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17
17화
조용히 공장의 문을 조금 열고서 먼저 주위를 살폈다. 여전히 주위에 다른 좀비는 보이지 않았다.
재빨리 밖으로 나와서 문을 잠궜다. 공장으로 들어오면서 문 앞에 세워 두었던 승용차도 그대로 서 있었다. 보름여 만에 처음으로 공장을 나서는 것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자동차에 몸을 숨기고, 다시 주변을 살폈다. 옥상에서 보았던 차량이 대략 200미터쯤 떨어진 위치에 있었다. 차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 주변의 상황도 다시 자세히 살펴봤다. 역시 군인들이 거의 다 처리를 한 것 인지 좀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단해. 꽤 많았는데 말이야.]사람 구경을 하겠다고, 나오긴 했지만, 무턱대로 그들에게 다가갈 생각은 없었다. 그들이 정확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수 없고, 더군다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총이 좀비만 처리하고 사람에게는 해가 없는 물건이 아니기에 더욱 그랬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작은 손도끼하나가 전부이니 총을든 이들이 공격해오면 감당할 수가 없다.
우선은 그들의 차량이 잘 보이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그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데, 눈살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차량 밖에는 군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한명 있었고, 안에도 한명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차량 밖 군인의 상태가 썩 좋지 못한 듯 보였다. 오른 팔뚝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는 차문을 두드리면서 뭐라고 소리를 치고 있었다.
뭐라는지 알아 들을수는 없지만, 무언가 다급하게 뭐라고 하는 것 같다.
팔뚝의 상처가 너무 신경 쓰였다.
[그냥 이동중에 저정도의 상처가 생길수 있을까? 놈들에게 조금전 당한건가? 놈들에게 당했더라도, 아직 죽지 않고 뭐라고 떠드는 것 보면 아직 놈들로 완전히 변한 것 같지는 않은데…]무언가 위험한 냄새가 풍겼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냥 공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타당한 결론이었다. 하지만, 보름여를 자의이긴 했지만, 사람 구경도 못하면서 갇혀 지내다보니, 사람을 그냥 지나칠수 없었다.
더 이상 다가가는 것도 조금 불안하고, 그렇다고 공장으로 돌아가기도 조금 그랬다. 몸을 최대한 숨기고 그들의 행동을 잠시 지켜봤다.
차량 밖에 있던, 군인이 상태가 더 안좋아 졌는지, 뭐라고 떠들던 것을 멈추고, 조용히 차 바퀴에 기대어 앉았다. 총도 바닥에 떨어트린 상황이었다.
이상한 것은 차량 안에 있는 사람이 전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었다. 조금 전 좀비들과의 조우때 에도 차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계속 그냥 안에 있었던 것 같다.
좀비에게 당한 상처가 아니라면, 치료를 하던지 응급처치라도 해야할 것이고, 좀비에게 당한 상처라면 처리해버리던지 해야할텐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었다.
큰 맘먹고 조금 소리를 높였다. 총격전이 있었으니 이 근처에서 소리를 듣고 올만한 놈들은 다 왔을 것 같다는 생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봐요! 거기. 미군인거 같은데… 내말 알아 들어요?”
영어를 할줄 알면 좋겠지만, 난 영어 별로 안좋아 한다.
바퀴에 기대어 있던 군인이 기대어 앉은 자세 그대로 옆에 있던 총을 집어들고 내쪽을 향해서 겨눴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기에 대충 방향만 잡고 이리저리 두리번 거렸다.
“이봐요! 나 위험한 사람 아니예요. 혼자 이동하다 총소리 듣고 이리 와본거예요. 다친거 같은데 괜찮아요? 한국말 못 알아 들어요?”
다시 한번 소리쳤다. 군인의 행동을 봐선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위험한 듯 해서 다시 공장으로 돌아 가려는데 떨리는 듯한 우리말이 들렸다.
“이보시오. 나를 좀 구해주시오. 나는 한국 사람이오.”
차안에 있는 사람이 소리치는 것 같았다. 총을 겨누던 군인도 차안을 바라보면 무언가 이야기 하는 듯 했다.
