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32)
마운드의 빌런-32화(32/285)
마운드의 빌런 32화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강력한 1구가 꽂혔다.
굉장한 소리와 함께 전광판에 찍힌 숫자는 98마일이었다.
[초구부터 98마일!! 본인의 장점인 강속구를 어김없이 보여줍니다!!] [그것도 몸쪽으로 공을 붙이는 과감한 선택을 했어요. 본인의 공을 믿지 못한다면 할 수 없는 선택이죠!]하성의 공격적인 피칭에 관중들은 열광했다.
“그래!”
“잘한다! 이런 게 바로 베이스볼이지!”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박살 내버려!!”
하성은 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타자들을 요리해 나갔다.
딱!!
“파울!!”
[2구 빗맞은 타구가 3루 선상을 벗어납니다. 파울!]쐐애애액-!!
뻐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삼진!! 공격적인 피칭으로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완벽한 투구로 첫 번째 타자부터 요리했다.
공격적인 피칭은 두 번째 타자에게도 이어졌다.
쐐애애액-!!
이번에도 몸에 붙어오는 공에 타자의 배트가 돌아갔다.
후웅-!!
그 순간 공이 밖으로 휘면서 배트의 끝에 맞았다.
딱-!!
[빗맞은 타구! 코스가 좋습니다!!]일이 루 간을 향해 날아가는 타구.
2루수가 잡기에는 멀었고 1루수가 몸을 날려야 겨우 잡을 수 있는 코스였다.
1루수인 바튼이 타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촤아앗-!!
[바튼 슬라이딩 캐치!! 공을 잡았습니다! 일어나면서 2루로!!]쐐애액-!
퍽!
“아웃!!”
[선행주자 아웃! 그리고 공은 1루로!!]쐐애액-!
퍽!!
“아웃!!”
[아웃입니다! 정하성 선수, 단 공 4개로 아웃 카운트 3개를 수집합니다!] [아-! 좋은 투구였고 좋은 베이스커버였습니다! 정하성 선수 공을 던진 직후 빠르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더블플레이를 완성했어요!] [1루수 바튼이 들어갔으면 늦었겠죠?] [예. 1, 2루 베이스 모두 채워진 상황이었기에 바튼은 베이스에서 떨어진 상태로 수비를 하고 있었고 몸까지 날린 상황이라, 베이스커버를 들어왔으면 늦었을 겁니다.]하성의 베이스커버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팬들 역시 그의 탄탄한 기본기에 감탄했다.
특히 4구 만에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아낸 것에 대해 모두들 놀라는 분위기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상황.
벤치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고 있을 때, 토니가 다가왔다.
“나이스 피칭이었다. 혹시 한 이닝 더 던질 수 있겠어?”
지금까지 하성은 웬만하면 1이닝만 던졌다.
그렇기에 감독은 그의 의사를 물어본 것이다.
“가능합니다.”
“좋아. 그럼 다음 이닝도 부탁하자고.”
8회까지 맡기겠다는 건 그만큼 하성을 신뢰한다는 소리였다.
‘조금 더 내 능력을 보여준다면 내년 시즌에도 로스터에 들 수 있겠어.’
조금씩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일단 눈앞에 있는 걸 하나씩 처리한다.’
살아보니 이게 가장 어려웠다.
미래는 막연한 거였으니까.
그것에 대한 공포심은 무척이나 컸다.
하지만 한 번 살아보니 그 공포에 잠식되는 것만큼이나 헛된 건 없었다.
‘하나씩…… 하나씩…….’
하성은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듯 다음 이닝을 준비했다.
* * *
8회 초.
하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정하성 선수, 마운드에 다시 오릅니다. 2이닝 연속으로 올라오네요.] [7회 초를 단 4개의 공으로 마무리했으니, 여력이 남아 있을 겁니다.] [그렇겠죠? 초구 던집니다.]딱-!!
“파울!!”
[초구부터 타자의 배트가 돌아갑니다. 하지만 힘에 밀리면서 3루 선상을 벗어나네요.] [96마일의 패스트볼이지만, 회전력이 좋으니 타자들이 배트의 중심에 맞추기 힘들어요.] [빠르게 2구 던집니다.]딱!!
[이번에는 때렸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그라운드볼, 유격수 잡아 1루로.]퍽!
