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285)
마운드의 빌런-285화 (완결)(285/285)
마운드의 빌런 285화
일인야구.
말이 안 되는 발상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단 한 사람은 가능했다.
그게 바로 자신이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102마일의 광속구가 미트에 꽂히면서 맷 캠프를 돌려세웁니다!] [이번 이닝부터 갑자기 피치를 올리는 정하성 선수네요.]하성은 구속을 올렸다.
일인야구를 위해서는 수비의 도움도 받아선 안 된다.
어떻게든 자신이 처리해야 한다.
‘남은 아웃 카운트는 모두 12개.’
5회를 끝내고 마운드를 내려간 하성은 곧장 헬맷을 챙기면서 아웃 카운트를 체크했다.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수비의 도움은 받지 않겠어.’
메이저리그 올스타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건 불가능한 미션이나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하성은 각오를 다지며 대기타석에 섰다.
‘그럼 1점의 리드로도 경기를 이길 수 있다.’
하성은 한국 대표팀이 더 이상 점수를 내지 못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었다.
그만큼 오늘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은 나빴다.
정확히 말하면 커쇼라는 이름값에 너무 눌려 있었다.
커쇼가 대단한 투수이기는 하나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오늘 경기에서도 몇 번의 실투가 발생했다.
하지만 타자들은 그걸 노리지 못했다.
이름값에 짓눌려 제대로 된 스윙을 하지 못하는 그들이 커쇼의 공을 공략하기란 힘들었다.
‘거기에 커쇼가 내려가면 최강 불펜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미국 대표팀의 가장 큰 강점은 벌떼야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 명만 하더라도 특급마무리들인 투수들이 불펜에 즐비했다.
거기에 각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는 선수들까지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 대표팀 타자들로는 그들을 공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1점 승부가 될 거라는 하성의 생각이 정답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어떻게든 점수를 내줘선 안 돼.’
이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선 완벽한 일인야구를 펼쳐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 * *
6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하성이 선두타자이자 1루수인 마크 테셰이라를 상대했다.
2011시즌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고 올 시즌에는 MVP급 활약을 펼쳐가고 있던 조이 보토가 명단에서 빠졌다.
이 사실은 하성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한 방이 무섭긴 하지만…….’
마크 테셰이라의 장타력은 무시무시하다.
같은 팀 타자이기에 그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약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맞지 않으면 그저 선풍기지!’
“흡!!”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스트라이크입니다! 구속은 103마일이 찍히면서 오늘 경기 최고 구속을 다시 찍어내는 정하성 선수!] [투구 수가 많아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나 봅니다.]평소보다 많은 공을 던진 하성이었다.
하지만 그의 구속은 다시 올라오면서 사람들의 불안이 사라지게 만들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이번 이닝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정하성 선수!] [최고 구속이 103마일까지 나올 정도로 확실히 피치를 올리고 있습니다.]세 명의 타자를 돌려세운 하성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런 하성을 상대로 미국 대표팀은 마운드에 변화를 주었다.
[미국 대표팀의 투수가 바뀌는군요. 단 1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던 커쇼 선수가 내려가고 저스틴 벌랜더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아~ 또 한 명의 사이영상급 선수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만약 정하성 선수가 없었다면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이 선수의 것이었겠죠?] [맞습니다. 비록 정하성 선수에 밀려 사이영상을 받지 못했지만, 리그MVP급 활약을 펼친 저스틴 벌랜더입니다.]벌랜더의 등장은 미국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었다.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미국 대표팀의 의지가 보이는 선수 기용입니다!]그리고 이러한 의지는 곧 현실이 되었다.
딱!!
[쳤습니다! 하지만 높게 떠오른 타구!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고 유격수 데릭 지터가 처리하면서 이닝이 마감됩니다.] [좀처럼 미국의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하는 한국 대표팀입니다.]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실망도 없었다.
하성은 다시 마운드에 오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남은 아웃 카운트는 9개.’
어떻게 보면 쉬운 숫자였다.
