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26
26화
사무실을 나와서 문을 닫고, 1층의 영감님을 향해서 크게 이야기 했다.
“영감님! 여기로 오시겠어요? 이상은 없네요. 지금 옷을 입고 있는데, 다 입으면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좀 해야하지 않겠어요?”
“알았네. 올라가지.”
영감님이 대답을 하고 내가 있는 쪽으로 올라왔다.
“영감님 어떠세요? 저는 쟤 여기서 같이 생활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억지로 머물게 하는건 그렇지만, 원한다면 여기서 같이 지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요. 안그래도 지금 건물 주변의 놈들이 늘어나서 방법이 없는데… 저 정도 활 실력이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사람이 너무 많은 것도 골치가 아프겠지만, 어느 정도는 인원이 있는 것이 좀 더 안전할 것 같구요. 이것부터 영감님이랑 저랑 의견을 맞춰두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영감님에게 사무실에 있는 여자에 대한 내 의견을 이야기했다.
“난 찬성이네. 아니 그것이 아니라도, 여자를 내치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 그렇지 않겠나. 아무리 세상이 이렇게 변했어도, 남자가 되어서 여자를 내친다는 것은 할짓이 아닐 것 같네만.”
“알겠어요. 그런데, 영감님. 지금같은 세상이라서 필요하다면 내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든 여자든 생존에 위협이 되는 사람은 이 공장에 받아들이기 힘들죠. 모두가 끝까지 이 좀비놈들의 세상에서 살아 남을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요, 제가 다른 사람 때문에 허무하게 놈들에게 당하는 것은 사양이거든요. 다른 사람 대신 죽어주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음… 알겠네. 생존이 전부일수도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하지만,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수 있겠지. 누군가는 생존이 전부일수도, 누군가에게는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전부는 아닐수도 있을게야.”
“알겠어요. 일단은 이번에는 저도 찬성입니다.”
그렇게 둘이서 의견을 나누고 있는 와중에,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
“들어오셔도 되요.”
열린 문틈 사이로, 그녀가 얼굴을 삐죽 내밀고는 이야기했다.
영감님과 나는 사무실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녀도 근처의 의자에 앉았다.
“음. 우선 처음들어와서 부터의 일은 우리로써는 안전상 어쩔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생각해. 하지만, 뭐… 조금은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으니 그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아니요. 막무가네로 믿어달라고 할 수는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이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가죠. 그런데, 초면인데 계속 반말을 하실건가요?”
처음부터 계속 반말을 하던 것이 신경이 쓰였나보다.
“뭐. 처음에는 위압감을 주어야 해서 그렇게 했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말을 높이는 것도 좀 그렇고, 아까 얘기 들어보니 대학생이라는 것 같으니까… 계속 이렇게 할 생각이야. 먼저 내 소개부터 하지. 난 이름은 박동철. 나이는 38. 평범한 직장이이었고. 어쩌다 보니 여기 이러고 있게 되었고. 그리고… 영감님도 소개를 하시죠.”
“그러지. 음… 내 이름은 최기철이라네. 이전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네.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이겠지. 아무튼 환영하네.”
“예. 어찌됐든 절 들여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앞이 깝깝했거든요. 음… 아까 이름은 말씀드리지 않았던거 같은데요. 제 이름은 이지선이구요. 나머지는 아까 말씀드린대로구요. 그래도, 여긴 좀 사람 사는곳 같네요.”
서로 대충은 소개를 한 것 같다. 여자에게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 해야할 때인 듯 했다.
“음. 소개는 이정도면 된 것 같고. 우선 며칠 잠자리는 마련해 줄수 있어. 식량도 며칠정도분은 줄수 있어. 대신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 들어오면서 봤겠지만, 이 공장 주변에 놈들이 조금 있는데, 그냥 나가서 처리하기는 조금 부담스러운 숫자라서 말이야. 보니까 활솜씨도 꽤 괜찮은 것 같고해서, 그놈들을 좀 처리해줬으면 좋겠어. 그렇게 해준다면, 며칠간의 잠자리와 식량을 줄수 있어.”
“음… 뭐 나쁘지 않은 조건이네요. 그런데 주변에 놈들이 얼마나 있는지, 거리가 어느정도 인지 알지 못하면 선뜻 성공할거라고 말하기 힘들어요. 거리가 멀어지면 그만큼 명중률이 떨어지거든요. 거기다가 가지고 있는 화살도 아주 많은 정도는 아니라서요. 들어오면서는 정신없이 뛰어들어오느라 깜빡했는데, 들어오면서 처리한 놈들에게서 화살을 회수한다면 좀더 성공확률이 올라가죠. 그게 아니라면, 몇 처리하고 다시나가서 화살 회수해서, 다시 처리하고… 그렇게 해야겠죠. 아무튼 전 그렇게 할 용의는 있어요.”
“좋아. 그건 나중에 옥상에 같이 올라가서 한번 살펴보고 얘기하기로 하지.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할게 있어. 어차피 어디 딱히 목적지가 있는게 아니라면, 그냥 여기 눌러 앉는건 어때? 지금 세상이라는게 혼자서 살아남기는 힘들고, 사람이 조금씩 모이면 그만큼 생존확률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데 말이야. 이건 어때?”
