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33
33화
비록 낮시간 이기는 했지만, 공장안은 그렇게 밝지는 않았다. 정전으로 인해서 전등이 작동하지 않는데다가, 2층에 있는 창문으로만 들어오는 햇빛만이 유일한 조명이기에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다만, 늘 생활하던 공간이기에 당연하다고 여겼고, 특별히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공장으로 내가 몰래 들어가야하는 입장이 되고, 안에 있는 놈들을 살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하게 느껴졌다.
잠시 공장 안을 살펴본 바로는, 1층에는 놈들이 한명도 없었다. 1층에 화장실이 있기 때문에 그안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2층에는 꽤 많은 인원이 보이는 듯 했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1층에 한명도 보이지 않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문은 다행이 지선이가 막아 놓은 것 같으니 모든 인원이 2층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놈들은 옥상으로 통하는 문에만 정신이 팔려서 현관문 쪽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했다.
아무리 근처에 좀비가 없다지만, 문을 부숴 놓고는 이렇게 현관쪽을 신경쓰지 않는다니. 이러고도 지금까지 살아 남았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었다.
공장 내부를 살피면서부터 빠르게 뛰기 시작했던 내 심장을 조금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후~”
심호흡을 하면서 조금은 진정되기를 바랬지만, 전혀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좀비를 상대할 때 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내 온몸을 지배하는 것 같았다. 이 총기들을 챙길때만 하더라도 이것들을 사람에게 사용하게 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속한 무리를… 나를 위협하는 인간들은 좀비놈들이나 마찬가지야. 그래!]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권총도 장전하고 확인을 한 다음 허리춤에 찔러 넣었다. 그리고, 소총도 장전을 했다. 가지고 나온 탄창은 두 개 밖에 되지 않는다. 쓸일이 없을 듯 해서 탄창을 많이 지니고 다니지 않은게 조금은 후회가 됐다. 그래도, 실탄 60발이면 몇 명인지는 몰라도 충분할 것 같았다.
다시 공장안을 살펴보는데. 현관에서 화장실까지는 거리가 꽤 멀어서, 놈들의 눈을 피해서 그곳을 살펴보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았다. 2층에는 당장 눈에 띄는 인원은 5명이었다.
옥상 문을 열려고 거기 붙어서 용을 쓰고 있는 인원이 세명. 놈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고함을 치고 있는 한명. 그리고 그 옆에 묵묵히 서있는 한명. 그런데 사무실이나 주방안은 여기서 확인을 할수 없어서 그안에 몇이나 더 있는지 알수 없었다.
처음의 일격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처리해야 했다. 놈들이 어딘가에 숨어버리면 나혼자 잔당을 소탕하기는 힘든 일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후~ 영감님 저 혼자 들어가서 뭘 한다는건 힘들겠네요. 현관문을 통해서 놈들을 처리 해야 겠어요. 일단 일이 시작되면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영감님이 상황 봐가면서 도와주세요.”
“후~ 이거 속된말로 장난이 아니구만. 알았네.”
조정간을 반자동에 놓았다. 조심스럽게 총을 내밀고, 2층에서 고함을 치고 있는 놈을 조준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방아쇠의 빡빡한 느낌이 손가락을 타고 왔고, 이걸로 정말 살인자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으로 오는 와중에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한 여자를 죽인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내가 살기 위해서 어쩔수 없었다고 나름 위안을 삼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왠지 그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어쩌면, 그때는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팡!!!
총소리가 터져 나왔고, 2층에서 고함을 치고 있던 놈이 맞은 것 같았다. 몸이 꼭 망치로 후려 친 듯 튕겨져 나갔다.
“씨팔! 1층에 침입자다. 총이야! 총! 모두 피해!”
어떤놈인가 소리쳤다. 그리고, 제각기 놈을 숨기기위해서 뛰었다.
그와중에 난 그나마 조준하기 쉬울 것 같은, 옥상문 앞에서 2층으로 내려오던 놈들에게 총을 쐈다. 한곳에 몰려있는 편이라 쉽게 맞출수 있을꺼 같았다. 조정간을 다시 점사로 옮기고 방아쇠를 당겼다.
파바방! 파바방! 파바방!
완전히 조준을 한 것이 아니고, 한 대 몰려 있어서 가조준한 상태에서 방아쇠를 연달아 몇 번 당겼다.
그와중에 둘이나 맞아서 바닥을 나뒹굴었다.
사격을 하고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놈들이 있는 쪽을 살펴보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쉬익~
무언가가 얼굴 옆으로 날아가는 것이 느껴졌다. 깜짝 놀라서 몸을 뺐다.