“아웃!!”
[아웃입니다.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공 2개로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 훌륭합니다.] [본인의 결정구 중 하나인 커터를 던지면서 타자를 가볍게 요리하네요.] [아웃 카운트 4개를 잡는데 현재까지 단 6개의 공만을 던진 정하성 선수, 정말 어디서 이런 선수가 튀어나왔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하성의 활약은 압도적이었다.
그 모습에 캐스터와 해설위원은 연신 감탄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건 경기장을 찾은 오클랜드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고다! 루키!!”
“으하하! 꼬맹이 녀석이 엄청 공격적이잖아?”
“그렇지! 이게 바로 야구지!”
“투수라면 그렇게 공격적일 줄 알아야지!”
“마음에 든다, 꼬맹이!!”
팬들은 일제히 하성에게 환호를 보냈다.
단순히 유망한 선수가 등장해서가 아니다.
공격적인 피칭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복잡하게 싸우지 않아서 좋다!”
“그냥 정면에서 박살 내버려!”
“으하하! 잘한다!”
야구는 발전했다.
투수들의 변화구는 수준이 높아졌으며 거기에 맞춰 타자들의 기술 역시 좋아졌다.
투수와 타자의 수싸움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런 것을 보는 것도 야구의 재미 중 하나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게 있었다.
바로 강속구에 대한 열망이었다.
뻐억-!!
“스트라이크!!”
[두 번째 타자를 상대로도 초구부터 패스트볼을 던지는 정하성 선수!] [어린 나이지만, 정하성 선수는 본인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하성에 대한 칭찬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메이저리그였다.
딱!!
[때렸습니다!! 유격수 몸을 날리지만, 잡지 못합니다! 안타를 허용하는 정하성 선수!] [좋은 공을 던졌지만, 타자가 잘 때려냈습니다.]토니는 고민했다.
‘원래 1이닝만 던지던 녀석을 너무 오래 올렸나? 여기에서 교체해도 되지 않을까?’
이른 판단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토니는 감독이다.
경기 전반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적재적소에 선수를 투입해야 했다.
‘아니야. 일단 내버려 두자. 아직 리드 상황이고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것도 아니야. 이런 상황에서 하성이 어떤 공을 던지는지도 봐둘 필요가 있어.’
여러 상황에서 투수가 던지는 걸 확인해야 했다.
그런 데이터가 쌓여야 상황에 맞춰 선수를 기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교체할 생각은 없어 보이고.’
마운드 위의 하성은 벤치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로진을 손에 묻혔다.
‘교체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내 예상이 맞았나 보네.’
벤치는 자신을 신뢰하고 있다.
그렇기에 데이터를 모을 생각이다.
자신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활용할지에 대한 데이터를 말이다.
‘점수는 주지 않는다.’
안타를 맞았다고 주눅 들거나 하지 않았다.
이전 삶에서는 툭하면 맞던 게 안타였다.
중요한 건 안타를 내준 뒤 후속 타자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내 스타일대로…….’
하성이 다시 마운드에 섰다.
상체를 숙여 포수인 트레버와 사인을 교환했다.
‘유인구를 하나 던져볼까?’
트레버는 초구부터 유인구를 요구했다.
코스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주자도 있으니 범타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하성은 고개를 저었다.
‘주자가 나갔다고 변화구를 던지면 오히려 타자의 기세를 살려줄 수 있어.’
이전의 삶에서 FA가 될 동안 수많은 공을 던진 하성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상황도 경험했었다.
그렇기에 타자들이 가지는 기세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다.
‘이럴 때는 그냥 힘으로 누르는 게 좋다고.’
하성이 사인을 보냈다.
그것을 본 트레버의 눈이 커졌다.
‘이제 루키인 녀석이 나한테 사인을 낸다고?’
대부분 루키는 이런 상황에 겁먹기 일쑤다.
간혹 아닌 녀석들도 나온다.
그리고 그런 녀석들은 대부분 위로 올라갔다.
‘좋아. 마음에 들어, 그 배짱! 어디 한번 던져보라고.’
트레버가 미트를 내밀었다.
