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37
37화
차를 타고 조금 이동하자, 인수가 말한 대로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까지는 꽤 괜찮은 느낌이었다. 못 근처에 좀비들이 몇 보이긴하고, 아직도 남아 있지만 거기만 조금 정리를 한다면 한적한 산 안에 위치한 공장이라서 좀비들에게서는 꽤 안전할 듯 보였다.
공장을 빙두르는 벽돌 담장이 쳐져 있었다. 벽돌 담장은 높이가 많이 높지는 않아서, 내부를 확인할 수는 있는 높이 였다. 대신 그 벽돌 담장위로 쇠창살이 덧붙여져 있는 모습이었다. 어찌 되었든 놈들이 쉽게 들어오지는 못할 정도의 높이는 되었다.
담장 넘어로 보이는 공장의 모습은 다행히 조업을 하고 있지 않았는지 문이란 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 담장 내부로 들어가는 대문도 닫혀 있고, 쇠사슬이 여러겹 둘러쳐져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혹시 내부에 또 다른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긴 하지만, 그것은 일단 들어가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혹시나 해서 공장에서 가지고온 절단기가 정말 유용하게 쓰였다.
“모두 내려서 주위 경계를 해요. 그리고, 인수는 뒤에 짐들에서 절단기를 좀 찾아서, 저기 대문의 자물쇠를 좀 자르도록 해.”
내 말에 따라서, 모든 인원들이 각자의 무기를 하나씩 들고서 차량 주변에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물론 인수는 짐을 뒤적 거리다가 겨우 절단기를 찾고서 대문으로 달려갔다. 나 또한 석궁을 들고서 여기저기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인수가 자물쇠를 자르는 동안에는 가까이 오는 좀비놈들이 없었다.
“자! 인수야! 문을 열도록해. 그리고, 지선이하고 영감님은 차가 들어가면 바로 대문을 닫고, 쇠사슬을 감고 묶어주세요. 자물쇠가 없는 지금 그렇게하면 일단, 좀비들은 막을수 있을 꺼예요.”
인수가 자물쇠를 끈어내는 것을 본 나는 차에 올라타면서, 소리쳤다.
막 차에 타자, 인수가 대문을 열어 졎혔다. 나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차를 빨리 담장 안으로 밀어 넣었다. 차에서 내려서 대문을 바라보자, 다들 대문을 닫고, 쇠사슬로 대문을 봉쇠하는 것이 보였다.
“휴~ 좋아요. 여기까지는 잘됐네요.”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마디 했다.
“음… 일이 잘 풀린 듯 하네. 동철군, 지선양, 인수군. 모두 수고 많았네. 보아하니, 공장이 돌아가던 곳은 아닌거 같긴 하네만, 마지막으로 다들 준비해서 내부를 수색하세.”
다들 들뜬 표정으로 두리번 거리자, 영감님이 한마디 했다.
“맞아요. 우선 수색을 해야겠네요. 우선 지선이는 여느때처럼 활로 엄호를 해주고, 영감님은 아까 사용한 석궁을 사용해서 지선이와 함께 엄호를 해주세요. 아까 석궁 사용하시는걸 봐서는 빠루를 사용하시는 것 보단 그게 더 좋을 같아요. 인수는 아까 그 쇠파이프로 나와 함께 선두에 서자.”
대문이 잠겨 있었기 때문에 공장 내부에는 좀비놈들이 없을 가능성이 확실히 높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100%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세상에 100%는 없다는게 내 평소 생각이었다.
나와 인수가 선두에서 서서 공터 여기저기를 살폈고, 영감님과 지선이는 선두의 몇걸음 뒤에서 활과 석궁으로 사격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곳 공장 건물이 이전의 공장보다는 상당히 큰 편이었다. 더불어, 담장 내부의 공터도 상당히 넓은 면적을 차지했다.
“자. 이제 공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공터는 수색을 해봤지만, 깨끗한 상태였다. 공장건물 주변을 돌면서 살펴본 바로는 공장은 커다랗고, 두깨가 상당한 미닫이 문이 정면에 있고, 그 옆으로 작은 출입문이 있었다. 미닫이 문에는 큼지막한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 그리고 출입문은 외관만 봐서는 잠겨 있는지, 열려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선두에 서서 먼저 출입문을 돌려 보았다. 큰 미닫이 문이야 잠겨 있는게 확인이 되니까, 작은 출입문이 잠겨 있는지라도 파악을 할 생각에 작은 출입문 손잡이를 잡았다.
천천히 출입문 손잡이를 돌리는게 계속 돌아갔다. 잠겨있지 않는 것이었다.
“문이 잠겨 있지 않아요. 다들 긴장하세요. 무슨일이 있을지 몰라요. 자! 열어요.”
나는 일행들에게 낮게 이야기 하면서 문을 천천히 열었다.
고개를 내밀어 공장 내부를 살펴보았다. 비록 창문으로 햇빛이 조금씩 들어와 내부를 밝히기는 했지만, 이곳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기에 상당히 어두운 편이었다. 하지만, 앞을 보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얼핏 보기에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없어서, 나는 살그머니 내부로 진입했다. 다른 일행들도 다들 나를 뒤따라 들어왔다.
공장 내부는 완전히 텅 비어있는 상태였다. 꽤 넓직한 공간이 있긴 했지만, 내부에는 그 어떤것도 없었다. 계속 내부를 보다보니 어두운 곳에 눈이 익숙해 졌는지, 내부의 잘 보이지 않던 부분들 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공장 내부의 한 구석 바닥에 불을 피운듯한 흔적이 보였다. 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그 주변으로 소주병으로 보이는 것들이 몇병 보였다. 그곳을 조금더 살펴보기 위해서 접근을 하는데 벽면의 구석진 부분으로 어렴풋이 사람의 형상인듯한 것이 보였다. 꼭 일행들의 눈을 피해 숨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봐요! 저기요! 숨지 말고 나오세요. 저희 나쁜 사람 아니예…”
“캭!!!!!!!!!!!!!!!!”
