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52)
마운드의 빌런-52화(52/285)
마운드의 빌런 52화
파죽지세였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세 번째 아웃 카운트 올라갑니다! 오늘도 어슬레틱스의 승리를 책임지는 정하성 선수! 이로써 시즌 8번째 세이브를 달성합니다!]하성의 세이브 수확은 계속 이어졌다.
마무리투수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세이브를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는 건 아니었다.
[정하성 선수 시즌 8번째 세이브 달성!]하성이 8번째 세이브를 달성하는 날.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 시즌 7번째 세이브 달성!!]리베라 역시 세이브 포인트를 얻었다.
그 뒤를 미네소타 트윈스의 조 네이선과 에인절스의 브라이언 푸엔테스가 6세이브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었다.
리베라보다 앞서는 거 실화냐 ㅋㅋ
저번에 블론세이브 아니었으면 리베라와 공동 1위겠네.
과연 4월 세이브 선두 차지할 수 있을까?
와씨 전설과 1위 경쟁하는 거 믿기지 않네.
리베라 누르고 1위 먹으면 이달의 신인은 백퍼겠네.
마리아노 리베라는 메이저리그의 신화와 같은 인물이었다.
특히 클로저라는 보직에서만 뛰었다는 게 그를 더 특별한 선수로 만들어주었다.
은퇴 후에는 명예의 전당에 올라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였기에 그와의 경쟁은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리베라라…….’
하성은 자신과 리베라를 비교하는 기사를 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확실히 4월 이달의 신인을 따내기 위해서는 리베라를 누르는 임팩트를 보여줘야겠네.’
마리아노 리베라는 대단한 투수다.
그를 누른다면 선정과정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세이브 포인트 10개가 분수령이 되겠네.’
4월도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하루는 이동일이니 제외한다면 남은 경기는 6경기였다.
‘그중에 2경기는 나가야 한다는 소리지.’
이건 자신의 소관이 아니다.
선발이라면 로테이션이 정해져 있기에 등판일정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클로저는 그런 게 없었다.
경기상황에 따라 남은 7경기 중 절반 이상을 출전할 수도 있겠지만.
‘재수없다면 한 경기도 못 나가지.’
일단은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 * *
어슬레틱스는 홈에서 탬파베이를 맞이했다.
[08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인 탬파베이 레이스를 맞이하는 어슬레틱스, 과연 오늘 경기가 어떤 형태로 진행될까요?] [어슬레틱스도 그렇지만 레이스 역시 영건들이 많은 팀입니다. 하지만 작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이라는 대업을 차지하면서 기세가 올랐죠.] [시즌 초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예. 한 마디로 기세를 타기 시작하면 무서운 팀입니다. 그 전에 어슬레틱스가 승기를 잡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칼 크로포드를 조심해야겠죠?] [그렇습니다.]예상대로 레이스는 칼 크로포드의 활약이 돋보였다.
딱-!!
[때렸습니다!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코스! 3루 주자, 2루 주자 모두 불려 들입니다!] [칼 크로포드의 정교한 타격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네요.]칼 크로포드의 활약으로 레이스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하성은 스코어보드를 확인하면서 오늘 경기에 대해 예상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내가 나갈 일이 없겠네.’
7회가 지난 시점에서 스코어는 8 대 2였다.
아무리 어슬레틱스가 한 방을 가진 팀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의 스코어를 뒤집기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아-! 맷 홀리데이 선수 여기서 스탠딩 삼진을 당하면서 경기 그대로 종료됩니다. 아쉽게도 오늘 경기에선 정하성 선수가 등판할 일이 없었네요.] [아쉽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으니 이럴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좋습니다.] [내일은 정하성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 저희는 내일 어슬레틱스와 레이스의 2차전으로 찾아뵙겠습니다!]카메라가 짐을 챙겨 불펜을 빠져나가는 하성을 비추며 중계는 마무리됐다.
* * *
하성이 경기에 나서지는 못하는 사이.
