠.”
명백한 도발이었다.
“퍼펙트게임 달성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 이건 처음부터 노렸습니다.”
“예?”
“저에게 자꾸 도발하니 두 번 다신 개기지 못하도록 제대로 실력 차이를 보여줄 생각이었죠. 그래서 전력을 다했습니다.”
이번 대답도 기자들의 예상을 아득하게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때 듣고 있던 일본 기자가 외쳤다.
“일본 야구를 무시하는 거요?!”
그의 외침에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다.
하성 역시 그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일본 기자입니까?”
“그렇소!”
“일본은 기자들도 수준이 낮은 겁니까?”
“뭐요?!”
“오늘 경기를 보면 무시할 만하지 않습니까?”
“그건……!”
할 말을 잃은 일본 기자는 입을 다물었다.
그만큼 오늘 하성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최고였기 때문이다.
“무라카미가 경기 전에 말하더군요. 한국 야구가 일본 야구를 따라오지 못하게끔 만들겠다고.”
무라카미의 말을 인용한 하성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그 말 그대로 돌려주죠. 내가 있는 동안 일본은 두 번 다시 한국을 이기지 못할 겁니다.”
* * *
[한국 대표팀 정하성, 일본 기자를 향해 “일본은 두 번 다시 한국을 이길 수 없다”라고 발언!] [역대급 퍼포먼스로 일본 대표팀을 박살 낸 정하성!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빌런다운 독설을 쏟아낸 정하성!]하성의 발언은 큰 화제가 되었다.
워낙 세계적인 인기를 가진 선수였기에 한국만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정말 거침이 없구나.
-그래도 일본 대표팀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님?
└ 무라카미가 먼저 어그로 끌었음.
└└ 거기에 한일양국 관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양반이지.
└└└ 이웃국가인데. 뭔일있음?
└└└└ 역사공부 좀 해라.
-정하성 광역도발 지렸네.
-이번에 세운 기록만 봐서는 진짜 끝판왕인 듯.
-베이스볼계의 타노스가 얘인 거 맞는 거 같다.
└ 일본이 어벤져스인지는 모르겠지만 ㅋㅋ
└└ 걔네가 어벤져스면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 다 모았겠네.
-이제 하성을 누가 막냐~
-확실한 건 이번 올림픽 우승은 한국이란 거임.
하성의 도발 덕분인지 한일관계에 관심이 없던 외국인들이 관련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덕분에 구글에 한일역사라는 키워드가 폭발하기도 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하성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그가 아무리 강한 멘트를 던지더라도 더 이상 인기가 하락하는 일은 없었다.
사람들은 오히려 그의 거침없는 멘트에 환호했고 지지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실력.
그걸 보여주는 이상 사람들은 지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 * *
하성을 앞세운 한국 대표팀은 상대에게 공포였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마운드에 오르면 100마일의 공을 뿌려대고.
딱!!
[쳤습니다!! 이 타구 담장을 넘어갑니다!!]타석에 서면 압도적인 파워로 담장을 넘겨버리기 일쑤였다.
상대 입장에선 어떻게 해서도 이길 수 없는 대상처럼 느껴졌다.
간혹 고의사구 작전을 내기도 했지만, 문제는 한국 대표팀의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었다.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오늘 경기 세 번째 볼넷을 얻어내는 정하성 선수!] [캐나다 대표팀은 정하성 선수와의 승부를 피하는 걸 택하는군요.] [이런 선택을 한다 해서 이상할 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이번 올림픽 정하성 선수는 라스트 보스 그 자체니까요!] [맞습니다. 하지만 정하성 선수를 피한다고 해서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죠.]뒤이어 타석으로 김민기가 들어섰다.
[올 시즌 KBO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인 김민기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김민기 선수가 여기에서 한 방을 날려주면 좋겠습니다.]타석에 선 김민기는 집중력을 끌어올려 투수의 공을 지켜봤다.
퍽!
“스트라이크!!”
[초구 낮은 공을 그냥 보냅니다!] [이런 공은 쳐도 내야 땅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자가 있을 때는 괜히 건드리면 골 아파지는 경우가 나옵니다.]김민기가 그냥 초구를 보내자 오히려 투수가 쫓기기 시작했다.
‘젠장, 제구가 잘된 공을 그냥 보내버리다니.’
자신이 던진 회심의 공이 실패로 돌아갔으니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주자까지 나가 있는 상황이기에 더더욱 말이다.
그런 조바심은 그의 제구력을 흔들리게 만들었다.
“흡!!”
[2구 던졌습니다!!]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그리고 김민기 그걸 놓치지 않고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좌측 담장으로! 담장으로!! 넘어갑니다!! 쓰리런 홈런을 터뜨리는 김민기 선수!!] [역시 조선의 4번 타자입니다!]김민기의 쓰리런으로 캐나다와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 * *
[대한민국 대표팀이 캐나다 대표팀을 누르고 결승에 선착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의 신화를 쓰고 있는 야구 국가대표팀!]베이징 올림픽.
한국에 야구 붐을 일으킨 가장 결정적인 대회였다.
당시 전승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면서 엄청난 화제성을 모았다.
그 대회에 이어 열린 런던올림픽에서도 같은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으니 국민들 입장에선 환호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이게 다 하성이 덕분이다.
-솔까 정하성 없었으면 한일전도 어떻게 될지 몰랐지 ㅋㅋ
-ㅋㅋ 레알 국보임.
-결승은 누가 올라올까?
-미국이 올라오지 않겠음?
올림픽 결승 상대로는 미국이 유력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메이저리그 대표 선수들로 꾸려진 미국 대표팀, 쿠바 대표팀을 누르고 결승 진출!]이번 런던 올림픽에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차출이 허가됐다.
이러한 결정은 미국 대표팀으로 하여금 정예 멤버를 선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미국 대표팀은 역대 가장 강력한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그리고 그 선봉장에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하성과 함께 가장 뜨거운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가 있었다.
[미국 대표팀, 한국 대표팀과의 대결에서 클레이튼 커쇼 선발 내정!] [에이스 대 에이스의 대결 확정!]결승전 상대가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