하지만 타석으로 들어서는 선수를 보며 그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미국 대표팀이 본격적으로 대타를 세우기 시작했습니다!]타석에는 떠오르는 신성 맥커친이 들어오고 있었다.
[맥커친 선수 올스타 직전까지 타율 3할 7푼 4리, 홈런 22개를 때려내며 OPS는 무려 1.083에 달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이번 시즌 맥커친은 미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게 바로 하성이었다.
매커친이 타석에 들어왔지만, 가볍게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앞으로 8개.’
그의 집중력은 여전히 최고조에 위치해 있었다.
* * *
하성의 학살이 시작되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정하성 선수가 연속 탈삼진을 잡아내면서 미국 대표팀은 단 하나의 공도 배트에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거 정말 놀랍습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꾸려진 미국 대표팀을 이렇게까지 압도하다뇨.]해설진이 착각하고 있는 게 있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라 하더라도 하성은 그들과 매일같이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6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한마디로 올스타 중에 올스타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었다.
평소에도 메이저리그 올스타들을 상대로 압도하는 그에게 미국 대표팀을 압도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었다.
‘앞으로 3개…….’
8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은 하성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 모습을 보며 미국 대표팀 감독 조 지라디는 경악했다.
‘아무리 정하성이라지만, 설마 올스타로 꾸려진 우리 선수들이 이리도 무기력하다니…….’
정하성을 직접 지휘하는 그였기에 무서운 선수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적장으로서 만난 하성은 공포와 다를 바 없었다.
‘어떻게든 하성을 공략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이긴다.’
조 지라디 감독도 하성과 같은 생각이었다.
한국 대표팀에서 미국을 상대할 수 있는 선수는 하성 단 한 명이었다.
그를 무너뜨리면 우승은 자신들의 것이 된다.
‘하지만 어떻게……?’
하성의 투구 수는 100개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럼에도 100마일이 넘는 공을 뿌려대고 있었다.
그의 구속이 떨어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구위 역시 마찬가지였다.
괴물 같은 체력을 가진 하성이 남은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괴물을 품에 안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지라디 감독이 허탈하게 웃었다.
‘적이 되니 이렇게 두렵구나.’
* * *
[9회! 정하성 선수가 다시 마운드에 오릅니다!] [이번 이닝에 남은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아내면 대한민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손에 넣게 됩니다!]마운드에 오른 하성을 향해 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그런 가운데 하성이 직접 사인을 냈다.
‘이번에도 패스트볼을 던지겠다고?’
이명수는 다시 사인을 보냈다.
연속 패스트볼은 위험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때 하성이 한숨을 내쉬더니 손짓을 했다.
[아~ 사인이 맞지 않았나요? 정하성 선수가 이명수 포수를 부릅니다!]이명수가 급하게 마운드를 방문했다.
“연속 패스트볼은 위험해. 상대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야! 이번에야말로 맞을 수 있어!”
이명수가 걱정하는 걸 입밖으로 내자 하성이 조용히 말했다.
“그 메이저리그 올스타들 중 정점에 서 있는 게 접니다. 그냥 제 말대로 하시죠.”
“뭐? 하지만 지금은 9회야! 네가 아무리 대단한 놈이라 하더라도 체력적인 문제가…….”
“제가 다 책임지겠다고요. 그러니 그냥 받아주시죠.”
하성의 막무가내에 이명수가 인상을 구겼다.
그 역시 KBO에 최고의 포수이기에 하성의 이런 태도가 용납되지 않았다.
“너 아무리 잘났어도 말을 그딴식으로 하면…….”
“대단한 선배님 말대로 했다가 실점하면 선배님이 책임질 겁니까?”
이명수가 입을 다물었다.
“전 제 말에 책임을 질 겁니다. 만약 실점한다면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이봐. 너무 시간 오래 걸린다. 내려와.”
그때 구심이 다가와 경고를 주자 이명수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 말…… 잊지 마라.”
마치 두고 보자는 듯이 말하고 가는 이명수를 보며 하성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괜히 시간낭비만 하고 있어.’
지금 시점에서 구종을 바꿀 필요는 없다.
