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 on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76)
마운드의 빌런-76화(76/285)
마운드의 빌런 76화
트레버는 손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미소를 지었다.
‘오늘따라 공이 더 위력적인데? 푹 쉰 게 오히려 득이 된 거 같네.’
하성이 던진 초구는 완벽했다.
구속, 코스, 구위까지.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공이었기에 트레버는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
‘2구 역시 같은 걸로 가자고. 다만 코스는 바꾸자.’
트레버가 요구한 코스는 몸쪽 높은 코스였다.
구종은 포심 패스트볼.
고개를 끄덕인 하성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사인을 교환한 정하성 선수! 2구 던집니다!]이번에도 부드럽게 이어진 동작에 이어 강하게 공을 때렸다.
“흡!!”
쐐애애애액-!!
후웅!!
이번에는 타자도 반응했다.
날아오는 공을 향해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공은 배트의 위를 지나 그대로 미트에 꽂혔다.
뻐어어억-!!
“스윙! 스트라이크 투!!”
[헛스윙입니다! 이번에도 100마일이 찍히는 정하성 선수의 포심 패스트볼!!] [이야-! 정말 괴력이라는 말이 절로 어울리네요.]1구에 이어 2구 역시 100마일이 찍히면서 관중들의 반응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걸 보러 왔어!”
“이야-! 공이 이렇게 빨랐어?”
“대단하네!”
“경기 끝내버려!!”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함께 하성은 3구를 준비했다.
‘평소라면 공을 하나 빼자고 했겠지만…….’
트레버는 빠르게 손을 움직여 사인을 보냈다.
‘오늘 네 컨디션을 보니 굳이 복잡하게 갈 이유가 없네.’
트레버가 원한 공은 이번에도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다만 코스는 바깥쪽을 요구했다.
‘평소에도 마음에 들었지만…….’
사인을 본 하성은 미소와 함께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정하성 선수 와인드업!]‘오늘은 더 마음에 드네!’
스트라이드와 함께 하체를 돌리면서 있는 힘껏 공을 던졌다.
“흡!!”
[던졌습니다!]그의 손을 떠난 공이 순식간에 공간을 가로질러 날아가 미트에 꽂혔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리고 구심의 손은 바로 올라갔다.
그만큼 완벽한 공이었다.
[삼구삼진!! 이번 공의 구속은…… 101마일입니다!! 3개의 공이 모두 100마일 이상이 찍히면서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냅니다!]완벽한 스타트였다.
* * *
오랜만에 등판한 하성의 기세는 무서웠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두 번째 타자에게도 패스트볼 일변도로 삼진을 잡아내는 정하성 선수! 이로써 59번째 세이브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하나입니다!!] [오늘 정하성 선수의 컨디션이 매우 좋네요. 지금까지 던진 공 7개가 모두 100마일 이상이 나왔습니다.] [휴식이 큰 도움이 되었을까요?] [그렇다고 봐야겠죠.] [현재까지 투구 수 단 7개! 과연 10개 이내에 게임을 끝낼 수 있을지! 정하성 선수, 와인드업합니다!!]하성은 와인드업과 함께 빠른 템포로 공을 던졌다.
딱!!
“파울!!”
[초구 파울입니다! 이번에도 100마일의 패스트볼!]뻐어억!
“스트라이크!!”
[9구 역시 101마일의 패스트볼!! 몸쪽에 붙는 공에 타자가 꼼짝도 못 합니다!]두 개의 스트라이크를 빠르게 잡아냈다.
‘오늘따라 몸 상태가 미쳤는데?’
본인조차 놀랄 정도로 오늘의 컨디션이 좋았다.
공 9개를 패스트볼만 던졌는데 모두 100마일 이상이 찍히다니.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거기에 하나같이 패스트볼이었는데, 타자들이 제대로 때려내지 못한다.’
컨디션이 완벽하다는 소리였다.
이런 순간에는 굳이 다른 공을 던질 필요가 없었다.
[정하성 선수! 직접 사인을 보냅니다.]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지, 기대되네요.] [10번째 공! 던집니다!!]하성이 와인드업과 함께 10번째 공을 던졌다.
“흡!!”
기합 소리와 함께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갔다.
쐐애애애액-!!
이번에는 타자도 일찌감치 시동을 걸었다.
‘이번에도 패스트볼이냐?!’
이번에야말로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스윙이었다.
하지만 스윙의 궤적과 공의 궤적이 어긋나면서 공은 그대로 미트에 꽂혔다.
뻐어어억!!
“스윙! 게임 셋!!”
[헛스윙 삼진!! 정하성 선수의 10번째 공 역시 패스트볼이었습니다! 이번에도 101마일의 구속이 찍히면서 59번째 세이브를 달성합니다!!]시즌 59번째 세이브가 올라갔다.
