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20
20화
최영감과 라면으로 아침을 먹었다. 나는 늘 먹던 라면이라 별 감흥이 없었지만, 최영감은 미군들과 있으면서, 얼큰한 국물먹어 본지가 꽤 되었단다. 그래서인지, 정말 맛있게 국물까지 싹 비워버리는 최영감이었다. 오늘 나가서 다른 식사거리가 구해지지 않는다면, 며칠 지나면 최영감도 나와 같아질 것이다.
라면을 먹고, 각자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최영감은 사무실로 갔다. 최영감도 혼자서 마음의 정리를 좀 해야 할듯하기도 했고, 나도 계획을 짜야 했다.
최영감은 짐이라봐야 007가방 하나 밖에 었었다. 그 말인 즉 생활에 필요한 다른 것들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챙겨야 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다.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고, 사무실로 갔다.
“영감님. 마음의 준비는 하셨어요?”
“준비랄것이 있겠나. 마음을 다잡는 수밖에 없겠지.”
“예. 마음이 중요한거죠.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전 지금같은 세상이 되버리고는, 제 자신의 생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생각해도 [그래야했나?]싶은 일들도 있지만, 그런 생각이 들면, 전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고, 마음을 다잡아요.”
“알겠네. 명심하지. 아무래도 나야 여태까지 실험실에 있었으니, 나보다야 자네가 지금 세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거야.”
이제 영감에게 줄 것도 있고, 계획도 이야기하고,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면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혹 내가 생각 못한 일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우선 여기 이 야삽을 받으세요. 제가 쓰던 건데 혹시 놈들과 마주치면 그걸 사용하세요. 놈들을 상대할때는 꼭 머리를 박살을 내셔야 해요. 팔다리가 다친다거나 머리를 다치더라도 살가죽이 상하는 정도로는 놈들을 처리할 수 없어요.”
“알겠네. 어제 미군들이 놈들을 상대할 때 어느정도 짐작은 했었네.”
“예. 어느정도 알고 계시다니 다행이네요. 삽부분을 좀 갈아 놓았으니까 그부분으로 두개골을 부숴서 뇌에 타격이 가해져야 해요. 아! 그리고 저는 권총을 사용해본 적이 없는데요. 혹시 영감님은 권총을 사용해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아니. 나도 마찬가지네. 나는 소총도 지금의 것들은 사용방법을 잘 모르네.”
“예… 음… 그럼 죄송하지만, 권총은 제가 보관 했으면 해요. 저도 권총을 쏴본적은 없어서, 자신은 없지만… 아무래도, 영감님 보다는 제가 조금더 명중확률이 좋지 않을까 하네요.”
솔직히, 권총은 영감님에게 맞기는게 좀 불안했다. 놈들을 못 맞추는 것 까지는 상관 없는데, 빗나간 총알이 나에게 날아온다면 큰일이기에 총을 맞기는 것은 조금 보담스러웠다.
“아니. 죄송할게 아니네. 총을 쥐어봐야 맞추지 못할 것 같으이.”
“음… 다음으로… 아. 앞으로 계획을 말씀 드릴께요.”
“좋네. 이야기 해주게. 궁금하구만.”
“예. 우선, 공장 앞에 있는 승용차를 타고 어제 타고오신 차로 가서 차가 시동이 걸리는지 확인을 할꺼예요. 아. 그전에 만약 주위에 좀비놈들이 몇놈 보이면 차를 이용해서 좀 먼곳으로 유인을 해 놓은 다음에 다시 돌아올꺼구요. 아무튼 거기 있는 차가 시동이 걸리면 그 차를 제가 몰고, 영감님은 타고간 승용차를 몰고, 다시 공장으로 돌아오는 거예요. 그리고, 승용차는 공장앞에 다시 세워놓고, 험비를 같이 타고 나가는 거죠. 아무래도 승용차보단 험비가 튼튼할테니까요. 그리고 총을 아무도 없는 공장에나 차안에 실어 놓는건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그렇지. 나도 그건 그렇게 생각하네. 그러면 저기 험비인가 하는 차가 시동이 안걸리면 어떻게 할텐가?”