최고의 집중력에서 최고의 공을 던지면 그만이었다.
그것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인 걸 이명수는 모르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성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애초에 일인야구를 한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동료에 대한 기대는 버렸다.
그래야지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미국 대표팀과의 결승전은 말이다.
* * *
홀로 마운드에 남은 하성이 다시 집중력을 올렸다.
이명수의 방문으로 인해 날카롭게 유지되던 집중력이 깨졌다.
그게 짜증 나긴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타자만 생각하면 된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하락한다.
거기에 외부 요인까지 겹쳤다.
위험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하성은 그런 변수쯤은 가뿐히 넘겨 버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후우…….”
호흡을 깊게 내뱉은 그가 눈을 떴다.
풍경은 어둠에 잠겼고 그의 시선은 오직 포수의 미트만이 보였다.
‘칠 수 있으면…….’
촤앗-!!
‘쳐봐!!’
와인드업에 이어 킥킹에 들어간 하성이 공을 뿌렸다.
쐐애애액-!!
타자의 몸쪽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공이었다.
배트를 돌렸지만, 공의 구위와 속도를 따라가긴 힘들었다.
뻐어억!!
후웅!!
“스트라이크!”
[초구 스트라이크입니다! 구속은 101마일이 찍힙니다!] [9회에 투구 수가 110개를 넘어가는데 여전히 101마일의 광속구를 뿌리다니. 정하성 선수가 괴물이긴 괴물입니다.] [그동안 저희가 알고 있던 야구의 상식을 무너뜨리는 정하성 선수!]공을 돌려받은 하성이 2구를 던졌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투!!”
[2구 바깥쪽 낮은 코스를 강하게 찌릅니다! 구속은 102마일!!]구속이 오르고 있었다.
그것도 9회에.
거기다 공을 직접 받는 이명수는 이전과 달라진 공의 위력에 아연실색이 되었다.
‘투구 수가 100개를 넘었는데. 구위가 오히려 올랐다고? 이게 말이 돼?’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지만, 미트를 낀 손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현실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망할 새끼…….’
말하는 싸가지가 없었지만, 실력 하나만큼은 트집 잡을 곳이 없었다.
‘원하는 대로 해주마.’
이번에는 하성이 사인을 내기 전에 패스트볼 사인을 보냈다.
하지만 하성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 사인을 냈다.
‘스플리터.’
‘……망할 놈.’
참 맞지 않는다.
고개를 끄덕여 그의 사인을 받아들인 이명수가 다시 미트의 위치를 잡았다.
그런 이명수의 미트를 향해 하성이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후웅!!
이번에도 배트가 매섭게 돌았다.
하지만 공은 뚝 떨어지며 배트의 궤적을 피했다.
퍽!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미국 대표팀은 다시 대타를 쓰면서 어떻게든 하성을 공략하려 했다.
하지만 하성의 피칭은 무자비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연속 삼진!! 정하성 선수 최고 구속 104마일을 찍으면서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기록합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9회에 본인의 최고 구속을 갱신하고 있는 정하성 선수!]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1개입니다! 정하성 선수가 여기에서 경기를 끝내주었으면 좋겠네요!]올림픽 2연속 전승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성 개인에게도 첫 금메달이 눈앞이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그런 생각이 없었다.
‘더 이상의…….’
와인드업과 함께 공을 뿌렸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구속 104마일의 패스트볼이 몸쪽 깊숙하게 꽂힙니다!] [타자가 몸을 빼야할 정도로 강렬한 공이에요!]공을 돌려받은 하성이 곧장 다음 공을 준비했다.
‘기회는 없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투!!”
[구…… 구속이 올랐습니다! 105마일!!] [정말 믿기질 않는군요…….]마지막 순간.
전력을 끌어올린 그의 구속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집중력 역시 최고조에 이르렀다.
더 이상 포수의 미트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어둠의 공간에 서 있는 그 혼자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이걸로 끝이다.’
촤앗-!!
와인드업에 이어 몸을 비틀며 킥킹에 들어간 하성이 모든 힘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그 힘을 일순간 방출하며 공을 뿌렸다.
