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18
18화
돌아오는 길에도 별다른 문제 없이 공장으로 돌아올수 있었다. 노인은 내가 처음 공장으로 돌아올때와 마친가지로 긴장이 풀렸는지 그 자리에 풀썩 주저 앉아버렸다.
“공간은 넓고, 비교적 안전한 공간이예요. 다만 잠자리가 충분하진 않아요. 지금은 긴장이 많이 풀어지신거 같으니까, 한숨 돌리시고, 2층으로 올라오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2층의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에 올라와서 책상위에 챙겨온 총기들을 올려놓았다.
“소음기가 달린 권총 3정이라… 일반 군인들이 소음기를 사용하는 일은 없을텐데… 중요한 물건을 옮기는 중이었다고 했으니, 거기에 맞게 놈들에 대해서도 대비를 했다는건가? 요즘 세상에 중요한게 뭐가 있는거지? 뭐 그건 일단 넘어가고… 권총이라… 군대에서 소총이야 다뤄봤지만, 권총은 장교들이 사격하는거 본게 전부인데…”
그때 생각안해봤던 문제가 떠올랐다.
“아! 장교들 사격하던거 보면 가관이었는데… 그만큼 맞추기 어렵다는 얘기일꺼야. 아주 지근거리가 아니면 놈들 머리를 맞추는건 지금 나로써는 불가능일꺼야. 더군다나 놈들이 가만히 있으면 몰라도 건들거리며 어슬렁거리니까… 뭐 그건 소총이 있더라도 마찬가지 일라나… 마지막으로 총쏴 본게 언제지? 예비군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헛갈리네. 암튼 지금 나한테는 소총이나 권총이나 비틀거리며 움직이는 표적을 맞추는건 어려운 일이야. 그렇다면 시끄러운 소총보다는 권총이더라도 소음기 달린 총이 더 좋을꺼야. 총알이 몇발이나 있는지 확인해야 되는데… 탄창빼는것도 모르겠네. 뭘 눌러야 되려나…”
방아쇠만 당기지 않으면 될테니, 여기저기 뒤적거리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탄창을 겨우 빼낼수 있었다. 확인해보니 총알이 다해서 25발이었다.
탄창에 꽉채워서 모아 놓으니, 탄창하나에 15발까지 들어갔다. 15발을 탄창하나에 다 채우고, 나머지 10발을 따로 하나에 채웠다. 그렇게 15발이 들어간 탄창을 권총에 넣고, 혹시 몰라서 침실에 있는 배낭에 권총과 나머지 탄창하나를 넣어 두었다.
이 권총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할듯하다. 지금 이후로 총알을 더 구하기도 요원할테고, 명중률을 장담할수 없을테니까.
다시 사무실로와 의자에 앉아 있는데, 군인들과 있던 노인이 정신을 좀 차렸는지, 예의 그 007가방을 들고 2층으로 올라왔다.
“영감님. 죄송한데 사무실에서 지내셔야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침실이 있긴한데. 그걸 내드리긴 좀 그렇네요. 그리고, 잠시 드릴 말씀이 있어요.”
“알겠네.”
노인은 대답을하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러고는 남는 의자에 앉았다.
“아까 무슨 중요한 물건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무슨 물건인지 알수 있을까요? 뭐 말씀안하셔도 큰 관계는 없지만, 좀 궁금해서요. 하하. ”
“그래. 궁금하긴 할꺼네. 뭐 지금에서야 말못할 것도 없지. 우선 내 소개부터 해야겠네. 난 최기철이라고 하네. 대학에서 미생물학 교수를 하며 지내고 있었지. 뭐 학계에서는 조금 이름이 나있었네. 그래서인지 어느날 미군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왔었네. 특이한 물체를 하나 수거했는데, 그것을 좀 조사해 달라는 것이었지.”
그렇게 최기철이란 노인은 설명을 시작했다. 뭐 좀 어려운 얘기도 있고 했지만, 이해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렇게 노인의 설명은 길게 이어졌다.