마리아노 리베라가 보스턴을 상대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리그 공동 1위가 된 정하성과 마리아노 리베라.] [4월부터 치열한 두 투수의 세이브 경쟁!] [과연 살아있는 전설이 된 마리아노 리베라를 이기고 4월의 신인을 수상할 수 있을까?]마리아노 리베라가 세이브 포인트를 따라잡았다.
8개로 공동 선두가 된 하성은 레이스오의 2차전에서 경기에 오를 수 있었다.
[정하성 선수, 마운드에 오릅니다. 오늘은 꽤 여유로운 3점차에서 경기에 오르게 되네요.] [올 시즌 정하성 선수의 등판 중 가장 많은 점수차이에서 마운드에 오르게 됐네요.]하성의 등판에 오클랜드 콜로세움의 팬들이 환호를 질렀다.
“오-! 오늘은 우리 루키를 볼 수 있군!”
“정하성 널 보러 왔다!”
“가볍게 승리 챙기자고!”
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쏟아졌다.
[오늘 경기에서 정하성 선수가 세이브를 올린다면 메이저리그 전체 세이브 순위 1위에 등극하게 됩니다.] [리베라 선수를 앞지르고 말이죠.] [맞습니다. 과연 정하성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 세이브 포인트를 올릴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마운드에 선 하성을 향해 트레버가 사인을 냈다.
‘몸쪽, 빠르게 가자고.’
‘오케이.’
고개를 끄덕인 하성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후우……!”
호흡을 내뱉으며 스트라이드와 함께 초구를 뿌렸다.
쐐애애액-!
뻐억!
“볼!”
초구는 볼이 되었다.
공 반 개가 빠졌다는 판정이었다.
[초구는 볼입니다. 하지만 존에 걸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구심의 판정이고 이전에도 계속 같은 코스에 볼을 내줬으니 일관성이 있습니다.] [정하성 선수가 적응해야 한다는 건가요?] [예.]하성도 같은 생각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은 일정하지 않아. 구심마다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몸쪽을 타이트하게 잡고 누군가는 넓게 잡는다.’
스트라이크존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구심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논란이 생길 수 있지만, 그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구심의 존이 일정하다면 거기에 맞춰 던지면 그만이야.’
초구가 볼이 되었다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제부터 존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추면 그만이다.
[정하성 선수, 2구 던집니다.]와인드업과 함께 2구를 뿌렸다.
쐐애애액-!
딱!!
“파울!!”
[2구 파울입니다. 이전보다 공 반개가 더 들어오면서 존에 걸치는 공이었네요.] [정하성 선수의 컨트롤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타자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네요.]투타가 모두 잘 던지고 때렸다.
‘컨디션이 좋네.’
이번 반응에서 타자의 컨디션이 좋다는 걸 캐치할 수 있었다.
하성은 연달아 공을 뿌리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뻐억-!!
“스트라이크!”
[2구 스트라이크입니다. 바깥쪽 낮은 코스에 꽂히는 99마일의 패스트볼!] [몸쪽 두 개를 던지고 3구는 바깥쪽을 선택하면서 좋은 코너웍을 보여줬습니다.]딱!!
“파울!!”
[4구는 슬라이더!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공을 타자가 아슬아슬하게 걷어냈어요.] [오늘 처음 던지는 브레이킹볼에 타자가 구사일생했네요.]패스트볼 3개에 이어 던진 슬라이더에도 타자가 배트에 맞췄다.
걷어내기 급급했다지만, 결정구 형식으로 던진 공에 반응한 것이다.
‘확실히 컨디션이 좋네.’
변화구에도 바로 반응한다는 건 그만큼 집중력이 좋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하성이 사인을 보냈다.
트레버는 고개를 끄덕이고 미트를 가져갔다.
[5구, 정하성 선수가 사인을 직접 냈습니다.] [여기에서 승부를 볼 수도 있겠네요.] [정하성 선수, 와인드업! 던집니다!]쐐애애액-!
하성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섭게 날아갔다.
코스는 타자의 몸쪽, 높은 코스였다.
타자는 급히 허리를 뒤로 젖혔다.