* * *
[정하성 7경기 만에 시즌 59번째 세이브 달성!] [신기록을 위해 다시 시동을 건 정하성!] [괴력의 피칭! 10개의 공 모두 100마일 이상을 던지다!]하성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면서 팬들은 열광했다.
-크으-! 이걸 기다렸다!
-와…… 10구 연속 100마일 이상 실화냐?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패스트볼 일변도. 멋지다…….
-와…… 나 보면서 팬티 몇 번이나 갈아입은 듯.
-바보. 나처럼 기저귀를 찼어야지.
-휴식이 오히려 득이 됐네.
-이대로 62세이브 가즈아-!
다시 신기록 달성을 향해 달려가는 하성을 향해 팬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이날을 기점으로 하성은 다시 세이브 포인트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6회 말, 어슬레틱스가 좋은 기회를 잡습니다.]원아웃에 주자 1, 3루 상황에서 타석으로 잭이 들어섰다.
[이틀 전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첫 득점을 올린 잭 선수가 타석에 섭니다.] [잭 선수의 타격감은 나빠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제도 안타를 기록하지 않았습니까?] [타구의 질이 모두 괜찮았죠?] [그렇습니다.]타석에 선 잭은 3구까지 2볼 1원스트라이크를 만들면서 좋은 컨디션을 증명했다.
[선구안이 좋은 잭 선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냅니다.] [선구안이 좋다는 건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타석을 기대해도 좋을 거 같네요.] [투수, 4구 던집니다!]투수가 던진 4구가 잭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잭은 그것을 노리고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 좌익수 키를 넘기고 원바운드로 담장을 때립니다!]장타 코스에 3루 주자는 이미 홈에 들어왔고 1루 주자도 2루 베이스를 돌아 속도를 높였다.
[주자는 3루를 돌았습니다! 좌익수가 공을 잡아 바로 홈으로 던집니다!!]좌익수가 잡은 공이 노바운드로 홈을 향해 날아들었다.
주자는 다음 타자의 수신호에 몸을 날려 슬라이딩과 함께 홈을 쓸었다.
동시에 공을 포구한 포수의 글러브가 주자의 등을 때렸다.
촤아아앗-!
퍽!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구심에게 향했다.
구심은 주자와 포수를 번갈아 보다 이내 주먹을 들어 올렸다.
“아웃!!”
[아-! 아웃입니다! 엄청난 홈 송구로 1루 주자는 아웃이 되면서 투아웃이 됩니다!]점수가 올라가지 못하고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다.
[아-! 홈이 복잡한 상황에서 잭 선수는 어느덧 2루에 들어가 있었군요!] [좋은 주루 플레이였습니다. 송구가 홈으로 가는 걸 확인하고 곧장 2루 베이스로 가는 선택을 했어요!] [잭 선수의 타점으로 어슬레틱스가 스코어 4 대 3으로 앞섭니다! 그리고 투아웃에 득점권 찬스가 이어집니다!]잭의 활약에 어슬레틱스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 * *
결과적으로 어슬레틱스는 더 점수를 내지 못하고 이닝을 마감했다.
7회와 8회에도 별다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공격 기회가 사라지고 있었다.
‘기회가 오겠군.’
기다림 끝에 기회가 찾아오고 있었다.
하성은 불펜에서 몸을 풀면서 9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베일리 선수가 8회를 잘 틀어막고 있습니다. 이대로 이닝이 마감되면 9회에는 정하성 선수가 등판할 가능성이 높아지겠네요.] [그렇습니다. 오늘로써 역사적이 60세이브 고지에 오를 기회를 잡을 거 같네요.]베일리의 투구는 안정적이었다.
신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1이닝을 마감했다.
그의 활약 덕분에 세이브 요건이 성립되는 상황에서 8회 말 어슬레틱스의 공격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되려나.’
몸을 풀면서 하성은 경기 상황을 체크했다.
만약 8회에 타자들이 점수를 낸다면 하성의 세이브 기회는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높게 떠오른 타구! 중견수 거의 제 자리에서 잡아내며 이닝이 마감됩니다!] [다음 이닝에 정하성 선수가 등판하겠네요.]스코어 4 대 3.
세이브 요건이 만족된 상황에서 9회를 맞이했다.
“하성! 네 차례다. 경기를 끝내고 와.”
“예.”
어슬레틱스의 선택은 당연하게도 하성이었다.
* * *
하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것이 의미하는 건 하나였다.
[디 엔드 정하성 선수가 경기를 끝내기 위해 마운드에 오릅니다!]시즌 60세이브 도전을 위해 마운드에 오른 하성은 천천히 주변 환경을 점검하면서 투구 준비에 들어갔다.