“지금 상황에 누가 누구를 구하고 하는게 가능하지는 않죠. 근데 한국 사람이 어떻게 미군들과 있는거죠?”
“사정이 있어서 미군들과 동행하고 있었는데, 이동중에 놈들에게 보다시피 당해버렸소. 밖에 있는 군인은 놈들에게 팔을 공격당했소. 그가 나보고 어디로든 자신이 놈들처럼 되기 전에 가라고 하지만, 엄두가 나질 않았소.”
“공격당했다는 사람은 아직 죽지는 않았으니, 아직 위험하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하네요. 하지만 저도 누구를 구하고 말고 하기는 제 앞가림 하기도 힘들어요. 대신 며칠 잘곳을 마련해 드릴수는 있어요. 어때요? 같이 가시겠어요?”
잠시 말이 없었다. 보아하니 군인과 무언가 상의 하는 것 같았다.
[군인이 놈들에게 공격당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데도, 차안 쪽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고 있다는건 무언가 중요한 것이 있는 느낌이다. 무언가에 엮이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렇게 느낌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부탁하겠소. 원래는 어딘가로 이동하는 중이었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그것도 힘들 것 같구려.”
“좋아요. 제가 그쪽으로 갈께요. 그런데 아무래도 그쪽에서 총을 들고 있으면 제가 나가기가 조금 그렇네요. 군인한테 총을 좀 먼곳으로 던지라고 말해주세요. 아니면 전 그냥 돌아갈거예요.”
무언가 둘이서 얘기하는 듯 하더니, 총을 든 자가 총을 자신의 옆으로 던지고 양손을 드는 것이 보였다. 그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차에서 한명이 내렸다. 말투에서 그럴꺼라 짐작은 했지만, 차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자, 차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50-60대정도의 남자였다.
“할아버지는 무사하세요? 다치신곳 없구요?”
“불행하게도 저친구는 당해버렸지만, 나는 차안에 있으면서 무사했네.”
“놈들에게 당하면 놈들처럼 변하는 것도 알고 있는 것 같던데, 할아버지를 보호하고 있는 것 같네요. 중요하신분 같아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조금은 당황하는 것 같더니, 이내 말을 했다.
“숨길 것도 없네. 내가 중요하다기 보다, 지금 아주 중요한 물건을 가지고 이동중이었네. 지금 사태의 열쇠가 될수도 있어. 하지만, 지금 이렇게 된 마당에 그것도 다 물건너 간것이나 마찬가지지.”
역시 무언가 중요한게 있는 모양이다. 궁금하긴 하지만, 군인 셋도 어쩌지 못한걸 내가 안다고 한들, 방법이 있을리 없었다.
시간을 너무 끌었다. 어서 이동해야 할 듯하다.
“슬슬 이동했으면 하는데요. 저 군인은… 어떻게…”
미리 이야기가 되어 있었는지, 노인이 바로 대답했다.
“그는 그냥 여기 있겠다고 하네. 언제 놈들처럼 될지 모르니 그냥 여기 있겠다고 하네.”
“예… 제가 잠시 상처를 봐도 될까요?”
다시, 노인이 군인에게 영어로 뭐라고 말하자, 군이 다시 뭐라고 대답했다.
“좋다네. 봐도 별수 없을꺼라는구만.”
“혹시 모르죠.”
그렇게 말하고 그에게 다가가서 오른팔에 난 상처를 살폈다. 팔뚝이 한움큼 물어 뜯겨 있었다. 확실히 놈들에게 당한 상처였다.
“그렇네요. 확실히 놈들에게 당했네요. 힘들겠어요.”
노인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다시 그 군인을 바라 보면서 힘껏 도끼를 휘둘러 군인의 머리를 깨버렸다.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퍽!
“무슨 짓인가!!!”
방긋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제집 근처에 놈들은 한놈이라도 적을수록 좋거든요.”
그렇게 말하고는 군인들이 가지고 있던 권총 세정을 모두 모아서 챙겼다.
“이제 가시죠. 총소리 때문에 혹시 멀리서도 놈들이 올지도 몰라요.”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자, 노인도 할수 없는 듯 커다란 공공칠 가방같은 것을 하나 들고 뒤를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