[안타를 맞은 정하성 선수, 과연 두 번째 타자를 상대로 어떤 공을 던질까요?] [변화구를 던져서 타자의 반응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더블플레이를 노릴 수도 있겠군요.] [맞습니다.]해설위원이 예상을 하는 사이, 하성이 세트 포지션에서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액-!
[1구 던집니다!]하성이 던진 공이 빠르게 날아들었다.
타자는 그걸 보고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이걸 노렸어!!’
타자도 패스트볼을 노리고 들어왔다.
하지만 한 가지 모르는 게 있었다.
‘떨어지지 않아!’
하성의 공이 예상보다 덜 떨어진다는 것이다.
퍽!!
“스트라이크!!”
타자는 얼굴을 구겼다.
너무나 화려하게 헛스윙을 했기 때문이다.
‘젠장! 젠장! 공이 생각보다 덜 떨어지잖아? 거기다 저 녀석 뭐야? 루키인데 이 상황이 겁나지 않는 거냐?’
루키라는 이미지가 주는 편견이 있었다.
타자는 그것을 생각하고 배트를 돌렸지만, 허망한 결과가 나왔다.
‘저 녀석 성격대로라면 다음 공도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겠어.’
이미지를 수정할 필요가 있었다.
평소 패스트볼을 노리던 대로 배트를 돌린다면 맞지 않는다.
조금 더 위를 노려야 될 거 같았다.
‘이번에는 반드시 때린다.’
각오를 다지고 타석에 섰다.
하성은 사인을 교환하고 2구를 뿌렸다.
[정하성 선수, 2구 던집니다.]세트 포지션에서 빠르게 이루어진 슬라이드 스텝, 뒤이어 몸을 회전시키며 공을 뿌렸다.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빠르게 날아갔다.
‘이번에도 패스트볼이냐?!’
타자는 날아오는 공이 패스트볼임을 확신하고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하성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휘릭!
‘어?’
날아오던 공의 궤적이 바뀌더니 몸쪽으로 파고들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란 타자가 배트를 멈추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빗맞은 타구, 2루수 정면으로!]2루수는 굴러오는 공을 잡아 그대로 베이스커버를 들어온 유격수를 향해 던졌다.
“아웃!!”
[선행주자 아웃! 그리고 공은 1루로!!]퍽!!
“아웃!!”
[더블플레이가 만들어집니다! 정하성 선수, 안타 하나를 내주었지만, 후속타자를 더블플레이로 만들어내면서 2이닝 무실점 피칭을 만들어냅니다!]2이닝 무실점이 대단한 게 아니었다.
그 내용이 무척이나 훌륭했다.
단 10개의 공으로 6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 것이다.
[공격적인 피칭을 해주었기에 타자들의 배트도 빠르게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하성 선수의 활약 덕에 오클랜드는 스코어 2 대 1로 8회 말을 맞이하게 됐습니다.]유리한 상황에서 공격기회를 잡은 오클랜드.
좋은 팀은 여기에서 추가점을 내면서 경기를 여유롭게 가져간다.
하지만 오클랜드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감했다.
[여전히 스코어 2 대 1의 상황에서 오클랜드의 마운드는 클로저 스트릿 선수가 올라옵니다.] [정하성 선수의 투구 수가 적긴 했지만, 터프세이브 상황에서 그를 올리긴 무리가 있죠.] [하지만 스트릿 투수는 올 시즌 썩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블론세이브도 벌써 7개나 기록하고 있고요.] [하지만 팀의 클로저를 믿지 않을 수 없죠.]클로저는 특별한 포지션이다.
선발은 5명이 돌아가면서 오르지만, 클로저는 단 한 명이 맡는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선수이기에 반드시 1이닝을 막아줘야 하는 불펜투수가 클로저를 맡는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스트릿은 클로저 감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건 오늘 경기에서도 증명됐다.
딱-!!
[4구를 강타!! 그대로 담장을 넘어갑니다!!]첫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
동점을 만드는 최악의 참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참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딱!!
[6구를 강타!! 아…… 이것도 넘어갑니다!!]백투백홈런.
클로저로서는 절대 나오면 안 되는 장면이 연출됐다.
* * *
결국 경기는 패배했다.
하성의 활약이 빛을 발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토니 감독은 크리스 단장의 호출을 받고 단장실을 방문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파격적인 제안을 받았다.
“하성을 마무리 투수로 올리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