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61)
마운드의 빌런-61화(61/285)
마운드의 빌런 61화
연속 세이브 기록을 달성한 하성의 다음 목표는 전반기 최다세이브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까지 정확히 한 달하고 열흘이 남은 시점에서 정하성 선수가 연속 세이브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록은 신인 전반기 최다세이브 기록인데, 이 기록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십니까?]사회자의 말에 패널들이 자기 의견을 밝혔다.
[클로저의 등판은 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지라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생각했을 때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30세이브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장 위원님은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는 쪽이시네요.] [여건만 갖춰지면 충분한 능력이 있으니까요.] [그럼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전반기 최다세이브 기록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전반기 최다세이브.
신인이 아닌 전체로 범위를 넓힌다면 08시즌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세운 38개가 된다.
일각에서는 이 기록도 가능하지 않겠냐라고 말하는 중이었다.
[음,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현재 정하성 선수는 22개의 기록을 세운 상태입니다. 전반기 최다세이브까지는 16개를 더 달성해야죠. 남은 일자가 40일이니 그중 절반을 등판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사실상 어렵습니다.]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지만…… 오클랜드가 상승세를 타야 합니다.]하나의 기록은 깨졌다.
이제 사람들의 시선은 다음 기록으로 향했다.
* *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현재 순위는 지구 2위를 기록 중이었다.
09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최하위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을 가볍게 넘어서는 순위였다.
이런 어슬레틱스의 활약에 오클랜드 주민들은 매 경기 경기장을 찾았다.
“하성이 언제 오나.”
“그러게 말이야.”
“오늘은 꼭 사인받아야 하는데.”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오클랜드 콜로세움에 일찌감치 도착해 선수들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경기는 저녁에 시작하지만, 선수들은 이전부터 구장에 도착해서 몸을 풀고 연습한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선 팬들도 일찌감치 도착해야 했다.
부아아앙-!
그때 스포츠카 한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구장으로 들어섰다.
구장의 주차장은 크게 두 개로 나뉜다.
일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구단직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말이다.
그리고 구단직원들이 이용하는 주차장에는 선수용이 따로 있었다.
차별이라기보다는 선수들이 고가의 차를 타기에 특별히 관리를 해주기 위해서다.
“어? 홀리데이다.”
“맷이네.”
“하성은 오려면 멀었나?”
차에서 내린 건 맷 홀리데이였다.
그 역시 인기스타였지만, 오클랜드에서는 조금 사정이 달랐다.
일단 올 시즌이 끝나면 팀에서 떠날 게 확실했다.
보라스를 배후에 둔 그를 어슬레틱스가 잡는 건 무리였다.
거기에 성적도 최근 저조해졌다.
팬들 입장에선 당연히 그를 응원할 이유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언론은 아니었다.
“맷! 인터뷰 좀 가능할까요?”
“물론이죠.”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맷은 FA 대박을 터뜨릴 게 확실시됐다.
언론 입장에선 좋은 타깃이었다.
“최근 활약이 부진한데, FA를 앞두고 팀을 이동한 게 역효과가 아니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팀을 옮기는 게 제 뜻인가요. 팀에서 가라면 가야죠. 물론 내년부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죠.”
“그럼 콜로라도를 떠난 게 아니라는 말인가요?”
“콜로라도를 떠난 게 이유라면 초반에 제대로 맞았을 리가 없죠. 최근 팀 성적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니 집중적인 견제가 들어와서 조금 곤란을 겪고 있는 거뿐입니다.”
맷의 발언은 위험했다.
잘못은 팀에게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거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발언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맷은 항상 로키스 시절부터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설사 자신의 잘못이 맞더라도 그걸 회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비난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의 성적이 나쁜 걸 팀 동료들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아이 같은 행동이었다.
그때였다.
부르릉-!
한 대의 SUV가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그걸 본 팬들이 외쳤다.
“하성이다!”
“저번에 타고 왔던 차 맞지?”
“하성이 왔다!!”
팬들의 말대로였다.