뻐어억!!
“볼!”
[5구 볼입니다! 다소 높게 들어가면서 타자가 급히 허리를 뒤로 젖혀야 했을 정도입니다.] [맞을 코스는 아니었지만, 워낙 빠른 공이어서 그런지 타자가 급하게 피했네요.]리플레이를 보더라도 맞을 코스는 아니었다.
[만약 오늘 구심의 존이 몸쪽에 후했다면 스트라이크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을 코스였습니다.] [정하성 선수는 다소 아쉽겠네요.] [그렇습니다.]해설진이 보기엔 그랬지만, 하성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을 때 이런 공이 오히려 각인되는 법이지.’
5구는 일부러 던졌다.
눈과 가까울수록 공의 이미지가 더 오래 뇌리에 남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선…….’
하성이 다시 사인을 보냈다.
트레버가 고개를 끄덕이고 미트를 가져갔다.
[정하성 선수 6구 던집니다!]쐐애애액-!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낮은 코스를 향해 날아갔다.
타자는 그것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그의 배트가 홈플레이트 위를 지날 때까지 공은 도착하지 않았다.
부웅!!
배트가 허무하게 허공을 가르고.
퍽!
공이 미트에 들어갔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올라가며 첫 번째 아웃 카운트에 불이 커졌다.
[헛스윙 삼진! 이번에 던진 공의 구속은……93마일입니다! 커터였을까요?] [아닙니다. 포심의 궤적이었어요. 아마 일부러 구속을 낮춰서 던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구속을 낮춰서요?] [예. 5구를 몸쪽에 붙어 던지면서 타자가 거기에 눈이 익었을 겁니다.그래서 아마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나 싶네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타이밍이 어긋나지 않았나요?] [눈과 가까울수록 체감 속도는 빠릅니다. 6구는 눈과 가장 먼 바깥쪽 낮은 코스, 거기에 구속도 평균보다 낮은 93마일로 던졌으니 타자의 타이밍이 완벽히 뺏긴거죠.]
정확한 해설이었다.
하성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완급조절을 한 것이다.
그것도 앞에 복선을 깔아두고 던진 덕분에 타자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어냈다.
‘말은 쉽지! 하지만 저게 쉬운 게 아니야!’
경기를 바라보는 크리스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메이저리그라고! 그것도 9회 초에 등판한 상황에서 저런 공을 던질 수 있다고?’
구속을 낮췄다는 건 그만큼 구위가 떨어진다는 소리다.
강속구 투수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을 버린 것이다.
그것도 9회. 마이너리그도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저런 공을 던지다니.
놀람을 넘어 경악스러웠다.
‘분명 신인인데 어떻게 이런 배합을 할 수 있는 거지?’
직접 사인을 냈으니 트레버의 생각은 아니다.
모두 하성의 머리에서 나온 배합이라는 소리였다.
도대체 하성이 루키인지 아니면 십년이 넘는 세월을 빅리그에서 구른 베테랑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딱-!!] [타구 높게 뜹니다. 유격수 마크가 안전하게 잡아내며 두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 [정하성 선수의 로케이션이 좋네요. 첫 아웃 카운트를 잡는데 다소 많은 공을 던졌지만,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는데는 두 개밖에 사용하지 않았어요.] [이번에 아웃 카운트를 잡은 공은 싱커로 보이네요.] [예. 가끔 던지지만, 무브먼트가 좋아 정타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정하성 선수가 9회를 지킨 이후부터는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게 됐어요.] [맞습니다.]오클랜드 중계진들 역시 하성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하성의 피칭은 야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보더라도 안정적이었다.
루키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스트라이크입니다. 아, 방금 뉴욕 양키스의 경기가 끝났네요. 레드삭스에게 패배했고 리베라의 등판은 없었습니다.] [이로써 정하성 선수가 3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으면 세이브 단독 1위에 오르겠네요.]해설위원의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빗맞은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 3루수 애덤이 공을 잡아냅니다!]세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다.
하성이 다시 세이브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