“음… 글쎄요. 나쁘진 않은데요. 딱히 목적지가 있는것도 아니기도 하고… 하지만, 또 아직 여러분이 어떤 분들인지 모르기도 하구요. 조금 생각을 할 시간을 주시겠어요? 놈들을 처리한 이후에 말씀드리면 어떨까요? 여기 상황이 어떤지도 아는게 좋을 것 같거든요.”
“좋아. 영감님. 영감님 생각은 어떠세요? 전 이렇게 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뭐 영감님이 반대한다거나 한다면 저도 다시 생각을 한번 해보죠.”
“아니네. 나는 찬성이네. 지선양. 여기서 같이 생활하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네. 지금 같은 세상에서는 서로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나. 잘 생각해보게.”
“음… 영감님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님 교수님? 뭐 아무튼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흠. 영감님이라고 부르게나. 동철군이 하도 영감님 영감님 하고 부르니, 이제는 그 영감님이란 소리가 더 친근한거 같구만. 하하.”
“자. 그럼 오늘은 우선 좀 쉬는게 좋을 것 같은데. 어때? 괜찮으면 오늘 놈들을 처리해도 좋고.”
“음… 화살을 밖에 두고 온게 조금 깨름찍 하거든요. 가능하면 오늘중으로 회수 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제게는 활과 화살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우선 옥상으로가서 위치를 한번 확인 하고, 좀비들 상황도 좀 보고, 화살을 회수 했으면 해요.”
확실히 적극적이고, 당찬 성격이다. 보통이라면 오늘은 그냥 쉬고 싶다고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알았어. 그럼 옥상으로 올라가보자. 영감님도 같이 가시죠?”
“그러지. 그럼 자. 가세.”
그렇게 셋은 같이 옥상으로 올라가서 주변을 살폈다. 지선은 아까 처리한 놈들의 위치를 정확히는 알고 있지 못했다.
아무래도 이쪽에서 보는것과 반대쪽에서 오면서 놈들을 확인한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수 있으니까. 하지만, 대략적인 위치는 알고 있었다. 영감님과 나는 지선이 처리한 놈들의 위치를 정확히 일러주었다. 그리고, 주변의 좀비들을 살펴보면서 지금 바로 처리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영감님과 내가 처리하려고 하면, 나가서 목숨을 걸고 처리하는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숫자였는데, 지선은 아주 쉽게 이야기했다. 역시 장거리무기가 이럴 때 빛을 발하는 모양이다.
지선은 빨리 놈들을 처리하고 화살을 회수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인지, 지금 바로 놈들을 처리하려했다. 우리로써는 마다할 입장이 아니었다. 나와 지선이 같이 내려가서 활과 화살을 가지고 올라왔다. 올라오면서 지선은 문득 생각이 난 듯 내게 물었다.
“그런데, 아까보니까 총도 있는거 같던데, 얼핏보니까 그것도 소음기인가 하는게 달려있는거 같던데요. 그걸로 하는게 더 쉽지 않아요? 총알이 부족한가요?”
“흠. 눈썰미 있네. 소음기도 알아보고. 뭐 아무튼 총알이 부족한 것은 아닌데 말이야. 권총이라는게 아무나 쏜다고 맞는게 아니잖아. 더군다나 이정도 거리면 권총으로는 맞추는게 힘들더라고. 권총은 있긴 하지만, 아주 가까운 거리가 아니면 사용하기 힘들어. 소총이라면 뭐 권총보다는 잘맞겠지만, 소음이 커서 놈들을 더 불러 모으겠지.”
“어머! 그럼 소총도 있다는 거예요? 이야~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총을 그렇게 구했어요?”
“뭐. 어쩌다 보니, 구해지더라. 총들이 있긴하지만, 그걸로 뭘 하긴 힘들어. 소총은 마지막 발악할때나 쓰면 딱이지.”
“그렇네요. 읏차. 영감님. 저희 올라왔어요.”
지선은 잠깐 봤을 뿐인데도, 영감님에게 아주 사근사근하게 말을 걸었다. 같이 지내도 큰 문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우선, 놈들을 처리하기전에 이야기 할게 있습니다. 영감님.”
“말하게.”
“영감님은 지선이가 놈들을 처리하면, 그 위치를 잘 파악해둬 주세요. 아무래도 화살을 회수하러는 저와 지선이가 가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둘이서 막상 나가면 위치 파악이 잘 안될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영감님이 여기서 수신호를 좀 주세요. 그리고, 혹시 남아있는 놈들이 저희 근처에 있으면, 그것도 신호를 좀 주시구요.”
“음… 알겠네. 그러면 내가 따로 표시를 해둬야겠구만. 혹시나 잘못 기억하면 위험한 일이 일어날수도 있으니 말이야. 어디보자… 음… 바닥에 작은 돌맹이들을 놔두고 좀 표시를 해두는게 좋겠구만. 자네들은 움직이면서 나를 계속 주시해주게. 내가 자내들이 봤을 때 방향을 여기서 팔로 표시하겠네. 그리고 남은 거리를 대략적인 미터정도를 손가락으로 표시 하겠네. 그리고, 혹시나 근처에 놈들이 보이면, 팔을 흔들겠네. 그러면 그 자리에서 멈추게, 그러면 내가 화살을 가리키듯 놈들의 위치를 일러주지. 어떤가?”
“좋아요. 그렇게 하시죠. 너는 어때?”
“저도 좋아요. 그럼 슬슬 놈들을 처리해 볼까요?”
“좋아.”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