SUV에서 내린 건 하성이었다.
미국에서 타기 위해 구입한 중고 SUV에서 내린 그가 팬들의 요청에 사인을 해주었다.
기자들 중 몇몇이 그런 하성에게 접근했다.
‘뭐야? 날 인터뷰하다 그냥 가는 거야?’
맷의 입장에선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기자들은 그저 일을 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인 하성의 등장에 가만히 있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두 사람의 인터뷰가 큰 문제없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 * *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남은 경기는 28경기.
하성이 전반기 최다세이브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6세이브가 필요했으니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그럼에도 언론에서 기대를 하는 건 그동안 하성이 해온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크게 다루니 당연히 사람들도 관심을 가졌다.
그건 선수들이라 해서 다를 건 없었다.
“오늘 뉴스 보는데 너 기록으로 다들 난리더라.”
가볍게 토스를 하며 몸을 푸는데 베일리가 말했다.
“아아, 나도 봤어. 기록이야 일단 상황이 맞아야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렇긴 해도 대단하다. 어떻게 첫해에 그런 성적을 올리냐?”
“너도 첫해잖아.”
“그렇긴 하지만, 넌 아예 넘사벽이잖아.”
베일리 역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만약 올 시즌 하성이 없었다면 신인왕을 노려볼 수 있을 정도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하성이 존재했기에 현재로서는 요연했다.
“뭐, 그렇긴 하지.”
“와…… 그걸 또 인정하네.”
“사실이잖아? 내 성적이 넘사니까 언론에서도 매일 다루는 거지.”
“그래그래. 너 잘났다.”
잘난 건 사실이었기에 베일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만큼 하성의 올 시즌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현재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평균자책점 0점대인 건 하성을 제외하곤 없었다.
‘사이영상은 무리겠지?’
하성이 관심 있는 건 사이영상이었다.
현재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건 잭 그레인키였다.
그는 선발투수이면서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다.
‘마무리보다는 선발이 사이영 레이스에서 유리한 건 마찬가지니까.’
그러한 장벽들이 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
‘일단 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올스타전에 나가기엔 충분하다. 불펜에서는 나만큼 던진 녀석도 없으니 나가는 건 충분해.’
투수가 팬 투표로 뽑히지 않는다고 해도 화제성이나 인기는 무시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러한 부분으로 선수를 뽑는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하성이 박탈될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올스타전은 무조건 나가야지.’
일각에서는 하성이 국가대표도 거부했는데, 올스타전이라고 나가겠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하성은 올스타전에 나갈 생각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런 빅이벤트에 나가면 단번에 미국 전역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데. 나가지 않을 이유가 없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미국에서도 큰 이벤트 중 하나였다.
당연히 ESPN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거기에 출전한다는 건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란 소리였다.
‘이름이 알려지면 내 가치도 올라간다.’
선수의 가치란 단순히 실력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정말 슈퍼스타는 스타성도 갖춰야 하는 법이니까.’
스타성을 갖춰야 큰돈을 벌 수 있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야구만 하는 걸로는 모자람이 있었다.
하성이 원하는 건 슈퍼스타가 되어 큰돈을 버는 것이었다.
올스타전을 포기 못 하는 이유였다.
* * *
6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어슬레틱스의 전망을 다소 어둡게 평가했다.
[변화를 주지 않으면 어슬레틱스가 반등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타격이 너무 약합니다.]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 해요.]대다수의 전문가가 타선을 지적했다.
트레이드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크리스는 마이너리그에서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그리고 그건 적중했다.
딱-!!
[때렸습니다!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 2루 주자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옵니다!!] [아놀드 제임스 선수의 타격감이 매섭네요.]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 콜업 이후 벌써 타점은 6개나 수집하고 있는 아놀드 선수! 덕분에 어슬레틱스의 타선에 힘이 더해지고 있습니다!]특히 아놀드 제임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전생에서보다 더 빠르게 포텐셜이 터지네.’
그 모습을 보며 하성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놀드의 재능은 분명 25살 전후로 터진다.
