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9
9화
야산의 경계쯤을 따라 마을을 우회하고 있는데, 꾀 먼거리에 마을과 동떨어져 있는 집한채가 보였다.
[어떡하지? 야산쪽으로 더 들어가서 저집도 우회해서 지나갈까? 아니면 한 채밖에 없으니 강행돌파를 해볼까?]고민이 되었다. 어제만 해도 그렇게 겁을 먹고 무슨 일이 있어도 놈들이 있을만한 곳은 피하려 했는데, 동떨어져 있는 집을 보니, 저집 한 채 정도는??? 이란 생각이 들어서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일단은 동떨어진 집이니까, 원래 저집에 살던 사람들이 아니면 좀비는 없을 것 같긴한데… 어쩌지… 음… 일단은 잘 살펴보면서 좀비가 보이면 우회하는걸로 하자. 좀비를 보자마자 우회하는걸로 하면 놈들이 있더라도 문제 없을꺼야.]보이는 집의 200m정도 전방까지는 접근을 해보기로 했다. 거기서 다시 상황을 살피면서 행동을 결정하기로 하고, 야산의 나무나 풀들에 몸을 숨기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어느정도 다가가서본 집은 전형적인 시골집이었다. 대문은 열려있고, 야트막한 담이 집을 두르고 있었다.
마음을 다잡아 먹고, 좀더 나가가 보기로 했다. 그렇게 다가가다가 어느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대문 안으로 자전거가 한 대 보였다.
서서히 집으로 접근했다. 다행히 대문까지 가는데 좀비가 보이지 않았다. 대문뒤에 서서 고개를 내밀어 대문안을 힐끗 살펴보는데 좀비는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역시 자전거가 있었다. 다행히 자물쇠는 보이지 않았다.
휴~
깊게 숨을 들이쉬며, 호흡을 골랐다. 양손에 쇠스랑을 힘껏 움켜쥐었다.
[제발 빈집이어라. 빈집이어라. 빈집이어라.]주문을 외듯이, 머릿속으로 되네면서 천천히 소리를 내지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대문안으로 들어섰다.
[침착하자. 참착하자.]자전거는 대문에서 조금 떨어진, 현관쪽에 있었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천천히 살펴보는데 자전거에 문제는 없는 듯 보였다.
[앗싸!]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재빨리 스탠드를 젓히고, 올라타 힘껏 패달을 밟았다. 그런데, 무엇이 잘못됐는지 체인이 빠져버리면서 중심을 잃고 넘어져버리고 말았다.
콰당!
“흡! 씹…. 아이고 아파라…”
넘어지면서 오른손으로 핸들과 함께 잡고 있던 쇠스랑은 놓아버리고, 손으로 땅을 짚어서 다치진 않았지만 손이 너무 아팠다. 아무래도 손목에 무리가 간듯하다.
자전거를 세우고, 체인을 살피는데 그냥 단순히 체인이 빠지기만 한것같다. 다행이었다.
체인만 끼우면 타고 가는데 문제가 없을 듯 했다. 체인끼우는 거야 어릴 때 많이 해봐서 별것 아니었다.
간단히 체인을 다시 끼우고, 쇠스랑을 들려는 찰나.
“캭~”
집뒤편에 좀비가 하나 있다가, 자전거 넘어지는 소리를 들은건지, 집뒤편에서 돌아나오다가 나를 보고는 나에게 덤벼들었다.
“씨펄. 빌어먹을 놈들!!!”
얼른 쇠스랑을 오른손에 죄고, 왼손 한손으로 자전거 핸들을 잡고서, 힘껏 자전거 패달을 밟았다. 그러면서, 대문을 바라보는데 미처생각을 못한 것이 보였다. 대문이 좁아서 자전거를 타고는 바로 빠져나가기 위태로운 대다가, 아래쪽으로 틀까지 있는 대문이었다.
한번 힘차게 밟은 패달에 자전거는 대문에 한층 가깝게 다가가 있었다. 분명 바로 나갈수 없는 상황이었다.
왼다리를 들면서 몸을 오른쪽으로 틀어서 자전거에서 힘껏 뛰어 내렸다.
쿵. 철컥덩.
자전거는 대문에 부딧혀 넘어졌다. 나는 재빨리 나에게 다가오던 좀비가 있던 방향을 돌아보았다.
놈은 여전히 달려들고 있었다. 사실 겉모습만 봐선 놈이라고 하긴 좀 그랬다.
피부는 주름이 깊게 패여있고, 머리는 거의 백발인 할아버지의 겉모습이었다. 어디서 그랬는지 배가 파해쳐져 있었고, 그안에서 내장이 흘러나와 있었다.
흘러나온 내장도 온전한 모습은 아니었다. 토악질이 나올 것 같은 기분도 잠시였다.
나에게 오고 있는 놈에게로 마주 달려가면서 놈에게 들고 있던 쇠스랑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퍽!
쇠스랑의 끝은 정확히 놈의 머리 옆을 관통하듯이 파고 들어, 끝까지 박혀버렸다. 놈은 힘을 잃은 인형처럼 달려오는 탄력그대로 넘어져 버렸고, 나도 쇠스랑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크악!!!!”
그때, 먼저나온 놈과는 반대편에서 이번에는 할머니 좀비가 짐승의 울부짓는 소리를 내면서 달려 나왔다. 입에는 피칠갑을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좀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내게 달려들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나는 허리띠에 꽂아두었던 손도끼를 오른속에 빼들고서는, 놈에게 달려들면서 할머니의 쪽진머리 한복판에 손도끼를 있는힘껏 내려찍었다.
퍽!
얼마나 힘껏 내려찍었는데, 두개골이 함몰되면서 그안의 뇌보이고, 뇌수가 흘러나왔다. 그것을 보는순간, 여지껏 잘 참고 있던 나는 토악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욱. 우~욱.
한동안 그렇게 토악질을 하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꺼려지긴 했지만 천천히 다가가 도끼와 쇠스랑을 회수했다. 쇠스랑은 한동안 낑낑거리며 힘을쓰고서야 겨우 회수할수 있었다. 손도끼는 다시 허리춤에 차려는데 아무래도 꺼림찍해서, 흙을 한움큼 집아서 피를 대충이라도 닦아 내었다.
“젠장. 빨리 떠야겠다.”
아무래도, 할머니가 먼저 좀비가 되었고, 할아버지를 습격해서 할아버지도 좀비가 되버린 것 같다. 젠장. 여지까지는 그런 기분을 못 느꼈는데, 노인들이어서 그런지 왠지 미안해졌다. 자전거를 대문밖으로 끌고나와 출발하려다 집 안쪽을 보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그리고는 땅만 보고 힘껏 자전거 패달을 밟았다.