언뜻보기에 사람처럼 보여서 말을 붙인게 실수였다. 저것 분명 사람이 아니라 놈들이 내는 괴성이었다.
“헛!”
그리고, 그놈이 보이는 몸놀림에 일행들은 모두 깜짝 놀라서 경악성이 터져나왔다.
놈은 일반인을 능가하는 재빠른 몸놀림을 우리에게 보여주며, 우리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저런 움직임 이라면 놈은 분명 1차 감염에 의한 좀비가 분명할 것이다.
놈이 거의 5미터 앞까지 다가왔을 때, 놈의 몸에 화살 하나가 박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놈은 화살 따위는 몸에 아무리 박혀봐야 소용이 없다는 듯이 계속 달리고 있었다. 연이어 화살 하나가 다시 날아 갔지만, 그것은 놈을 맞추지 못한채 빗나가 버렸다.
“으아!!!!!”
인수가 쇠파이프를 든채 이제는 3-4미터 앞까지 다가온 놈을 향해 달려 들었다.
실내이기 때문에 권총을 들고 수색을 할까 하다가, 활과 석궁을 사용하는 일행이 있다는 생각에 총알을 아껴보자고 권총을 허리춤에 꽂아두고 쇠봉을 들고 들어온 것이 너무나 후회 되었다. 일반적인 좀비라면 충분히 권총을 뽑아서 쏠수 있을 것 같지만, 놈은 달랐다.
내가 가만히 서 있는 상태에서 달려드는 놈에게 놈이 일행을 덮치기 이전에 권총을 뽑고, 놈을 향해 발사 할 자신이 없었다.
“인수야! 오른쪽으로 빠져!”
나는 인수의 왼쪽에 서서 놈들 향해 바로 뒤따라 달리며 외쳤다. 쇠봉의 무게를 믿어 보기로 했다.
인수는 내 말을 듣고 놈과의 거리가 1미터쯤 남았을 때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 달렸고, 놈도 그런 인수를 따라가기 위해 몸을 틀었다. 그때 나는 거의 놈에게 가까이 붙을수 있었다. 나는 달리는 탄력에 쇠봉의 무게까지 더해 지도록 최대한 큰 스윙으로 놈의 발목을 노렸다.
빡!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놈 또한 달리던 탄력이 있어서 인지, 놈의 몸이 공중에 붕 뜨는 것이 시야 오른쪽으로 느껴졌다.
퍽!
공중으로 떳던 놈은 순식간에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놈의 나머지 다리도 못쓰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급하게 걸음을 멈추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놈의 오른쪽 발목이 이상한 각도로 돌아가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숨돌릴 틈도 없이 나머지 왼발의 무릎을 향해 쇠봉을 다시 풀 스윙으로 휘둘렀다. 놈은 잠시 꿈틀 거리는 듯 하다가 몸을 일으켰다.
팍!
예상하지 못한 놈의 빠른 반응 속도에 나는 그만 쇠봉으로 바닥을 내려치고 말았다.
“윽!”
나는 바닥에 맞고 울리는 쇠봉을 손에서 놓을 수 밖에 없었다. 큰일이었다. 손이 비어버렸다. 이렇게 충격을 받은 오른손으로는 권총을 잡기도 힘들 것 같았다.
“젠장! 인수야!”
나도 모르게, 인수가 놈을 처리해 주길 바라며 인수의 이름을 불렀다.
쌕! 팍! 팍!
그때였다. 듣기 좋은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나며 가느다란 화살 하나가 놈의 얼굴에 박혀 들었다. 얼굴에 박힌 것보다 조금 긴 것은 그보다 조금 아래인 놈의 목을 꿰뚫고 반이상이 박혔다. 놈은 거의 몸을 다 일으켰다가 다시 그대로 몸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인수는 깜짝 놀랐는지 잠시 멍하게 있다가, 퍼뜩 생각이 났는지 놈에게 달려들어서 놈의 머리통을 박살내 버렸다.
퍽! 퍽!
“헉! 헉!”
인수는 정말 긴장 했는지 숨을 헐떡거리기 여념이 없었다.
“휴~ 정말 다들 잘했어요. 큰일 날뻔 했네요. 젠장. 저런 놈이 이 안에 있을 줄은 몰랐네요. 영감님, 정말 잘 쏘셨어요. 후~”
나는 아직까지 울리는 오른손을 주므르며 영감님에게 말을 건냈다.
“다들 맞춘것도 아닌데, 팀웍이 잘맞은 때문이지. 다들 잘한게야. 인수군이 시선을 잘 끌었고, 동철군이 놈을 잘 쓰러뜨렸네. 그덕에 겨우 놈을 맞출만한 여유가 생긴게야. 다들 큰일날뻔 했어.”
“아이고, 죽다 살았네요. 혹시 모르니 마저 수색을 마쳐야 겠어요. 전 선두에서서 권총을 사용해야 겠어요. 아무래도 실내라면 놈들과의 거리가 짧아서, 또 저런 놈이 나오면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그래. 아무래도 그게 좋겠어.”
영감님과 나는 잠시 의견을 조율했다. 지선이는 저런 놈을 처음 본 것인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말을 잃고 있었고, 인수는 아직까지 숨을 고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