앞으로 2년 뒤였다.
그런데 벌써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이라니.
‘기회를 얻지 못했던 건가?’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생에서 아놀드는 어슬레틱스를 떠나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
웬만한 스몰마켓이 아닌 이상 메이저리그의 뎁스는 매우 두텁다.
그 두꺼운 벽을 뚫지 못하고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했을 가능성도 크다.
‘이대로 녀석이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면 죽지 않아도 되는 건가?’
아놀드 제임스는 비운의 라이징 스타다.
포텐셜이 터진 해.
갱단에 의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역사가 바뀔 수 있다.
“하성!! 준비하자.”
산체스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내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 만약 바뀐다 해도 머리 아픈 건 내가 아니라 신일 테니까.’
야구의 신을 떠올린 하성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고생할 생각 하니 꼬숩네.’
* * *
하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스코어 5 대 3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정하성 선수.] [오늘 승리를 지킨다면 시즌 23번째 세이브를 달성하게 됩니다.]아놀드의 활약은 하성의 세이브 기회로 돌아갔다.
[정하성 선수 초구 던집니다.]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 중견수가 몸을 날립니다!]초구부터 타자의 배트가 돌아갔다.
잘 맞은 타구는 중견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파워가 약해 애매한 위치에 타구가 떨어지자 중견수가 몸을 날렸다.
촤아앗-!!
슬라이딩과 함께 공이 사라졌다.
몸을 일으킨 중견수가 글러브를 들어 올렸다.
[잡았습니다!! 데이비스의 나이스 캐치로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 [정말 좋은 수비가 나왔네요.]이번에는 안타가 돼도 이상할 게 없었다.
데이비스의 좋은 수비가 안타를 지워준 것이다.
‘도움을 얻었군.’
하성은 글러브를 들어 데이비스에게 고맙다는 제스처를 보냈다.
그러고는 다시 마운드에 서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원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자를 맞이합니다.]뻐억-!
“스트라이크!!”
[초구 스트라이크, 99마일이 찍힙니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제구가 잘됐어요.]딱!!
“파울!!”
[2구는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걷어내네요.]딱!
“파울!!”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겨우겨우 걷어냅니다.] [좋은 공이었는데, 아쉽습니다.]볼카운트는 투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하성은 전력을 다해 공을 뿌렸다.
쐐애애액-!!
공이 그의 손을 떠나고.
후웅!!
타자가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공은 배트의 위를 그냥 통과해 그대로 미트에 꽂혔다.
뻐어억!
“스윙! 아웃!!”
[헛스윙 삼진!! 하이 패스트볼에 타자의 배트가 헛돕니다! 구속은……101마일이 찍혔습니다!] [정하성 선수의 라이징성 하이 패스트볼에 타자의 배트가 헛돌았습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정하성 선수의 패스트볼을 쉽게 때릴 수 없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정하성 선수는 패스트볼의 RPM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높은 그룹에 속합니다.PRM이 높으면 마그누스 효과라 불리는 현상이 강하게 일어나는데, 이 현상이 발생하면 다른 투수들의 것보다 공이 덜 떨어지게 됩니다.] [아, 한마디로 공이 덜 떨어져서 정타를 만들기 어렵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투아웃을 가볍게 잡아낸 하성이 세 번째 타자를 맞이했다.
[팀의 승리까지 앞으로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하나!]그 하나의 아웃 카운트를 잡기 위해 하성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흡!!”
쐐애애액-!
뻐억!
“스트라이크!!”
* * *
아놀드와 새로운 타자들의 합류로 어슬레틱스는 반등에 성공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미네소타 트윈스에 스윕을 거두면서 지구 1위에 등극!!]어슬레틱스의 순위 상승은 하성에게 더 많은 세이브 순위를 제공했다.
[정하성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시즌 24번째 25번째 세이브 달성!] [메이저리그 전반기 최다세이브 기록까지 14개를 남겨두다!]세이브 기록에 다가가면서 언론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