[뭐지? 화살 같은건가? 총은 아니었어. 지나가는걸 느끼는 정도라면 화살이 맞을꺼야. 젠장 어쩌지?]처음 다섯의 인원에서 둘로 줄여 놓기는 했지만, 놈들도 무언가 장거리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쉬운 상대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야이 새끼야! 뭐하는 새낀데 총질이야? 너 이새끼 잡히면 뒤질줄 알아!”
저쪽에서 고함을 쳤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그놈들의 이야기 따위는 들어오지 않았다. 빨리 놈들을 처리하고 자리를 떠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총을 몇 번이나 쏴댔고, 바로 근처에는 없지만, 꽤 먼거리의 놈들도 분명 총소리를 듣고 이쪽으로 몰려들 것이다. 경험상 먼거리에서 소리를 듣고 오는놈들은 빠른 속도로 달려오지는 않는 다는걸 알기 때문에 시간상으로 조금 여유는 있을 듯 했다. 그렇다고해서, 시간을 오래끌 수는 없었다.
몸만 떠난다고 될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공장안에 있는 물품들 중에서 쓸만한것들은 차에 실어서 떠나야 했다.
그걸 옮기려면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봤지만, 몸을 숨기고 활같은걸 쏘는 상대를 빠른 시간안에 제압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예상을 벗어난 놈들의 대응에 조금은 맨붕상태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때 영감님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내 정신을 붙들었다.
“동철군. 자네 혼자서는 힘들꺼 같네. 화살을 날리는 무기를 가진 놈들인거 같은데, 활 아니면 석궁정도 이겠지. 뭐가 됐든 총보다 몸을 숨기기 쉽지 않을 게야. 그리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석궁 같으면 연발사격은 안되는 걸로 알고 있네. 그말은 한발쏘면 재장전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는 말이야. 만약에 활이라고 하더라도 총하고 비교할 수는 없을꺼야. 그러니까, 내가 차에가서 배낭을 하나 가지고 올태니 그걸 삐죽이 내밀어 보게 화살이 날아 온다면 그때 자네가 대응사격을 하게. 알겠나?”
“아! 예!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알겠어요.”
내 대답을 듣고 영감님은 재빨리 차로 뛰어갔다. 그때, 옥상에서 지선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와줬구나! 내가 옥상에서 본걸로는 공장안에 5명이 전부예요!”
“알았어. 무사해?”
“응! 나 무사해요!”
“그래. 조금만 기다려, 구해줄게.”
지선이의 말대로 라면 내가본 다섯명이 전부인 모양이었다. 그때 영감님이 배낭을 가지고 돌아왔다.
“헉~ 헉~ 아이고, 그거좀 뛰었다고 숨이 차구만. 자 내가 배낭을 살짝 내밀테니, 자네도 준비하게.”
“예. 준비됐습니다.”
나는 영감님의 말에 대답하면서, 몇발 남아 있을 탄창을 빼고 새 탄창을 넣었다. 그리고, 조정간이 점사로 익는 것을 확인하고 사격 준비를 마쳤다.
영감님이 배낭을 살짝 내밀었다.
퍽! 퍽!
영감님이 살짝 내밀자 마자, 배낭에는 지선이가 쏘던 화살보다 조금 더 짧은 화살 두 개가 와서 박혔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총구를 내밀고 놈들의 위치를 살폈다. 놈들중 한놈이 내쪽에서 위치를 확인할수 있었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놈을 향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파바방! 파바방!
6발이나 쐈는데 놈은 한발도 맞지 않았다. 다시 몸을 빼고 아쉬워 하고 있는데, 공장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컥!”
“씨팔! 빌어먹을 년이! 나도 이판사판이야. 씨팔!”
짐작컨대 지선이가 막아놓았던 문을 열고서 남아 있던 두놈중 한놈을 쏴버린 모양이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난 재빨리 다시 안을 살펴 보았다.
옥상으로 통하는 문은 열려 있고, 거기에 지선이가 활을 들고 서있는 것이 보였다. 지선이가 다시 화살을 시위에 거는 중인 것 같았다.
그때, 남아 있던 한놈이 지선이를 향해서 들고 있던 석궁으로 보이는 것을 조준 하는 것이 보였다. 눈 깜짝할 사이 놈은 화살 한발을 지선이를 향해서 발사하고 옥상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놈을 향해 총을 마구 쏴대기 시작했다.
파바방! 파바방! 파바방! 파바방! 파바방!
다행히 놈이 몇발을 맞고 바닥으로 나뒹구는 모습이 보였다.
“휴~ 다 처리한거 같아요.”
“아이고, 다행이구만.”
“지선아! 내가 4명은 처리했는데, 나머지 한명은 니가 한거 맞아?”
“응! 내가 한명은 맞췄어요!”
옥상에서 지선이가 내 물음에 대답을 했다.
난 총의 조정간을 반자동으로 놓고, 공장 안으로 진입했다. 영감님도 내 뒤를 따라서 들어오는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