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8
8화
어느순간 눈이 떠졌다. 그리고는 어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헛!!!”
깜짝 놀라 몸서리가 쳐진다. 슬금슬금 기어서 창문으로 다가가 포대를 젖히고 슬쩍 창밖을 확인해봤다.
다행히 창문이 있는 방향으로는 좀비들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창문이 컨테이너 한방향에만 하나가 나있을 뿐이다. 나머지 셋방향은 어떤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찌되었든 눈앞에 좀비가 보이지 않으니 좀 진정되는 듯했다. 육체적인 피로나 컨디션은 바닥을 찍고 조금은 올라온 것 같다.
힘이 들긴 하지만, 몸을 움직이는데는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더이상 여기에 있을수는 없어. 여기에 계속 있으면 굶어죽든, 미쳐버리든 둘중 하나일꺼야. 무조건 여기서 나가서 다른 곳으로 가야해.”
무조건 여길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구해본다는 생각은 접어버린지 오래였다.
차나 오토바이야 어떻게든 볼수야 있겠지만, 열쇠까지 구하는건 힘들 것 같았다. 길가다 우연히 열쇠까지 꽂힌 것들을 볼수 있다면 모를까 일부러 그런것들을 찾을 생각은 없었다.
그냥 도보로 이동하는 것으로 하고, 그 와중에 무엇이든 이동수단이 발견되면 그걸 이용하던지 할 생각이다.
“휴~ 미치겠네. 막상 나가려니까… 너무 무섭네…”
막상 여길 나설 생각을 하니 공포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머리로는 여기에 더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순간에는 이성이 공포감을 밀어냈다, 배낭을 매고, 야삽과 손도끼는 허리띠와 바지사이에 끼웠다. 그리고 어제 찾아놓은 쇠스랑을 양손에 움켜 잡았다.
떨리고 무섭긴 하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혹시 어제의 그 좀비중 몇이 근방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심이 흔들리기 전에 일단은 나서기로 했다. 더 미적거리면 더 나서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 가자. 후.”
문의 잠금장치를 최대한 조용히 열고, 문손잡이를 아주 천천히 돌렸다. 아직은 밖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최대한 문을 빨리 밀어 졌히고, 양손으로 쇠스랑을 움켜쥐고 재빨리 밖으로 뛰쳐 나갔다. 역시 정면에는 좀비가 보이지 않았다.
문을 다시 슬쩍 닫아놓고, 쇠스랑을 더욱 힘껐 움켜쥐었다. 혹시 근처에 좀비가 있으면 가다가 당할수도 있으니, 컨테이너 주변을 한번 살피기로 했다. 컨테이너를 따라 왼쪽으로 쭉 도는데, 창문이 있는 반대쪽으로 도는 순간, 50m 정도 거리에 좀비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그놈은 아직 나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최대한 상체를 숙여, 몸을 숨긴채 계속 돌아서 한바퀴를 돌아봤지만, 그놈 말고는 더 눈에 띄는 놈이 없었다. 문제는 좀비놈이 논 한가운데를 어슬렁 거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놈에게 다가 가려면 논에있는 물 때문에 소리가 많이 나서 들킬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다른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다.
어쨌든, 저놈은 그냥 둬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을 정하고, 몸을 최대한 숙이면서 놈의 반대편으로 방향을 잡았다. 논으로 들어가선 벼에 좀 몸이 가려지길 바랬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도 최대한 몸을 낮추어서 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얼마간 길을 향해서 갔다.
길을 따라가는게 좀더 위험할 것 같지만 지금으로선 길을 따라가는게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지금 당장은 폰으로 방향이나 그런걸 잡을수 있겠지만, 중간에 인터넷이 안되거나 하면 어떻게 될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걸어 가면서 슬쩍 컨테이너를 바라보는데 맞은편에 있던 좀비가 언제 나왔는지 내가 보이는 곳까지 나와서 어슬렁 거리는 것이 보였다.
깜짝 놀라 완전히 자세를 낮추고, 쇠스랑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놈을 가만히 바라보는데 분명 놈은 나를 바라 볼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데, 전혀 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응? 나를 못본 거야? 뭐지? 음…. 이정도 거리면 시각으로는 인식을 못하는건가?]놈과 나와의 거리가 대충 200m는 되는 것 같으니, 더 가까운 거리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최소한 이정도 거리에서는 사물인식이 잘 안되는것 같다. 그렇지만, 웅크리고 있던 정도라서 그런지, 완전히 움직이는 물체도 인식을 못하는지 알수 없었다.
[젠장, 그래 한번 해보자!!! 한놈밖에 안보이잖아. 한놈은 어떻게든 처리할수 있어! 그럼!]미친척하고, 벌떡 일어 섰다. 그리고는 놈을 노려봤다. 헌데 놈은 여전히 나를 못알아보고 어슬렁거릴 뿐이었다. 다시 바짝 몸을 숙였다.
[좋아. 죽는줄 알았네. 일단 이정도 거리에선 모습이 보여도 안전한 것 같고. 대신 소리나 냄새에는 반응을 할 가능성이 많겠지. 소리는 들리는것에 반응하는거니까 거리가 있더라도 들리기만 하면 반응할꺼고, 냄새는… 어제 경험했으니…]이로써 다른 것은 몰라도 시각적인 면에서는 내가 먼저 보고, 도망갈수 있다는 말이 된다. 조용히 도망간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다른 좀비가 어딘가에서 볼지도 모르니, 그래도 최대한 몸을 낮추고 걸어서 길가에 다다를수 있었다. 우선은, 이 마을은 지나가야했다.
길 맞은편의 얕은 야산을 따라 가면 마을을 관통하지 않고, 우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는 바짝 긴장한채로 걸어야했다.
세대수가 많지 않은 마을이긴 하지만, 마을에서 좀 떨어진 컨테이너까지 좀비가 올 정도였다. 사람이 살았던 곳을 지나야하는 만큼 바짝 긴장을 하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