“하압-!!”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맹렬한 속도로 날아가 그대로 미트에 꽂혔다.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경기가 끝났다.
* * *
[한국 대표팀이 런던 올림픽에서 전승을 거두며 2개 대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습니다.] [커리어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합류한 정하성 선수는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꾸려진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9이닝 무실점 18탈삼진을 잡아내며 한국 대표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각종 언론이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특히 일본은 무라카미의 발언을 인용해 독특한 제목을 만들어냈다.
[빌런 정하성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 어벤저스 미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하다.]그렇게 하성은 군 면제와 함께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 * *
10년.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게 있었다.
[월드시리즈 6차전.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긴다면 정하성 선수는 통산 6번째 우승반지를 손에 넣게 됩니다.]그건 바로 정하성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하성은 어느덧 30대가 넘었다.
어느덧 메이저리그 데뷔 15년이 된 그는 통산 5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14번의 사이영상 수상과 12번의 리그 MVP를 차지했다.
[베이스볼의 역사를 바꾼 정하성 선수가 9회에도 마운드에 오릅니다.]마운드에 오른 하성은 세 명의 타자를 가볍게 요리해 냈다.
뻐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첫 타자를 삼진으로 가볍게 돌려세우는 정하성 선수! 여전히 100마일의 광속구를 뿌리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딱!!
“마이! 마이!!”
퍽!
“아웃!”
[중견수가 제 자리에서 공을 잡아내면서 두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 [정하성 선수가 6번째 우승반지를 손에 넣기까지 이제 단 하나의 아웃 카운트만이 남았습니다.]와인드업과 함께 공을 하성이 공을 뿌렸다.
쐐애액-!!
스트라이크존 중앙으로 들어오는 공에 타자가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후웅!!
휘릭!
그 순간 공의 궤적이 변해 타자의 배트 끝에 맞았다.
빠각!!
[배트 부러졌습니다!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퍽!
[정하성 선수가 가볍게 잡아 1루로 던집니다!]퍽!
“아웃!!”
[세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 양키스를 다시 우승으로 이끄는 정하성 선수!!]6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하성이 동료들과 마운드에서 기쁨을 누렸다.
경기가 끝난 뒤.
하성은 기자들 앞에 섰다.
그 자리에는 양키스의 새로운 감독인 마크 러셀, 단장인 브라이언.
거기에 사장 랜디와 구단주인 할 스타인브레너까지 자리하고 있었다.
구단의 모든 수뇌부가 자리했다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할 때.
하성이 입을 열었다.
“중대발표가 있습니다.”
중대발표란 말에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됐다.
“오늘을 끝으로 은퇴합니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은퇴라니요?”
“부상이라도 입으신 겁니까?”
“갑자기 은퇴라니……!”
질문이 쏟아졌다.
기자들은 당황한 티를 역력히 드러냈다.
하성이 손을 들자 기자들이 조용해졌다.
“야구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모두 이루었습니다. 앞으로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금자탑을 세웠을 때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투타 겸업을 하면서 하성은 매년 5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거기에 20승 이상을 기록하면서 통산 330승 97패 평균자책점 1.12를 기록했다.
타자로서는 0.334 0.486 0.612를 기록하는 동안 홈런 778개를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통산 홈런 1위에 올랐다.
현대야구에서는 누구도 이룰 수 없을 거라는 양대기록을 홀로 세운 게 바로 하성이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담담한 목소리와 함께 하성은 은퇴를 선언했다.
* * *
그의 은퇴 소식은 한동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온갖 루머가 형성되었지만, 하성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위해서인지 더 이상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았다.
단지 그의 대리인이 간혹 언론에 나와 소식을 전할 뿐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줄어들었다.
언론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은퇴하고 5년이 지났을 무렵.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넘은 하성이 다시 언론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된 정하성, 명예의 전당 자격 첫해에 만장일치로 입성 확정!]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그는 더 이상 빌런이 아닌 전설로 불리었다.
-마운드의 빌런,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