“그러니까, 영감님. 요약하자면 미군에서 어떤것에 대해서 조사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와서 그것을 조사하러 그들과 함께 어딘가에서 저 가방안에 든 어떤걸 조사하셨단거죠? 지금 사람들이 좀비가 되고 하는게 어떤 바이러스 때문인데, 그 원인이 저 가방안에 든 물건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
“그렇네. 저 가방안에 든 물건의 표면이 전부 그 바이러스로 뒤덮혀 있었네. 덧붙이자면, 자네나 나나 처음 이 사태가 벌어질 때 놈들로 변하지 않은 사람들은 사실 처음상태의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가진 사람들이네. 그러니 이 물건 자체는 현재의 생존자들에게 위험한 물건은 아니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처음상태에서 사람의 피와 접촉하면 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바로 변이를 일으키네. 그게 아주 특이하게도 변이라고 하기도 이상할정도로 모두 같은 형태로 변화해 버리네. 돌연변이라는 것이 무작위적으로 변이하는 것인데, 이경우는 마치 그렇게 변화되도록 정해져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정도네.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이유로 인해서, 단순한 돌연변이가 아니라 어떤 정해진 수순에 의해서 바이러스가 변이 했다면, 저 물건에 있는 원형의 바이러스를 연구해서 매커니즘을 알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것이지. 그리고, 그렇게 변이한 바이러스는 감염경로도 바뀌어버리네. 처음상태에서 공기감염에 의해서 감염을 일으키던 바이러스가 변이과정을 거치면서 공기로는 감염이 되지 않고, 바로 혈액에 침투해야만 감염을 일으키게 되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첫감염에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네.”
“뭐… 쉽게 말하면 처음에는 이놈들에게 면역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놈들이 사람몸에 들어오면서 이놈들이 모두 동일한 변화과정을 거치고, 처음에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도 놈들에게 공격을 받던지하면 변형된 놈이 몸속에 들어오면서 면역력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거구요.”
“그렇네.”
“뭐. 중요할 것도 없는거 아닌가요? 벌써 벌어진 일인데.”
“아니네. 그게 그렇지가 않아. 모든 일은 원인을 알게 되면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수 있는 것이네.”
“뭡니까? 그럼 좀비를 없앨수 있다는 말인가요?”
“글세. 지금까지 알아낸 바로는 한번 좀비화 되어버린 사람들은 돌이킬수 없네. 바이러스도 바이러스지만 인간의 신체가 감염이후로 변화되어 버려서 그것은 어쩔수가 없네. 다만, 아까도 말했지만, 바이러스의 변화 매커니즘을 알수 있다면,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것이지. 예를들면 인간이 아닌 좀비를 공격하는 좀비를 만든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야.”
“흠… 그건 좀 저하고 관련이 있는 이야기네요. 확실히… 이 지긋지긋한 상황이 끝날수도 있다는 말이구요. 흠… 그런데 저기 미군들과는 어디로 가던 중이셨나요?”
“원래 있던 곳에서는 더 이상 연구를 할수 없었네. 꼭 필요한 기자재가 없었거든. 더군다나, 그곳에는 발전설비가 없어서, 정전이 되면서는 더 이상 연구를 할수 없었지. 그래서, 미군들과 함께 이동해서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었네. 평택의 미군기지에 쓸만한 연구시설이 있다고 했네. 발전 설비도 갖추어져 있고 말이야. 그들에게 듣기로는 한국이 미국보다는 근소하게 먼저 사태가 발발하고, 그사이 연구진들 만이라도 모두 본국으로 급히 돌아갔다고 하네. 그래서, 연구실 내부는 깨끗한 상태라고 하더군. 그래서, 그들로서도 그곳에서 연구를 계속하는게 최선이라 생각했던 것 같네. 지금에서는 그들이 없는 와중에 그 기지로 들어갈수 있을지… 들어가더라도 연구시설을 찾을수 있을지 알수 없게 되어 버렸지만 말이야.”
“쉽지 않은 일이네요. 연구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이 있는것도 아니고… 하지만, 해볼만한 가치는 있겠네요. 더 나빠질 것도 없는 것 같으니까 말이예요.”
“그렇지 밑져봐야 본전이니, 해볼만 하지 않겠나.”
노인의 목소리가 점차 활기를 띈다. 내게서 희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노인을 도와주겠다고 나설수는 없는 일이다. 연구시설을 찾는다는 것이 그만큼 위험한 일일 듯 했다.
“좋습니다. 성공할수 있다면, 저한테 나쁠 것은 없는 일이겠군요. 성공한다면 말이죠. 좀 천천히 생각해볼 문제네요. 일단은 급하게 뭘 할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여기서 한동안 지내셔야 겠네요. 좀 씻으시고 쉬세요. 저는 생각을 좀 해볼께요.”
노인을 데리고 온 것은 잘한 일인 것 같다. 우선 누군가와 함께 할수 있다는게 좋았다. 더불어 그저 죽지 못해서 사는 것이 아닌, 무언가 할 일이 있어서 사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자의에 의해서긴 하지만 기약 없는 감금생활을 하면서 내 사고방식도 많이 변한 것 같다는 것이 다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