“만약에 시동이 안걸리면, 총하고, 총알들만 승용차로 옮겨 싣고, 바로 나가는 거죠. 그때 최대한 빨리 옮겨 싣는게 중요해요. 좀비놈들이 없는 상태에서 옮길 거지만, 항상 조심해야죠. 그리고 여기를 나가면, 하양이나 경산 쪽으로 가지는 않을꺼예요. 그쪽은 무언가 챙길만한 것은 많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사람이 많았던 곳은 놈들도 많을수 있거든요. 저도 여기 지를 잘 몰라서 알고 찾아 갈수는 없구요. 가다가 시골 구멍가게나 그런게 보이면 들어가 볼까 생각중이예요. 그렇게 좀 돌아다니면서 물건들을 구하다가 돌아올 생각이예요. 어떠세요?”
“내가 뭘 알겠나. 우선은 오늘은 자네를 따라다니는게 중요하지. 자네 가랑이를 붙잡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고 쫒아 다니겠네.”
“예. 오늘은 절대 마음 흔들리지 마시고 제 말을 따라 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놈들을 만나게 되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최대한 한번에 머리를 박살내는게 중요해요. 머뭇거리거나 해서 타이밍을 놓치거나, 머리를 박살내지 못하면 바로 영감님이 당해요. 그리고, 어제 보셨겠지만, 만약에 영감님이 놈들에게 당하면 전 망설이지 않고, 영감님들 보내드릴 꺼예요. 그전 저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놈들에게 당하면, 영감님이 절 보내주세요. 그럴일이 없길 바라지만, 앞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알겠네. 독한 이야기 이긴 하네만, 놈들처럼 되어서 세상에 나서 한번 죽지 못하고, 죽어서도 또 누군가에게 죽는 것 보다는 자네에게 한번 죽는 것이 깔끔할지도 모르지. 그건 걱정 말게 이 나이면 살만큼 살았으니까.”
영감님 표정이 정말 비장했다. 결의를 굳게 다지는 듯 했다.
“영감님. 그렇게 심각하지 않으셔도 되요. 너무 긴장하면 더 일을 그르칠수 있어요. 뭐, 제가 아무리 얘기를 해봐야 지금은 별로 달라지지는 않겠지만요. 조금씩 놈들에게 익숙해지면 나아질 꺼예요.”
“후~ 알겠네. 자네 말마따나 긴장이 되는구만.”
“그럼. 나가 보실까요?”
“그래. 그러도록 하세.”
오른손에 손도끼를 들고, 등에는 텅빈 배낭을 맸다. 권총은 탄창을 결합해서 조정간을 안전에다 놓고, 허리띠에 끼워 넣었다.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조정간을 안전에 맞춰놓았으니, 오발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사무실 입구로 천천히 걸어갔다. 영감님도 오른손에 야삽을 움켜 쥐고서 내뒤를 따랐다.
“영감님. 입구쪽에 먼저 가계세요. 전 옥상으로가서 혹 놈들이 주위에 있나 좀 살펴보고 갈께요.”
“알겠네. 수고 하시게.”
그렇게 얘기하고, 영감님은 1층으로 내려가 입구로 갔다. 난 후다닥 뛰어서 옥상으로 올라갔다.
주위를 주욱 살펴 봤지만, 아직은 놈들이 주위에 보이지 않았다. 이런 조용한 나날이 언제까지 될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정말 주변이 한산했다.
주위에 놈들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재빨리 영감님이 기다리고 있는 공장 입구로 내려갔다.
영감님은 입구앞에 서서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후~~~ 후~~~”
“저 왔어요. 밖에 놈들은 없네요. 준비는 되셨어요?”
“왔는가. 긴장이 좀 되긴 하지만, 걱정말게.”
“후~~~ 그럼 가시죠.”
언제나, 밖에 놈들이 있든 없든, 밖을 확인 했든, 안했든. 건물에서 나가는 길은 긴장이 된다. 그것은 어쩔수 없었다.
철컥!
밖을 나와서 입구 문을 잠궜다. 그리고, 승용차에 올라타서, 열쇠를 열쇠구멍에 넣었다. 그리고는, 시동을 걸었다.
부르릉~~~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