여유로운 그의 모습에서는 60세이브를 앞둔 선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하는 정하성 선수, 루키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 부동심입니다.] [정하성 선수는 재능도 엄청나지만, 저 평정심이 정말 대단합니다.]준비를 끝낸 하성이 피처 플레이트를 밟고 섰다.
뒤이어 타자가 타석으로 들어오고 구심의 손이 올라갔다.
“플레이볼!”
[9회 초! 팀의 승리를 지키고 경기를 끝내기 위해 정하성 선수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오늘 경기에는 60세이브라는 대기록도 달려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예요!] [사인을 교환한 정하성 선수, 1구를 던지기 위해 와인드업!!]하성이 1구를 던졌다.
쐐애애액-!
딱!!
[초구부터 배트 돌립니다! 잘 맞은 타구!!]타자는 초구를 노리고 있었다.
하성이 패스트볼 비율이 높다는 걸 알고 배트를 돌렸다.
타점을 높게 잡았기에 타구는 정타로 날아갔다.
낮은 라인드라이브로 내야를 빠져나가려는 타구를 유격수가 점프해서 낚아채려 했다.
[유격수 점프!!]있는 힘껏 팔을 뻗어 날아가는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퍽!!
[잡았습니다!! 슈퍼캐치로 안타성 타구를 지워버립니다!!] [아-! 잘 던지고 잘 때리고, 그리고 잘 잡았습니다! 이게 바로 메이저리그입니다!] [정말 환상적인 피칭과 타격 거기에 수비까지 만들어졌습니다!]타자는 아쉽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만큼 이번 타격은 완벽했다.
‘역시 제대로 때리는 놈들은 장난 없네.’
컨디션이 좋았음에도 타자들은 그런 하성의 공을 때려내고 있었다.
‘집중력을 더 끌어올리자.’
어차피 시즌은 이제 많이 남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지만, 체력까지 안배하면서 던질 이유는 없었다.
‘기록 달성이 최우선이다.’
하성은 자신의 기록을 우선시했다.
사실 큰 문제 있는 건 아니었다.
타자라면 기록보다는 팀을 위해서 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마무리투수에게는 큰 관련이 없었다.
기록을 달성하는 순간 팀이 승리하기 때문이다.
“후우…….”
호흡을 내뱉으며 집중력을 끌어올린 하성이 상체를 숙였다.
[정하성 선수, 트레버 포수와 사인을 교환합니다.] [상위타선을 상대하는 만큼 집중해서 공을 던져야 합니다.] [맞습니다. 첫 타자에게도 위험했으니까요. 사인을 교환한 정하성 선수 와인드업!!]와인드업에 들어간 하성이 두 번째 공을 던졌다.
쐐애애액-!!
딱!!
“파울!!”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때렸지만, 3루 쪽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타자들의 스윙 타이밍을 보면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는 거 같네요. 이런 상황에서 체인지업을 던진 건 아주 잘한 선택입니다.] [그렇군요. 정하성 선수 템포를 올리면서 2구를 던집니다!]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투!!”
[몸쪽을 강하게 찌르는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100마일이 나왔습니다!] [이전 등판에서도 그랬지만, 정하성 선수의 컨디션이 매우 좋아 보입니다. 이제 웬만한 패스트볼은 모두 100마일 이상을 찍고 있어요.] [시즌 후반에도 이런 모습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정하성 선수, 쉴 틈을 주지 않고 3구 던집니다!]와인드업과 함께 뿌린 공이 타자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타자는 이번에도 패스트볼로 판단하고 배트를 돌렸다.
휘릭!
그 순간 공의 궤적이 바뀌면서 바깥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타자는 급히 엉덩이를 빼고 배트를 내밀어 타구를 걷어내려 했다.
딱!!
하지만 빗맞은 타구는 힘없이 마운드를 향해 굴러갔다.
[투수 정면! 정하성 선수 공을 잡아 그대로 1루로 던집니다!]퍽!
“아웃!!”
[두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 60세이브까지 이제 단 하나!!]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하나.
하성은 세 번째 타자를 상대로 연달아 공을 뿌리며 자신의 60세이브를 잡기 위해 속도를 올렸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101마일의 강속구가 홈플레이트를 지납니다!]딱!!
[2구 때렸습니다! 하지만 빗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2루수 잡아 그대로 1루로!]퍽!!
“아웃!!”
[게임 끝났습니다! 정하성 선수가 시즌 60번째 세이브를 달성하면서 팀의 승리를 지켜냅니다!!]신기록까지 단 2개의 세이브 포인트만이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